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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상하이 한식당을 가다  <통권 412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6-28 오전 04:08:11

중국 베이징·상하이 한식당을 가다

한류 열풍에 비상했던 한식 

사드 배치 이후 폐업 철수 잇따라



본지는 지난 6월 창간 34주년 특별기획으로 진행한 ‘중국의 외식산업 현황 및 트렌드’에 이어 이번 호에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식당의 현황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중국 내 한식당 분위기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사드 배치 이전에는 ‘대장금’에 이어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한류 드라마와 K-팝의 인기에 힘입어 K-푸드 또한 호황을 누리며 한인 식당 타운은 말 그대로 불야성을 이뤘다. 그러나 사드 배치 이후 상황이 급변해 코리아타운을 찾던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많은 외식업소들이 폐업을 했고,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크게 손실을 보면서 철수가 잇따랐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대표적인 코리아타운 식당가를 찾아가봤다.
글·사진 육주희 국장, 이동은 기자



PART 1
중국 내 한식당 현황

사드 배치 이후 3년 만에 한인타운 한식당 초토화

중국 정부의 ‘금한령’ 이후 중국인 고객 발길 뚝 끊겨

2016년 7월 경북 성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이하 사드) 배치 이후 3년 만에 찾아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의 한식당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고 할 만큼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금한령’과 맞물려 한식당을 찾던 중국인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갑작스런 위기를 맞았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사드 배치 바로 직전까지 중국에서 K팝, K드라마, K스타일이 각광을 받으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음식이 트렌드로 부상할 만큼 인기를 누렸다. 드라마 ‘대장금’에 나왔던 전통한국음식 뿐만 아니라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 치맥 열풍을 일으켰고, 상하이의  즈텅루(紫藤路)는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해 일명 치킨거리로 불릴 정도로 많은 브랜드들이 입점했었다. 현재는 통큰치킨 이외에 모두 철수한 상태로 곳곳에 비어있는 점포들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감돈다. 
2019년 5월말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의 한식당 수는 사드 배치 이전과 비교해 약 40%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식진흥원이 조사한 ‘2017 글로벌 한식당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한식당 수는 아시아, 북중미,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7개 권역별 118개국에 3만3499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에는 1만5985개 업소가 운영되고 있어 일본 9238곳, 미국 3293곳에 비해월등히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류의 영향이 한국 제품 소비로 이어지면서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이 늘어난 것도 한식당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2019년 5월말 기준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 베이징의 한식당은 약 52곳, 상하이에는 약 200곳이 있다. 

현대자동차 등 가동률 급감, 하청업체 존폐 위협
중국 내 한식당의 어려움은 단지 사드 갈등 여파로 중국 현지인들의 방문이 줄어들어서만은 아니다. 외식산업은 어느 산업보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으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철수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자동차의 가동 중단이다. 현대차 베이징 공장의 가동률이 40% 이하로 줄어들면서 대규모 인원 감축을 한데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이 부진해 올해 들어 공장 가동을 거의 하지 못해 현대차에 의지하는 130여개 협력업체까지 연쇄적으로 어려움이 파급돼 존폐의 기로에 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근 북경한국중소기업협회(회장 권영자)는 코트라(KOTRA)와 공동 주관해 ‘중국 진출기업 국내 복귀지원 설명회’를 열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북경한식당협의체 온대성 회장은 “2016년에는 북경에 한국인 거주자가 약 10만 명 에 달했지만, 지금은 장기출장자들을 포함해 약 3만~4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한국국제학교의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한때 1300명까지 됐는데 사드 사태 전에 1000명 선으로 감소했고, 지금은 800명대로 줄었다”며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업들이 호황을 누릴 당시에는 차장급 부장급 위치의 주재원들이 가족과 함께 중국에 들어와 거주를 했지만 지금은 비용이 워낙 많이 들다보니 기업에서도 체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족이 없는 싱글 직원을 파견하거나 가족과 떨어져 혼자 나와 있는 사람들이 많아 소비주체인 교민사회 인구 자체가 많이 줄었다”고 심각성을 말했다. 




