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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소에서의 고추냉이 잎의 경쟁력  <통권 406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1-14 오전 02:10:47




 

고추냉이와의 인연은 세 번 있었다

2009년 어느 날, 횟집에서 분말 와사비를 갠 간장 종지를 봤다. 예전에도 봤었지만 그날은 좀 특별했다. ‘국내산은 없을까’, ‘조금 더 맛있는 것은 없을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다음 날 상품을 찾아봤다. 임실에 있는 농장에서 생와사비를 재배·제조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바로 약속을 잡고 임실로 찾아갔다. 

임실의 작은 마을에서 재배한 것을 바로 옆 공장에서 가공하고 있었다. 공장에 가기 전까지 고추냉이는 뿌리만 먹는 줄 알았다. 공장에서는 세척한 고추냉이의 뿌리, 줄기, 잎을 한꺼번에 갈았다. 공장 안을 들여다보다 이내 나왔다. 매운 고추냉이 향이 가득해 연신 기침이 나온 탓이다. 튜브에 든 것이나 분말 와사비나 매운맛이 나는 것은 같다. 하지만 매운맛의 출처는 와사비가 아니라 겨자다. 

겨자와 와사비의 매운맛 성분은 시니그린(sinigrin). 와사비의 시니그린은 휘발성이 강해 쉽게 사라진다. 와사비 뿌리를 갈면 금세 매운맛이 사라진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겨자씨 기름을 넣는다. 겨자의 시니그린은 오일에 들어있어 매운맛이 쉽게 날아가지 않는다. 포장 와사비 성분에 겨자가 있는 이유다. 

몇 년이 지나 모 신문사에 연재하는 것이 있어 강원도 철원의 샘통골을 찾았다. 미리 신고하고 신분증을 맡겨야 들어갈 수 있는 민통선 안에 있었다. 12도의 지하수가 사시사철 나는 곳이라 차고 맑은 물에서 자라는 고추냉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었다. 잘 자란 고추냉이가 하우스마다 차고 넘쳤지만 가격이 좀 비쌌다. 그 당시 가격으로 100g에 3만 원 정도 했다. 고급 음식점이 아니면 사용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었다. 몇 년이 지나 올해 양평에서 다시 고추냉이를 만났다. 임실은 밭 재배, 철원은 수경재배를 하는 것과 달리 여기는 시설재배로 잎만 생산하는 곳이었다. 

 

 


 

 

쌈으로도, 장아찌로도 다양한 활용성 주목

양평 읍내에서 개군면으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농장은 판넬 시설이 된 곳이다. LED등과 수분, 공기를 자동 제어한다. 몇 층으로 올린 구조물에는 생생한 고추냉이 잎이 자라고 있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설명을 듣다가 잎을 뜯어 먹었다. 재배 초기에 씨앗 소독 외에는 별도의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바로 뜯어먹을 수 있었다. 여느 잎처럼 살짝 풋내가 났다. 이어 단맛이 나더니 매운맛이 슬쩍 났다. 철원에서 먹었던 고추냉이 잎과 달리 억세지 않고 부드러웠다. 사진을 찍으며 계속 따 먹었다. 

달고 매운 맛을 즐기면서 어울릴 만한 맛을 그려 봤다. 무엇이랑 먹으면 더 맛있을까 생각하며 그렸다. 몇 개 식재료가 스쳐 지나가고 소고기와 대창에서 멈췄다. 기름진 것과 상당히 어울릴 듯 싶었다. 고추냉이의 맵고 쌉쌀한 맛이 두 재료의 기름진 맛을 잡아 줄 것 같았다. 다른 조리법으로는 고기 먹을 때 나오는 명이나물 이상으로 맛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레유의 유현수 셰프, 한식공방의 조희숙 셰프, 온지음의 박성배 셰프 등 아는 셰프들에게 고추냉이 잎을 보냈다. 그리고 별도로 마포 대창을 전문으로 하는 마포 청춘구락부에도 보냈다. 장아찌보다는 생잎과 대창의 궁합이 더 궁금했다. 

 
2019-01-14 오전 02:10:4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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