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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놓쳐서는 안 될 Hot Item. Craft Beer  <통권 387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6-01 오전 09:54:20



맥주의 계절이 시작됐다. 올 여름 맥주시장의 핫 아이템은 단연 크래프트 비어. 주류업계를 넘어 외식업계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크래프트 비어의 시장 현황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란 1970년대 말 미국양조협회(American Brewers Association, ABA)가 만들어낸 용어로 개인을 포함한 소규모 양조장이 생산하는 수제 로컬 맥주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 자본에서 독립한 양조장에서 자체 방식으로 소량 제조하는 수제 맥주로 정의하고 있다.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1세대 하우스 맥주에서 2세대 크래프트 비어로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소규모 맥주 제조 면허가 도입되면서 양조장(브루어리)에서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수제 맥주 시장이 열렸다. 당시 주세법상 수제 맥주는 영업장 내에서만 제조와 판매가 가능한 ‘하우스 맥주’ 형태였다. 한때 전국에 150개 이상의 하우스 맥주 전문점이 생겨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외부 유통 제한 등 각종 규제 탓에 오래 가지 못했다. 업계는 1세대 하우스 맥주 업체 가운데 현재 살아남은 곳은 50여개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제 맥주 시장에 다시금 불을 지핀 건 지난 2014년 주세법 개정이다.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한 맥주의 외부 유통이 허용되고, 중소규모 양조장의 설립기준이 완화되는 등 관련 규제가 크게 완화되면서 수제 맥주 시장은 다시금 성장세에 돌입했다. 이태원 경리단길과 홍대 인근의 소규모 펍에서 ‘맥덕(맥주 마니아)’과 외국인 중심으로 인기가 번지기 시작하면서 같은 의미의 크래프트 비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후 시장 성장세를 점친 대기업과 중소 수입사브루어리가 크래프트 비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빠르게 저변을 확대해가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0.5%, 시장 규모로는 20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최근의 열풍을 감안할 때 수년 내 점유율은 5%까지 성장함은 물론 10년 후에는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소비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 소매점에서 수제 맥주 판매를 허용함에 따라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맛있는 맥주’에 대한 니즈, 시장 성장으로 이어져 
크래프트 비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는 ‘맛있는 맥주’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다양한 맛의 맥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수입 맥주를 넘어 수제 맥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제 맥주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적인 레시피와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특성상 제조방식이나 재료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시원한 맛으로 즐기는 라거 계열 맥주에 식상해진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과 풍미의 크래프트 비어에 열광하는 이유다. 
크래프트 비어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맥주 맛을 뛰어 넘어 신맛이 나는 사워 비어도 유행이다. 사워 비어는 젖산이나 유산균 등을 넣어 발효한 맥주로 시큼한 맛과 향이 나는 독특한 맥주다. 맥주에 따라서는 식초를 마시는 듯 시큼한 맛이 나기도 한다. 얼마 전 서울 신사동에는 사워 비어만을 취급하는 ‘사워 퐁당’이 문을 열었다. ‘맥덕의 종착역’이라는 사워 비어의 등장은 2세대 크래프트 비어 시장이 빠른 성장속도만큼이나 성숙미도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류업계 넘어 외식업계까지 영역 확장  
최근 주점이나 펍뿐 아니라 일반 외식업소도 크래프트 비어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수제 버거나 피자 등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버맥’ ‘피맥’ 콘셉트로 최근 잘 나가는 크래프트 비어를 함께 선보이는 것이 대세. 크래프트 비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트렌디한 감각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객단가 상승에도 효과적이다. 특유의 유니크한 디자인이나 네이밍을 비주얼 요소로 활용한다면 젊은 감각까지 연출할 수 있다. 
외식업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크래프트 비어로는 더부스의 대동강 페일에일과 국민 IPA,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원더풀 IPA, 맥파이 브루잉 컴퍼니의 맥파일 페일에일, 갈매기 브루잉의 갈매기 IPA 등을 들 수 있다. 비교적 알코올 함량이 적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페일에일과 홉을 많이 넣어 홉의 쓴맛을 강조한 IPA(인디아 페일에일) 계열이 인기가 좋다. 