금한령 장기화로 영업 손실 못 버티고 폐업 및 매각 
중국의 한식당 업계는 금한령의 장기화 및 고도성장이 주춤하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상가 임대료, 인건비가 줄줄이 인상되면서 영업 손실을 버티지 못해 폐업을 하거나 점포를 조선족 또는 한족에게 넘기는 업소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치솟는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다. CJ푸드빌 역시 베이징 리두 지역의 빕스 매장이 문을 닫은 데 이어 5월말 비비고와 뚜레쥬르 매장이 철수했고, 임대 종료 기간에 맞춰 점차적으로 투썸플레이스까지 모두 철수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에서 진출한 외식업소 외에 베이징의 대표적 한인타운인 왕징의 한국식당 밀집상가 ‘한국촌’에는 이미 수많은 한인 업소가 폐업을 하고, 조선족이나 중국인에게 넘어간 상태다. 
한식진흥원의 ‘2017 글로벌 한식당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한식당 경영주의 54.5%가 현지인(그 외 외국인 포함)이며, 한국인은 45.5%로 조사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경영주가 현지인(그 외 외국인 포함)인 경우가 많고, 북중미, 오세아니아 등 대부분의 지역은 경영주가 한국인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대만(68.4%), 중국(66.0%), 태국(53.1%) 등 아시아 지역의 주요 국가들에서 현지인이 경영주인 한식당의 비중이 높다.
중국의 임금 수준이 급속히 높아지는 것도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다. 노동법이 강화되면서 외식업소에서는 직원들의 4대보험은 물론 시골에서 올라온 종업원의 숙소까지 제공해 주고 있어 실제 급여보다 최소한 40~50%가 추가로 더 지출되는 등 고용비용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사업 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최근 한국 중소기업체는 물론 외식업체들이 속속 베트남 등 동남아로 떠나고 있다.

 

 

 

 

 


조선족·한족이 운영하는 한식당 증가 추세

한국 전통음식 조리 교육 절대적으로 필요



1997년 두산상사가 중국 베이징에 오픈한 한식당 ‘수복성’의 관리자로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온대성 회장은 
올해로 중국에서 외식사업을 한 지 만 20년이 됐다.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식당 ‘대장금’, ‘온가’ 등 브랜드를 론칭했고, 
지금은 한국의 요리주점 ‘와라와라’의 중국 내 마스터프랜차이즈권을 획득해 2개의 직영점과 2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20년 중국 외식업 경영의 내공으로 한식세계화북경협의회를 구성한 이후 현재 재중한국외식협회로 명칭을 변경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온대성 회장에게 북경 한식당들의 현황을 들어봤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한식세계화북경협의회를 결성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협의회를 구성한 동기와 목적은.
사드 배치가 결정적인 계기였다. 한식세계화북경협의회가 구성되기 전에도 식당 대표들이 한인회, 친목단체 등에서 활동을 했지만 활성화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사드 배치로 인한 금한령으로 국내 기업이 타격을 입고, 한식당도 어려워져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때 농식품부 최정록 농무관, 백용천 경제공사 두 분의 적극적인 지지로 어려운 한식당에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협의회를 만들었다.
한식세계화북경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아 뛰어난 활동을 펼쳐 다양한 업적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에는 한인회, 한국상인협회, 중소기업협의회, 체육회, 각 지역 향우회 등 대표적인 다섯 단체가 있다. 그동안 각 단체에서 회장 자리 제안이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었다. 그런데 한식협의회는 도저히 뒤로 발을 뺄 수 없었다.
한식세계화북경협의회는 2017년 5월 2일 한식진흥원으로부터 정식으로 비준을 받고 활동을 시작했다. 전 세계 21개 도시에 협의회가 있는데 15곳은 10년 이상 활동을 한 협의회고, 6곳은 북경과 함께 개설이 됐다. 협의회 개설 후 2017년 한국쌀가공식품협회와 함께 한국산 떡볶이 신메뉴 품평회 및 수출 간담회 행사를 개최했고, 2017·2018 한중외식산업국제포럼을 비롯해 전북 진안의 마이산 김치를 직접 들여와 회원들과 함께 고품질 김치를 중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한국음식페스티벌’을 개최해 약 6만 명의 현지인들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또 참기름 공동구매, 세스코 공동 가입으로 비용 할인, 2개월에 한 번씩 경영·회계·서비스·위생·소방 등 업소 운영 상 필요한 지식공유 세미나, 조찬모임 등을 하고 있다. 한식진흥원에서는 각 협의회를 대상으로 매년 활동사항을 평가하는데 이러한 활동이 인정받아 작년 말 협의회 개설 1년 6개월 만에 북경협의회가 전 세계 모범적인 운영 협의회로 특A 점수를 받았다. 

