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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마음, 변하지 않는 요리 - 시옷 서울  <통권 395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8-02-08 오전 11:26:31


우리나라 프렌치 셰프 1세대이자 ‘요리사의 스승’ 서승호 셰프가 서울 청담동에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의 이름을 딴 시옷 서울이란다. 세종으로 귀농한 뒤 농사지으랴 학생들 가르치랴 레스토랑 운영하랴 바쁘다던 그가  

난데없이 서울에 레스토랑이라니, 고개를 갸웃하며 시옷으로 향했다.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스승과 제자의 공간
시옷 서울을 방문한 날 서승호 셰프가 누군가를 소개했다. 다름 아닌 이곳의 대표란다. 서승호 셰프가 아닌 다른 대표라니, 공동 경영이라도 하는 것인가란 생각에 이것저것 묻다 보니 그제야 상황이 정리되기 시작한다. 시옷 서울의 대표인 김준형 오너 셰프는 서승호 셰프의 제자다. 스승과 제자는 얼마 전까지 세종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독하게 요리를 가르치고 배웠다. “셰프님, 저만의 작은 레스토랑을 하나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변하지 않을 자신 있냐? 그럼 내가 조력자가 되어 주마.” 이렇게 해서 탄생한 곳이 이곳 시옷 서울. 스승은 자신의 이름을 따 시옷이라는 상호를 내줬다.



初心
요리사가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건 그곳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서다. 시옷 서울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김준형 대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김준형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CIA로 요리유학을 갔지만 군 문제로 도중에 휴학하고 귀국해 입대했다. 군대 시절 《음식과 요리》라는 책을 통해 서승호 셰프를 처음 접했다. 1326 페이지에 달하는 《음식과 요리》는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을 담은 해롤드 맥기의 저서. 요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법한 요리 분야의 전문서로 서승호 셰프는 이 책을 감수했다. “서승호 셰프가 크게 보였다. 막연히 이 사람은 꼭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검색하며 그를 찾기 시작했다.”
2016년 3월 서 셰프가 세종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요리 관련 무료 강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휴가를 내고 세종으로 갔다. 첫 만남부터 강렬했다. 당초 전역 후에는 미국으로 돌아가 복학할 생각이었지만 그를 만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이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변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나만 믿고 따라오라’는 셰프의 말에 주저 없이 그를 택했다.”
제대 후 3~4개월 동안 매주 서울과 세종을 오가다 2016년 10월부터 본격적인 합숙을 시작했다. 비스트로 운영 시간에 레스토랑 일을 도우면서 틈틈이 제과제빵과 요리, 프랑스어를 공부했다. 1년 동안 하루에 네 시간 이상을 자 본 적도, 요리 말고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스승의 요리를 이어나가는 제자들
김준형 대표의 나이는 올해로 스물다섯. 세종에서 1년간의 수련을 마친 후 지난해 12월 시옷 서울을 오픈했다. 운 좋게도 서승호 셰프의 또 다른 제자들이 시옷 서울 오픈 소식을 듣고 김준형 대표를 돕겠다며 흔쾌히 합류했다.
테이블이 2개뿐인 작은 곳이라 스태프라고는 김 대표와 팀원 두 명이 전부다. 모두 얼마 전까지는 압구정의 디저트숍인 데쎄르와 프렌치 레스토랑 르꽁뜨와에서 셰프로 근무했던 실력자들. 이들 셋이 요리와 서빙, 설거지, 청소 등 모든 일을 함께 한다.
시옷 서울이 지향하는 요리는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 요리이자 김준형 대표가 스승에게 배운 그대로의 요리다. CIA가 그에게 요리사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줬다면 서 셰프를 통해서는 요리에 대한 내실을 탄탄하게 다졌다. 그래서 김 대표를 포함한 시옷 서울의 스태프들은 식재료를 다루는 마음에서 재료를 손질하는 방법, 요리를 완성하는 디테일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김 대표는 “셰프에게 사사한 음식을 변형하고 싶지 않다”며 “섞거나 바꾸는 것보다는 배운 그대로를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인다.

변하지 않을 마음, 그리고 시옷 서울
김 대표는 시옷 서울의 테이블 수는 이곳 스텝들이 현재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의 크기라며 겸손해한다. 독한 수련 끝에 큰 맘 먹고 저지른 일이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만큼 자신이 그릴 수 있는 원의 크기를 벗어나지 않기로 했다. 테이블은 두 개뿐이지만 하나의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세 명의 스태프가 들이는 품과 시간은 결코 적지 않다.
오픈 두 달째 접어드는 지금 처음 이곳을 찾았던 이들이 또 다른 지인들을 데리고 재방문하면서 고객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김준형 대표의 초심처럼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는, 모두에게 변하지 않을 공간이 되어주길 바란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18년 2월호를 참고하세요.

 
2018-02-08 오전 11:26:3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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