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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들의 스승으로 불리는 한식 거장 - 한식공방 조희숙 셰프  <통권 404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8-11-29 오전 05:59:44

조희숙 셰프는 국내 내로라하는 한식 셰프들은 물론 서양식 요리를 선보이는 젊은 셰프들에게도 스승으로 통한다.
35년 동안 한식을 해 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후배 셰프들과 공유하면서 아낌없이 가르침을 전달하고 있는 조희숙 셰프를 만나봤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 사진 이종호 차장

 

 

 

10월 초순 조희숙 셰프와 인터뷰를 하고 난 후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지난달 18일 발표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 에 조희숙 셰프가 미쉐린 1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35년 동안 여러 업장을 거치면서 한식을 요리해 왔고, 최근 ‘한식공방’이라는 요리 랩을 통해 한식 연구와 한식의 발전에 기여한 그의 노고에 작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희숙 셰프는 1983년 세종호텔 한식당에 입사한 후 노보텔 앰배서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신라호텔 한식당을 두루 거쳐 주미 한국 대사관저 총주방장, 사단법인 아름지기 식문화연구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또 전통한식과 모던한식의 맥을 잇기 위해 10여 년에 걸쳐 종가를 찾아다니며 사라진 종가 레시피를 발굴하고, 이를 현대화해 한식의 전통을 새롭게 계승하고 모던한식의 기틀을 잡은 인물로 꼽힌다. 현재는 개인 요리연구소인 ‘한식공방’과 이번에 미쉐린 가이드에서 1스타를 받은 ‘한식공간’의 요리 자문을 맡고 있으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가정 선생님에서 호텔 한식당 조리사로
조희숙 셰프는 원래 교사였다. 수도여사대(현 세종대)를 졸업하고 고향인 전남지역 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해 중학교 가정 선생으로 교편을 잡고 있었다. 1983년 어느 날, 서울 세종호텔 한식당 책임자로 일하는 선배가 함께 일할 생각이 없냐고 제안을 했다. 일단 면접이나 보자는 생각에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서울로 올라왔다. 마침 호텔은 연말이라 무척 바빴다. 면접이 끝나고 바로 조리복을 입고 홀린 듯이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까지 35년간 한식 조리사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이다.
조희숙 셰프가 요리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세종호텔은 한식당 ‘은하수’ 뷔페가 무척 유명했었다.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뷔페를 많이 왔던지 음식을 만들어 놓기가 무섭게 없어져서 매일 수백인분의 음식을 준비해야만 했다. 그렇게 10년을 세종호텔에 있으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과정을 거치며 한식의 기본을 닦았다. 이후 10년간은 외국계 체인 특급호텔에서 한식 책임자로 있으면서 다른 분야의 음식을 접하고, 새로운 조리 기법을 익히면서 시야를 넓혔다. 이때 전통 한식 스타일의 음식에서 모던 한식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스스로 많은 성장을 한 시기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즈음 호텔에 한식당이 급격하게 없어지면서 호텔 조리사 생활을 마감하고,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진출하게 된다. 

 


 

 


 

 



여성 셰프, 똑같이 해서는 존재감 없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미식의 역사가 일천해 셰프라는 개념도 최근 들어 일반화 됐다. 조희숙 셰프가 조리사의 길에 들어설 당시만 해도 먹고 살기가 힘들어 식당 주방에서 일하기 시작했다는 사람이 많을 때였다. 그런데 조희숙 셰프는 교사라는 안정적이고 선망받는 직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 일에 뛰어들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호텔 주방은 워낙 일이 힘든데다 소위 곤조가 심해 여성이 살아남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특히 1996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이직해 한식 과장으로 일할 때도 유일한 여자 과장이었을 만큼 호텔 주방은 남자들의 세계였고, 그 텃세는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한식 조리사의 길을 걸어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성 셰프 가운데 최고참이 됐다.
여성 셰프가 오래 생존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조희숙 셰프는 “산업 현장의 요리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여성 셰프들이 체력의 한계와 결혼·출산으로 중간에 그만 둔다”며 “셰프는 직업으로 요리를 하는 사람인데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조직에 들어가야 하고, 조직은 시스템적인 관리와 경영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성이 직업으로 셰프를 오랫동안 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한다. 과거 궁중에서도 요리를 직업으로 하는 숙수는 남자였다.
조희숙 셰프는 “똑같이 해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고, 남자가 하는 일의 3배는 해야 ‘좀 하는 구나’라고 인정받았다”며 현장 분위기를 회상했다.

 

 

 

 

 

 
2018-11-29 오전 05:59:4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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