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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일회용품… 규제 아닌 대안이 필요하다  <통권 429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11-26 오전 05:42:19

코로나19의 딜레마 필(必)환경에서 반(反)환경으로 

쏟아지는 일회용품… 규제 아닌 대안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외식업계의 필(必)환경 움직임은 일시정지했다. 음식점의 배달·포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플라스틱 등 일회용기가 곳곳에서 넘쳐나고, 일회용기 제조업체는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일회용품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답이 없는’ 현실이다. 일방적 규제보다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월간식당 DB·조지철 







언택트가 촉발한 일회용기의 역습…쌓여가는 폐플라스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면서 포장·배달 등 비대면 소비에 의한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했다. 정부는 그동안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해왔으나 코로나19 이후 방역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2020년 2월 말부터 카페와 음식점 등 식품접객업소의 일회용기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 경보 ‘경계’ 단계 이상일 경우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일평균 848톤으로 지난해 733.7톤에 비해 15.6%나 증가했다. 정부가 비대면 활동을 권고한 3~4월 이후부터 온라인 식품구매와 포장·배달 외식이 급격히 증가한 점을 고려한다면 하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상반기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2019년 11월 ‘제16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단계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21년부터 카페를 비롯한 음식점은 종이컵을 쓸 수 없고 테이크아웃 잔도 반드시 유상으로 제공하며, 재활용 촉진을 위해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컵 보증금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종합소매업과 제과점에서도 비닐봉투와 쇼핑백 사용이 금지되고, 음식 포장과 배달 시 일회용 식기류를 공짜로 제공할 수 없으며 2021년부터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궁극적으로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35%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식품접객업소의 일회용기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계획은 잠정 보류된 상태다. 


한국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 세계 최고 수준 
한국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높은 나라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플라스틱 관리 정책의 한계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7년 기준 132.7kg로 미국(93.8kg)과 일본(65.8kg), 프랑스(65.0kg) 등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 해양보호협회(SEA)등 합동 연구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한 내용에서도 2016년 기준 한국의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451만 톤으로 13번째로 많았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진 폐플라스틱의 상당량이 재활용 등을 거쳐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바다 등 자연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공개된 코에 빨대가 박힌 채 괴로워하는 바다거북의 모습의 모습은 인류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전 세계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을 대신할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가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을 목표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미국과 EU, 프랑스, 독일, 인도, 호주, 모로코 등 세계 60여 개 국가가 빨대와 컵,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규제를 도입해 플라스틱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PART 1 친환경 정책과 외식업계 현황
PART 2 친환경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PART 3 진정한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PART 4 일회용품 저감을 위한 움직임




PART 1 친환경 정책과 외식업계 현황

‘친환경’으로 눈 돌리는 외식업계…현실은?

국내 외식업계 역시 정부 정책에 발맞춰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친환경 인증 용기 도입,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로 만든 일회용기 사용, 빨대를 없앤 컵 뚜껑 제공, 오토바이 대신 전기차를 이용한 배달 등이 그러한 예다. 하지만 친환경 용기 가격이 일반 플라스틱 대비 최대 3배 정도 높아 원가 부담이 큰 데다, 소상공인의 경우 큰맘 먹고 친환경 용기를 도입한다 해도 마케팅이 수반되지 않으면 친환경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알리기도 힘든 현실이다. 





외식업계, ‘플라스틱 퇴출’ 사실상 힘들어 
업계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배달·포장과 같은 비대면 외식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다. 한 번 바뀐 소비 트렌드가 과거로 회귀하기란 좀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른 나라에 비해 배달문화가 발달한 국내 외식시장 특성상 플라스틱 퇴출 또는 일회용기 퇴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량을 줄이거나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규제도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현실적인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했던 일회용품 저감 관련 계획은 업계의 능력을 벗어난 강도 높은 수준”이라며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없이 계획이 그대로 실행됐다면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엄청난 혼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계획에 따르면 2022년부터는 훨씬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된다”며 “국내 외식업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는 자발적 참여는커녕 업계의 강력한 반발만 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환경 용기? 쓰고 싶어도 비싸서 못 써” 
외식업계의 친환경 용기 도입이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광분해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 종이 등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붙은 용기는 일반 플라스틱 소재에 비해 많게는 2~3배 이상 가격이 높다. 
친환경 용기를 제조하는 한 업체에 따르면 국내 일회용기 시장에서 친환경 용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하다. 반면 친환경이 아닌 일반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은 증가했다. 이 업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외식업계의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이 크게 성장했다. 특히 음식을 담는 용기, 이 중 국그릇과 밥그릇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외식업계에서 종이를 포함한 친환경 용기보다 플라스틱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 음료 용기를 예로 들며 “여러 원가요인을 종합했을 때 아메리카노 한 잔당 4500원 미만인 곳에서는 친환경 용기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최소 5000원 이상을 받아야 타산이 맞는데, 대기업이 아닌 일반 외식업체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배달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프랜차이즈 대표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규제 강화로 본사가 가맹점에 특정 물품을 강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라며 “좋은 취지로 친환경 용기 사용을 독려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한 푼이라도 더 남기고 싶어 하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원가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친환경 용기를 사용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현재 본사 직영 매장에 한해 플라스틱 저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규제보다는 현실 고려한 단계적 정책 필요 
이러한 이유로 외식업계와 일회용기 제조업계 모두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실상은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규제 정책을 내놓아도 실효성이 없을 거라는 입장도 다수다. 용기 제조업체를 비롯해 외식업체 등 관련 업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9년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금지 조치다. 정부는 도시락 판매업체와 일반음식점, 햄버거 판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산 적이 있다. 당시는 종이나 플라스틱이 아닌 스티로폼 용기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시기로 도시락 판매업체들은 “정부의 지시대로 용기를 펄프로 대체할 경우 추가비용이 10배에 달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정책으로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수많은 외식기업이 줄폐업을 하고 매출이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정부는 2008년 도시락 업체에 한해 일회용기 사용 제한 규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해당 기간 동안 관련 외식업체가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을 만드는 사람과 일회용기를 생산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의 입장이 모두 다른 데다 서로 간에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각개전투하는 모양새”라며 “일회용기 사용 규제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폐기물의 효율적인 처리와 재활용 정책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PART 2 친환경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친환경 용기’의 정의를 아시나요?

