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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그릇, 술 3박자 갖추고 한식의 가치 세계에 펼친다  <통권 390호>
광주요 조태권 회장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8-31 오전 10:22:43



지난해 12월 아시아에서 4번째로 한국에 미쉐린 서울이 들어왔다. 미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과연 서울에 3스타 레스토랑이 선정될 것인지, 선정된다면 어떤 레스토랑이 받을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이날 발표에는 두 곳의 레스토랑이 3스타의 영예를 안았다. 한곳은 특급호텔에서 운영하는 한식당이었고, 다른 한 곳은 광주요에서 운영하는 ‘가온’이었다. 게다가 광주요는 또 다른 레스토랑 ‘비채나’까지 1스타를 받았으니 국내 첫 미쉐린 서울의 최고 승자는 두 식당을 합쳐 별 넷을 받은 조태권 회장임이 분명했다. 이달에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가치를 한식에 두고 외식사업에 문화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며 도자기와 음식, 술을 통해 한식 세계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조태권 회장을 만나봤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집념과 신념으로 미쉐린 서울의 최고 승자가 되다
조태권 회장은 사실 너무나 유명한 인사다. ‘가온’과 ‘비채나’라는 한식당을 운영하면서 국내 최초로 미쉐린 3스타와 1스타를 동시에 거머쥐었고, 그에 앞서 도자기를 생산하는 ‘광주요’와 증류식 소주 ‘화요’의 오너로서 각각의 비즈니스에서도 성공을 거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지금의 성공과 평판을 획득하기까지 과정은 길고 외로운 시간이었다. ‘한식의 고급화 없이 미래는 없다’는 신념으로 2003년 오픈한 가온은 최고의 식재료와 그릇, 서비스, 분위기를 제공하며 10만 원짜리 삼계탕, 30만 원짜리 홍게탕을 팔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음식 값이 너무 비싸다’, ‘한 번은 가지만 두 번은 못가겠다’며 뒷말이 무성했고, 문턱이 높아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은 가보지도 않고 ‘그게 무슨 한식이냐’며 폄하했다. 2008년 가온이 문을 닫자 그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독설을 날리기에 바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태권 회장은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 흐른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제 갈 길을 걸으며 2013년 비채나를 열었고 2015년에는 프리미엄 다이닝 가온을 다시 오픈했다.
드디어 지난해 12월,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표되면서 조태권 회장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 서울에 미쉐린 가이드가 들어온다는 말에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도 별을 획득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별을 받는 데 실패를 했지만, 조태권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 두 곳은 각각 3스타, 1스타를 받았다. 
이후 외국인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국내에도 미식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지금껏 조 회장이 주창해 온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문화적 가치로서의 한식과 문화 비즈니스로서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가진 한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업이 아닌 가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외식업에 올인
조태권 회장이 한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친인 故 조소수 창업주가 1963년에 설립한 광주요를 이어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조 회장은 6남매 중 막내로 1988년 당시 해외 무역으로 꽤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어머니가 “도자기는 돈벌이가 되지 않고 어려운 사업이니 그나마 형편이 좋은 네가 대를 이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가업을 잇게 되었다. 
도자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조 회장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사업가였던 그는 처음에 도자기도 사업적인 측면으로 접근을 했다. 그러나 문화라는 것은 사업으로 접근해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 도자기로 유명한 나라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자기가 유명한 나라는 모두 음식과 술이 발달된 선진국이었다. 음식을 즐기는 식당도 5달러 정도의 저렴한 금액에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부터 200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고급식당까지 다양했다. 식당에 따라 식재료, 식기, 공예품, 인테리어, 익스테리어는 물론 고객들의 옷차림도 달랐다. 바로 식의주의 다양성이었다. 조 회장은 식당 자체가 작은 복합문화공간이란 점을 깨닫고 도자 식기, 레스토랑, 술을 함께 묶어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1999년부터 故 윤정진 셰프 등과 함께 레스토랑 오픈 준비를 해 2003년 처음 문을 연 것이 가온이었다. 당시 가온은 국내 한식당으로는 처음으로 오픈 주방을 도입해 셰프를 전면에 배치하고 최고의 인테리어, 술, 도자 식기에 퓨전한식을 선보이는 획기적인 레스토랑이었다. 전통만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콘셉트의 한식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세간에는 금방 망할 거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하지만 조 회장은 식당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다. 외식업을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가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올인했다. 가치가 만들어지면 세계 최고가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 
조태권 회장은 “명확한 의도를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100억 원을 투자하고 이어 300억 원, 600억 원까지 투자하니 마지막에는 어느 정도만 더 투자하면 되겠다는 길이 보였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식에 도자 식기, 술을 접목한 가치 비즈니스가 미쉐린을 통해 검증받으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과 함께 음식문화를 만드는 선례를 만들게 된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세계인이 즐기는 한식’ 위해 미쉐린 가이드 준비
가온과 비채나가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05년 미국 나파벨리의 5대 와이너리인 ‘할란’에 초대되어 갔는데 미쉐린 2스타 셰프가 요리를 해주면서 와인과 매칭을 해주었다. 집과 분위기, 음식과 와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곳에서 미쉐린 가이드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당시 2스타 셰프의 프라이드는 대단했다. 
