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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의 틈새시장 저가격·특수부위·레트로  <통권 414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09-04 오전 05:19:36


고깃집의 틈새시장 저가격·특수부위·레트로

술집 같은고깃집이 뜬다 


고깃집인 듯 술집인 듯. 고기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술집 같은 고깃집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소비자 발길은 저가 시장으로 몰리고 창업자 발길은 소자본 업종으로 몰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저렴한 가격과 특수부위, 레트로 콘셉트를 조합한 술집 같은 고깃집이 육류 외식시장의 틈새로 떠오르고 있다.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





저가형 고깃집에 주목하는 
육류 외식업계

육류 외식업계가 저가형 콘셉트에 주목하고 있다. 고반식당, 제주도그릴, 육통령(이하 프리미엄 삼겹살) 등 프리미엄 콘셉트에 집중했던 곳들이 특수부위, 껍데기, 1인 고기를 내세운 저가의 주점형 고깃집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 브랜드는 1인분 단가를 낮추는 대신 인테리어, 상차림, 서비스에 힘을 뺀 대중적인 고기 주점을 표방하는 것이 특징. 객단가는 물론 창업비용, 운영비용까지 낮춘 불황형 콘셉트다. 
‘고기 장사 좀 해봤다’는 이들이 선술집형 고깃집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로 최근 몇 년간 프리미엄 콘셉트의 고깃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이러한 콘셉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업계에서도 ‘삼겹살을 주제로 나올 만한 건 다 나왔다’고 할 만큼 특히 삼겹살은 이미 이미지를 다 소비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는 단연 불황이다. 개인 고객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단체 회식이 사라지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으로 발길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무한리필 콘셉트가 다시금 인기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창업시장의 트렌드도 무시할 수 없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매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같은 고깃집이라도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모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깃집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그릴링을 없애거나 점심영업을 없애고 저녁영업에만 집중하는 곳들이 대표적인 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부가매출을 올리기 위해 점심메뉴를 개발하고 식권을 발행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짧고 굵게 장사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젊은 창업자들의 워라밸 추구현상도 한몫하고 있다. 고반식당을 운영하는 고반에프앤비의 한지훈 대표는 “새벽까지 힘들게 장사하는 대신 피크타임에 집중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점주들의 삶이 있는 가맹점 모델을 테스트 중이다”며 “고객뿐 아니라 창업자들의 세대도 젊어지는 만큼 그들의 인식 또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냉삼 열풍 꺾이고 
껍데기·특수부위가 대세

객단가가 낮아지면서 판매부위도 달라졌다. 특히 껍데기와 특수부위 등 고전적인 저가 메뉴 열풍이 거세다. 
프랜차이즈 시장은 껍데기가 꽉 잡았다. 대표 브랜드 용범이네인계동껍데기는 2018년 12월 론칭해 1년이 채 안돼 점포수를 120여 개로 늘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껍데기 물량이 모자라 가맹점 오픈을 잠시 중단했다’는 소문이 돌 만큼 가맹 희망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껍데기클라스 같은 후발 브랜드의 인기도 좋다. 이들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껍데기를 전면에 내세우되 항정껍데기(껍데기와 지방이 붙은 항정살)과 꼬들살(뒷목덜미살) 등 특수부위로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벌집껍데기’는 한번 삶은 껍데기를 간장이나 고추장 소스로 양념해 구워 먹는 형태로 생껍데기에 비해 굽는 시간이 짧고 굽기도 수월하다. 특히 껍데기 반대쪽에 지방층을 두껍게 붙여 벌집 모양으로 칼집을 낸 뒤 구울 때 누르개로 눌러주는 퍼포먼스로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오돌갈비와 돼지껍데기 등 특수부위를 전문으로 유통하는 더블에프앤비 관계자는 “최근 벌집껍데기와 뒷고기 등 특수부위 수요가 급증했다”며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 우려가 큰 정육과는 달리 특수부위는 연중 일정한 품질과 가격유지가 가능해 운영상 매리트가 큰 메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큰 인기를 누리던 냉동삼겹살 일명 ‘냉삼’의 인기는 주춤한 상태다. 대표적인 브랜드 망원동의 행진과 용산의 잠수교집, 이태원 나리의집 등은 ‘점포확장은 No, 직영만 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프랜차이즈의 경우 디딤과 화포식당이 각각 미추냉삼과 삼겹쟁반집이라는 냉삼 브랜드를 내놓았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프랜차이즈 한식 브랜드나 개인 고깃집, 주점 등에서 신메뉴로 냉삼을 추가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냉삼의 확장 실패 이유로 ‘냉삼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부위의 메뉴개발’을 꼽는다. 이미 있었던 부위에 새로운 정형법이나 메뉴명을 접목해 선보이거나 머릿고기 등 특수부위 공급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거다. 국내산 생삼겹살을 급랭한 뒤 매장에서 직접 썰어 내는 유명 냉삼집의 오퍼레이션도 확장성과는 거리가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굳이 육절기까지 갖춰 놓고 비싼 생삽겹살을 급랭해 냉삼으로 판매하느니 원가가 저렴한 껍데기나 특수부위를 판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특수부위, 가공기술 발달로 
시장 확대 이끌어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성공적으로 프랜차이즈화한 브랜드로 모소리와 뚱보집, 당산오돌 등을  꼽을 수 있다. 껍데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특수부위로 객단가를 높이는 껍데기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뒷목살과 목항정 같은 원가가 저렴한 머리 쪽 부위를 특화하고 껍데기는 사이드메뉴 개념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 쪽 특수부위를 가공․유통하는 조천정육점 관계자는 “과거에는 잡내가 난다는 이유로 특수부위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가공 및 유통기술의 발달로 특수부위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외식시장에도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특수부위를 살펴보면 꼬들살 또는 덜미살이라고 불리는 뒷목살, 몸통이 아닌 머리 쪽에 붙어 있는 두항정, 뽈살, 관자살 등 머리 부속고기가 대부분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돼지고기 특수부위 하면 갈매기살, 항정살, 등심덧살 등 몸통 쪽 특수부위가 일반적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조천정육점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특수부위는 요즘 같은 시대상황에 매우 잘 맞는 아이템으로 시장 파이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생산량이 워낙 한정적인 특성상 얼마나 좋은 재료를 빠르게 선점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포갈매기, 메뉴․인테리어 리뉴얼하며 재도약 선언