누구나 플라스틱, 일회용기의 대안으로 ‘친환경 용기’를 꼽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친환경 용기란 과연 무엇일까? 플라스틱 함량을 줄인 용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용기? 제조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덜 발생하는 용기? 소각 시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용기? 잉크 사용량을 줄인 용기? 또 종이용기는 모두 친환경일까? 






애매해도 너무 애매한 친환경 용기 기준 
포털에 ‘친환경 용기’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제조업체가 나온다. 상당수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유료 광고를 하는 업체들이다. 검색 상위에 노출된 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친환경 제품을 살펴봤다. 이 중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인증 친환경마크를 받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플라스틱이 아닌 크라프트 재질의 컵이나 도시락, 심지어는 플라스틱 뚜껑에 몸통만 종이 재질인 도시락을 친환경 용기 카테고리로 구분해 놓은 곳도 있었다. 
제품 설명란에는 ‘탄소 발생량을 줄인’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자연에서 분해되는’과 같이 친환경을 연상케 하는 문구들이 많았지만, 환경과는 전혀 무관한 ‘인체에 무해한 재질로 만든’ ‘아이 입에 닿아도 안전한’ ‘곰팡이나 해충이 생기지 않는’ 등과 같이 ‘안전한 제품=친환경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소위 낚시성 문구도 적지 않았다. 
국내 친환경 용기 인증을 담당하는 기관은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있다. 정식 인증 명칭은 친환경 용기가 아닌 ‘환경표지제도’다. 환경표지제도란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해 ‘제품의 환경성’을 개선한 경우 그 제품에 로고(환경표지)를 표시함으로써 소비자(구매자)에게 환경성 개선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환경표지 제품 선호에 부응해 기업이 친환경 제품을 개발·생산하도록 유도해 자발적 환경개선을 유도하는 자발적 인증제도다. 
환경표지 인증 대상 제품군은 인쇄용지에서 가전, 가구, 세제, 서비스 등으로 다양하며 이 중 식기 등 용기가 포함된 품목은 ‘포장재’와 ‘생분해성 수지 제품’ 등 크게 두 가지다. 다시 말해 ‘용기’로서 인증을 받는 것이 아닌 포장재 또는 생분해성 수지 제품으로서 인증을 받은 제품만이 친환경 마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환경표지 인증받은 식품용기 1200개에 불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인증제품 현황에 따르면 포장재로 인증을 받은 전체 857개 제품 가운데 식품용기는 680개, 생분해성 수지 제품으로 인증을 받은 전체 1202개 제품 가운데 식품용기는 496개다.(<표1> 참조) 두 가지 제품군을 모두 더해도 1176개에 불과하다. 다수의 업체가 동일한 품목을 크기별, 용도별로 구분해 개별 인증받은 것을 제외하면 실제 제품수는 훨씬 줄어든다. 
사실 일회용기 제조업체 중 환경표지 인증에 적극적인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인증기준이 모호하고 까다롭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좀 더 빨리 분해가 되는 성분을 조금 섞었다고 해서 그것을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외국에서 좋은 제품을 수입해 친환경 용기로 판매하고 싶어도 국가별 인증기준이 달라 환경표지 인증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정말 좋은 제품이 인증받지 못하는 반면 무늬만 친환경인 제품이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가 말하는 ‘인증기준의 모호성’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인증사유(<표2> 참조)를 보면 알 수 있다. 자원순환성 향상, 지구환경오염 감소, 지역환경오염 감소, 유해물질 감소 등 다양한 기준이 있지만 수치 등을 포함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항목은 어느 것 하나 없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0년 12월호를 참고하세요.

 
2020-11-26 오전 05:42:19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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