그 자리에서 조태권 회장은 한식으로 이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앞으로 미쉐린 가이드도 감동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 2년 후 이곳에서 한식을 선보이겠다고 선포했다. 실제로 2007년 직접 셰프들을 대동해 나파벨리에서 자비 수 억 원을 들여 한식으로 행사를 치렀다. 그가 선보이는 한식에 미국 현지인들은 찬사를 보냈고 한국에서 동행한 중앙일간지 사장단까지 깜짝 놀라면서 한식 세계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때부터 사실상 미쉐린 가이드를 준비한 셈이다. 
본격적인 시동은 둘째 딸 조희경 대표가 외식업에 동참하면서 부터다. 2012년부터 광주요 외식사업부 ‘가온소사이어티’ 대표로 있는 조 대표는 2009년 이탈리아 미식과학대 슬로푸드 식품경영과 식문화 마케팅 석사를 받았고, 2010년엔 미국에서 프렌치 요리로 유명한 스타 셰프 토마스 켈러 밑에서 인턴 과정을 거쳤으며, 숙명여대 ‘한식 스타셰프’ 양성과정을 수료했다.
‘베누’의 코릴 리, ‘퍼셰’의 토마스 켈러 등 유명 셰프와 친분이 있었던 조희경 대표는 한국에도 미쉐린 가이드가 들어올 것에 대비해 직접 그들을 찾아가서 가이드라인을 배우고, 가온과 비채나 셰프들에게는 식재료 본연의 맛이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깨우치고 배울 수 있도록 현지 레스토랑에 보내서 맞춤 교육을 시키는 등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사실 조희경 대표도 미쉐린에서 별을 받기 전까지는 완전하게 외식업에 올인하지 못한 채 방황했다고 한다. 그러나 별을 받은 후부터 조태권 회장의 말과 뜻을 이해하며 레스토랑 비즈니스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우선 교류하는 사람들도 세계 최고의 셀럽,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뉴욕·런던·홍콩 등지에서는 러브콜이 쏟아졌다. 영업적으로도 완전 달라졌다. 예약이 거의 모두 찼고, 고객들의 행동도 달라졌다. 
조태권 회장은 “미쉐린 3스타를 받음으로써 우리 음식을 담는 우리의 그릇과 음식에 어울리는 술과 감각적이고 자연스러운 공간연출이야말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문화적 가치를 가지는 동시에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가진 문화 비즈니스로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증명해 보인 셈”이라고 말한다. 

음식과 도자기, 술이 시너지를 내는 비즈니스 모델
조태권 회장의 사업 모체인 광주요의 도자 그릇도 최근 셰프들 사이에 주가가 더욱 높아졌다. 그릇과 요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가 들어오는 것에 대비해 유명 레스토랑에서 광주요 도자 식기 사용이 부쩍 늘었다. 정식당에서는 대표메뉴인 구절판을 광주요 구절판에 담아내고 있으며 권숙수, 밍글스 등 이번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유명 코리안 다이닝 레스토랑과의 협업도 늘어났다. 
대부분의 도자 그릇 회사들이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과 달리 광주요는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B2B 마케팅을 펼치고, 최근에는 레스토랑 전용 도자라인을 출시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의 유명 도자기 회사들 대부분 식당을 통해서 브랜드 인지도가 생긴 후 가정으로 보급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조태권 회장은 현재 세계적인 셰프들과 접촉, 광주요의 글로벌화를 타진 중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3스타 레스토랑 ‘퍼셰’의 토마스 켈러, ‘베누’의 코리 리 를 비롯해 중국의 앨빈 렁 셰프 등이 광주요 도자 식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이 식기 주문을 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마존에도 들어갔다. 조 회장은 식당 자체가 모든 문화의 총체적 전시관이자 체험관이라는 점에서 음식을 중심으로 도자 식기, 술 등 비즈니스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함께 묶어 나간다는 생각이다. 

