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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주목받는 저온 압착 참기름·들기름 -쿠엔즈버킷 박정용 대표  <통권 412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7-01 오전 03:51:53


해외에서 주목받는 저온 압착 참기름·들기름

쿠엔즈버킷 박정용 대표


‘저온 압착’이라는 신개념 제조법으로 프리미엄 참기름과 들기름을 생산하기 시작한 쿠엔즈버킷은 
미국·홍콩·싱가포르에까지 건강하고 신선한 ‘코리안 오일’을 소개하고 있다. 
고소한 향을 내는 보조 식재료로 인식됐던 참기름과 들기름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메인 식재료로 
끌어 올리며 ‘좋은 기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쿠엔즈버킷 박정용 대표를 만났다.
글 최민지 기자 min@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





저온 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짜기까지
2012년, 박정용 대표는 ‘동네 방앗간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쿠엔즈버킷을 시작했다. 기름을 짜는 방식이 30년 넘게 기계적 착유 방식으로 고정화되고 공급자 편의에 소비자의 입맛이 따라가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식품·외식업계의 현실과 다른 기름 시장을 바꿔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지금의 쿠엔즈버킷이 됐다. “과거에는 깨를 가마솥에 볶고 맷돌에 갈아서 참기름을 만들었어요. 집에 손님이 왔을 때는 전을 부칠때도 썼죠. 지금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만드는 방식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공급자 편의의 방식으로 굳어져버린 거예요. 대량 생산이나 보존성 면에서는 고온 압착 방식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당연시 된거죠. 이 당연한 걸 바꾸고 싶었어요.”
씨앗에서 기름을 분리할 때는 기존의 고온 압착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참기름은 참깨를 270℃ 이상에서 볶고 압착하는데 온도를 높여야 기계적인 압력을 적게 가해도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기름을 뽑아낼 수 있다. 참기름의 향이 고소할수록 좋은 참기름이라고 생각하지만 참깨는 본래 향이 없는 씨앗으로 높은 온도에서 볶을수록 향이 짙어진다. 보존성 역시 높아져 1~2년 이상이 돼도 끄덕없다. 반면 저온 압착 방식은 160℃ 미만에서 볶아 압착하는 것으로 고온 압착 대비 기름량은 20% 적고 향은 옅지만 맛이 깔끔하다. 기름을 물고 있는 섬유 조직을 태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짜는 것으로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 아보카도오일과 제조 방식이 동일하다.
다른 이들이 도전해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어려웠다. 새로운 제조 시설과 방식을 갖추고 전반적인 생산 라인을 만드는 것도 문제였지만 가르침을 받을 곳이 없었다. 기계를 세팅해놓고도 약 1년가량은 테스트만 하면서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깨는 냄새를 잘 흡수할뿐더러 재배되는 토양의 컨디션에 따라 기름의 색이나 맛이 달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저온 압착 방식은 원료의 맛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원료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종자에까지 관심을 갖게 됐다.
박정용 대표는 “현재 전라북도 고창과 강원도 홍천, 원주 등에 있는 95개 농가와 계약 재배하고 있어요. 종자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참깨와 들깨를 육종해 보급하고 재배 기술도 교육해 생산성이 높아지고 퀄리티에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름을 짜는 것이 아니라 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두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저온 압착 기름 탄생…반응교차
지금은 6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저온 압착 방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2012년 당시에는 그저 생소한 단어였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오래도록 써온 친숙한 식재료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짠 참기름과 들기름은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 역삼동의 아파트 단지에 쿠엔즈버킷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참기름을 구매한 고객이 환불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늘 먹던 고온 압착 기름에 비해 향이 약하고 맛이 부드럽다보니 생긴 일이었다. “참기름을 사간 고객이 ‘이런 참기름을 본 적이 없다. 콩기름을 섞어도 너무 많이 섞은 것이 아니냐’며 신고하겠다고 항의를 하셨어요. 당시에는 저온 압착 방식의 기름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설명을 해드려도 잘 몰랐고 인정도 안하셨죠. 그 무렵이 한창 ‘가짜 참기름’ 사건으로 시끄러웠을 때라 방앗간에서 기름을 짤 때 콩기름을 섞지는 않는지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국내산이든 수입산이든 참기름의 맛이 같다보니 수입산을 섞는지 안섞는지가 중요하게 된 것도 그때에요. 그래서 더 맛과 향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셨던 것 같아요.”
가장 먼저 참기름을 알아봐 준 것은 아이들이었다. 참기름을 사러 온 고객이 ‘이 참기름으로 밥을 비벼 주면 아이가 그렇게 잘 먹는다’는 말을 전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어렸을 때의 기름맛을 그리워하던 노인들의 발걸음도 늘어났다. “고온 압착 방식은 어떤 원료를 쓰던지 똑같은 품질의 참기름이 나와요. 그걸 아시는 어르신들이 지인에게 선물하면서 고객이 늘고 지방에 있는 소비자도 우리 기름을 알게 되면서 온라인 판매가 시작됐어요.”

