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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는 퍼지고 사람은 성장한다. (주)향기내는사람들 임정택 대표이사  <통권 388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7-03 오전 11:26:23




직업유지율 95%, 장애인 근속연수 5~6년. (주)향기내는사람들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히즈빈스의 고용 현황이다. 전 세계 어디에도 장애인들이 이만큼 꾸준히 다닌 직장은 없었다.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 정신재활협회 등에서 연구할 정도로 히즈빈스의 장애인 고용 시스템은 선구적이면서 혁신적이다. 사회의 소수자가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터전을 만든 장본인은 20대 중반의 청년이었다. 향기내는사람들의 임정택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글 이내경 기자 nklee@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인생의 답을 찾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 성경의 한 구절이 25살 젊은 청년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끊임없이 고심했던 지난날의 고민이 한순간에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주)향기내는사람들 임정택 대표이사는 사회복지에 관심 많고 열정 있는 경영학도였다. 작은 자를 위해 살고자 마음먹은 순간부터 그는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6개월 동안 사회복귀시설을 찾아다녔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100여 명의 장애인을 만나면서 자신이 도와줘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오히려 격려와 위로를 건네준다는 걸 깨달았다. 이때 그들의 꿈과 희망도 알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일하면서 성취감을 얻고, 연애하고 결혼해 행복한 삶을 꾸리고 싶어 하는 소박한 꿈이었다. 임정택 대표는 “장애인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등한 인격체로서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회에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평소 창업을 하고 싶었던 임 대표는 자신의 꿈과 장애인들의 꿈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 시작이 2008년 론칭한 사회혁신기업 (주)향기내는사람들이다.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은 커피였다. 커피전문점은 개방된 공간에서 하루에도 수많은 고객과 마주해야 하기에 장애인이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힘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 밝은 시장성과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인 전문성과 안정적인 고용,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충족시키기에도 용이했다.
임 대표는 “커피 교육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장애인도 충분히 바리스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커피전문점을 창업한다면 고용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커피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면 더 많은 장애인을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커피 향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히즈빈스는 장애인 바리스타가 만드는 최고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다. 특정 지역에 히즈빈스가 입점할 경우 해당 지역의 장애인단체를 통해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의 지원을 받는다. 현재 12개 매장에 45명의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채용된 장애인은 7가지 단계의 히즈빈스 바리스타 아카데미(HBA)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바리스타 가치·이론·위생 및 청결 교육과 서비스 및 고객 응대, 음료 및 사이드메뉴 교육, 현장실습 등이 있다. 특히 음료 제조 교육은 최고의 전문가 밑에서 ‘될 때까지’ 시행한다. 초창기에는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 심사위원인 유명한 바리스타가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녹록지 않았다. 일반인은 1개월 정도면 이수할 내용이지만 장애인에게는 6~7개월 정도의 반복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힘들어하며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였지만, 1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재미를 붙이고 90가지 레시피를 술술 외우기까지 했다.
임정택 대표는 “한 사람의 인생을 100년이라고 본다면 1년의 기다림은 짧다”며 “천천히 가더라도 커피전문점에서의 모든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바리스타를 양성해 그들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이 히즈빈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 바리스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최고급의 스페셜티 생두를 사용해 맛도 차별화한다. 히즈빈스는 스페셜티 등급의 원두만 사용해 커피를 추출한다.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좋은 원두를 소량씩 직접 매일 경북 포항 공장에서 로스팅해 커피 본연의 단맛을 극대화한다.
히즈빈스의 직원 고용 유지율은 95%, 평균 근속연수는 5~6년이다. 장애인 평균 근속연수가 3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히즈빈스의 사례는 세계에서도 특별하다.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 연구진은 벤치마킹 차원에서 히즈빈스에 방문했으며, 미국 정신재활협회에서는 우수 사례로 다뤘다.
히즈빈스의 경영 노하우는 다각적지지시스템에 있다. 장애인에게 매니저, 담당 의사, 사회복지사, 지도 교수, 본사 임원진 등 7명을 연계해 사회와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소통 시스템이다. 매일 근무를 마치면 매니저는 장애인이 수행한 업무, 증상, 태도 등에 대한 보고서를 지지자들에게 전송한다. 지지자는 이를 확인하고 업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교육, 휴직 등 피드백을 전달해 장애인들이 고립되지 않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게 한다.
임 대표는 “히즈빈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이 사업이 힘들기 때문”이라며 “일반 프랜차이즈 사업과 달리 오픈하기 전부터 지역 장애인 단체와 연계, 고용, 다각적지지시스템 구축 등 지역에 맞게 컨설팅한 후 진행해야 한다. 일반 커피 사업에 장애인 교육, 관리 등까지 고려하면 투자비가 두 배 이상 드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향기내는사람들은 히즈빈스를 필두로 원두를 로스팅하고 디저트를 만드는 향기제작소와 설레, 히즈빈스 컨설팅 사업부로 운영 중이다. 향기제작소는 2011년 원가를 낮추고 메뉴 퀄리티를 관리하기 위해 도입했는데 로스팅, 제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거두고 있어 1석 3조다. 설레는 탈북민이 남한에 정착하는 것을 돕기 위한 사업으로 한국인에게 친숙한 떡을 제조하는 공장이다. 2013년부터는 히즈빈스 컨설팅 사업도 진행하기 시작했다. 50인 이상의 기업에서는 장애인을 법적으로 의무 고용해야 하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히즈빈스가 시스템을 구축해 위탁 운용하고 있다. 현재 경기 부천·안양, 경북 포항·대구 지역의 공공기관과 병원에 히즈빈스를 운영하고 있다.
임정택 대표는 “앞으로도 장애인이 다양한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고용되어 지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을 예정”이라며 “이 모델을 해외에도 수출해 전 세계 장애인 10억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가장 영향력 큰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꿈을 밝혔다. 

 
2017-07-03 오전 11:26:2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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