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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한민국김치협회 이하연 회장  <통권 419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01-31 오전 09:47:44

11월 22일 김치의 날 제정 너무 기뻐 

올 겨울 ‘김장대전’ 한 판 펼치고파


(사)대한민국김치협회 이하연 회장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국회가 공전하면서 주요 민생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지난 1월 9일 일괄 처리됐다. 
그 가운데 하나가 황주홍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대표발의한 김치산업진흥법 일부 개정안이다. 
11월 22일 김치의 날 제정과 지리적표시제 도입을 골자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김치협회 이하연 회장을 만나 
김치의 날 제정에 따른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지난해 6월 김치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후 7개월만에 봉우리 한정식당에서 이하연 회장을 다시 만났다. 봉우리 한정식은 이 회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그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토록 바라왔던 11월 22일 김치의 날이 제정됐기 때문이다. 음식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3월 22일로 지정된 물의 날 이외에 김치 뿐이라며 김치에 대한 위상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김치의 날이 11월 22일인 것은 김치를 담글때  최소한 11가지 재료를 사용하고 22가지 효능을 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장대전 개최해 실질적 혜택 줬으면
김치의 날 제정은 2017년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 취임 당시 공약이기도 하다. 대표공약이 김치의 날 제정, 협회 회원사 100개 업체 달성, 김치갤러리 설립이었다. 취임 2년만에 김치의 날이 제정돼 이하연 회장의 첫 번째 공약이 현실화되면서 협회와 이 회장은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최우선으로 꼽는 사업은 ‘김장대전’ 행사다. 
“서울시와 광주시에서 개최하는 김치문화제 등 행사에 일부 참여하고 있지만 들러리나 다름없어요. 협회가 원하는 것은 회원사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입니다. 그 대안이 협회가 회원사들과 함께 김장철인 매년 11월 13일~22일까지 열흘동안 김장대전을 개최하는 것입니다.”
김장대전에 대한 아이디어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기도 김치, 전라도 김치, 경상도 김치 등 지역마다 김치를 담그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서울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 온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김장대전에서 각각 원하는 지역의 김치제조업체에 김장김치담그기 참여 신청을 하면 현장에서 직접 담근 맛있는 김치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집에서 담그길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김장김치 재료와 김장날 빼놓을 수 없는 수육까지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장터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강둔치나 올림픽공원 등 차량 주차가 용이한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김치교육 위한 전문강사 양성 과정 필요
이하연 회장의 두 번째 계획은 김치교육을 위한 전문강사 양성이다. 한국인의 주식인 밥에는 필연적으로 전통 발효음식인 김치와 장이 따라간다. 그런데 최근 1인가족이 늘고,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문화가 점차 사라져가고 김치소비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다양해진 식생활로 김치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생산원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산 김치에 밀려 수입김치 점유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산김치의 내수 및 수출 활성화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어릴적부터 김치문화 전반에 대한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요.”
이하연 회장은 한식과 김치의 식문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김치의 역사, 문화, 만드는 법, 발효과학 등 김치 전반에 대해 강의를 할 수 있는 전문강사 양성과 함께 체험교육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세계김치연구소와 김치명인들이 뜻을 모아 광주김치타운에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커리큘럼 등을 구상하고 있지만 김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2세 승계 이뤄질 수 있도록 자긍심 심워줘야
중소김치제조업체들의 생산시설 노후화와 노동 인력의 고령화도 아픈 부분이다. 4차산업의 발달로 외식산업에까지 AI 로봇과 스마트 콘트롤 시스템이 보급되고 있지만, 전통음식인 김치를 가업으로 하는 제조업체들은 시설 노후화와 인력난, 자금난으로 지속경영이 어려운 곳도 많다. 
“김치산업은 1988년을 기점으로 산업화되기 시작해 이제 1세대에서 2세대로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일부 1세대 경영주들은 자식에게 가업으로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해요. 김치제조업이 해보니까 너무 힘들고 자존감도 낮아진다는 거예요. 따라서 김치산업 종사자와 경영주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우리의 문화유산인 김치가 자자손손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하연 대표는 김치를 가업으로 하는 제조업체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2세 승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김치의 날 기념식을 통해 김치학술상, 김치산업상, 김치문화상 등 김치관련 다양한 분야의 공로자에게 상을 수여해 동기부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배추수매자금 대출 대신 시설지원해 줬으면
정부도 김치산업진흥을 위해 지난해 김치제조업체에 원자재인 배추 수매자금 100억 원을 무이자 대출 지원을 해줬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협회 회원사들이 사용한 금액은 28억 원에 그쳤다. 총 75억 원을 신청했지만 김치 제조업체들이 워낙 영세하다보니 담보능력이 없어서 결국 다 소진하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영세하다는 의미다.
이하연 회장은 배추수매자금 지원에 앞서 저온창고 시설지원 정책자금을 지원해 줬으면 한다. “지방자치단체에 저온창고 정책자금 시설 지원 신청 서류를 넣으면 김치제조업체는 거의 떨어지고 대부분 농가에서 지원을 받아요. 사실 저온창고는 농민보다 김치제조업체들에게 더 필요하거든요. 김치제조업체는 원물을 많이 확보해 놓은 업체가 경쟁력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데, 배추를 수매해도 보관해 놓을 곳이 없는거죠. 결국 저장 창고를 빌려 보관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지출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국산김치 프리미엄화로 종주국 경쟁력 갖춰야
국산 김치업체의 낮은 경쟁력도 문제점으로 꼽는다. 국내 김치 업체들이 중국산 김치에 맞서 가격으로만 승부하다보니 국산 김치나 중국산 김치나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대다수 외식업소에서 중국산 수입김치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조선시대 반가의 김치들은 보쌈김치, 해물섞박지, 장김치 등 대부분 물김치가 많았어요. 이런 김치들은 먹으면 톡쏘면서 시원하고, 소화가 잘될뿐만 아니라 상당히 품격이 있습니다. 이런 김치는 수입산이 없어요. 그런데 대부분 고춧가루 범벅한 배추김치를 생산하다보니 소비자들은 중국산과 별반 차이를 못느끼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도 김치에 대한 첫 경험을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로 하는 상황입니다.”
해외에서는 한국이 김치 종주국인 것은 알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산 김치가 더 많이 유통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중국산, 일본산 김치에 맞서려면 국산 김치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 즉 고춧가루, 소금, 젓갈 등 원물부터 차별화해 김치의 프리미엄화가 선행돼야 한다. 다행이 이번 김치산업진흥법 일부 개정안에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제 도입을 골자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산김치 사용 음식점 인증마크 부착 사업 성과
김치협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산 김치 내수 확대방안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국산 김치 사용 음식점에 ‘인증마크’를 부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치 10kg당 가격이 중국산은 1만3000원인데 반해 국산은 3만~4만 원으로 3배가 비싸요.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외식업소의 수익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중국산 수입김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김치는 무, 배추, 고추, 마늘, 생강, 파 등 필연적으로 농산물을 소비하기 때문에 김치산업이 무너지면 농민의 밭농사가 무너지는 거죠. 국민의 먹거리를 담당하고 있는 외식업소들이 국산김치 사용 음식점 인증마크 부착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준다면 농가와 김치제조업은 물론 외식업까지 1차, 2차, 3차 산업이 모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목표로 열심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식업소의 국산김치 인증마크 부착 사업은 현재까지 전국에서 약 1000여 개 외식업체들이 참여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인증마크 부착 이후 고객들의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져 매출증대 효과를 가져 온 곳들이 많다고 한다. 

