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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찬 비상을 위해시동 걸다  <통권 426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09-01 오전 02:46:47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대구 외식업계

다시, 대찬 비상을 위해시동 걸다


지난 8월 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대구 외식업계를 취재했다. 도시는 지난 3~4월 TV를 통해 
코로나19 한 가운데에 있었던 상황과는 달리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영업이 잘되는 업소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이 80%정도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대표적 외식상권인 동성로는 중간중간 폐업한 매장들이 을씨년스럽게 눈에 띄고, 여전히 고전하는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살아가야 하기에 대구의 외식업계는 더욱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새로운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는 곳과 장수하는 업소의 경쟁력을 살펴봤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사진 신승희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는 지금, 대구광역시는 지난 3~4월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먼저 보냈다. 신천지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도시의 기능이 마비되고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 당장 가장 큰 타격을 본 업종은 외식업이었다. 모든 외식업소들이 무려 한달 보름이상 점포문을 닫아야 했다. 이제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극한 상황속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손놓고 있을 수는 없었을 터. 지옥같은 시간 속에서도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했다. 5월들어 코로나19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도시가 조금씩 제기능을 찾자 외식업소들은 더욱 단단하게 준비해 손님을 맞고 있다. 


안전·안심에 철저한 대구지역 외식업소 
대구에 있는 외식업소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대비에 철저하다. 방문하는 식당마다 입구에 자동체온측정기를 설치해 놓고 손소독제 비치, 수저 개별포장, 1회용 테이블매트, 1인용 물티슈, 1회용 앞치마를 제공한다. 또 테이블마다 마스크를 넣어 놓을 수 있도록 작은 지퍼백을 놓아 두는 것은 기본이다. 국일생갈비는 매장 입구에 비대면 자동관리 방역시스템 게이트를 설치해 놓는가 하면 대구의 대표적 외식1번가인 들안길에 있는 대부분의 업소들은 입구에 자동체온측정기와 공기청정기를 곳곳에 설치해 놓았다. 
대구에 인접해 있는 경산에서 복어잡는 사람들을 운영하고 있는 전부열 대표는 “코로나19로 도시 전체가 셧다운 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오히려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었다”며 “이후 8월 초까지 40여일 동안 코로나19 환자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대구는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불리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근교 베이커리 카페 인기 급증 
전국적으로 교외형 베이커리 카페가 인기다.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는 하늘길이 막히고, 밀폐된 실내에서 벗어나 자연속에서 우울감과 상실감을 달래고자하는 사람들이 근교 카페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차로 30분 정도 나가면 닿을 수 있는 외곽에 있는 카페&베이커리마다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오 퐁 드 브아(u fond du bois_숲속 깊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살다살다 커피 한 잔 먹으러 이런 곳까지 와야 하나 싶은 곳에 있지만 수백명이 모여들고 대기까지 있다’는 피드가 올라 올 정도로 숲 속에 덩그러니 있지만 지금 대구지역에서 가장 핫한 장소다. 이곳을 찾아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도심에 있는 매장보다는 자연 속에 있는 교외형 매장을 찾아 모여드는 것이다. 오 퐁 드 브아는 최근 카페&베이커리에 이어 다이닝 레스토랑도 오픈했다. 
대구에서 외식업 관련 브랜딩 전문회사 본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는 한주희 대표는 “대구의 중심가인 동성로의 경우 코로나19로 상권이 거의 무너졌다고 할 정도로 침체됐고, 앞으로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쳇말로 코로나19 이전부터 높은 임대료에 고임금 등 고정비와 투자비는 높은 반면 음식값은 저렴해 매출대비 손익이 나지 않는 등 수익률 악화로 이미 선수들이 다 빠졌다”고 말한다. 즉,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이미 투자비 회수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어 아무나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 서울과 부산 오픈 당시 긴 대기줄로 화제를 모았던 쉐이크쉑버거 대구 동성로점도 지난 7월 초 오픈했지만 한 달 뒤인 8월 초 평일 오후 시간 방문했을 때에는 대기가 전혀 없었다. 반면 코로나19로 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룸을 갖춘 대형 업소들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어, 갈수록 규모의 양극화가 심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달·테이크아웃으로 매출 다각화 노력
