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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반찬의 재발견-멸치  <통권 425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08-04 오전 11:59:01

국민반찬의 재발견

멸치


한국인의 ‘국민 밥반찬’ 멸치. 생선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로 작은 이 어종은 성격이 급하기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물에서 나오면 바로 죽는다고 멸할 멸(滅)자를 써서 멸어(滅漁)라고 했을까. 빨리 죽고 쉽게 부패하는 생선인데다 대량으로 잡히는 만큼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멸치를 주로 염장하거나 말려서 먹었고 그래도 남는 것은 거름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이렇게 천대받던 멸치가 최근 들어 핫한 식재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글 이서영 기자 young@foodbank.co.kr 사진 조지철 





한국인이 수산물 중 3번째로 많이 섭취하는 멸치
멸치는 한국인의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반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꽈리고추, 마늘 등과 함께 볶아 내는 멸치볶음은 가장 대표적인 멸치 반찬이다. 멸치볶음은 조리하기 쉬운 데다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해 가정에서도, 외식업소도 선호도가 높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1인당 연간 식품공급량(2014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1년에 멸치 4.168kg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징어(5.402kg), 새우(4.286kg)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양이다. 오징어 소비가 가장 많은 이유는 일반 식품 외에 가공 식품으로 많이 소비되기 때문이라고. 새우의 경우에도 젓갈 등으로 섭취하는 양이 많아 2위를 차지했다.

멸치 건조 가공법, 조선 후기에 도입돼
마른 멸치는 시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멸치다. 멸치는 물 밖으로 나오자 마자 죽기 때문에 선도 유지를 위해 잡은 즉시 배에서 삶은 뒤 뭍에 나와 말리는 방식으로 가공한다. 때문에 멸치 선단의 경우 멸치잡이 배와 커다란 솥에 멸치를 삶는 배가 짝을 이뤄 조업을 한다. 이같은 가공방식은 일제강점기 이후에 대중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선 후기의 학자인 이규경이 저술한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멸치는 날것은 먹을 수 없으나, 살아 있는 채로 탕제하고 말리면 반찬이 된다’라는 대목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 후기에도 건조 가공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 전기에는 멸치를 염장해 먹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촉촉한 멸치도 등장…신메뉴 개발의 길 열려
식재료로서 멸치의 가능성이 주목받게 된 것은 한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부터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올해 초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훈연멸치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당시 해당 방송 출연자들은 훈연멸치의 맛과 향이 일본 가다랑어포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이는 곧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훈연멸치가 마트 매대에 진열되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엔 훈연멸치 뿐만 아니라 멸치를 잡자마자 바로 찐 뒤 급랭, 말리지 않아 촉촉한 멸치도 유통되기 시작했다. 일본의 ‘시라스(멸치 치어)’ 가공 방식을 접목한 촉촉한 멸치는 식감이 부드러워 아이나 노인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이처럼 멸치라는 식재료를 가공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멸치요리 개발의 길도 함께 열리고 있다.



훈연멸치 생산 현장 



참나무향 입은 훈연멸치, 비린향과 맛 현저히 줄어

(주)선해F&S


훈연멸치는 말그대로 멸치에 훈연향을 입힌 것이다. 훈연멸치를 이용해 만든 육수는 스모키향이 강한 만큼 
일반 멸치 육수에 비해 비린맛이 덜하다. 수산물 가공업체로서 훈연멸치 상품을 발빠르게 개발, 출시해 주목받고 있는
(주)선해F&S의 여수 공장을 찾아 훈연멸치 제조 공정을 살펴봤다. 




참나무 숯 이용해 훈연향 입혀
선해F&S는 25년 간 수산물 가공의 길을 걸어왔다. 특히 참숯을 이용한 훈연 노하우가 남다르다. 원적외선과 참숯을 이용해 생선을 굽는 기술에 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육수용 훈연멸치 또한 참나무 숯을 사용해 훈연하고 있다.
양지나 선임연구원은 “훈연멸치를 개발하면서 참나무, 사과나무, 벚나무, 떡갈나무 등 다양한 나무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참나무 향이 가장 대중적이고 스모키해서 참나무 숯을 선택했다”며 “온도조건에 제일 민감한 참나무 특성상 가장 적합한 온도와 습도를 설정하는 부분이 난제였으나 멸치를 침지(액체에 담가 적심)하는 과정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선해F&S의 훈연멸치는 실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타사 제품과 차별성을 갖는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한 번 건조해 수분율이 높아 눅눅하다. 그러나 선해F&S는 두 번의 건조작업을 통해 수분율을 8~12%로 맞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기한과 제품 안전성을 고려한 것이다. 