해외에서도 알아본 ‘코리안 오일’의 품질
박정용 대표는 최근 소비자들이 기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조 식재료로만 여기던 인식이 현저하게 변했다고 말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맛에 대한 구분이 좀 생기는 것 같아요. 고급 기름으로 분류되는 올리브오일도 품종별로 다양하게 경험을 해보고 맛의 질을 평가하는 것처럼 참기름이나 들기름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봐요.”
유럽에서는 ‘참기름이 들어있는 찬장이 약장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온전한 식품으로 섭취했을 경우 항암, 당뇨, 방사능 세포 방어 능력, 피부보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미국, 홍콩, 싱가포르에서도 ‘코리안 오일’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뉴욕의 미쉐린 가이드 2스타 레스토랑 다니엘(Daniel), 1스타 레스토랑 바타드(Batard NY)에서 쿠엔즈버킷의 들기름을 사용 중이며 홍콩의 럭셔리·웰빙 콘셉트의 프리미엄 슈퍼마켓 시티슈퍼(City’ Super)와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코모 뎀시(COMO Dempsey) 내 콘셉트 스토어 쿨리나 뎀시(Culina Dempsey)에도 입점해 B2B, B2C용으로 판매 중이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가재나 스테이크 요리의 마지막 단계에서 향을 입히는 후처리 용도로 사용해 풍미를 높이고 샐러드 드레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모든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로 다양하게 이용하면 메뉴로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모던 한식 파인다이닝 밍글스, 권숙수와 심영순 요리연구가의 반찬숍 담미, 신라호텔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B2C용으로 판매했었는데 실제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시는 분들과 협력해보고 싶어요. 이 기름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나온다면 좋은 기름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체험형 ‘동대문 도심형 공장’ 
외국인들에게 인기
역삼동의 작은 방앗간은 최근 동대문으로 옮겨 도심형 공장으로 재탄생했다. 지하에서 보관되는 원물이 엘리베이터를 통해 3층으로 이동, 깨를 씻고 원적외선으로 볶아 저온으로 짜낸 뒤 2층에서 필터링 과정을 거쳐 병에 담는다. 생산된 기름은 1층에서 시식·구매 가능하다.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은 생참기름·생들기름, 참기름·들기름·검은깨참기름, 마늘유·파뿌리유·흑마늘유로 참기름·들기름·생들기름은 파우치 형태로도 판매한다.
시각적 효과가 구매로 이어지는 체험형 공간은 외국인, 특히 일본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박정용 대표는 “동대문으로 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수직형 엔지니어링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오래했다. 한식을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명동과도 연결돼 동대문이 최적의 입지라고 생각했다”며 “방문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만큼 한국의 기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라 뿌듯하다. 일본 셰프들의 관심도 높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일본으로도 판로를 넓히고 싶다”고 밝혔다.

깨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
동대문 공장에서는 식재료서의 기름뿐아니라 기름을 이용한 베이커리도 판매 중이다. 이태원에서 비건 베이커리 전문점 온스(Oon’s)를 운영하는 김은희 셰프와 협업해 우유, 달걀, 버터 및 보존제를 쓰지 않은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 있다. “기름을 짜고 남은 부유물을 동물성 기름대신 농축해 사용하고 있어요. 깨를 처음 짜면 부유물이 60% 정도 섞여 있는데 고온 압착 방식을 이용하면 이 부유물이 시커멓고 유해성분이 많아 재사용할 수 없어요. 저희는 저온 압착 방식으로 짠 기름을 직접 개발한 필터를 사용해 걸러내죠. 걸러 낸 부유물은 다른 음식의 식재료로 가공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부유물을 만들기 위해 기계를 재조정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박정용 대표는 식품뿐만 아니라 100% 국내산 참깨를 냉압착, 비정제 추출해 참깨의 유효성분을 이용한 ‘참깨씨앗 오일’, 참깨가루와 천연오일로 만든 ‘참깨씨앗 스크럽’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 오일을 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제품군을 개발 중에 있다. 
박 대표는 “수유부터 성장기, 청소년 수험생의 뇌발달이나 건강하고 깨끗한 피부에는 누구나 관심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약을 챙겨먹는 게 아니라 아침 식단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좋은 기름은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단체급식에서도 기름이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9-07-01 오전 03:51:5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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