코로나19로 언택트가 빠르게 정착하고 매장 외식보다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일반화되면서 대구지역의 외식업소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판매 다각화에 애쓰고 있다. 
한정식전문점 용지봉은 코로나19로 매장영업이 어려웠을 당시 갈비탕과 도시락, 반찬 등을 테이크아웃으로 선보였고, 국일생갈비도 기존에 판매했었던 육개장 포장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밖에도 대구 10미 중 하나인 무침회는 골목 내에 있는 전 업소가 아침 6시부터 포장판매를 하고 있고, 순두부, 장어, 찜갈비 등 할 것 없이 거의 전 업종에서 부가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대구음식 특징 가성비와 매력적인 양념맛 
대구는 유명한 음식(대구 10味)이 많고 맛집도 많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양념맛이 강조된 음식이라는 점이다. 대구 10미에는 육개장, 막창구이, 뭉티기, 동인동 찜갈비, 논메기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볶음우동, 납작만두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찜갈비, 복어불고기, 무침회, 볶음우동 등 유난히 매운 양념맛이 강조된 음식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푸른회무침 김영숙 대표는 “대구는 사과 외에 이렇다할 지역특산물이 없어 각지에서 유입된 다양한 식재료로 입맛을 자극할 수 있도록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매콤, 달콤, 새콤하게 자극적인 양념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대구사람들은 대구의 맛을 화끈하고 얼큰한 ‘대찬맛’이라고 표현한다. 
한편 대구에서 오랫동안 외식포럼 등 활동을 하고 있는 관계자는 “대구는 여전히 가성비 맛집이 강세이며 웬만한 식당의 맛이 거의 평준화 돼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소비도시, 외식 프랜차이즈의 메카
한편 외식산업계에서는 대구를 ‘외식프랜차이즈의 메카’라고 부른다. 대구에서 시작한 외식업소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급성장하면서 외식업 트렌드를 선도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인 교촌치킨, 멕시카나, 페리카나, 처갓집양념, 땅땅, 호식이두마리 등 유명 치킨 브랜드가 모두 대구에서 시작했다. 대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매년 ‘치맥 페스티벌’을 펼치고 있다. 한 때 강남역 일대에서 젊은층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미즈컨테이너, 서가앤쿡, 남다른 감자탕, 신전떡볶이 등도 대구가 본거지다. 대구에서 시작된 외식업소가 프랜차이즈로 성공할 수 있덨던 것은 대구가 대표적인 소비도시로 치열한 경쟁력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프랜차이즈 산업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프랜차이즈 본사 중 서울(1845개)과 경기(1115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대구(329개)에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장 많았고, 부산(318개), 대전(153개), 경남(131개)가 그 뒤를 이었다.


INTERVIEW
용지봉 김수진 대표

철저한 방역으로 
고객에게 안전에 대한 믿음 줘야

들안길에 있는 한정식전문점 용지봉은 홀과 룸을 갖추고 있는 대형 외식업소다. 코로나19로 독립된 공간을 찾는 외식고객들이 늘면서 용지봉은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의 상견례 고객들이 더욱 늘었다. 용지봉은 자동체온측정기, 공기청정기, 1인 생수, 1회용 앞치마, 종업원 마스크 착용 등 생활 속 방역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는 메인요리를 큰 접시에 내놓고 앞접시에 나눠 먹도록 했지만 지금은 모두 1인분씩 제공하고 있다. 홀 테이블에는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옆 테이블 고객과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위험까지 차단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협회 대구시 지회장이자 대구시관광협회회장인 이곳 김수진 대표는 “한 때 대구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동참과 품격 높은 행동으로 인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손꼽히고 있다”며 “불안해 하는 고객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외식업 경영주 모두가 철저하게 방역에 동참해 안전하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  주목받는 신생 브랜드

대구에 광풍처럼 몰아닥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춘 신생 브랜드의 도전과 탄생이 외식업계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대구 현지 외식업계 관계자들이 추천하고 인정한 신생 브랜드다. 