소규모 크래프트 피맥집 벤치마킹
더부스 경리단길점

OEM 맥주 한 가지와 피자만을 판매하던 작은 피맥집에서 연매출 86억 원(2016년 기준)을 올리는 크래프트 비어 전문기업으로 거듭난 더부스. 소규모 크래프트 비어 전문점에 관심이 있다면 지난 2016년 문을 연 더부스 1호점 경리단길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눈과 귀에 쏙쏙 박히는 네이밍=시그니처 
더부스의 크래프트 비어는 개성 있는 맛만큼이나 네이밍도 톡톡 튄다. 이는 크래프트 비어에 낯선 대중에게 재미요소를 제공하고 호기심을 자극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다. 
IPA계의 국민맥주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국민 IPA’는 지난해 판교 브루어리에서 개발한 맥주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제품으로 1년 만에 더부스의 대표 IPA로 자리 잡았다. 파인애플과 파파야, 자몽과 멜론의 풍미를 지닌 진한 맛과 향이 특징. 달콤하고 쌉쌀한 홉의 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데다 알코올 함량도 7%로 높아 진한 홉의 풍미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추천한다. 반면 크래프트 비어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에게는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대동강 페일 에일’에서는 상큼한 과일향이 풍긴다. 쌉쌀한 홉의 맛이 느껴지면서도 바디감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아 크래프트 비어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더부스에서 생산·유통하는 제품 중 가장 판매량이 높은 맥주로 크래프트 비어 전문점이나 일반 주점에서도 인기가 좋다. 이 외에도 ㅋ IPA, 긍정신 등 재밌는 한글 이름 맥주들에서 ‘재미주의자들’이라는 창업가 3인의 철학이 묻어난다. 
맥주 종류는 매장 규모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평균 10~20가지 내외며 자체 생산한 맥주를 기본으로 미국, 뉴질랜드 등지에서 수입한 제품을 함께 취급한다. 자체 브랜드 맥주는 판교와 캘리포니아의 직영 브루어리, 덴마크 미켈러 브루어리 3곳에서 생산하며 2개월마다 신제품을 한 가지씩 출시, 홈페이지를 통해 그날그날 시음 가능한 맥주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의 하우스 맥주로 차별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지난해 4월 성수동 공장 골목에 문을 연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이하 ABC)는 오픈 첫날부터 사람들을 줄 세우며 크래프트 비어 불모지인 성수동을 수제맥주의 성지로 만들었다. 소용량 탱크에서 매일매일 다른 품종의 맥주를 생산하는 하우스 맥주 시스템으로 50여 가지 다양한 생맥주를 상시 맛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조금씩 매일매일 양조하는 홈브루잉 콘셉트 
ABC의 50여 가지 크래프트 비어 중 자체 브랜드를 달고 매장 내에서 양조하는 맥주만 30여 가지다. 성수동 매장 한 곳에서 이 정도의 다양한 크래프트 비어를 상시 선보일 수 있는 건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 때문이다. ABC는 200ℓ 규모의 소용량 탱크를 이용해 매일매일 다른 맥주를 제조,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신선한 상태로 빠르게 회전시킨다. 소량생산으로 인해 특정 메뉴가 품절될 경우 새 맥주가 숙성을 마치기까지 해당 맥주를 제공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개성 넘치는 크래프트 비어를 제공한다는 강점이 더욱 크다. ABC는 국내 최소 규모의 수제맥주 양조장으로 알려져 있다.
맥주 제조를 책임지는 브루마스터도 홈브루잉 고수다. 국내 홈브루잉 대회에서 열두 번이나 우승한 경력자와 독일 베를린 양조학교 출신의 전문가가 맥주 레시피 개발과 양조를 담당한다. 크래프트 비어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홈브루어 출신이 소규모로 비어 펍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 몸값이 높은 외국인 브루마스터를 영입하지 않고 국내파를 선택한 이유는 국내 크래프트 맥주와 홈브루잉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테이크아웃 전문 크래프트 비어 펍 
캔메이커

크래프트 비어 시장이 확대되면서 음용 가능한 공간적 제약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래마을에 위치한 캔메이커는 40여 가지 크래프트 비어를 캔에 담아 포장해주는 캐닝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곳이다. 지난해 9월부터 소규모 맥주 제조시설의 포장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3개월의 준비 끝에 발 빠르게 테이크아웃 시장을 선점했다.

주문에서 캐닝까지 1분 만에, 내 눈앞의 캐닝 서비스 
캔메이커는 크래프트 비어전문점으로서 테이크아웃 캐닝 서비스를 처음으로 도입한 곳이다. 생맥주 테이크아웃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치킨집에서 치킨과 함께 생맥주를 배달 주문할 경우 라벨이 없는 갈색 페트병에 생맥주를 담아 제공하곤 했다. 하지만 크래프트 비어의 외부 포장판매가 가능해진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캔메이커는 이러한 규제 완화에 ‘캔’이라는 상품력을 덧입혀 크래프트 비어 붐에 편승하는 동시에 차별화에 성공했다.  
패트병이나 캔 모두 포장용기라는 용도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비주얼 차별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패트병에 맥주를 병입하는 것은 조금만 상상해보면 누구나 알 법한 과정이다. 하지만 캔에 맥주를 캐닝하는 광경을 머릿속에 쉽게 그릴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캔메이커에서는 맥주를 주문하면 해당 맥주의 라벨이 붙은 전용 캔을 꺼내 내부를 세척한 뒤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맥주를 따르기 시작한다.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것은 캔 안에 있던 산소를 밖으로 내보내 맥주가 산소와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거품이 살짝 넘치도록 따른 상태에서 지긋이 뚜껑을 덮은 후 캐닝 기계에 올려 버튼을 누르면 캔이 빙그르르 돌아가면서 뚜껑이 밀봉된다. 이 모든 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으니 고객 입장에서는 신선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맥주를 주문한 이들은 기다리는 시간을 지겨워하기는커녕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기 바쁘다. 캐닝 서비스 자체가 강력한 홍보수단인 셈이다. 이러한 특성상 아무리 바쁜 시간대라도 캔 제품을 미리 만들어두지 않고 즉석에서 캐닝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갓 뽑은 맥주를 눈앞에서 캐닝해  1분 만에 포장해간다니, 고객 입장에서 이보다 신선한 테이크아웃 크래프트 맥주가 또 있을까? 




