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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로수퍼 해외수출사업 총괄 디렉터 - 존 루어  <통권 411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6-05 오전 04:48:12

한국시장에 적합한 돈육 솔루션 제공이 목표


아그로수퍼 해외수출사업 총괄 디렉터

존 루어


중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아시아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돈육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최악의 경우 세계 돈육시장은 물론 육류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가축질병 청정국가 칠레의 글로벌 식품기업 아그로수퍼(Agrosuper)의 존 루어 해외수출사업총괄을 만나 글로벌 돈육시장의 현황을 들어봤다.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





아그로수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아그로수퍼는 1955년 설립된 칠레의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닭고기, 칠면조, 연어 등 농축산물을 전 세계 6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칠레는 남미대륙에 속해 있지만 국토의 오른쪽엔 안데스 산맥이, 왼쪽에는 태평양, 위로는 사막, 아래로는 남극과 접해 있는 지리적으로 고립된 섬 국가다. 광우병이나 구제역 등 각종 가축질병으로부터 원천적으로 안전한 천혜의 조건을 가진 국가다. 아그로수퍼의 농축산물은 이러한 천혜의 자연에서 생산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25억 달러 정도로 이 중 44% 정도인 11억 달러를 수출이 차지할 정도로 수출비율이 높다. 
나는 1994년에 아그로수퍼에 입사해 지금까지 수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돈육뿐 아니라 아그로수퍼 모든 품목의 수출을 총괄하면서 다양한 시장의 수출을 개척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돈육시장에서 
칠레 돈육이 차지하는 위치는. 
수출시장만을 놓고 봤을 때 세계 5대 수출국에 속한다. 전 세계 돈육 수출시장에서 칠레 돈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55%(무게 기준)다. 칠레 돈육은 칠레 국민의 자체 소비량도 높지만 전 세계 돈육시장에서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그로수퍼의 돈육수출 현황은 어떠한가. 
아그로수퍼는 1997년 일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2년 가까이 세계 시장에 돈육을 수출하고 있다. 1997년을 기점으로 회사의 전략방향을 수출로 타깃팅하고 생산방식 자체를 수출목적으로 바꿨다. 
수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아시아에 있는 만큼 우리에게 있어 아시아 시장은 각별하다. 돈육 전체 수출량의 67%가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된다. 아시아는 칠레와 식문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돈육의 위생부터 시작해 안전성, 식감, 맛, 풍미 모든 부분에 있어 고객만족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들이 늘 먹던 맛과 비슷한 익숙한 맛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시장 수출현황은.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그로수퍼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다. 아그로수퍼 전체 돈육 판매량의 17%가 한국으로 수출된다. 
아그로수퍼에게 한국시장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인 만큼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에도 신경 쓰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고기로 인식할 수 있도록 포지셔닝하는 거다. 이를 위해 유통과 배급을 담당하는 현지 회원사와 활발히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시아 지역 사무소를 통해 시장조사도 면밀히 진행한다. 이곳에는 한국 전담 직원도 근무한다. 
한국시장에 특화된 다양한 홍보 캠페인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데, 주로 고객에게 재미있고 알찬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세미나나 홍보 캠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연간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홍보비용만 200만 달러에 달한다. 일시적인 타깃시장으로 잠깐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이 아닌 한국 소비자 곁에 항상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브랜드로 강력하면서도 편안한 이미지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목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글로벌 돈육시장 분위기는. 
얼마 전 중국 상하이 식품박람회에서 현지 공영기업 관계자들을 비롯한 육류업계 종사자들과 이와 관련해 심도 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살처분한 돼지 수만 100만 마리가 넘는다. 이 중 모돈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나 된다. 업계는 중국의 돼지 생산량 감소가 아시아를 넘어 전 유럽, 전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한시적인 것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고 어디까지 번질지도 예측이 힘들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돈육뿐 아니라 우육, 계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다. 생산량 감소분을 메울 수 있을 만한 여력을 가진 국가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소고기가 돼지고기를 대체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소비자 입장에서 소고기는 돼지고기만큼 접근성이 좋지 않은 탓에 자연스럽게 닭고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돈육가격 상승도 예견된 일이다. 빠르면 올해 4/4분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실제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큰 폭의 가격인상이 있을 것이다. 가격인상을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기까지는 시간차가 발생하는데 지금이 그 과정이다. 육류업계에 있어 내년은 굉장히 도전적인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식문화 트렌드 변화를 생산자 입장에서도 감지하고 있나.
