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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끼프로젝트 - 여인호 대표·박리안 부사장  <통권 411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6-07 오전 11:21:01

요괴라면에 이어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


옥토끼프로젝트
 
여인호 대표·박리안 부사장


지난해 요괴라면으로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옥토끼프로젝트가 이번에는 서울 종로 한복판에 편의점을 냈다. 
인스턴트 라면과 만두, 볶음밥, 커피에 와인, 맥주까지 파는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다. 고정관념을 깨는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옥토끼프로젝트의 수장 여인호 대표와 박리안 부사장을 만났다.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업체제공





크림맛·봉골레맛·국물떡볶이맛의 요괴라면, 삼성 갤럭시S10과 콜라보한 갤럭시라면, 속 재료가 ‘개념 있게’ 꽉 들어찬 개념만두, 이 모든 것이 다 모여 있는 고잉메리 편의점까지. 옥토끼프로젝트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은 ‘신박하다.’ 세상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새롭다. 지금까지의 그것들과는 개념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옥토끼프로젝트는 10년 넘게 맛집탐방과 스터디를 즐기던 멤버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e커머스기업 네오스토어 여인호 대표와 주한미국대사관 의전보좌관 출신 박리안 부사장, 패션 브랜드 앤디앤뎁의 김석원 디자이너, 디자인회사 미드플래닝의 남이본 대표, 외식업체 SG다인힐 박영식 대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특기를 살려 옥토끼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세상에 없던 라면 ‘요괴라면’ 
출발은 요괴라면이다. 한국은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실제 소비자가 찾는 라면의 맛과 종류는 늘 거기서 거기였다. 
‘왜 독특한 라면이 없을까’라는 질문이 요괴라면이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이다. 
이들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봉골레 파스타와 크림 파스타, 분식집의 국물떡볶이를 인스턴트 라면으로 풀어냈고, 라면봉지에는 과장된 ‘조리예’ 사진 대신 재미있는 요괴 캐릭터를 그려 넣었다. 대기업이 점하고 있는 유통시장에 반기를 들고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아닌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했는데 출시 한 달 만에 7만 개가 팔려나갔다. 새로운 라면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폭발시킨 것이다. 3가지 맛으로 시작한 요괴라면은 피카츄 크림카레맛, 신사동냉초면맛 등 신메뉴가 추가돼 7가지로 늘었다. 지금도 색다른 맛의 요괴라면을 계속해서 개발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와 콜라보한 갤럭시라면으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갤럭시라면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의 마케팅을 위해 진행한 프로모션 상품의 하나로 요괴라면 봉지에 외계인들이 갤럭시로 라면을 끓이는 만화를 담은 제품이다. 만화의 스토리는 ‘6개의 눈을 가진 갤럭시S10이 지문으로 요괴들에게 라면을 끓여준다. 5G 능력이 있어 속도가 엄청나다. 요괴들은 갤럭시S10의 큰 화면을 보면서 라면을 먹는다’는 내용이다. 
‘삼성이 이제 라면까지 파냐’며 반문할 수 있겠지만 갤럭시라면을 만든 이유는 판매가 아닌 마케팅 목적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SNS 계정에서 이벤트를 통해 갤럭시라면 등 ‘갤럭시 굿즈’를 무료로 증정하는 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들을 공략하는 중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삼성은 강력한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한 협업 상대로 대기업이 아닌 옥토끼프로젝트를 택했다.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 
지난 3월에 문을 연 고잉메리는 옥토끼프로젝트의 색깔과 방향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공간이다. 요괴라면을 비롯해 개념만두, 개념볶음밥, 요괴밀크 등 옥토끼프로젝트에서 만든 자체 상품과 와인, 맥주 등 음·주류, 수입과자 같은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편의점 안에는 라면과 볶음밥, 만두 등을 판매하는 분식점이 자리한다. 이곳에서 요괴라면 봉골레맛을 주문하면 조개를 토핑해주고, 크림카레맛을 주문하면 튀김과 달걀 후라이를 토핑해준다. 요괴라면에 개념볶음밥과 개념만두를 곁들여 혼밥을 할 수도 있고, 스테이크나 모던족발(학센 스타일)에 와인을 곁들여 혼술을 할 수도 있는 프리미엄 분식점이다. 
그렇다고 가격이 비싸지는 않다. 요괴라면과 개념만두 3900원, 개념볶음밥 4900원, 즉석에서 오렌지 3개를 착즙해 주는 호텔오렌지주스는 2900원, 하우스와인은 5000원대다. 
이쯤에서 이 편의점의 탄생배경이 궁금해진다. 여인호 대표는 “편의점이란 말 그대로 고객 편의를 위한 곳이 되어야 하지만 알고 보면 모두 정형화된 형태다”며 “편의라는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키워드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확행’이다. 이들은 고잉메리를 누구나 소확행을 얻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사람들 
