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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음연구소 대표이사 노희영  <통권 431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2-01 오전 05:39:59

노희영은 진화한다 

고로 존재한다

(주)식음연구소 대표이사 노희영


노희영이 돌아왔다. 어디를 가든 이슈를 몰고 다녔던 그가 지난해 YG푸즈 인수 후에는 근황이 궁금할 정도로 잠잠하더니 또 다시 ‘짠!’ 하고 나타났다. 그동안 책도 쓰고 외식 브랜드도 2개나 더 만들었다. 대기업 조직을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된 그는 더 쿨해지고 더 대담해졌다. 
글 이서영 기자  사진 이경섭





YG푸즈 인수해 식음연구소로 새 출발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다. 그가 손을 대는 브랜드마다 소위 ‘대박’이 터졌다고 해서 이런 별칭이 붙었다. 오리온에서는 고급 과자로 유명한 마켓오를 만들었고 CJ로 이적한 후에는 비비고,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을 만들었다. 특히 CJ에서는 올리브영,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빕스, 햇반, 해찬들, 올리브TV, CJ오쇼핑 등을 리노베이션해 힘 빠진 브랜드에 새로운 경쟁력을 심어 주기도 했다. 
CJ를 나와서는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 법인인 YG푸즈를 세웠다. 삼거리 푸줏간, 쓰리버즈, 케이펍 등 3개 외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한 건물에 몰아 넣어 복합외식문화공간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YG리퍼블릭.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YG푸즈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노희영은 고민했다. ‘팔 것인가, 살 것인가.’ 자식같은 브랜드들을 버릴 수 없었고 결국 법인을 인수했다. 그렇게 식음연구소 대표로서의 인생이 시작됐다. 


진정한 셀러브리티로 거듭나다
대기업 조직에서 벗어난 노희영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같다. 최근 한두달 사이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것만 4~5건이다. 한 경제 전문 유튜버와 함께 촬영한 콘텐츠는 3주만에 37만뷰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달에는 아예 자체 유튜브 채널 ‘노희영과 브랜딩 Talk’도 개설했다.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대단하다’, ‘멋지다’ 등의 댓글이 대다수다. 노희영도 이런 반응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는 “평생 악플세례를 받아 왔는데 이렇게 많은 선플이 달리다니. 인생 오래 살고 볼 일이다”라며 웃었다.
대중이 노희영을 다시보게 된 건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이라는 책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 책을 출간했다. 책에는 그가 오리온과 CJ, YG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걸출한 대기업에 몸담으며 실제 브랜드를 기획했던 스토리가 그대로 담겼다.





책 출간, 그리고 의외의 의도
노희영은 왜 책을 썼을까? 그동안의 인생 여정을 회고하기 위해서? 아니면 퍼스널 브랜딩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였을까? 노희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실로 놀라웠다. 지금까지 함께 일한 직원들의 이름과 업적을 기록하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단다. 
“이제껏 수백여개의 브랜드를 만들고 다듬어 왔지만 그것이 비단 나 혼자 했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총대를 메고 지휘한 일이었기에 ‘노희영이 이룬 업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나야 사람들이 알아주고 이렇게 인터뷰도 많이 하지만 나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어떤가. 그들은 어떤 기록도 남기지 못한채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억울하지 않겠나. 나에게 수도 없이 지적받으며 일한 당사자들인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어디에도 그 기록이 남지 않는다면.”
그래서 이 책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출판사에서도 ‘사람 이름이 너무 많이 나오니 좀 빼달라’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그토록 냉혈한같던 노희영에게 이렇게 따듯한 마음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HMR, 밀키트 시장 진출
노희영이 YG푸즈를 인수한 날,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당황하지 않았다. 메르스나 사스처럼 스쳐 지나갈 작은 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생각보다 긴 싸움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노희영은 위축되지 않았다. 천성이 도전가인 그는 위기속에서도 새로운 브랜드를 2개나 더 만들었다. 평양냉면 전문점인 ‘평양일미’와 건강기능식 비스트로 브랜드 ‘퍼스트+에이드’가 그것. 매장은 평양일미 2곳, 퍼스트+에이드 1곳 등 3개를 오픈했다. 이 매장들은 고객의 호평을 받으며 코로나 시국에도 비교적 순조롭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노희영은 HMR, 밀키트도 발빠르게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은 나와 20년을 함께 한 사람들”이라며 “오리온, CJ 등을 함께 거쳐 오면서 HMR과 밀키트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만큼 이커머스 시장에도 빨리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공격적으로 매장을 오픈하는 것도 HMR이나 밀키트를 만드는 것도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재앙과 맞서 싸우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그러나 위기는 또 한번 노희영을 성장시켰다. 


진화하는 노희영
노희영에게 ‘상처’에 대해 물었다. 그는 “상처는 주니까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처를 주는 사람은 반드시 그 상처를 되돌려 받게 되어 있다”고 단언했다. 
과거 대기업 재직 시절, 그가 쿠데타 용병으로 역할했을 때가 있었다. 그가 대기업에 처음 발을 들였던 20년 전 한국 사회는 지금보다 더 여성에게 불친절했고 조직 문화는 더 경직돼 있었다. 여성으로서, 대기업 조직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기 위해 그는 우악스러워야 했다. 속도를 내려면 조직원을 채찍질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과는 없을 것이다.
“나는 할 말이 있으면 맘에 담아두는 일이 없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를 다 쏟아 낸다. 그렇게 하면 감정이 쌓이지 않기 때문에 사랑하는 마음만 남는다. 그러니까 항상 지적하면서도 맘으론 사랑하고 있는 거다. 진짜 싫다면 내보내지 않겠나. 그런데 상대는 내 말에 상처를 받더라. 그 상처가 쌓이니 결국 어느 순간에는 나에게 상처로 돌아왔다. 세상에 일방적인 상처는 없다.”
그는 이제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직원들에게도 ‘지적’보다 ‘설명’으로 다가간다. 이것은 그가 대기업 조직의 일원이 아닌 중소기업의 오너가 됨으로써 체득한 리더십이기도 하다. 또 더 이상 갑질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왔다는 현실에 순응하는 일이다. 노희영은 “조직에 맞춰 진화하지 않는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뜬금없는 신앙고백
노희영은 스스로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행운아’라고 말한다. 살면서 해보고 싶은 일은 다 해봤다며 여한이 없단다. 그런데 갑자기 ‘딱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서 뜬금없이 신앙고백을 한다. 
“나는 위기가 많았던 사람이다. 대기업에서 일하면서도 늘 큰 위기들이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나님은 그 때마다 나를 세워 주셨다. 나는 그게 의문이다. 세상에 나보다 똑똑한 사람도 많고 열심히 사는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까지 아끼시는 이유가 무얼까. 분명 어떤 계획이 있으실 것이라고 믿는다. 늘 이 마음의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하나 고민이다.”
59세. 노희영의 나이다. 그런데 그는 아직도 도전하고 잔소리하고 연구한다. 노희영은 도전을 즐긴다.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치 않다는 그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신이 난다. 새로운 날이 밝은 게 좋다. 단 한번도 우울하게 일어나 본적이 없다. 내 인생은 참 즐거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가 내뿜는 에너지에 나도 덩달아 힘이 낫다.

 
2021-02-01 오전 05:39:59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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