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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주)성우 이도헌 대표  <통권 424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07-03 오전 02:11:46

“소비자, 축산물의 전 과정에 관심 갖길” 

농업회사법인 (주)성우 이도헌 대표



동물복지는 동물을 향한 인간의 윤리적인 책임 외에도 건강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지향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맞닿는다.
정부에서도 동물복지 축산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소비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농가가 이를 도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와중에 이도헌 대표가 이끄는 성우농장은 넓은 사육 면적과 쾌적한 시설, 
클라우드 서버를 갖춘 스마트팜으로 국내 현실에 맞는 동물복지를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글 김은석 기자 kesh@foodbank.co.kr  사진 업체제공




성우농장의 모토는 ‘돼지가 우리를 먹여 살린다’이다. 돼지가 있어야 농장이 유지되는 것처럼 돼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 곧 농장이라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돼지가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축사 청결에 힘쓰고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해 온·습도를 조절한다. 번식용 돼지의 감금틀인 ‘스톨’ 사용도 최소한으로 해 유산 위험이 없으면 움직일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러한 동물복지 실현의 중심에는 성우농장을 이끄는 이도헌 대표가 있다. 

2013년 농장 경영…폭염으로 300마리 폐사 
1990년대부터 국내외 금융권에서 활약해 온 이도헌 대표는 2010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농축산업에 주목해 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3년 (주)성우가 경영 악화로 재무 위기에 놓이자 직접 농장의 대표를 맡아 축산업의 길로 들어섰다. 
“2013년 농장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해 폭염이 기승해 300마리 돼지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자식이 죽어나가는데 병원비가 없는 부모 심정이었다. 농장을 직접 경영하면서 몸으로 부대끼며 느낀 점은 기후변화가 개별적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보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축산에는 가축 분뇨 등 환경오염이라는 해결 과제가 따른다. 동시에 그에 대한 피해도 1차 산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이 떠안기 마련이다. 이에 그는 단열공법을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패시트하우스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축사를 만들고 돼지 분뇨로 에너지를 만드는 바이오가스 플랜드 시설 준공을 올해 9월 앞두고 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단일 농장 규모로는 전국 최대로 계획대로라면 하루 110톤의 돼지 분뇨를 처리해 5000kW 가까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사육 밀도 낮지만 생산성 전국 상위 3%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성우농장은 현재 2만 평 크기에 돼지 6300마리를 키운다. 돼지 사육 밀도는 일반 농가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생산성은 전국 상위 3% 속한다. 그 첫 번째 비결은 바로 사람이다.
“12명의 직원들이 돼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소통해 나간다. 두 번째로는 방역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돼지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의 환경관리다. 여기서의 환경관리는 돼지의 체중에 따라 좋아하는 온·습도를 맞춰주는 것이다. 또한 일교차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 돼지는 한 곳에 모여있어 한 마리가 걸리면 모두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다.”
농장은 엄밀히 말하면 돼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주어진 범위내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키워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동물복지 개념이나 인증 기준이 모호한 국내에서 동물복지를 고려한 축산을 현실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이도헌 대표는 “동물복지 선진국이라는 유럽에서도 대부분 농장은 공장형 축사로 운영한다. 밀집형 사육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돼지 한 마리당 일정 넓이의 사육 면적을 확보하면 결코 문제되지 않는다. 초원이 적은 우리나라에서 모든 돼지를 방목으로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환경오염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공장형 축사를 부정하고 방목만을 주장하는 것은 돼지 생태를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소비자 다양한 축산물 소비 필요 
소비자들은 돼지고기를 구입할 때 가성비를 먼저 따진다. 이에 대부분의 돼지농장은 원가 절감에 힘쓴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소수라도 차별화한 돼지고기를 생산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가성비 위주의 시장만 고집하다간 규모가 큰 농장만 살아남고 소규모 축산 농가는 공멸할 수 있다는 것. 
“소비자가 가축과 생산자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축산물을 소비해준다면 생산자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돼지가 어떻게 크고 자라는지 전 과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동시에 생산자는 소비자가 알고 싶은 정보를 알려야 한다.”
성우농장은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유통업계에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1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사료, 항생제 투여 등 사육에 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오픈팜을 운영해 추적가능한 정보 관리 및 양질의 원료를 제공하고 있다. 계란이나 채소의 경우 생산자가 바로 배송을 하지만 돼지는 한 마리당 소비자가 모두 다르다. 이에 자발적으로 유통회사에 모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출하되는 돼지 이력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과학적 기법 도입…스마트팜 시도 
생산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 대표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과학적·공학적 기법 도입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팜으로 2015년부터 개발한 시스템이다.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농도 등을 측정한 값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진다. 이 서버는 돼지 사육에 최적화된 환경을 계산해 환기시설이나 냉난방 시스템을 제어한다. 
“사람과 돼지의 체감온도 계산수식이 다르다. 돼지의 땀샘은 사람의 10~20%밖에 되지 않아 체온 조절능력이 떨어진다. 습도에 대해 상대적으로 둔감한 편이다. 습도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온도만 조절하면 돼지가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가 얼마인지 알 수 없다.”
일교차 조절도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뤄진다. 일기예보에서 기온이 떨어진다고 하면 미리 온도를 낮춰 일교차를 적게 만든다. 실시간으로 일교차를 조절해 필요한 만큼만 설비를 가동하기 때문에 에너지도 최소화된다. 