축적된 수산물 훈연 노하우로 훈연멸치 선제 출시
선해F&S는 자사 브랜드인 ‘바다소리’를 통해 훈연멸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선해F&S가 훈연멸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2년 전, 일본에 식품 현지조사를 갔다가 편의점에서 접한 안주용 훈연멸치 스낵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에 들어갔던 것. 그렇게 훈연 제품을 개발하던 중 육수용 훈연멸치가 주목을 받자 계획을 선회해 육수용 훈연멸치를 먼저 개발, 출시하게 됐다. 
현재 B2C 제품을 자사 온라인몰과 오픈마켓,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심의헌 대표는 “훈연 제품 연구 노하우가 쌓인 상태에서 육수용 훈연멸치를 개발해 빠르게 제품 출시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며 “훈연멸치는 이미 방송으로 인해 긍정적인 기호도가 형성돼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훈연멸치 육수 테스트 


“훈연멸치와 소바육수의 환상적인 궁합 놀라워”

훈연멸치 육수의 맛은 일반 멸치 육수의 그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 가히 ‘새로운 식재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색다른 맛과 향을 자랑한다. 
면 요리 전문점 유면가의 이유석 셰프에게 연구와 평가를 의뢰했다. 





이유석 셰프의 국수 요리 브랜드 ‘유면가’
압구정에서 ‘전설적인’ 가스트로 펍 루이쌍끄를 이끌던 이유석 셰프. 프렌치 요리를 전문으로 하던 그가 돌연 면 요리로 장르를 바꿨다. 루이쌍끄를 접고 성수동에 ‘유석이가 만드는 면 요리’라는 의미를 담은 ‘유면가’를 연 것. 계절마다 다른 면 요리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일반 국숫집과 차별성을 뒀다.
이유석 셰프에게는 ‘요리 탐험가’라는 별칭이 어울릴 것 같다. 요리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강하기 때문이다. 루이쌍끄를 운영하며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셰프로 이름을 날렸을 때에도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지를 다니며 면 요리 공부를 했을 정도다. 






촉촉한 멸치 활용



멸치 양에 한 번, 고소한 맛에 두 번 반하는

칼슘 파스타

정호영 셰프가 만든 와인 바 비스트로 카덴. 일식에 프렌치를 접목한 트렌디한 요리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 레스토랑을 빛나게 하는 메뉴 중 하나는 자잘한 멸치를 듬뿍 토핑한 ‘칼슘 파스타’다. 




칼슘 파스타 만드는 법

자숙멸치 전처리
꼴뚜기나 이물질 등을 골라 낸 뒤 뜨거운 물에 한 번 데쳐 짠맛을 빼고 물기를 제거해 준비한다. 

재료
파스타면 180g, 우동육수 200ml, 마늘 20g
올리브유 50ml, 버터 5g, 멸치 80g, 참나물 3g





1  올리브유를 팬에 붓고 마늘을 넣고 마늘의 겉면에 살짝 갈색이 돌 때까지 볶는다.
2  우동 육수를 넣는다.
3  파스타를 넣고 볶아준다. 육수를 자작하게 졸이면서 면에 육수가 배도록 한다.
4  참나물을 넣는다.
5  녹인 버터를 넣는다.
6  접시에 완성된 파스타를 담은 뒤 후추와 치즈를 뿌려준다.
7 자숙멸치를 듬뿍 토핑한다.

TIP 
자숙멸치 유통업체 : 다정수산 010-3002-5107(구입가능시기 별도문의)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0년 8월호를 참고하세요.

 
2020-08-04 오전 11:59:0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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