지금, 대구에서 가장 핫한 곱창 브랜드

천하대창군

인기가수 화사의 곱창 먹방 이후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메뉴 곱창. 최근 외식업계에 중저가 곱창 브랜드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프랜차이즈의 강자가 모여 있는 대구에 천하제일을 꿈꾸는 양대창브랜드가 나타났다. 


〔브랜드 스토리〕
양대창 맛으로 호령하다
천하대창군은 ‘양대창·맛으로 호령하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양대창을 저가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지난 5월 탄생한 따끈따끈한 브랜드지만 단시간에 직영점 3곳을 오픈한 데 이어 가맹점 계약까지 거침이 없다. 원동력은 갓성비로 회자되는 양대창의 품질과 가격이다. 대창 1인분 150g에 9900원.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이 가격 실화?’라는 리뷰를 달며 열광한다. 여기에 레트로풍의 실내 분위기, 양대창과 얼음맥주의 조합,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는 온라인 마케팅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갓성비로 무장한 천하대창군은 사실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점포 전면에 부착된 간판에 Since 2009라는 작은 문구가 보여주듯 대구지역에서 양대창 맛집으로 유명한 소백산의 박종현 대표가 10여 년의 노하우를 담아 야심차게 선보였다. 문턱이 높았던 양대창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그에 딱 맞는 적절한 분위기로 대중성을 확보했다.


〔경쟁력〕
CK 구축해 B2B 유통 및 쇼핑몰 운영까지
천하대창군 1호점인 죽본네거리(죽전네거리와 본리네거리가 교차하는곳)점은 테이블 7개의 작은 규모지만 테이블 평균 단가 7만 원으로 하루 평균 25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식품제조 및 축산물 가공, 그리고 유통 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해 놓았기에 가능했다. 박종현 대표는 천하대창군을 론칭하기에 앞서 60~100평 규모의 양대창전문점 소백산 6개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직접 공장을 운영하며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축산물 가공공장을 운영하면서 B2B 유통은 물론 밀키트를 제조, 쇼핑몰 파파쿡을 직접 운영해 B2C까지 진출하는 등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쇼핑몰 파파쿡은 양대창을 주재료로 하는 모츠나베와 곱창전골, 소불고기 대창전골, 곱창떡볶이, 프리미엄 특양, 한우대창 등이 베스트 메뉴다. 코로나19로 내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메뉴 전략〕 
단품보다 모듬 메뉴로 주문 유도
단품메뉴로 특양, 염통, 홍창, 대창이 있지만 이 모든 메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도록 대창군모둠세트를 구성했다. 1인분(210g) 1만5900원에 단품메뉴 4가지와 특별메뉴인 주먹스테이크까지 모두 맛볼 수 있는 추천메뉴다. 처음에는 인원 수만큼 모둠메뉴를 주문한 후 기호에 따라 단품메뉴를 추가해 먹도록 유도하고 있다. 단품메뉴는 첫 주문 시 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지만 모둠메뉴 주문 후 추가주문 시에는 1인분도 주문이 가능하다. 양대창을 찍어먹는 소스는 핑크솔트와 가리비청어알, 갓장아찌와사비, 보리쌀쌈장 4종이 제공된다. 양대창구이 외에도 인스타그램에 많이 노출되는 메뉴는 불란서 육회가 있다. 갈릭마요네즈로 양념한 육회에 연근, 고구마, 당근, 버섯 등 다양한 채소 칩을 곁들여 먹는다. 갈비 부위 중 제일 맛있다는 삼겹갈비와 대창을 넣고 매콤하게 만든 대갈찜, 고소한 들깨 베이스 양념에 매콤하게 끓여먹는 창군전골도 필수 메뉴다. 전골에 면사리를 추가해 먹고 난 후 볶음밥은 진리다. 기본찬으로 제공되는 시원한 묵사발은 이곳의 시그니처 찬으로 자리매김했다. 