정부 차원의 동물복지 움직임 
정부 차원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올해 1월 1일부로 돼지 스톨 사육을 제한적으로 금지하며 어미 돼지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도록 했다. 국내 돼지 농가의 96.4%에서 사용하는 스톨 사육은 가로 60cm, 세로 210cm의 철장에 어미 돼지를 사육하는 방식이었다. 평생을 스톨에 갇혀 지내는 어미 돼지들은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운동 부족으로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엄마 돼지가 건강해야 새끼 돼지가 건강하다. 돼지는 태어나서 3~4주간 엄마 젖을 먹는다. 이후 5개월을 더 살아야 하는데 이 때 폐사율이 높은 편이다. 축산에서의 환경관리와 직결되는 문제로 시설에 대한 끊임없는 개보수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농장을 운영하다 이익이 나면 농장 시설에 재투자하기 보다 돼지 마리수를 늘리는 곳이 적지 않다.”




에쓰푸드와 손잡고 건강한 먹거리 선보여
지난 해 6월, 성우농장은 에쓰푸드와 ‘팜 프레시 무브먼트 협약식’을 체결했다. 목장 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좋은 원료로 만든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운동으로 생산자와 제조자,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지속가능한 건강한 먹거리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업무협약에서 에쓰푸드는 성우농장을 팜 프레시 목장으로 지정해 해당 농장의 원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에쓰푸드, 성우농장 양쪽에서 비용을 분담해 새로운 먹거리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에쓰푸드의 존쿡 소시지 제품에는 성우농장의 로고가 붙어있다. 양질의 원료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국 농장들의 투명성 제고와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까지 함께 한다.”
동물복지를 생각할 때 소비자들은 식품 안전 또는 고기의 맛과 결부시킨다. 친환경으로 키우면 ‘맛있다’라는 관념이다. 하지만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똑같은 품종을 키우더라도 오래 키우면 육질이 달라지며 동물복지로 행복하게 키운 돼지도 결국에는 도축장에서 다른 돼지들과 섞이기 마련이라는 것. 그렇다면 더 많은 시설비용과 인건비가 드는 데도 불구하고 친환경 돼지농장을 경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권에 대한 보편적 가치가 동물에까지 확대된 것이 동물복지다. 주어진 범위내에서 잘해주려 노력한다. 일반 생산자로서 소비자의 테이블까지 올라가는 먹거리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저 생산자와 소비자가 행복한 돼지농장을 추구할 뿐이다.”
유럽과 같은 동물복지 선진국에서는 일반 축산물보다 비싼 동물복지 축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동물복지 활성화는 소비자들이 시장을 만들어 준 덕분에 가능했다. 이렇듯 한국에서도 동물복지의 가치 그 자체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가축을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우려는 농가가 늘어나길 바라본다. 

 
2020-07-03 오전 02:11:46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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