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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안동찜닭 임명자 대표  <통권 430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1-04 오전 11:20:07

안동찜닭의 원조 

원조안동찜닭 임명자 대표


경북 안동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인 ‘안동찜닭’. 조금 과하게 표현하면 쟁반만큼이나 큰 접시에 간장양념으로 조리한 닭과 각종 채소, 당면을 가득 담아낸다. 안동찜닭은 지금이야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대중식이자 때론 별미지만 그 유래는 풍요롭지 못한 시절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개발된 음식이다. 1970~80년대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통닭으로는 여럿이 배를 채울 수 없어 닭에 감자와 각종 야채, 그리고 불린 당면까지 넣어 양을 늘려 먹던 것이 안동찜닭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글·사진 윤은옥






안동 구시장에 있는 ‘안동찜닭 골목’에는 업소마다 양념이나 재료를 차별화하는 등 아이디어를 살려 운영하는 30~40여개 찜닭전문점이 몰려 있다. 어디나 그렇듯 나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업소들 사이에서 원조를 논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곳 안동찜닭의 터줏대감이자 원조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 바로 ‘원조안동찜닭’이다.
1980년 개업한 원조안동찜닭(舊 우리통닭)은 올해로 40년째 안동찜닭의 전통을 잇고 있는 곳으로 이곳의 임명자 대표는 안동찜닭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원래는 모든 업소에서 닭볶음탕처럼 여러 가지 재료와 고춧가루를 넣은 빨간 양념의 음식을 선보였다. 이때 임명자 대표는 발상을 달리해 고춧가루 대신 빨간 통고추(혹은 건고추)를 듬성듬성 썰어 넣어 매콤함은 유지하면서 간장소스로 달짝지근한 맛을 내 남녀노소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변모시켜 오늘날 전국적인 음식으로 대중화시켰다.
임명자 대표가 닭과 인연을 맺은 건 그녀 나이 스물여섯살 때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닭을 토막낸 후 튀긴 조각치킨이 아니라 통째로 튀기는 옛날통닭이 대세였는데 부재료 없이 오롯이 통닭만 튀긴 것으로는 한창 혈기왕성하고 먹성 좋은 젊은 고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닭에 각종 야채와 당면까지 넣어 양을 늘린 찜닭이다. 
임명자 대표는 “당시 대학생과 방위병 등 젊은 사람들이 몰려와 찜닭 한 마리 시켜 놓고 배부르게 먹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고 회상했다. 퇴근 후 직장인들에게는 하루의 노곤함을 씻어줄 푸짐한 안주거리로, 모처럼의 가족 외식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외식 메뉴로, 그리고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에게는 가성비 좋은 음식이 바로 안동찜닭이었다. 다 먹고 나면 남은 양념에 밥을 비비거나 볶아 먹을 수 있으니 같은 가격에 이만한 양을 자랑하는 음식이 또 있을까 싶다.
그렇게 안동지역을 중심으로 먹던 안동찜닭이 모 찜닭 전문점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지금은 안동찜닭골목이 하나의 관광코스이자 찜닭 순례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시민들이 맛있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외식명소로 자리매김한 원조안동찜닭은 아들인 이창훈 대표 부부가 대를 이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당시 꼬맹이였던 아들이 장성해 어머니와 함께 경영에 참여했다. 한 접시에 5000원이던 찜닭이 지금은 2만8000원으로 올랐고, 부모님 손을 잡고 오던 어린 손님이 지금은 부모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올 정도로 긴 시간이 흘렀다. 오랜 주방일로 불편한 임명자 대표의 다리에서 그동안의 노고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난다. 
세월의 흔적은 원조안동찜닭의 주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주문과 동시에 찜닭을 조리하기 시작하는데 길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는 오픈주방에는 꽃그림이 다 지워질 정도로 낡을 대로 낡은 쟁반과 가마솥에서 조리한 찜닭을 퍼 담는 나무 바가지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원조’임을 느끼게 해준다.
한때 무전기 없이는 장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손님들로 미어터졌던 시절, 하루에 닭 250마리도 거뜬히 팔아치웠던 원조안동찜닭. 지금은 주위에 많은 찜닭 전문점들이 생기고 또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손님들의 방문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안동찜닭 골목을 지키는 원조찜닭전문점이라는 명성과 역사성, 그리고 전통의 맛을 경험하고자 진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도 안동찜닭 골목에 가면 40여 년 세월을 한결같이 전통방법 그대로 안동찜닭을 만드는 ‘전원주 아줌마’, 임명자 대표를 만날 수 있다.

 
2021-01-04 오전 11:20:0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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