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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길 수 있는 미식 언덕길 - 한남동 독서당로  <통권 41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9-12-02 오전 10:49:20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미식 언덕길

한남동 독서당로


갤러리·뮤지엄·전시관과 더불어 2030의 취향을 저격하는 고급스러운 음식점들까지, 문화와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미식 산책로로 자리잡은 독서당로. 이국적인 정서와 여유로움이 가득한 미식 언덕길 독서당로를 찾았다.
글 우세영 기자 sywoo@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




독서당로는 서울 성동구 금호동, 옥수동, 한남동을 기준으로 크게 세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전통 시장을 끼고 이어지는 금호동 독서당로, 지하철 역세권 상권이 중심인 옥수동 독서당로, 신흥 부촌으로 주목받는 한남동 독서당로다. 특히 한남동 독서당로는 갤러리를 비롯한 각종 문화시설과 내공있는 외식업소들이 곳곳에 포진돼있는 상권이다. 

고급주택과 대사관끼고 뜨는 거리 형성
10여 년 전 한남동 독서당로 뒷골목은 단국대학교 앞 상권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음식점과 술집이 주로 들어선 원룸촌이었다. 이후 2007년 학교가 이전하면서 일대가 활력을 잃고 침체 분위기가 지속됐다. 
이곳에 다시 사람이 몰리게 된 것은 2011년 단국대 부지에 고급 주택 단지인 한남더힐이 완공되고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다. 600가구 규모의 고급 주택 단지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가 들어서면서 골목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이 지역에 노후된 단독주택과 빌라도 상가로 리모델링하거나 신축되면서 주거 지역이던 일대가 상권으로 탈바꿈했다. 인근 고가 주택과 아파트에 유명 연예인·기업인들이 투자를 시작하면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거리가 한창 뜨면서 임대료도 크게 올랐다. 일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대로변 1층 기준으로 전용 10평 규모의 가게를 빌리려면 최소 권리금 2억 원 이상에 월 임대료는 400만~500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2년 전 같은 조건의 매물은 권리금 1억 원 안팎, 월 임대료 200만~250만 원 수준이었다. 옥수동 대교공인중개사 사무소 김영자 대표는 “2~3년 전 일대가 뜬 이후에도 권리금과 임대료는 꾸준히 올랐다. 일대 상권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가게를 내려고 대기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매물이 없어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강남보다는 싸면서도 고급스럽고 조용한 동네 분위기 때문에 한때는 강남권에서 매입자들이 꾸준히 넘어와 한참 매물이 마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먹거리와 융합된 복합문화공간 많아
높은 임대료에도 외식 창업자들에게 독서당로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독서당로에는 맛집 상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즐길거리’에 대한 해답이 있다. 
독서당로 일대 상권 인기에 불이 붙은 것은 갤러리와 전시관을 비롯한 복합문화공간이 줄지어 오픈하면서다. 한남오거리를 지나 옥수동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만 전시관과 화랑을 비롯해 10개 이상의 문화예술공간이 이어지는 갤러리벨트가 형성돼 있다. 갤러리 열풍에 이어 복합문화공간도 여럿 들어섰다. 2015년 대림미술관의 분관인 디뮤지엄 개관을 시작으로 매거진B로 유명한 브랜드 디자인 기업 에이오에이치가 들어서고 프린트베이커리, 블루스퀘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까지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풍부하게 갖춰졌다. 독서당로와 도보 10분 거리에는 작년 가나아트 한남이 오픈한 사운즈한남이, 그 옆에는 세계 3대 경매사로 꼽히는 경매회사 필립스가 개관했다. 
비슷한 문화예술 상권으로 비교되는 종로구 삼청로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삼청동이나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로 작고 개성있는 매장을 오픈할 수 있고, 트렌드에 민감한 20대는 물론 구매력 높은 3040세대를 흡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자연스럽게 즐길거리와 먹거리가 함께 소비되고 장기적으로 상권이 지속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미식 상권
독서당로는 대중교통의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그만큼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트렌디한 미식 상권이 형성됐다. 브런치 카페 세컨드키친,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리또에몰리에와 보, 한우 전문점 보바인과 한와담, 카페 언더프레셔와 톨릭스 등 점심 메뉴를 기준으로 1인당 평균 2만~3만 원이 넘는 수준으로 객단가가 높게 형성돼있다. 독서당로를 비롯해 홍대, 강남 등에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모 대표는 “분점으로 오픈한 독서당로 매장은 본점인 홍대에 비해 메뉴의 가격을 5~10% 정도 높였다. 비슷한 느낌의 다른 번화가 상권보다 가격 저항이 낮다고 체감한다”고 전했다.
외국인 유입도 활발하다. 이곳은 서울독일학교, 지구촌 기독 외국인학교 등 외국인 학교가 있고 외국 바이어들 거주를 위해 정부 주도로 개발된 유엔빌리지 등 외국인을 위한 주거 단지를 비롯해 말레이시아대사관, 몽고대사관, 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관, 아랍에미리트대사관, 가나대사관, 인도대사관, 멕시코대사관, 이집트대사관 등 외국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는 외국인 업무단지로 외국인의 방문이 잦다. 때문에 수제 햄버거 전문점 바나나 그릴, 브런치 카페 5마일, 스테이크하우스 리스퀘어,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얄 맨션 등 한식뿐 아니라 인도, 베트남, 이탈리아 등의 다국적 해외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의 오픈과 영업도 활발하다.

향후에도 상권 발전 기대되지만 물리적 한계있어 
독서당로에는 도로개선·고가철거 등 주변 분위기와 경관이 개선될 여지가 많이 남았다. 먼저 한남오거리를 관통하는 노후한 한남2고가차도 철거가 예정돼 있다. 한남2고가차도는 주변경관을 방해하고 교통체증의 원인이 돼 민원이 많다. 독서당로 상권이 이태원 방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뚝 끊기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도로가 철거되면 일대 경관 개선은 물론 상권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금호동 방향 독서당로와 이어진 금호동 장터길은 금호역과 금남시장을 연결하는 총 400m 구간이다. 보도 폭이 좁아 보행이 어렵고 차도를 이용한 보행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곳이다. 2002년부터 지역개발사업과 연계해 장터길 확장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되다 올해초 서울시 투자심사를 통과해 사업이 시작됐다. 
독서당로를 둘러싸고 다방면으로 개선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더 이상 상가로 개발할 건물이 없어 사실상 물리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견도 있다. 한남동 H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는 
“새 아파트가 계속해서 들어서면서 주거 인구 유입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금도 인구에 비해서 상가 건물과 상점 수가 적은 지역이다”라면서 “하지만 문제는 상가가 더 들어설 만한 땅이 더 이상 없어 상권이 더 확장되지 못하고 지금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상가 수요가 계속 많아 임대료는 독서당로 뒷골목단독주택은 기준 1평당 6000만~7000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야금야금 오르고 있어 순식간에 상권이 꺼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19년 12월호를 참고하세요.

 
2019-12-02 오전 10:49:2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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