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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어스앤컴퍼니(주) 조기준 대표  <통권 430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12-29 오전 05:36:57

바른 먹거리의 기준을 만들다

트라이어스앤컴퍼니(주) 조기준 대표




바야흐로 케미포비아 시대다.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가 만연한 시대,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도 공포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그렇다고 가공식품을 아예 끊고 살 수는 없는 일.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다. 식품첨가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이다. 소비자가 똑똑해질수록 생산자는 더 건강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트라이어스앤컴퍼니가 개발한 식품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엄선’은 식품업계에 이같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 이서영 기자  사진 조지철





식품첨가물은 양날의 검과 같다. 생산자 입장에서 식품첨가물은 다양한 식품 개발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로 인해 소비자 또한 풍성한 식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식품첨가물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해 평가 및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성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건 아니다. 식품첨가물 중에는 곤충이나 석유에서 추출하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그 동안 소비자에게 가려져 있는 영역이었다. ‘L-아스코르빈산나트륨’과 같은 전문 용어로 가득한 식품 포장지 뒷면의 식품 정보는 소비자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다. 까막눈 신세의 소비자는 답답할 따름이었다.

베테랑 MD, 식품 성분 분석 앱 만들다
두 딸 아이를 키우는 ‘딸 바보 아빠’ 조기준 대표도 식품첨가물 때문에 속이 타는 소비자 중 하나였다. 조기준 대표는 2006년 이마트에 입사해 11년간 식품 MD로 일했다. 그는 이마트의 PB브랜드인 ‘피코크’를 만든 핵심 인물이었다. 순희네빈대떡, 남원추어탕, 초마짬뽕 등 맛집과 협업해 만든 간편식과 2013년 출시 후 3개월 만에 12억원 어치가 판매된 하바네로 라면을 개발한 기획자이기도 하다. 
경쟁 브랜드의 상품을 하루에 2~3개씩 먹으며 상품을 개발할 정도로 의욕적이던 그는 어느 순간 몸에 이상신호를 느꼈다. 특히 라면과 과자 등을 개발하면서는 심한 알레르기 질환을 앓아야 했다. 그 때 식품첨가물의 위험성을 몸소 체험했다. 이같은 경험은 곧 ‘내 아이에게는 건강한 식품을 먹여야 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건 죽마고우 친구들과의 ‘한강 치맥 회동’ 자리에서였다. 조 대표가 식품 개발을 하며 겪은 애로점에 대해 토로하자 각자 가정을 갖고 자녀를 키우고 있던 친구들도 그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를 비롯한 세 사람은 ‘식품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엄선’ 유저, 앱 충성도 높아
조 대표가 먼저 결단을 내리고 퇴사를 하자 각각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해 온 두 친구도 정든 회사와 작별을 고했다. 그렇게 2016년 10월 앱 개발을 시작해 2017년 3월 5개월 만에 ‘엄마의 선택’, ‘엄선된 식품 선택’이라는 뜻을 담아 ‘엄선’이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했다. 
세 명 모두 한 가정의 가장이다 보니 5개월이라는 기간이 짧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앱을 개발하면서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카카오스토리에 채널을 개설했을 때였다. 앱의 핵심 가설은 ‘미취학 자녀를 둔 엄마들은 식품첨가물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 그래서 반드시 식품첨가물 정보를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다’였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카카오스토리에 식품첨가물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채널을 개설했다. 반응이 없으면 앱 개발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많은 엄마들이 채널을 수신했다. “하루에도 수 백건씩 문의가 올라왔고 우리는 24시간 동안 잠도 안 자고 문의에 답을 달아 줬다. 앱이 나와야 할 이유가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몸은 고됐지만 행복했다.”
엄선의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70만이 넘는다. 초기에는 엄마 유저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가 엄선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의 앱 충성도는 높은 편. 앱 재방문율과 지인 추천율이 모두 50% 이상이다. 





외식업체도 ‘온라인 시식’ 서비스 활용
앱 론칭 후 3년간 식품 성분 분석 서비스만을 제공하던 엄선은 지난해 3월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비대면) 시식’이 그것으로 엄선 앱에 노출돼 있는 신제품의 샘플을 신청하면 당첨자에게 물건을 배송해준다. 제품을 받은 소비자는 해당 상품을 체험해 본 뒤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블로그에 리뷰를 작성해 올려야 한다. 
제품 한 개당 신청건수는 4000~5000건에 달하고 매일 300~500개의 리뷰가 올라온다. 100만~400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관찰할 수 있기에 기업들의 반응도 뜨겁다. 풀무원, 하림, 농심, 빙그레 등 대기업들은 진작에 온라인 시식을 진행했다. 해당 기업들은 엄선 리뷰를 바탕으로 제품을 보완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업체들도 신메뉴 시식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 공차 등 카페를 비롯해 롯데리아, 쉐이크쉑, 설빙, 북창동순두부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인공이다. 
조기준 대표는 “외식업체의 경우 방문 시식의 형태가 대부분이다. 내점 고객에 한해 시식을 제공하는 한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혹여 밀키트 시장에 진출하려는 외식업체라면 밀키트도 얼마든지 시식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엄선을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엄선에서 시식을 진행한 상품 중에는 밀키트 상품이 다수 있다. 

5000만원으로 시작해 100억원 가치의 기업으로
아주IB투자, KB카드 등에 따르면 엄선의 기업가치는 100억원에 달한다. 세 명의 아빠가 퇴직금을 탈탈 털어 5000만원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 4년 만에 25배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엄선은 지난 2019년까지 23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현재 모 투자은행과 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스타트업의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되는 단계에 이뤄지는 두번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공동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원하는 회사들과도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엄선이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식품 업계에서 독보적인 데이터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계는 각각 데이터 회사가 존재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식품업계에는 데이터 회사가 없었다. 국내 식품시장은 350조원 규모다. 제조사, 기획사, 유통사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있다. 이들 모두에게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피드백은 필수적이다. 엄선 앱에는 식품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 리뷰 데이터도 쌓여 있다. 그런 점에서 엄선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과 함께 식품기업이 좀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조기준 대표의 설명이다. 

오프라인 시식·외식 시장 진출 계획
조 대표의 올해 계획은 오프라인 시식 서비스 론칭과 B2B용 플랫폼 론칭이다. 특히 오프라인 시식 서비스 론칭에 대한 그의 의지는 확고하다. 
“마트에서 각 식품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시식을 진행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낭비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결국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런데 현재의 시식은 소비자의 반응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일방적 시식에 불과하다. 엄선에서 마트의 오프라인 시식까지 온라인 시식과 연계해 대행한다면 소비자와 기업이 윈윈하는 시식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이와 함께 국내 25만개 식품 관련 업체를 위한 B2B용 온라인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엄선은 온전히 소비자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엄선의 비전은 식품업계에 그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외식업계까지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레스토랑의 식재료와 레시피 등을 데이터화해 개별 소비자에게 맞는 메뉴나 식단을 추천하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것. 
조 대표는 “식품이라는 단어가 엄선과 동일시됐으면 좋겠다”며 “식품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와 콘텐츠를 갖고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2020-12-29 오전 05:36:5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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