김치홍보관 숙원사업…100개의 회원사 유치 가시화
‘김치홍보관’ 설립은 협회의 숙원 사업이다. 김치홍보관이 설립되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김치종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김치교실 운영을 통해 국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김치를 접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 나아가 각 지역별로 김치체험교육 실시를 원하는 김치제조업체에 시설지원을 해주면 김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김치업체들의 수익성 강화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취임 공약으로 밝힌 100개 회원사 확보에 대한 진척 사항을 물어봤다. 
“취임 소감에서 회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협회 회원사를 임기 내 100개 업체로 늘려 명실상부 김치협회로서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어요. 국내 김치 관련 업체가 약 900개 업체나 되지만 당시 회원사가 45곳에 불과해 전체 업체 중 약 10%를 목표로 했죠. 다행스럽게도 현재 회원사가 80여 개 업체로 늘었어요. 45개 회원사 중 협회 일에 참여하지 않고, 회비를 내지 않는 8개 업체를 제명해 실제 37개 회원사로 시작했으니 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도움을 줘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치의 날 제정으로 얼굴 가득 웃음이 가득한 이하연 회장과 김치에 대한 인터뷰를 하면서  어느 누구보다 김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김치의 세계화와 김치산업 발전 그리고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는 그렇게 열정적이었나 보다. 회원사가 없다면 협회의 존재 이유도 없다는 그는 오늘도 김치산업 발전을 위해 협회장이라는 총대를 메고 정부를 향해 열심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20-01-31 오전 09:47:4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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