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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꿈꿨다. 외식업계 4번째 코스닥 상장  <통권 391호>
(주)디딤 이범택 대표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9-29 오전 09:24:52



(주)디딤이 지난 8월 31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는 네 번째 상장이다. 
디딤의 상장 소식을 접한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의외라는 반응이다. 언론 홍보는 물론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던 터라 인지도 자체가 높지 않았던 탓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꿈꿔왔다는 (주)디딤 이범택 대표를 만나 외식업 입문에서 상장까지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프랜차이즈에서 직영사업까지 고루 갖춘 12년 차 기업 
(주)디딤은 마포갈매기를 비롯해 미술관, 고래식당 등 8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백제원, 도쿄하나, 풀사이드 228 등 8개 직영 브랜드를 운영 중인 12년 차 외식기업이다. 2006년 법인설립 이후 지난 2014년 매출규모 585억 원을 넘어서기 시작, 이듬해인 2015년에는 621억 원, 2016년에는 69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속성장하고 있다. 
한화ACPC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장전략으로 내세운 건 직영매장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비전이다. 이범택 대표는 “단일 메뉴, 단일 브랜드가 아닌 다브랜드 외식사업, 특히 한식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는 첫 상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며 “외식기업의 상장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좋은 예를 만들어간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리어카 포장마차로 시작한 음식장사 
이범택 대표가 음식장사를 처음 시작한 건 고교 졸업 후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이너 일을 하다가 우연히 지인과 동업할 기회가 생겼고, 포장마차를 열었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천막포차 형태였다. 음식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그는 한치며 꽁치, 똥집 따위의 안줏거리를 시장에서 사다가 냉장고에 진열을 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한치에 초장을 곁들여 내거나 꽁치를 구워 팔았다. 길거리 포장마차가 많던 그 때는 포장마차 안주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시장이 많았고 별다른 솜씨 없이도 돈 벌기가 쉬웠다. 하루에 안줏거리 3만 원 어치를 사면 15만 원 매출을 올릴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하지만 불법영업으로 신고가 들어와 3개월 만에 접었다. 그렇게 장사를 처음 배웠다. 
두 번째 장사도 포차였다.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알게 된 회원 소유의 땅에 700만 원을 들여 패널 건물을 짓고 정식으로 ‘원두막 실내포차’라는 사업자까지 냈지만 결국은 또 실패였다. 두 번째 실패 후 그가 내린 결론은 한 가지였다. ‘음식을 배우자.’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바닥부터 4년을 배웠다. 그리고 군에 입대했다. 전역을 하니 99년도, 스물일곱이 돼 있었다.  

실패 끝에 진짜 장사를 배우다 
4년간 요리와 장사기술을 배우자 용기가 생겼다. 천막포차 시절부터 서비스 마인드 하나는 자신 있었기에 주저 없이 다시 도전했다. 모친이 20여 년의 공장생활을 정리하고 퇴직하면서 받은 2000만 원과 자신이 모아둔 2000만 원을 합쳐 한정식형 숯불갈비집 ‘고향산천 대나무집’을 열었다. 방송에 대박집으로 나갈 정도로 장사가 잘 되면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자 여기저기 가맹점도 내줬다. 하지만 이 대표도 가맹점주도 모두 돈을 벌지는 못했다. 아무런 시스템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가맹점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때 큰 것을 하나 배웠다.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향산천에 이어 반찬 수를 줄이고 고기에 집중한 새로운 콘셉트의 고깃집으로 5호점까지 오픈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이참에 크게 투자하자는 욕심으로 2006년 1157㎡(350평) 규모의 해썹(HACCP) 기준 제조공장도 지었다. 디딤을 설립한 것도 이 때다. 
유통사업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미수금이 쌓여가자 공장을 살리기 위해 식당을 열어 구멍을 메우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그 와중에 661㎡(200평)짜리 음식점 2개를 추가로 열었지만  공장이든 식당이든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결국에는 있는 가게를 하나씩 처분하면서 2년을 버텼다. 2008년 중반 마지막 1개 점포만을 남기고 모든 것을 처분했다. 더 이상 팔 것도, 빌릴 것도 없었다. 빚은 18억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소고기 파동과 마포갈매기 탄생 
마지막 남은 가게 하나로 버티며 만세를 불러야 하나 지켜야 하나 기로에 서 있을 무렵 광우병 파동이 터졌다. 어쩌면 운도 그렇게나 안 따라주는지 하나 남은 매장이 하필 양대창집이었다.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이자를 내는 것조차 버거워졌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350만 원을 들여 간판만 겨우 바꾸고 돼지고기집으로 업종을 전환하자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1년 뒤인 2009년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 같은 해 70개까지 매장을 늘리고 다음해인 2010년에는 200호점을 돌파했다. 기사회생을 넘어 기적에 가까운 대박, 바로 마포갈매기다. 전성기 때 450호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 230여 개점이 운영 중이다. 
이범택 대표는 마포갈매기 성공요인으로 초장기 대나무집 운영 경험을 손꼽는다. 가맹점이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춘다면 문제의 소지도 실패의 이유도 없다. 가맹계약서 작성 시에는 지역을 불문하고 무조건 점주를 직접 만나 대면 계약을 체결한다는 자신만의 원칙도 착실히 수행했다. “사명인 디딤은 ‘점주들이 디딤돌인 나를 밟고 올라서라’는 의미다. 본사를 발판 삼아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더니 어느새 우리 회사도 성공반열에 올라있었다.” 