기업 생존 어렵게 하는 낡은 주세법 개정 반드시 필요
조태권 회장은 우리나라 주세법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전통 도자 식기와 음식, 술이 어우러진 우리 음식문화 복원을 위해 2005년 전통 증류식 소주 화요를 내놓은 조 회장은 주세법에 따른 가격 장벽 때문에 사업이 암초가 걸렸다. 값싼 희석식 소주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가격이 소주의 일곱 배가 넘는 화요에 대해 싸늘한 반응이었다. 2014년까지 화요의 누적 적자는 100억 원을 넘었고, 조 회장은 사재를 털어가며 버텼다. 
조 회장은 기재부에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세법 개정에 대한 진정서를 40여 차례나 냈다. 유리병에 넣어 수입하거나 원액만 들여와 국내에서 병에 넣어 파는 위스키는 주세가 싸 원가경쟁력이 높은 반면 화요처럼 고급 한국산 도자기를 병으로 쓴 전통주는 병 가격에까지 세금이 붙어 값이 비싸지면서 오히려 한국 술이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직접 시장개척에 나섰다. 전국 군부대 100여 곳을 돌며 직접 화요에 대해 강의하고 시음행사를 통해 장교들 사이에서 좋은 국산 술이라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젊은층을 겨냥한 클럽 파티, 다양한 행사 등을 후원하는 마케팅도 펼쳤다. 그 결과 최근에는 수입 위스키 대신 화요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조태권 회장의 주력 사업인 도자 식기와 화요는 2년 전부터 흑자로 돌아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기업 생존까지 어렵게 하는 낡은 주세법 개정을 위해 끝까지 싸울 생각이다.

성공하는 법을 아는 사람과 함께 해야 성공한다
가온에는 최근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 그가 선보였던 한식은 한식도 아니라는 비아냥이 이제는 찬사로 바뀌며 미식의 상징이 되었고, 한식이라면 기피하던 젊은 조리지망생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며 스스로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만으로도 조 회장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한다. 
조태권 회장은 향후 본격적인 한식 세계화를 위해 외연 확장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온과 비채나는 미식가를 위한 음식으로 수익성이 없는 만큼 해외에 먼저 진출해 상징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3년 이내에 프랜차이즈형 서브 브랜드를 론칭해 해외에 진출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메뉴와 품격 있는 식기, 술을 접목해 백만장자도, 서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객단가 20~30달러 정도의 음식점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고급 외식문화와 대중적인 외식문화가 조화롭게 섞이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의식수준도 자연스럽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조태권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당 종업원들에게 너무 함부로 대한다는 것. 존중 속에서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며 역지사지의 마음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당에서 절대 공짜 음식을 제공하면 안되고, 만 원짜리 음식 차림이 있다면 각각의 반찬에 가격을 매겨 고객이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별화이자 가치경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화와 가치는 한 번 올라가면 영원하다
조태권 회장은 어느 누구보다도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그 열정이 도자 식기에서 음식과 술로 사업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그렇게 초지일관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부모가 물려준 사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리고 더욱 확실한 진리는 ‘문화는 한 번 올라가면 내려가지 않고 영원하다’는 것이다. 돈은 자식에게 물려줘봤자 한순간에 없어지는 물질에 불과하지만 가치를 만들어 놓으면 가치가 그들의 노력에 의해서 영원할 뿐만 아니라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열정과 신념에 투자한다는 것은 엄청난 도박이었지만 결국 가치 있는 도박이었던 셈이다. 
“감사한 것은 문화와 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는 것, 재물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는 것, 끝까지 초지일관 가치를 만들겠다는 목적을 추진할 수 있는 신념이 있었다는 것” 이라고 말하는 조태권 회장.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음식과 도자 식기, 술 등 음식문화를 종합적으로 시도한 사람이 없고, 세 가지를 모두 성공시켜 세계로 나아간 사람은 조태권 회장이 유일하다. 
그는 말한다. “세계와 경쟁한 사람, 회사, 제품은 항상 이겼다. 그런데 왜 문화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2017-08-31 오전 10:22:4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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