서비스&분위기〕 
갓성비와 뉴트로풍 소비트렌드 반영
‘한 번도 안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높은 퀄리티와 맛을 자랑한다. 가격은 착하지만 참숯에 직접 구워주면서 각 부위별 특징과 먹는 방법까지 상세히 설명해 주는 것은 기본이다. 팍팍한 세상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지인들과 함께 맛있는 양대창을 든든하게 즐겼으면 하는 진심이 전해진다. 
천하대창군의 인테리어는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풍으로 1980~1990년대 그 어디쯤에 가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샹들리에가 촌스러운 듯한 실내와 묘하게 어울리며 세련된 감성으로 중심을 잡아준다. 
대기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재미 요소다. 쿠폰뽑기를 해 대창군모둠부터 얼음맥주까지 다양한 서비스 메뉴를 제공해 기다리는 시간도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2 전통있는 지역 맛집

통계청(2018)이 발표한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생존율은 1년 이내 61.0%, 3년 이내 32.2%, 5년 이내 18.9%에 불과하다. 따라서 30년 이상 장수하는 업소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대구의 오래된 지역 맛집에서 배우는 생존 지혜를 살펴봤다.



대구 10味 중 하나인 무침회로 골목 평정

푸른회식당

대구를 대표하는 10味 중 하나인 무침회로 반고개 무침회 골목을 평정한 식당이 있다. 
1987년부터 무침회를 시작해 매콤한 맛으로 33년 동안 대구 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푸른회식당이다. 


무침회가 뭐야?
무침회는 내륙지역이라는 대구의 지리적 특성에서 생겨난 음식이다. 대구는 바다에서 멀어 신선한 회를 맛보기가 어려웠다. 대신 오징어를 살짝 데쳐 무채, 미나리 등 채소와 함께 갖은 양념에 버무려서 먹는 무침회를 많이 먹었다. 최근에는 오징어 이외에 소라, 우렁이 등 재료를 추가해 내기도 한다. 무침회의 매력은 매콤 새콤 달콤한 맛이다. 한 번 맛보면 젓가락을 놓을 수 없는 중독적인 맛에 빠져들게 된다. 
무침회는 대구 10味인 만큼 특화 골목도 있다. 전문 식당 15여 곳이 모여 있는 서구 내당동 반고개 무침회 먹자골목 입구에는 무침회 골목을 알리는 조형물도 세워져 있다. 반고개 무침회골목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두 생활이 어렵던 시절, 이 골목에서 실비집 ‘진주식당’을 운영하던 할머니가 장날 서문시장에 물건을 팔러 다니는 장꾼들을 상대로 무침회를 막걸리 안주로 내놓은 게 시작이었다. 이후 매콤새콤한 무침회 맛에 반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무침회 식당이 하나 둘씩 늘어나 반고개 무침회 골목이 형성됐다. 

“아낌없이 더 넣어라 그게 결국 남는기라”
반고개 무침회 골목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업소가 푸른회식당이다. 1987년에 오픈해 올해로 33년을 맞은 반고개 무침회 골목의 터줏대감이다. 1대 김명희 대표가 시작해 2대 황기모 대표가 대물림하고 있다. 지난해 새로 건물을 지어 영업을 하고 있는 푸른회식당은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40년을 넘어 100년까지 이어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잘되는 업소의 특징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음식을 만드는 곳이 많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아낌없이 더 넣어라. 그게 결국 남는기라”는 문구가 업소의 경영 마인드를 대변하고 있다. 식재료 선택도 깐깐하다. 신선한 맛을 내기 위해 김명희 대표의 언니가 운영하는 방앗간에서 3일에 한 번 갓 짜낸 참기름과 새로 빻은 고춧가루를 들여와 사용하고, 쌀은 일주일에 한 번 구미 해평리에 있는 정미소에서 직접 도정해 사용한다. 여기에 렌틸콩, 조, 흑미를 넣고 밥을 지어 건강까지 생각해 감동을 더한다. 

