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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한약닭농장 조이형 대표·조성현 부대표  <통권 429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12-01 오전 05:04:13

토종닭 치킨을 꿈꾸다

조아라한약닭농장 조이형 대표·조성현 부대표



미식가들 사이에서 ‘마약닭’으로 통하는 닭이 있다. 조아라한약닭농장(이하 조아라농장)의 토종닭이 그것. 
한 번 맛보면 다른 닭고기는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맛과 육질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해서 마약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마약닭이라는 타이틀은 하루 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다. 32년 간 토종닭 외길을 걸어 온 조이형 대표와 그 옆에서 묵묵히 아버지를 도운 조성현 부대표가 고군분투하며 사업을 일군 결과다.
글 이서영 기자 young@foodbank.co.kr 사진 조지철




32년째 친환경 방식으로 한약재 먹인 토종닭 사육
조아라농장에서는 닭들을 자연방사해 키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한약재와 솔잎, 숯, 쑥, 황토 등을 넣은 사료를 먹인다. 사육 기간 또한 120일로 치킨용 브로일러종35일령에 비해 3배가량 길다. 사료값이나 생산성 등을 따지면 매우 비효율적인 사육 방식이지만 조아라농장은 처음 닭을 기르기 시작한 1989년부터 지금까지 32년째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건강한 닭’을 기르겠다는 조이형 대표의 고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예로부터 닭은 우리 국민의 대표적인 보양식이었다. 그런데 비육산업의 성장과 함께 닭도 대량생산이 되면서 보양식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다. 건강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가축이라야 사람 몸에도 도움이 되는 법인데 대량생산 시스템은 이같은 이치가 무시되기 때문이다. 전통방식으로 건강하게 닭을 길러 국민들에게 영양이 풍부한 닭고기를 제공하고 싶었다.”
조아라농장의 자연친화적 양계방식은 각종 인증서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조아라농장은 현재 HACCP 인증과 친환경농산물 인증, 무항생제축산물 인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미생물 포함된 발효 사료로 건강한 닭 키워
조아라농장의 계사는 1년 365일 늘 병아리와 닭으로 채워져 있다. 계사별로 병아리부터 대(大)닭까지 나눠놓고 순차적으로 닭을 출하한다. 빈 계사에는 또다시 병아리를 입식하는 방식이다. 양계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시스템이다. 1년 내내 계사를 비워두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조아라농장은 32년 동안 단 한번도 조류독감(AI)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 닭들의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게 조성현 부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자연방사로 인해 닭들의 운동량이 많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체 개발한 사료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조아라농장은 20여 가지의 재료를 1개월 간 미생물로 발효시켜 사료를 만든다. 1990년대 초 조이형 대표가 개발한 것으로 바실러스균 등 유익균이 다량 포함돼 있어 닭의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림부에서는 해당 사료의 효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연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조아라농장에서 발효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의 육질은 일반 닭에 비해 칼슘 8배, 인 22배,칼륨 20배가 높았다. 반면 조지방은 1/10 수준으로 낮았다. 





육회로도 먹을 수 있는 닭고기
미생물 발효 사료는 닭의 건강에도 좋지만 농장 내 악취를 제거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실제 조아라농장에서는 악취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인근에 원룸, 기숙학원 등이 위치해 있을 정도다. 일반 양계 농장이 수km까지 악취를 풍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조성현 부대표는 “닭들이 농장을 뛰어 다니면서 사료를 흘리고 다니기 때문에 농장 곳곳에 유익한 미생물이 퍼져 있다”며 “유해균이나 악취가 발생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장에 악취가 없으니 닭고기에서도 비린내 등 잡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육향(肉香)이 난다. 육회로도 먹을 수 있을 정도. 이렇듯 닭고기의 품질이 남다르다 보니 미식업계에서도 찾는 곳이 많다. 미쉐린 레스토랑이나 파인다이닝 중에는 오래 전부터 조아라농장의 제품을 사용해온 곳들이 적지 않다. 또 최근에는 고급 한식 프랜차이즈에 구이용 닭고기 납품을 계약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농장 내에 소규모 도계장 설치
조아라농장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소규모 도계장 허가를 획득했다. 농장에서 기른 닭을 자체적으로 도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는 닭을 길러 놓아도 도계를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조아라농장의 도계장은 주1~2회 운영되고 있다. 도계작업은 조이형 대표와 조성현 부대표 둘이 함께 한다. 1회 작업 분량은 80마리 정도이며 최대 작업량은 1회 200마리다.
도계장이 가동되자 마자 국내 유수의 백화점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재빠르게 접촉을 해왔으나 바로 납품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계약을 위해 필요한 서류들이 너무 많아서였다. 
조성현 부대표는 “올 한해는 도계장과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느라 시간이 다 갔다”며 “내년에는 올해 준비한 것들을 바탕으로 판로를 넓히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소규모 도계장에 맞춰진 인증 매뉴얼 있어야”
소규모 도계장 설치는 토종닭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국내 도계업체 가운데 1만 마리 이하로 도계를 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 이런 이유로 토종닭 업체들은 그간 밀(密)도계나 산닭(살아있는 닭) 판매 등을 통해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정부에서 소규모 도계장 설치 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종닭 업계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추게 됐다. 유통업체에 토종닭을 납품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소규모 도계장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성현 부대표도 국내 1호 소규모 도계장 운영자로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도계장은 농장과는 별개로 HACCP 인증 등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해당 인증들의 기준이 모두 대규모 도계장에 맞춰져 있어 기준을 맞추기가 힘들다. 소규모 도계장을 위한 인증 매뉴얼이 필요하다.”





토종닭 치킨, 드라이에이징 닭고기 선보이고파
조이형 대표는 90년대 대학교에서 축산학을 전공했다. 당시 토종닭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전문가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고향에 돌아와서는 농사를 지었다. 그러던 중 비육산업으로 인해 전통적인 양계 방식이 사라지는 세태를 보고 이를 안타깝게 여겨 일종의 사명감으로 토종닭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대학까지 나온 엘리트였던 만큼 고품질 육계 생산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했다. 그 결과 조아라농장은 친환경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양계업체로 성장했다. 
장남인 조성현 부대표는 아버지의 꿈을 이어 받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가업을 잇기 위해 하고 싶었던 공부도 접고 축산과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에 대한 불만은 없다. 대학생 때부터 10여 년 간 농장 일을 도우며 아버지의 목표를 자신의 것으로 자연스레 흡수한 그다.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조 부대표는 하고 싶은 게 많다. 
“토종닭 치킨을 만들고 싶다. 토종닭은 브로일러에 비해 값이 비싸고 크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치킨 브랜드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몸에 좋은 식품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문화가 조성돼 있고 토종닭 반마리면 원가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치킨 브랜드를 만들면 시장에서 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드라이에이징 닭고기, 닭 육수 등 생각해 놓은 아이템이 수십가지다. 최근에는 동생 조성웅 씨가 합류하면서 사업 방향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껏 우리가 해 온대로 소비자에게 정직과 신뢰로 다가간다면 분명 성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잘 기른 토종닭이 어느 닭고기보다 맛있고 부드럽다는 걸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
이 말을 하는 조 부대표의 눈이 반짝거렸다.

 
2020-12-01 오전 05:04:1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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