맥덕 가슴 뛰게 하는 개성 만점 셀렉션 
미켈러바

2006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소규모 브루어리로 시작한 미켈러가 운영하는 미켈러바의 한국 지점이자 전세계 6번째 매장이다. 미캘러에서 생산한 다양한 크래프트 비어를 생맥주와 병맥주로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맥덕’ 마니아 전략으로 일반 대중보다는 마니아들 사이에 특히 인기가 좋다. 

매일매일 바뀌는 탭&보틀 리스트 
50여 가지 크래프트 비어를 생맥주와 병맥주 두 가지 형태로 선보이는 미켈러바는 매일매일 맥주 리스트를 달리해 다양한 재미를 제공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주의의 덴마크 미켈러의 철학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것. 미켈러에서 생산하는 맥주 종류는 100여 가지에 이른다. 
생맥주 종류는 미켈러 제품을 주력으로 에잇 와이어드, 투욀 등 30여 가지다. 카운터 뒤 칠판에 적힌 맥주 종류와 번호를 확인한 뒤 원하는 맥주를 주문하면 즉석에서 따라 제공하는 선불제 셀프 시스템이다. 주말 저녁 등 붐비는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고객 취향에 따라 추천 맥주를 제안하거나 맥주 종류별 특징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등 일대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한가한 시간대 혼자 방문해 종업원과 맥주 이야기를 나누거나 낮맥을 즐기는 외국인도 많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인근에 숙박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미켈러바의 명성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이곳의 맥주잔은 특이하게도 시음잔을 연상케 하는 작은 크기다. 다양한 맥주를 조금씩 맛보라는 의도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를 주문할 경우 여러 가지를 즐길 수 없다는 점도 계산했다. 모든 맥주는 작은 잔(200㎖)과 큰 잔(380㎖) 두 가지로 판매하며,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 몇 가지는 작은 잔으로만 판매한다. 




크래프트 비어도 한국적일 수 있다 
합스카치 서촌점

합스카치 서촌점은 크래프트 비어가 지금처럼 주목받기 이전인 2014년 5월에 오픈해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한옥 게스트로 펍을 콘셉트로 대표가 직접 셀렉한 크래프트 맥주와 간단한 안주류를 판매한다. 크래프트 비어를 판매하는 공간은 젊고 트렌디해야 한다는 발상을 벗어던지고 크래프트 비어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짓수보다는 콘셉트, 선택과 집중
합스카치는 맥주의 재료인 홉과 스카치 위스키의 스카치에서 따온 상호다. 맥주를 메인으로 위스키를 판매한다. 맥주와 위스키의 판매비율은 8:2. 메인품목인 맥주는 25가지 정도로 이 중 생맥주는 국내 소규모 양조장인 핸드앤몰트의 크래프트 비어 세 가지와 독일의 크롬바커 필스너 등 총 네 가지다. 
크래프트 비어 브루어리 선정 시 가장 고려했던 점은 합스카치의 콘셉트다. ‘언제 와도 편안한 맘으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부합하는 동시에 일정한 맥주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브루어리가 필요했다. 자가양조를 하는 브루어리 펍이 아닌 크래프트 비어 취급점으로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신동률 대표는 지나치게 특이하거나 너무 보편적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제품을 생산하기보다는 보편적인 맥주 종류 내에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는 핸드앤몰트의 장점을 높이 샀다. 현재 선보이는 것은 벨지엄위트와 모카스타우트, XPA 세 가지로 화이트 에일과 스타우트, IPA 계열 가운데 맛이 뛰어나면서도 지나치게 튀지 않는 제품들이다. 핸드앤몰트에서 새로운 맥주를 출시할 경우 매장 스태프, 단골고객과 함께 시음해본 뒤 의견을 수렴해 정식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20여 가지 병맥주 메뉴는 다양성과 개성이 드러나는 제품들로 구성했다. 330㎖와 750㎖ 두 가지 사이즈로 가격대는 1만 원부터 4만원. 생맥주와 병맥주 판매비율은 55:45 정도다. 

 
2017-06-01 오전 09:54:2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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