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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산업 외식업으로 확장하다  <통권 428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10-29 오전 03:07:49

PC방 산업 외식업으로 확장하다


코로나19로 된서리를 맞은 PC방 업계가 심상치 않다. 그간 PC방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 먹거리 사업을 통해 부가수익을 창출하던 PC방들이 영업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음식 배달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 이제 PC방 업계에 있어 먹거리 사업은 더 이상 부가수입원이 아니다. 코로나19 국면을 헤쳐나갈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자 주수입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 이서영 기자 young@foodbank.co.kr 사진 신승희·각 업체 제공





고객 수 감소로 침체 늪…자구책 ‘먹거리’
1990년대 말 호황을 누리던 PC방 산업은 2010년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PC방 흡연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고객수 감소에 따른 매출감소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PC방이 자구책으로 도입한 것이 ‘숍인숍’이었다. 컵라면이나 과자류가 전부였던 간식을 음식으로 확장, 이용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부가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에서다. 
2010년대 들어서는 PC방 전문 음식 숍인숍 브랜드가 생겨났고 PC방 프랜차이즈들도 자체 숍인숍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PC방 브랜드인 아이센스리그PC방은 지난 2017년 숍인숍 브랜드 ‘쉐프앤클릭’을 론칭, 전국 600여 곳의 가맹점에 입점시켜 왔다. 아이센스리그PC방은 메뉴개발을 위해 전문 셰프 등으로 구성된 R&D팀을 운영, 120여 개의 자체 메뉴를 개발했다. 

코로나19, PC방 업체를 배달로 내몰다
PC방 업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PC방과 학원, 유흥주점 등을 고위험시설로 분류했다. 수도권 PC방의 경우 지난 5월 정부로부터 영업자제 권고를 받은 데 이어 8월에는 2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인해 3주간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에도 10월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기 전까지 영업장 내부에서의 취식이 금지됐다.
이 기간 동안 벼랑 끝에 몰린 PC방 업체들 일부가 배달앱에 입점, 음식 배달 사업에 발을 들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외식업의 변두리에 있던 PC방들이 본격적으로 외식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PC방 전문 숍인숍 브랜드 ‘PC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얼라이브러쉬의 김주영 책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맹점주분들께 배달 사업을 권하면 ‘PC방이 무슨 외식사업까지 하느냐’며 만류하셨는데 이제는 먼저 문의를 많이 주신다”고 말했다. 

식품 유통 기업, PC방 먹거리 개발에 적극적
PC방 프랜차이즈들이 식음개발을 위한 R&D팀까지 꾸려가며 먹거리 사업에 열의를 보이자 식품 유통 시장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식자재 유통 전문 기업 CJ프레시웨이는 PC방 업체들에 만두, 냉동볶음밥, 소스류 등을 납품하고 있으며 삼성웰스토리와 밀키트 전문 기업 프레시지는 최근 PC방 등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 2015년부터 PC방 먹거리 시장에 뛰어들어 전용 메뉴들을 개발, PC방 업체들에 납품해 왔다. PC방 떡볶이, 볶음밥&퀵파스타, 3분 컵치킨 등이 그것. 실제 PC방 브랜드인 시그니처아레나PC방은 BBQ의 PC방 전용 메뉴들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PC방 먹거리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도 있다. PC방에서 판매하는 음식과 간식이 워낙 다양하고 가짓수가 방대하기 때문이다.



PC방의 진화 
‘PC방’에서 ‘PC가 있는 음식점’으로 


PC방은 이제 더 이상 ‘게임하러 가는 곳’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먹으러 가는 곳’이 됐고 또 누군가에게는 ‘단골 배달 맛집’이 되고 있다. 
PC방 프랜차이즈들도 F&B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PC방 산업의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PC방 프랜차이즈, 식음 R&D 꾸리기 총력
PC방 이용료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다. 전국 어느 PC방이나 1시간 이용료는 1500원 내외 수준이다. 생존을 위해 PC방이 택한 건 24시간 운영이었다. PC 사양을 최신식으로 바꾸고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바꾸는 등 그간 치열하게 몸부림을 쳤지만 이제는 하드웨어를 손보는 데에도 한계가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먹거리 사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음식이 곧 경쟁력이 됐다. 이에 따라 업계 상위권 프랜차이즈들은 자체 숍인숍 브랜드를 론칭하고 R&D팀을 꾸리는 등 먹거리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스타덤PC방은 외식브랜드 전문 기업 운영진들과 손을 잡고 ‘방방쿡쿡’이라는 숍인숍 브랜드를 만들었다. 또 업계 최대 규모의 식음 R&D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다른 PC방 브랜드인 라이또PC방은 가맹점 창업 시 휴게음식시설 덕트를 비롯해 튀김기, 전자레인지, 쇼케이스 등을 무상 설치해 준다. 자체 숍인숍 브랜드 ‘뉴잇또랑’을 입점시키기 위해서다. 


전국 PC방 1만1000여 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에 있는 PC방(컴퓨터 게임방 운영업)은 1만1801개다. 인구 4000명 당 1개 꼴로 PC방이 있는 셈이다. PC방은 연평균 5.2%씩 증가하고 있다. 
전국 PC방 매출은 지난 2009년 1조9342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 2016년엔 1조4668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2017년부터는 다시 증가세에 들어서 2018년에는 1조8282억 원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때 산업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PC방 업계가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음식업 매출의 영향이 크다. 실제 PC방 프랜차이즈 가운데 자체 숍인숍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은 가맹점 한 곳의 전체 매출 가운데 먹거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한다고 밝혔다. 즉, 가맹점들이 숍인숍 브랜드 도입 전에 비해 40~50%의 추가수익을 내고 있다는 말이다. 