‘고기 한 점에 술 한 잔 기울이는 
정겨운 추억’ 콘셉트

갈매기살의 원조 新마포갈매기가 매장 인테리어를 리뉴얼하고 재도약을 선언했다. 新마포갈매기는 (주)디딤이 지난 2009년 론칭한 브랜드로 첫해에만 70개 점을 오픈, 2012년에는 450여 개까지 점포를 늘리며 당시 돈육 외식시장을 제패했던 브랜드다. 하지만 브랜드 노후화로 성장세가 꺾이면서 현재는 150여 개 매장만이 남아 있다. 
(주)디딤은 지난달 마포갈매기 호구포점을 리뉴얼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디딤 이범택 대표는 디딤의 첫 번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新마포갈매기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新마포갈매기 국내 매장 수가 줄고 있는 와중에도 해외 매장을 적극적으로 출점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해왔다. 
호구포점은 최신 트렌드에 맞춰 1970년대를 콘셉트로 하는 복고풍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목재를 주조로 하는 新마포갈매기 본래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메뉴판과 포스터, 소품 등에 변화를 줬다. 메뉴는 갈매기살과 항정살, 돼지껍닥, 대구막창, 삼겹살 등 돼지고기 특수부위와 닭발, 꼼장어, 껍딱짜글이 등 매콤한 안주류 중심으로 재배치했다. 
新마포갈매기는 호구포점 테스트 운영을 통해 검증을 마친 뒤 리뉴얼 콘셉트 매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맹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저렴한 가격, 레트로 감성 겸비해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이 올해 초 ‘레트로, 뉴트로의 인기는 차츰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과는 달리 업종을 불문하고 레트로의 인기는 여전하다. 오히려 반짝인기가 아닌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저가격․특수부위 고깃집들도 레트로풍 인테리어 도입에 적극적이다. 특수부위 자체가 과거 대폿집에서 술안주로 즐겨 먹던 메뉴인 데다 가격도 저렴하다 보니 고급스러운 분위기보다는 복고풍의 부담 없는 인테리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연탄불과 드럼통으로 대변되는 깡통집 스타일이 아닌 참숯구이로 고기 맛을 살리면서 연기와 냄새는 잡고, 마감재 하나까지 세심하게 고르는 디테일로 4050에 한정됐던 고객층을 2030으로까지 확대했다는 거다. 아저씨 취향의 깡통집에서 젊은 감각의 뉴트로 고깃집으로 거듭난 이들 껍데기․특수부위 전문점들은 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찾아가는 맛집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특수부위를 접목한 레트로풍 고기주점이 육류 외식시장의 틈새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리뉴얼을 시도하는 브랜드도 등장했다. 지난 2009년 론칭해 10년을 훌쩍 넘긴 장수 브랜드 新마포갈매기가 대표적인 예다. 한때 갈매기살 열풍을 주도하며 폭발적으로 외형을 늘려갔으나 하남돼지집, 화포식당 등 프리미엄 삼겹살 시장의 성장세에 밀려 경쟁력이 저하해 있는 상태다. 新마포갈매기는 지난달 인천 호구포점을 레트로풍의 세련된 인테리어로 단장하고 메뉴도 일부 개편하는 등 리뉴얼을 통해 재도약을 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술집 같은 고깃집 콘셉트로 
매출 극대화

