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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를 꿈꾸다 - 인천 중구 ‘개항로’  <통권 40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2-18 오전 07:19:11

[골목탐방]

 

제2의 전성기를 꿈꾸다 

 

인천 중구 ‘개항로’

  

낙후된 구도심이었던 인천 중구가 최근 ‘개항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오래된 골목 사이사이 50년 이상 된 노포부터 

트렌디한 신상 카페와 맛집까지 한 데 모인 개항로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글 이동은 기자 lde@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

 

 




 

 

개항의 도시 인천의 구도심 ‘중구’

1833년 개항 이래 130년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극장, 감리교회, 서구식 공원 등이 생긴 근대역사문화의 산지다. 그 당시 인천의 심장은 중구였다. 인천 중구는 개항기부터 해방 직후까지 서울 못지않은 정치·외교·경제의 중심이었다. 모든 대사관이 인천 중구에 위치해 있었을 정도니 얼마나 번화한 지역이었는지는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영종도, 송도 등 인천의 간척사업으로 탄생한 새로운 지역이 각광받으면서 중구는 90년대 초반부터 급격하게 쇠퇴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옛 기억 속의 구도심으로 잊혀져갔다. 

그런 인천 중구에 활력을 더한 것이 바로 ‘개항로 프로젝트’다. 개항로 프로젝트의 대장 이창길 대표는 초·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모두 인천에서 보냈다. 인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이 대표는 어린 시절만 해도 ‘서울의 명동’이라 불리며 사람들이 북적였던 중구가 점점 죽어가는 지역이 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안타까운 마음은 점차 다시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커졌고, 그렇게 구도심 재생을 목표로 ‘개항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렌탈하우스 형태의 독채펜션사업 ‘토리코티지’를 운영 중인 이창길 대표는 “본업의 특성상 전국을 돌아다니는 일이 많았는데, 여러 타 도시들을 다녀보면서 인천이 다시 발전할 수 있는 도시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300만 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도시, 근대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도시, ‘최초’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도시라는 점에서 인천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특히 중구는 오랜 기간 인천의 중심지 역할을 한 만큼 알려만 진다면 언제든지 사람이 다시 몰릴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항로의 핵심 ‘노포’를 재조명하다

이창길 대표는 개항로 프로젝트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인천 중구 곳곳에 자리 잡은 노포에 주목했다. 여러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생 사업들과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개항로 프로젝트만의 특별함이 필요했고, 수많은 고민 끝에 그 해답을 노포에서 찾았다. 노포를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이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새로운 카페, 레스토랑, 술집이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 굳이 개항로를 찾을 이유가 없었다. 아무리 도시재생 사업이라고 해도 특별한 무언가가 없이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란 쉽지 않아 보였고, 그래서 개항로만의 무기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던 중 노포가 눈에 들어왔다”며 “매일같이 새로운 곳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 시대에 노포야말로 살아있는 지역의 역사이자 그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지역만의 콘텐츠다. 인천 중구는 전국에서 오래된 건물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지역 중 한 곳으로 그만큼 노포들이 많다. 그 노포들은 개항로를 방문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됐다”고 강조했다.

생각은 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이창길 대표는 재생사업과 함께 개항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노포를 알리기 위한 ‘개항로 이웃사람’ 전시회를 준비했다. 40년 이상 된 노포 중 12곳을 선정해 이 대표가 직접 노포를 운영 중인 어른들을 만나서 인터뷰 및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노포의 스토리와 현장의 모습을 담은 개항로 이웃사람 전시회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개항로 본부에서 열렸다.

전시회를 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건 노포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노포를 살리고 알리겠다는 좋은 취지였지만 어르신들의 마음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뜬금없이 나타난 젊은 사람들이 사업을 한다고 하니 당연히 시선이 곱지 않았을 것. 이 대표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무작정 노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매일같이 노포를 찾아가 어르신들과 친해지려고 별별 방법을 다 써봤다. 애교도 부려보고 취지도 설명해보고, 어느 날은 밥만 먹고, 어느 날은 인사만 드리고 나오기도 했다”며 “그렇게 조금씩 다가갔던 것 같다.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니까 어르신들도 점차 마음을 열어 주셨고, 지금은 누구보다 우리를 좋아하고 많이 응원해주신다”고 말했다. 