그동안 한인상인협회가 있었으나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에 반해 한식세계화북경협의회로 한식당 경영주들을 결집시키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처음 시작했을 때 회원 업체가 30곳이었는데 현재 52개 회원사로 늘었다. 서로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드 배치 이후 중국내 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돌아가고, 중국에도 반부패 드라이브가 강력하게 걸려 과거처럼 외식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 등 안팎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뭉쳐야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또 한 가지는 협의회를 구성할 때 임원들과 3대 목표를 세웠다. 첫째 공부하는 협의회가 되자, 둘째 소통하는 협의회가 되자, 셋째 중국을 사랑하는 협의회가 되자는 세 가지 큰 목표를 잡고 출발을 했다. 실제로 사드 배치 이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중외식산업포럼과 한국음식페스티벌 개최로 분위기를 완화시키고, 다양한 포럼, 세미나를 개최해 회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한 때 북경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약 100곳이 넘었지만 현재는 절반 정도로 줄어든 52곳이다. 반면 조선족이나 한족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기린사(소호 건너편) 지역만 보더라도 한글 간판을 단 식당이 약 10곳 정도 된다. 그 중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와라와라 밖에 없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한식당을 경영하는 한족이나 조선족도 회원으로 받을 계획이다. 한식세계화북경협의회의 명칭도 총회에서 ‘재중한국외식협회’로 변경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아들여 제대로 된 한식을 알려주는 것이 한식세계화의 바람직한 방향이지 않나 생각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줄어드는 반면 한족, 조선족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늘어나는 이유와 한식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줄어든 이유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과거 한식당은 깨끗하고, 친절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이 강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에도 오픈주방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의무적으로 주방에 CCTV를 설치해 청결함, 위생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식당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기에 사드 배치 이후 금한령이 발동되면서 한국식당을 방문하는 중국인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영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폐업이나 매각을 한 곳이 많다. 또한 많은 중국인들이 일본으로 여행을 가면서 일본의 친절하고, 깨끗하고, 저렴한 물가 등에 대한 인상이 좋아져 최근 일본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일식당이 많아지는 것도 위협요인이다.
한족 또는 조선족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늘어나는 이유는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몰려갔다. 사드 배치 이전까지 약 800만 명이 한국을 다녀갔다고 한다. 이때 다양한 한국문화와 음식, 브랜드를 접하면서 관심있는 브랜드, 아이템을 그대로 카피 하거나 상표, 상호를 사서 중국에 오픈했다. 한식은 중국 사람들이 중국음식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고, 많이 아는 외국음식일 정도로 대중화된 음식이다. 또 한국음식은 건강식품, 발효식품으로 김치류와 각종 장류가 건강에 좋다고 인식돼 있다. 따라서 한식의 경쟁력은 ‘발효’라고 보면 된다. 발효 키워드를 갖고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재중한국외식협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보다 한족, 조선족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더 많다. 이들에게 한국음식을 이상하게 변질하지 않도록 한국의 전통음식에 대해 조리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중한국외식협회에서는 지난해부터 한식문화체험관을 만들어 매주 화요일마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식요리 무료강습을 하고 있다. 매회 20명씩 모집해 19회까지 진행했다. 각 업소에서 가장 잘하는 메뉴 두 가지를 정해서 요리 강습을 하고, 배운 요리를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도록 4인 기준으로 재료를 제공했더니 동영상을 찍어 자발적으로 SNS에 올리는 등 한국음식에 대한 홍보 효과도 높았다. 특히 요리 실습 중 1, 2등을 했던 사람들은 한국 식당과 매칭해 요리경연대회를 열고 SNS 생중계 했는데 4000만 명이 동영상을 볼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올해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19 7월호를 참고하세요.



 
2019-06-28 오전 04:08:1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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