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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 살아야 배달앱도 산다  <통권 429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12-01 오전 04:19:14


“이러다 정말 밑지고 파는건 아닐까?”

식당이 살아야 배달앱도 산다



“밑지고 파는 겁니다.” 
장사꾼의 흔한 거짓말로 치부되는 멘트다. 그런데 이대로 가다간 외식업계에 정말 밑지고 파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배달앱에서 지나치게 높은 광고비와 중개수수료를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들 다 하는데, 나만 안 쓸 수도 없는 노릇.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정착되면서 배달앱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글 신동민 기자 sdm@foodbank.co.kr 사진 조지철, 업체제공





배달앱 거래 규모 5년 사이 10배 껑충 

“창업 초창기 월정액만 내고도 배달앱 상단에 노출돼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상단 노출 광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광고비도 10배가량 늘어났다. 어쩔 수 없이 배달료를 책정했더니 고객들의 불만으로 돌아왔다.”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시장 점유율 97.4%
현재 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7년 15조 원에서 2018년 20조 원(공정거래위원회 기준)까지 성장했다. 배달앱 이용자의 경우 2013년 87만 명에서 2018년 2500만 명으로 폭증했다. 같은 기간 배달앱 거래 규모 역시 5년간 3347억 원에서 지난해 약 3조 원으로 10배 가량 커졌다. 
문제는 배달앱 시장이 사실상 독점적 구조라는 점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배달앱 사용자 1322만 명 중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이용률은 무려 97.4%에 육박한다.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소상공인들에겐 도우미 역할을 하며 파격적으로 성장한 배달앱. 그런데 기대했던 초기의 모습과 달리 음식점의 생사가 좌우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도한 수수료, 광고비 책정 갑질, 음식 가격 인상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 배달앱으로 결제하는 고객이 많아지다 보니 정산도 늦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장사는 하는데, 돈은 안 들어오는 꼴이다. 
외식산업은 입지산업이라 할 수 있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입지 선정이 중요하다. 다만 입지 선점에 따른 과다비용 발생으로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렇다보니 최근에는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더해져 폐업이 늘거나 타 지역으로 내몰리게 됨으로써 고객 유입이 점차 줄고 있다. 배달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순대맛집’으로 정평난 가게를 운영 중인 K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장영업은 치명타를 입었다”며 “이미 자리잡은 외식업소도 배달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오픈한지 얼마 안 됐거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면 배달앱 이용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치킨 한 마리당 수수료 3549원 지불
역설적이게도 배달이 활성화될수록 업소 사장들은 더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배달앱 수수료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동주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출한 배달앱 수수료를 분석한 결과, 치킨 전문점이 배달앱을 사용할 경우 월 수입이 60%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치킨 전문점 노랑통닭의 원가분석을 근거로 했다. 판매가격 1만7000원인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판매했을 경우 때 배달앱 수수료는 깃발 광고료 333원(2%), 배달앱 중개료 1156원(6.8%), 결제수수료 560원(3.3%), 배달대행료는 1500원(8.8%)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한 마리당 3549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셈이다. 여기에 인건비, 원재료비, 포장비 등까지 더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더 줄어든다. 
점주와 소비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소위 배달대행료의 경우 배달앱은 ‘자발적’으로 내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업주가 배달료를 많이 낼 경우 보상이 뒤따른다. 바로 배달앱에서 고객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업주 가게가 배치되는 것. 너도나도 노출이 잘 되는 곳에 배치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더 많은 배달료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해 초 퇴직금을 밑천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연 A씨는 “창업 초창기 월정액만 내고도 배달앱 상단에 노출돼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상단 노출 광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광고비도 10배가량 늘어났다”며 “배달비를 내지 않았더니 상위에 노출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배달료 일부를 고객에게 책정했더니 불만으로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쿠팡이츠 론칭 1년 만에 배달앱 3강 구도에 균열
배달앱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배달앱 후발주자들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안하며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배달앱 후발주자들의 등장이 반갑다. 배달앱 숫자가 많아질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당연히 득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 
후발주자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건 ‘쿠팡이츠’다. 국내 이커머스 최강자인 쿠팡이 지난해 선보인 쿠팡이츠는 론칭 1년여 만에 10여년 간 유지된 배달앱 3강 구도에 균열을 일으켰다. 
월간 실사용자(MAU) 숫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주요 5개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위메프오·배달통)의 월간 실사용자는 2206만2638명으로 집계됐다. 
부동의 1위 배달의민족은 1317만5762명이 사용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286만7278명(27.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2위 요기요는 731만5087명에서 661만2678명으로, 3위 배달통은 65만3079명에서 26만8756명으로 주춤했다. 대신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공격적 마케팅으로 추월 속도를 올리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9월 이용자가 34만1618명에서 올해는 150만722명으로 339.3%나 증가했다. 위메프오 역시 같은 기간 월 이용자가 8만3176명에서 50만4711명으로 506.8% 껑충 늘어났다.  
아직 점유율이 낮고 2위 사업자인 요기요와 격차도 크지만, 이용자 증가세만 놓고 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단 외식업계 현장의 반응은 반신반의하는 태도다. 배달앱 사업 진출 초기에 내세운 달콤한 플랜카드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앱 시장 더욱 커질 것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 관계자는 “연 7000억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영업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던 쿠팡 사례처럼 쿠팡이츠 역시 업주, 고객, 라이더 등에 시장 연착륙을 위해 혜택제공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쿠팡이츠는 탄탄한 자본력을 앞세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고액의 쿠폰을 지급하는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 이어 배달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대행 기사에게 피크 타임에는 웃돈을 얹어주는 탄력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배달 건수에 따라 건당 최대 2000원을 추가 지급하는 등 많게는 건당 2만 원이 넘는 배달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덕분에 요즘 강남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점주들과 계약서상에 15% 중개수수료가 발생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까지 시행 일자는 미지수이지만 언젠가 시작된다면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위메프오의 경우 아직 사용자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을 대신할 이익창출 모델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위메프오를 통해 주문이 들어와야 중개수수료 0원이 효과가 있는 것인데, 주문건이 미미한 상황이다. 배달통처럼 도태되지 않기 위해선 뭔가 다른 한방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이에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독과점 형태가 되면 결국 가격 결정권을 기업이 좌지우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앱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후발주자들이 수수료율 경쟁에 뛰어들면서 배달앱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라며 “후발주자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시장 독과점 논란 역시 줄어들 것이고, 이는 요즘 이슈인 국내 1위 배달앱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2, 3위 업체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보유한 독일 업체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독과점이란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키려는 앱, 이기려는 앱, 쫓으려는 앱  3앱3색 

예전에는 배달원을 고용해 ‘고정비’로 돈이 나갔다면, 이젠 필요할 때만 사용하면 되는 ‘변동비’인 셈이다. 한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배달원을 고용했을 때에 비하면 배달앱 수수료가 터무니없는 금액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잘 나간다는 온라인 쇼핑몰의 수수료는 최대 40%에 달한다”며 “이에 비하면 외식업 관련 배달앱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도태되는 상황, 주요 배달앱사도 임접사들과의 상생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0년 12월호를 참고하세요.  

 
2020-12-01 오전 04:19:1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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