 

슬럼가에서 인천의 숨은 명소로

불과 2년 전 이 대표가 처음 개항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인천 중구는 쇠퇴하다 못해 흔히 말하는 ‘슬럼가’처럼 변해버린 동네였다. 워낙 많은 가게가 망하고 상권이 무너지다보니 노포들을 제외한 오래된 건물들은 과거의 흔적만 남긴 채 대부분 비워진 상태였고, 당연히 공간으로서 역할도 멈춰있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역할이 멈춰버린 공간에 개항로 프로젝트가 입김을 불어넣었다. 개항로 프로젝트 멤버들은 제 역할을 잃어버린 공간을 살려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개항로 프로젝트 팀원들은 사무실 겸 각종 전시, 강연, 파티가 이뤄지는 

‘개항로 본부’와 함께 6곳의 재생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오래된 건물 전체나 일부를 개조해 새롭게 탄생시킨 공간으로 카페, 레스토랑, 비스트로, 갤러리 등 쓰임새도 다양하다.

이창길 대표는 “개항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변화를 느꼈지만 요즘은 정말 오롯이 개항로를 즐기기 위해 인천을 찾아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길거리에서 휴대폰으로 지도를 확인하면서 노포나 개항로 프로젝트의 재생공간을 찾는 분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참 감사하다”며 “최근에는 한 인천 출신 여성분이 ‘개항로 이웃사람’ 전시를 보러 왔는데, 그동안은 서울사람인 남자친구가 인천 중구의 볼거리를 물어오면 마땅히 대답할 거리를 못 찾았는데 지금은 자신 있게 개항로를 소개할 수 있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상생의 장 기대

개항로 프로젝트는 오는 3월 3곳의 재생공간 오픈을 앞두고 있다. 분식집 ‘만희당’, 면요리 전문점 ‘온수면’, 닭요리 전문점 ‘개항로 닭집’이다. 노포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새롭게 문을 여는 곳들과 노포가 앞으로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갖고 함께 개항로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이창길 대표의 소망이다.

이 대표는 “영국에서 7년 정도 살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영국은 음식점이나 펍을 가면 20대부터 70대까지 모두가 한 공간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같은 노래에 춤을 추는 것이었다”며 “문화적인 차이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노인들과 젊은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소가 드문 것이 사실이다. 나와 우리 개항로 프로젝트 팀원들은 개항로가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과 상생의 장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처럼 과거와 현재, 옛것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개항로의 더 큰 도약을 기대해본다.

 

 

 

 

 


- 개항로 프로젝트가 운영하는 재생공간 -

 

병원을 개조한 감성카페

 

브라운핸즈 개항로

 

4층짜리 이비인후과 병원 건물을 개조한 감성카페. 금이 간 벽과 깨진 타일, 낡은 창문 등을 그대로 살려 업사이클링한 브라운핸즈는 마치 그 당시에 시간이 멈춘 듯한 예스러운 느낌을 준다. 자칫 삭막해 보일 수 있는 건물에는 다양한 식물을 배치해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매력적인 공간과 함께 커피와 수제 베이커리 맛집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A 인천 중구 개항로 73-1

T 032-777-7506

O 매일 11:30~21:30

M 아메리카노 4800원, 플랫화이트 5300원, 아인슈페너 6000원, 앙큐브 5000원, 딸기크루아상 4800원 

 

 

 

 

 

특별함이 있는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틸다 개항로

 


 

 

이국적인 분위기와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유명한 경리단길의 마틸다가 개항로에도 오픈했다.
과거 꽃집이었던 건물의 외관은 그대로 살린 채 장진우 대표의 도움을 받아 매장 내부는
특유의 유럽풍 인테리어를 적극 활용했다. 스테이크, 파스타, 리조또 등
정통 이탈리안 요리와 함께 와인을 곁들이기에 제격이다. 

 

 

A 인천 중구 개항로 105

T 032-765-0032

O 화~일 11:30~15:00, 17:30~22:00 / 월요일 휴무

M 문어샐러드 1만5000원, 채끝등심 스테이크 3만6000원, 뽀모도로 감베리 파스타 1만9000원, 풍기 크림 리조또 2만 원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19년 2월호를 참고하세요.

 
2019-02-18 오전 07:19:1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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