최근 한국은 집에서 밥을 먹는 인구가 줄어들고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걸로 안다. 칠레도 마찬가지다. 젊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들은 외식도 귀찮아한다. 간편식 또는 온라인 주문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외식을 하더라도 빠르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원푸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식문화 트렌드의 변화는 수출전략에도 당연히 반영된다. 아그로수퍼의 경우 칠레에서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분석한 후 한국의 협력업체를 통해 한국시장의 정보를 수집해 공통점과 차별점을 도출해내는 전략을 활용한다. 고객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 대상 설문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부위를 조금씩 맛보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식료품을 구매하는 방식 또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다. 따라서 우리도 이러한 트렌드에 적합한 상품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같은 삼겹살이라도 프리미엄 삼겹살이나 대패 삼겹살 등으로 세분화해 제공한다든지 포장형태나 단위를 변형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들이 그러한 예다. 
부위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 각국 시장에서 원하는 돈육 부위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부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다른 시장에서 검증된 새로운 부위를 도입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 아그로수퍼가 수출하는 돈육의 부위는 60가지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례를 적용한다면 돈육 부위 다양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시장에서 감지되는 트렌드 변화가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방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개업자나 수입업자를 거치지 않고 판매자가 직접 소비시장에 들어와 제품을 구입하는 판매채널의 간소화 형태가 두드러진다. 이 경우 판매자가 수입업체의 설비와 사육방법, 원육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그로수퍼는 한국시장 진출 첫 단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유통사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에 유통되는 모든 제품은 (주)한화/무역과 TS제한제당, (주)태진트레이드 3개사를 통해서만 공급된다. 
중간 유통업자가 많아지고 이들의 관여가 커질수록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한국에서 있었던 가짜 이베리코 파동이다. 단일 판매채널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아그로수퍼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유통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요즘 소비자는 생산과정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정보가 개방되면서 과거에 비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월등히 좋아졌고 이에 따라 먹을거리에 있어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이념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그로수퍼의 철칙이자 철학은 바로 투명성이다. 언제든 유통사 관계자가 칠레의 아그로수퍼 농장을 방문해 돼지를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물복지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아그로수퍼의 고민과 노력은 이 자리에서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동물복지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한다. 
아그로수퍼는 동물복지에 대한 높은 표준을 갖고 있다. 최적의 환경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육하는 것은 기본이고 물이나 사료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먹이려고 노력한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폐쇄된 좁은 공간은 동물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이것은 동물질병의 원인이 된다. 동물에게 최고의 복지를 주는 것만이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물복지를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건강하고 좋은 제품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어 경쟁력이 향상된다. 
이제 세계적으로 동물복지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칠레는 동물질병 청정국가로 정책적으로도 동물복지에 대한 법안과 규제를 강력히 실시하고 있다. 아그로수퍼도 마찬가지다. 모돈이 새끼를 낳는 단계를 포함해 모든 과정에서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하고 분석한다. 아그로수퍼의 새끼 돼지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자란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작은 부분까지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의 B2B 돈육시장에 아그로수퍼 브랜드를 확고히 안착시키고 싶다. 하지만 단지 수출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시장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돈육 수출업체로 자리매김해 소비자와 함께 윈윈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돈육뿐 아니라 닭고기나 칠면조 등 다른 육제품들을 더욱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9-06-05 오전 04:48:1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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