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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음식의 다양화 꿈꾼다- 냐항 정우성 셰프  <통권 413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8-05 오전 02:41:04

국내 최초 매츠거라이부터 베트남식 갈비까지

대중 음식의 다양화 꿈꾼다


냐항 정우성 셰프


정우성 셰프는 어반나이프테번(Urban Knife Tavern), 카나본(Canabon), 스터번(Stubborn), 백미주반 등을 
운영한 오너 셰프이자 레스토랑 기획자다. 다양한 식당을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해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수준 높은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여 대중화하는 것이다. 세계 3대 요리학교와 
미쉐린 레스토랑을 거친 셰프가 어깨에 힘을 빼고 구슬땀을 흘리며 1만 원대 쌀국수를 만들고 있는 이유다.  
글 우세영 기자 sywoo@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 업체제공





대중 음식 다양성 넓히고 싶은 유학파 셰프
연무장길에 위치한 베트남 음식점 냐항에서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미국식 베트남 쌀국수나 분짜같이 흔한 메뉴보다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높은 수준의 베트남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외식업 기획자이자 오너 셰프인 정우성 셰프가 기획한 곳이다. 
정 셰프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CIA에서 유학을 마친 유학파 셰프다. 충남도립대학교의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다. 근무 경력도 화려하다. 미국 뉴욕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더모던(The Modern)에서 요리를 시작, 경험을 쌓고 이어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피콜린(Picholine)에서 근무했다. 유학파로서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을 터. 그는 왜 1만 원대의 쌀국수와 반세오를 선택했을까?
매력있는 베트남 현지 요리 대중화 하고파
정우성 셰프가 음식을 공부하는 셰프들과 함께 세계 곳곳으로 견학을 다니며 가장 인상 깊었던 국가 중 하나가 베트남이었다. 너무 싼 가격에 미처 예상치못한 수준의 음식이 등장해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에서 즐겨 먹는 파테와 테린 등 가공음식을 비롯해 치즈, 제과제빵의 기술 또한 상당히 수준이 높았다.
“베트남 음식은 현지에서는 너무 저렴해서 그 수준을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식민 지배를 받으며 독특하게 변화하고 발전해온 그들만의 음식 기술과 문화가 있다. 쌀국수 하나를 주문하더라도 몇 가지의 향신료와 허브를 제공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베트남 음식의 매력에 빠져 현지에 식당을 차리고 싶어서 베트남에 여러 번 방문했다. 베트남 음식의 다양한 면면을 관찰했다.”
베트남 현지에는 높은 수준의 음식이 많았지만 정작 에스닉 푸드가 유행한 국내에는 불고기 등을 사용한 반미나 한국인들이 흔히 찾는 분짜처럼 변형된 한국식 베트남 음식이 많았다. 정 셰프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에스닉 푸드를 선보이며 국내 음식 문화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지금은 냐항에서 그가 가진 요리 지식과 외식업 경험을 총동원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저렴하지만 한국에서 사용하려면 계절에 따라 가격이 40배까지 뛰기도 하는 향신료는 페스토로 만들어 활용한다. 타이바질·민트·차조기 등의 허브를 조합해 만든 냐항의 페스토쌀국수는 먹는 이마다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허브 향이 풍부한 현지의 맛을 재현해냈다. 
베트남 음식을 떠올렸을 때 아직 고기 요리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다. 냐항 갈비는 립스테이크처럼 갈비를 통으로 구워 레몬그라스, 피쉬소스 등으로 맛을 낸 베트남 갈비 요리로 다른 베트남 음식점에서는 보기 어려운 현지 음식이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식품으로 출시된 학센처럼 추후 베트남 육류 요리가 대중화 가도에 오르면 제품화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홈쇼핑 식품 컨설팅 경력과 대경햄에서 근무하며 익힌 공장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육가공 기술을 적용, 식품화해 국내 식문화에 다양성을 주고 싶다.”