특제소스로 맛있게, 좋은 재료로 건강하게
무침회는 가격이 저렴해 각종 단체, 계모임, 회식, 가족모임 등에서 부담없이 즐겨찾는 메뉴다. 여럿이 방문하면 무침회와 아구찜을 주문해 나눠 먹는데 1인 객단가 약 1만2000원이면 푸짐하게 별미음식을 즐길 수 있다. 
무침회 골목 식당 중에서도 푸른회식당에 유독 손님들이 많은 이유는 언제 먹어도 변함없는 맛이다. 워낙 음식 솜씨가 좋은 김명희 대표가 음식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무침회의 맛을 좌우하는 특제 소스를 개발해 항상 맛있는 무침회를 제공한다. 특히 무침회를 다 먹을 때 까지 물이 생기지 않아 끝까지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무침회로 유명하다. 보통 무침요리를 하면 채소에서 수분이 빠져 음식을 먹는 중간쯤이면 국물이 흥건하게 생기기 마련인데 푸른회식당의 무침회는 끝까지 물생김이 없다. 손님이 많다보니 식재료의 순환이 빨라 재고가 없는 것도 맛의 비법이다. 재료가 신선하면 음식도 맛있다. 지금도 황기모 대표의 부친이 매일 아침 팔달시장에서 장을 직접 본다. 





10味인 무침회와 납작만두의 컬래버레이션
무침회 종류는 오징어 무침회, 가오리 무침회, 미주구리(물가자미) 무침회, 우렁이 무침회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징어 무침회는 탱글탱글하게 데친 오징어와 참소라, 논우렁이를 넉넉히 넣고 채소와 특제 양념장, 갓 짜낸 참기름을 넣어 주문 즉시 무쳐낸다. 무침회는 상추나 깻잎에 싸먹어도 좋지만 대구의 또다른 10味인 납작만두에 싸먹으면 별미다. 기름에 지져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납작만두와 무침회의 궁합이 좋다. 주부모임에서는 아구찜과 가오리찜도 인기다.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아구와 아삭한 콩나물, 향긋한 바다향의 미더덕이 어우러져 눈깜짝할 사이에 밥 한공기를 뚝딱 비우게 한다.
기본찬은 샐러드와 콩자반, 새우마늘쫑볶음, 멸치볶음, 미역볶음 등을 제공한다. 메인 메뉴가 매콤하기 때문에 찬은 매운 맛을 상쇄할 수 있도록 맵지 않은 것으로 구성했다. 1인당 제공되는 재첩국은 매운맛을 중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숙취해소에도 좋아 무침회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동시에 해장을 시켜주는 듯하다. 

언택트 시대, 전국 포장 택배로 매출 쑥쑥
무침회가 대구 10味로 전국에 입소문 타면서 푸른회무침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구지역이 마비가 되다시피한 지난 3~4월,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겼지만 이곳을 다녀갔던 전국의 고객들로부터 택배 주문이 쇄도해 매일 택배 작업을 하느라 어느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언택트가 대세인 요즘, 떨어진 매장 매출 때문에 고민하는 외식업소들이 대부분이지만 푸른회무침은 택배판매가 활성화되면서 매장 영업 매출 하락을 상쇄하고 있다. 
한편, 마치 대형 오징어선을 닮은 듯한 매장 외관과 유람선 내부를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도 고객 발길을 이끄는 요소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장 방역 살균은 물론 손소독제, 개별수저포장 등 안전과 안심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쾌적한 환경은 필수다. 무침회 골목에서 가장 먼저 오래된 매장을 허물고 재건축해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주변 업소들도 적극적으로 점포 개선에 나서고 있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0년 9월호를 참고하세요.

 
2020-09-01 오전 02:46:4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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