고잉메리는 옥토끼프로젝트가 고른 다양한 상품을 실험하고 판매하는 편집숍이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해볼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여인호 대표는 “아침·점심·저녁 시간대별로 필요한 공간이 다르고, 친구와의 만남·비즈니스 미팅·술자리 등 목적에 따라서도 필요한 공간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공간’이라는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된다”며 “이 맥락을 하나로 묶어 한 곳에 다양한 공간의 기능을 담아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대료 어마어마한 종로에서 3900원짜리 라면과 5000원짜리 와인을 아무리 팔아봤자 남는 것은 없다. 사실 이들이 고잉메리를 통해 노리는 건 물건판매를 통한 이익창출이 아닌 집객효과를 통한 마케팅이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팔면 사람들이 몰릴 것이고, 사람들이 몰리는 공간은 마케팅 플랫폼으로써의 기능을 갖게 된다.
실제 고잉메리의 곳곳에는 광고들이 숨겨져 있다. 갤럭시라면이 대표적이다. 벽면에는 갤럭시라면을 홍보하는 DID가 돌아가고, 분식코너에서는 시중에서 구하려야 구할 수 없는 갤럭시라면을 맛볼 수 있다. 갤럭시라면을 본 소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자랑을 한다. 협력업체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옥토끼프로젝트는 최근 삼성전자와 두 번째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익숙함 속 새로움의 발견 ‘요괴 모멘트’ 
옥토끼프로젝트가 고잉메리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고객으로부터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기업으로부터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기본 구조다. 매체로 치자면 ‘우리가 이만큼 독자를 많이 모아놓았으니 우리에게 광고를 하라’는 식이다. 
기업은 옥토끼프로젝트에 광고비를 지불하고 옥토끼프로젝트는 마케터가 되어 제품을 홍보한다. 갤럭시라면처럼 인스턴트 라면을 분식메뉴화해 판매할 수도 있고, 전통주로 칵테일을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다. 
제조기업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옥토끼프로젝트의 머릿속에서 쏟아져나오고, 이러한 아이디어는 상품으로 구현된다. 고객은 절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고 SNS에 자랑을 한다. 해시태그가 쑥쑥 올라간다.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이 아닐 수 없다. 
옥토끼프로젝트가 만들어 반향을 일으킨 것들은 알고 보면 모두 이미 존재했던 것들이다. 거기에 새로운 요소를 더해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냈을 뿐이다. 박리안 부사장은 이를 ‘요괴 모멘트’라고 표현했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안에서 일정한 ‘맥락’을 캐치할 수 있다. 협업을 제안하는 기업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옥토끼프로젝트와 함께라면 숨어 있는 맥락을 찾아내 최적화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여기서 맥락이란 껍데기가 아닌 뼈대”라고 여인호 대표가 덧붙인다.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알고 보면 뼈대를 둘러싼 껍데기가 바뀌는 것이지 뼈대는 일정한 패러다임을 갖고 있다는 것. 그때그때 발 빠르게 껍데기를 바꿔 쓸 수 있는 적응능력은 옥토끼프로젝트의 가장 큰 강점이다. 






‘가치’에 대한 재정의…
작지만 반향 있는 혁신에 도전 
옥토끼프로젝트가 지향하는 ‘장사’란 무엇일까. 여인호 대표는 ‘고객가치의 재정의’라고 답했다. “원가가 2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메리카노 한잔을 우리는 몇천 원씩 주고 사 먹고 있다. 최저임금, 임대료 등을 핑계로 고객으로부터 이익을 취하려는 구조는 불합리하다. 고객이 착취의 대상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좀 불편하지 않나.” 
그는 “모바일의 등장으로 초연결시대가 되면서 고객은 몰라보게 스마트해졌다”며 “고객으로부터 이익을 취하는 기업의 관성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똑똑해진 고객은 기업과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고잉메리 2호점에서는 고급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를 1500원 정도에 판매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고객의 편의가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이를 옥토끼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것이다.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혁신을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라면도 편의점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문화 플랫폼이다. 소비자, 업체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혁신을 일으켜보고자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사람들. 이것이 바로 옥토끼프로젝트다.”

 
2019-06-07 오전 11:21:0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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