좋은 메뉴를 대중화한다는 것의 가치
지금은 작은 레스토랑인 냐항의 오너 셰프지만 그의 외식업 입문 과정은 화려하다. 유학 생활과 미쉐린 다이닝 레스토랑에서의 근무를 마치고 귀국 후 첫 직장으로 육가공품을 제조하는 대경햄에서 일하게 됐다. 개발 팀장으로 입사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직접 외식브랜드를 기획하고 운영하게 됐다. 그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한국형 매츠거라이(독일식 육가공 제품 판매점) 1세대 어반나이프(Urban Knife)다. 
대경햄의 창업주 유호식 대표의 아이디어로 만든 어반나이프는 25평 규모에 하루 매출 8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며 전국 17개까지 매장이 확대됐다. “그 당시 학센은 독일식 레스토랑에서 9만 원대에 판매하며 2~3일 전에 예약해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제대로 만든 학센을 별도 예약없이도 2만5000원에 즐길 수 있게 대중화한 것이 성공에 주효했다.” 그때 정우성 셰프의 생각도 변했다.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가지고 있던 다이닝에 대한 추구보다는 대중적인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인어른이기도 한 대경햄의 유호식 대표님의 철학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좋은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바른 일이라 생각하게 된것이다. 햄, 소시지같은 정육 제품을 식당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하기 위해 10년 넘게 투쟁해오신 뚝심으로 한국에도 비로소 매츠거라이가 오픈할 수 있었던 것을 지켜보며 존경심도 가지게 됐다. 국내에서는 나쁜 식품이라고만 인식되던 육가공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대중에게 확대한 것이다. 나 역시 좋은 음식이더라도 비싼 가격을 고수하는 것보다는 대중화를 통해 음식 문화가 발전해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면 더욱 보람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매츠거라이에서 베트남식 갈비까지
의미가 깊었던 어반나이프를 어반나이프테번(Urban Knife Tavern)으로 리뉴얼 오픈, 정우성 셰프는 본격적으로 외식업 경영의 길로 뛰어들면서 마음이 맞는 네명의 동료와 함께 하게 됐다. 
3명은 CIA 동기들, 1명은 프랑스에서 일하던 요리사였다. 정 셰프의 호출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힘을 합쳐 매장을 기획해나갔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시간을 내 1400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 시설의 F&B, 중국 항저우의 카나본(Canabon) 등 외식 컨설팅 작업도 도맡았다. 기회가 될 때는 푸드트럭을 끌고 나가 하루 매출 1000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두 형들이었고 서로 마음이 잘 맞아 해보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었죠. 한 가지 음식을 한 번에 2000개씩 만들어 파는 게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잖아요. 대형 시설의 F&B설계도 또 다른 입장에서 고객의 선호도를 고민 해볼 수 있는 기회죠. 네이밍부터 인테리어, 주방 콘셉트, 메뉴 개발, 마케팅 포인트까지 짚어주니 항상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저와 멤버들도 컨설팅 작업을 하면서 음식 장사에 관련된 거시적인 감각을 익히게 됐습니다.” 
이후 강남 스터번(Stubborn), 성수동 백미주반 등 외식업소를 연이어 오픈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매장을 멤버들이 순서대로 인수했다. 식당을 하나씩 맡아가다보니 마지막으로 정 셰프가 혼자 남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심혈을 기울인 식당이 바로 성수동 냐항이다.

외식업 꿈나무들의 멘토되고 싶어
정 셰프는 냐항을 운영하며 충남도립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서 요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다이닝 분야의 화려한 면만 보고 나이 어린 학생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다. 내가 유학하던 2000년 중반만 해도 CIA에 재학하는 한국인이 소수였는데, 올해에는 재학생의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고 중도 포기하는 한국 학생도 많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커서 그렇겠지만, 아직은 국내 소비층이 다이닝의 공급을 감당할만큼 두텁지않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크다.”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와 상담에 유독 적극적인 이유는 그 역시 대학시절 교수님을 따라 요리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개강 첫날, 교수님이 본인의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고 바로 교수실로 찾아가 ‘저 교수님처럼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무작정 물었다. 그때 교수님이 알려주셨던 길을 따라 요리 시작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아무 것도 모르고 뛰어들 때 도움이 됐던 교수님처럼 나 또한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정우성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
독일식 족발로 잘 알려진 슈바인학센. 2~3일 동안 흑맥주를 이용해 염지 과정을 거친 돼지 앞다리를 65~70℃ 사이 온도에서 1~2시간 이상 수비드 조리한 후 270℃ 오븐에 15분 간 구워낸다. 오븐에서 꺼내기 30초 전에 흑맥주를 스프레이하면 향이 퍼지면서 가장 맛있는 학센이 완성된다. 어반나이프를 통해 당시 비싸고 사전 예약을 해야만 먹을 수 있던 메뉴를 저렴하고 예약 없이 즐길 수 있게 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정우성 셰프가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는 메뉴이자, 대중에게 좋은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는 것의 가치를 깨닫게 한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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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5 오전 02:41:0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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