‘PC방 먹방’, 신규 고객 창출 효과도
“이제 저희에게 PC방은 식당이죠.”
한 유튜버의 말이다. 유튜브에 ‘PC방 먹방’을 검색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들이 뜬다. 유명 유튜버 밴쯔도 PC방 먹방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해당 콘텐츠의 조회수는 405만 회에 달한다. 
PC방 먹방 콘텐츠는 게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非)게이머들이 PC방을 방문하게 만드는 1등 공신이다. 실제 시청자들 중에는 게임에 취미가 없는데도 오로지 ‘먹기 위해’ 해당 PC방을 방문하는 이들도 있다. 이같은 현상은 외식업계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PC방도 하나의 외식공간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C방이 배민 맛집랭킹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PC방 맛집’을 공유하는 ‘피슐랭 가이드’도 등장했다. 피슐랭 가이드는 ‘PC방’과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의 합성어다. 여기에 등장하는 메뉴들도 미쉐린 가이드만큼 다양하다. 시그니처아레나PC방의 투움바 파스타, 피씨앤쿡의 함박스테이크, 볼륨업PC방의 삼겹살 정식 등은 웬만한 식당보다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맛을 인정받은 PC방들은 본업과는 상관없는 상호를 달고 배달앱에 입점하기도 한다. 휴게음식점 영업허가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입점은 어렵지 않다. 배달 음식의 품질에 대한 리뷰나 평점도 좋은 편이다. 실제 경기도에 있는 한 PC방은 배달의민족 맛집랭킹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PC방 업계 관계자는 “배민 입점 시 PC방 상호를 쓸 수 없기 때문에 PC방 업체라도 부득이 이름을 바꿔서 입점해야 한다”고 전했다. 


PC방 음식 배달 24시간 연중무휴
PC방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센스리그PC방은 최근 ‘아이센스리그PC&쿡’이라는 이름으로 배달앱에 진출했다. 현재 600여 개 가맹점 가운데 23개 지점이 배달의민족 앱에 입점, 음식 배달 영업을 하고 있다.
아이센스PC&쿡의 가장 큰 강점은 ‘연중무휴, 24시간 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PC방 영업 시간 자체가 24시간이기 때문. 이렇다 보니 밤늦게 야식을 시키는 이들도 많다. 또다른 강점은 메뉴의 다양성이다. 밥에서부터 면, 분식, 버거, 튀김, 음료까지 100개 내외의 메뉴가 라인업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실제 고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많은 이들이 ‘PC방 음식이라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는 리뷰를 남기고 있다. 



PC방 프랜차이즈 R&D팀 탐방



아이센스리그PC방 숍인숍 브랜드

쉐프앤클릭


PC방 프랜차이즈 브랜드 ‘아이센스리그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아이센스에프앤비·아이센스에프앤씨는 지난 2016년 식음 개발을 위한 R&D팀을 발족했다. 이듬해인 2017년 업계 최초로 PC방 전용 먹거리 자체 브랜드인 쉐프앤클릭을 론칭, 타 PC방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꾀했다. 





식음 R&D팀 120여 개 메뉴 자체 개발
R&D팀에서 개발한 메뉴는 현재 120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떡볶이와 매운치즈삼겹덮밥이 가장 인기가 많다. 떡볶이의 경우 쉐프앤클릭 베스트 메뉴로 오리지널, 매운, 짜장, 크림, 까르보불닭, 라볶이 등 6종류가 있으며 자체 개발한 전용 양념을 사용하고 있다. 
신메뉴는 연 6~7가지를 출시한다. 고객들이 다양한 메뉴를 먹고 싶어하기 때문. 출시 후 상대적으로 판매가 저조하거나 조리 방법이 어려운 메뉴의 경우 정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7가지 메뉴가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PC방에 최적화된 원팩 상품 공급
PC방 프랜차이즈임에도 자체 R&D팀을 가동하고 있는 이유는 ‘가성비’ 때문이다. 송윤화 R&D사업부 차장은 “많은 PC방 업체들이 먹거리 대행사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아 사용한다”며 “이럴 경우 메뉴가 획일적인 데다 비용도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자체적으로 메뉴를 개발하면 낮은 가격에 퀄리티가 높은 프리미엄 요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쉐프앤클릭은 PC방에 최적화된 맛과 중량, 조리법을 적용한 자체 상품을 개발, 원팩으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쉐프앤클릭은 HACCP 인증을 받은 제조업체와 함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완성된 제품은 현재까지 개별 물류사 및 유통사를 통해 가맹점에 공급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대기업과 통합 물류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다양한 형태의 레시피 제공
쉐프앤클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음식의 퀄리티다. 전문 조리사가 조리하지 않아도 메뉴 이미지와 동일한 수준의 비주얼과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정호정 마케팅 담당은 “전국 가맹점에 전 메뉴의 상세 레시피와 간단 레시피, 동영상 레시피를 제공해 누구나 쉽고 동일하게 조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며 “신규 직원이 들어와도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인력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0년 11월호를 참고하세요.   

 
2020-10-29 오전 03:07:49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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