직영사업에서 비전을 찾다 
제2, 제3의 마포갈매기를 만들어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었지만 이범택 대표는 다른 길을 택했다. 직영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마포갈매기를 처음 시작할 때 ‘와,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까’라며 동경했던 브랜드들이 어느 순간 다 무너져있었다. 마포갈매기에 밀려난 거다. 우리 브랜드도 어느 순간 노후화되고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직영 모델에서 답을 찾은 그는 2015년부터 직영운영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기업 전체 순이익 중 직영사업 매출 비율이 50%를 넘어섰고 기업이익의 86%를 직영사업 운영에서 뽑아냈다. 이 대표는 “부침이 심한 프랜차이즈 위주의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상장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러한 수익구조가 상장심사과정에서도 높게 평가받았다”고 덧붙였다. 
숯불갈비한정식 백제원, 일식코스요리 도쿄하나, 제주돼지숯불구이 한라담, 이탈리안 레스토펍 풀사이드 228, 한식한상차림 더반상 등 디딤의 직영 브랜드는 하나 같이 대형 매장 콘셉트로 설계돼 있다. 한 건물에 여러 개의 자사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타운 형태의 매장 전개도 특징이다. 이 대표는 “한 건물에 3개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데 평균 50억 원 정도의 투자비가 소요된다”며 “직영 브랜드라 해도 진입장벽이 너무 낮으면 쉽게 카피당할 수밖에 없다. 투자비를 높여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인천 송도점의 경우 140억 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한 뒤 건물을 올린 단독매장으로 2층에서 4층에 걸쳐 백제원과 도쿄하나, 풀사이드 228이 들어서 있다. 
단독건물 매장의 또 다른 장점은 홍보와 집객의 시너지 효과다. 
한 건물에 각기 다른 콘셉트의 매장이 여러 개 있으니 다양한 니즈의 고객층을 수용할 수 있는 데다 주변 상권을 압도하는 주목성과 파급력도 뛰어나다. 이러한 메리트는 숫자가 증명한다. 2014년 5월 오픈한 2~3층 규모 부천점의 경우 지난해 연매출 74억 원, 영업이익 16억 원을 기록하며 2년이 채 안 돼 손익분기를 가뿐히 넘어섰다. 

증시 상장은 기업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투자 
2014년 부천점을 포함해 대형 직영매장 3개를 오픈하면서 상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 부천점의 건물주는 지금의 자리에 건물을 짓고 백제원과 도쿄하나를 입점시켰다. 계약기간은 무려 20년. 일종의 투자를 한 셈이다. 매장 1개를 오픈하는 데 5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순수 회사 자본만으로 지속 확장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자금을 만들어 회전시키는 데 상장만한 것은 없다. 이범택 대표는 “160억 원이라는 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오니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더라”며 “사업을 하다보면 시기적으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있는데, 바로 그 시점에 상장이 이뤄졌다. 타이밍이 좋았다”고 말한다. 상장심사는 단 한 번에 통과했다. 
그가 마포갈매기의 성공신화에 안주한 채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디딤은 존재하지 않았을 거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는 이 대표를 보고 직원들이 ‘회사가 투자를 너무 많이 해서 망할 것 같다’고 걱정할 정도였다니 뚝심과 배포 하나는 타고난 모양이다. 그는 “주먹구구식으로 프랜차이즈 사업만 했다면 발전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할 때마다 신중해지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직영점 운영을 통한 수익이 기업매출의 핵심이 된다는 비전이지만 그렇다고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은 아니다. 마포갈매기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 3~4년 사이에 벌어들인 현금 140억~150억 원으로 직영사업에 과감하게 투자를 했던 것처럼 프랜차이즈는 직영사업 확대를 위한 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여전히 좋은 브랜드를 개발하고 확장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한다. 다만 마포갈매기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점포 수가 아닌 브랜드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 적재적소에 디딤의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증시에 상장한 이상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기 위한 중요 전략이기도 하다. 

한식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해외사업에도 속도  
해외사업에 거는 기대도 크다. 해외사업을 본격화한 건 지난 2015년 홍콩에 마포갈매기를 오픈하면서다. 홍콩인 2명과 한국인 3명이 홍콩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범택 대표를 찾아왔다. “처음에는 망설였다. 위치도 건물 3층인 데다 홍콩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대반전이었다. 오픈 첫날 1층까지 줄을 서기 시작하더니 한 달 만에 3억5000만 원 매출을 올렸다.” 현재는 5개점을 오픈했을 정도로 홍콩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홍콩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에도 속속 매장을 내고 있다. 이 중 이범택 대표가 특히 주목하는 시장이 미국이다. 그는 “미국은 시장 자체가 크고 무엇보다 한식에 대한 전망이 밝다”며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운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포갈매기 2호점 오픈을 준비 중으로 5개점 오픈 이후에는 미국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첫 매장인 LA 1호점이 시작부터 흑자를 내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이범택 대표는 올해로 마흔 다섯. 젊은 시절 바닥에서 시작해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자수성가형 오너다. 문득 그의 경영철학이 궁금해졌다.  
“정도경영, 전략경영, 도전경영. 실패를 많이 해봤기에 철저하게 준비해 실패확률을 낮춘다. 또 애써 만든 브랜드를 처박아두면 아깝지 않는가. 그래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거다. 모든 직원이 자신감 있게 디딤이라는 회사를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해보자!”

 
2017-09-29 오전 09:24:5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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