객단가가 낮은 특수부위로 삼겹살 전문점 못지않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주류매출 극대화가 필수다. 특수부위 전문점들이 하나 같이 ‘고기를 파는 주점’ 형태를 표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고기를 먹으면서 술을 마시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서비스 메뉴의 활용이다. 주문 후 밑반찬과 함께 술안주가 될 만한 공짜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식전주’를 유도하는 것이다. 고기가 익기 전 소주 한 병을 비우도록 하는 데는 시원한 국물 만큼 좋은 것이 없다. 
또 다른 운영의 묘를 둘 수도 있다. 고반에프앤비의 정지안은 1접시 단위를 100g으로 설정한 뒤 4접시째 주문 시에는 셀프 주먹밥을, 6접시째 주문 시에는 해장라면을 서비스하는 미끼 전략을 도입했다. ‘나만 못 먹으면 왠지 억울한 기분’, ‘도전의식이 생겨 한 접시 더 시키게 된다’ 등 좋은 반응을 끌어내면서 고기는 물론 주류매출까지 높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메인메뉴인 고기구이 외에 술안주가 될 만한 후식메뉴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 ‘객단가가 저렴하니 후식메뉴도 간단하게 내면 되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제대로 된 후식메뉴야말로 마무리 한잔을 위한 최고의 안주이자 객단가 상승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도구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3000원짜리 된장찌개와 공기밥, 달걀찜 대신 조금 비싸더라도 개성 있게 변주한 시그니처 식사메뉴에 고객은 기분 좋게 지갑을 연다. 이 모든 것이 메인메뉴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밑반찬 등 상차림에는 힘을 빼더라도 서비스와 후식메뉴에는 결코 힘을 빼서는 안 된다.



장사의 프로들이 말하는 저가형․주점형 고깃집 운영 TIP 

➊ 서비스 간소화가 고객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체크
서비스 인력 감소가 고객 불편으로 이어진다면 인건비 절감의 의미가 없다. 그릴링 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매장 곳곳에 고기에 대한 설명이나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 등을 부착해두는 식으로 종업원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➋ 이상적인 고기 크기는 ‘고기 한 점에 술 한 잔’
그릴링 서비스 없이 셀프로 구워먹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고기 한 점에 술 한 잔’이 가능하도록 한입 크기로 두껍지 않게 썰어 내는 것이 포인트다. 고기 맛을 살리면서도 가위가 필요 없는 크기가 가장 좋다. 

➌ 비싼 술로 객단가 높이려는 발상은 금물 
메인메뉴가 저렴한 만큼 술 역시 일반 소주와 맥주가 가장 무난하다. 가벼운 기분으로 들어왔는데 옆 테이블에서 비싼 술을 마시고 있으면 ‘나도 저걸 시켜야 하나’라는 부담감에 눈치를 보게 된다는 것. 소주와 맥주, 막걸리 정도면 충분하다.

➍ 서비스 메뉴란 ‘공짜 메뉴’가 아닌 ‘특별한 메뉴’
고기가 나오기도 전에 소주 한 병을 비울 수 있는 서비스 메뉴를 내는 곳들이 많다. 고퀄리티 서비스 메뉴는 주류 매출을 높이는 동시에 재방문 의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고객은 서비스 메뉴 자체에 무조건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괜찮은 서비스 메뉴’에만 만족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➎ 추가주문을 유도하는 사이드․후식메뉴는 필수 
저렴한 고깃집의 최대 장점은 추가주문이 많다는 거다. 배불리 고기를 먹고 나서도 뭔가 아쉬울 때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사이드메뉴나 마무리 식사메뉴가 충실하다면 객단가는 또 한 번 올라간다. 식사와 술안주, 해장기능을 겸비한 메뉴라면 금상첨화다. 

➏ 최소 한 가지라도 시그니처 메뉴를 만들어라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메리트가 없다. 저렴하지만 맛 좋은 고기와 최상급 참숯, 프리미엄 삼겹살집 수준의 양념과 소스류,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서비스 메뉴 등 가격 이상의 가치를 주는 시그니처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
*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19 9월호를 참고하세요.

 
2019-09-04 오전 05:19:36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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