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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채식 레시피] 보름나물  <통권 431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2-03 오전 10:54:35




보름나물





{ 오경순이 들려주는 식재료 이야기 } 

정월 대보름이 가까워 온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이면 오곡밥과 보름 나물을 먹으며 한 해의 복을 기원했다. 보름 나물은 전해 봄부터 가을까지 수확해 말려 놓은 묵은 나물로 만드는데 옛 조상들은 정월 대보름에 보름 나물을 먹으면 다가올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묵은 나물은 훌륭한 발효식품이다. 건조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햇빛과 산소에 노출되면서 발효되기 때문이다. 중국에 차(莗)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묵은 나물이 있다.
사찰에서는 이 묵은 나물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잔치국수 위에 수북히 올려 나물 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찜을 해 먹기도 한다. 사찰의 묵은 나물 조리법은 시중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소화가 잘 돼야 하기 때문이다. 스님들의 수행은 움직임이 적고 정적이기 때문에 조리 시 이 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번 보름나물은 3가지 묵은나물과 2가지 채소를 이용해 만들었다. 호박고지, 취, 달래순, 포항초, 무 등이 그것이다. 묵은나물의 경우 쓴맛이 강한데 삶을 때 설탕이나 조청을 약간 넣으면 이를 중화시킬 수 있다. 나물을 무칠 때는 파, 마늘을 넣지 않는다. 나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서다. 
호박고지는 집에서 자연건조한 것과 공장에서 건조기로 말려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을 다루는 법이 다르다. 자연건조한 호박고지는 부드럽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잠깐 담갔다 빼면 금방 말랑해 진다. 물기를 짤 때도 으스러지지 않게 살살 짜야 한다. 반면 건조기로 말린 제품은 끓는 물에 삶은 후 부드러워질 때까지 찬물에 담가둔다. 원하는 정도의 식감이 되면 물기를 짜서 사용하면 된다. 
취와 달래순은 삶고 나서 뜸을 들이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나물을 삶은 후에 바로 헹구지 말고 물이 다 식어 차가워질 때까지 그대로 놔둬야 부드럽게 풀어진다. 이 때 나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놓지 않으면 이후에 아무리 팬에서 볶아도 질기다.
시금치의 한 종류인 포항초는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이다. 포항의 바닷가 노지에서 재배되는 종으로 당도가 높고 향이 좋으며 잎이 연하다. 보통 시금치는 소금을 넣어 살짝 데쳐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하면 빛깔이 예쁘고 아삭한 식감을 낼 수는 있지만 소화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소금을 넣지 않고 푹 삶으면 부드러운 나물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나물이다. 2월에 나오는 무는 수분이 많이 빠져 있는 상태여서 익힐 때 숟가락으로 물을 한 두 스푼 정도 넣어야 한다. 연말쯤에 나오는 무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자체 수분으로 졸여도 된다. 무 본연의 하얗고 깨끗한 색감을 유지하기 위해 들기름은 넣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볶을 때 불의 세기 또한 중약불로 맞춰야 타거나 갈변되지 않는다. 



보름나물 레시피




호박고지

재료
호박고지 200g
양념 _국간장 3T, 진간장 1T, 들기름 2T, 식용유 1T,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1  끓는 물에 호박고지와 설탕을 약간 넣고 6분간 삶는다.
2  호박고지를 건져 찬물에 담가 식힌 뒤 물기를 빼준다.(집에서 말린 호박고지는 꽉 짜면 으스러지므로 조심한다.)
3  물기를 뺀 호박고지에 양념을 넣고 호박이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주무른다.
4  달군 팬에 호박고지를 넣고 중불로 볶다가 물 반컵을 넣고 뚜껑을 닫아 뜸을 들인다. 
5  물 반컵을 더 넣고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볶은 뒤 참기름과 깨소금을 약간 뿌려 마무리한다.

tip 집에서 말린 호박고지와 시판 호박고지는 건조도가 다르다. 직접 말린 호박고지는 따뜻한 물에다 담그기만 해도 부드러워 진다. 반면 시판 호박고지는 한번 삶아서 사용해야 부드럽게 풀린다.



취나물

재료
건취나물 350g
양념 _국간장 3T, 진간장 1T, 들기름 2T, 식용유 1T,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1  건취나물을 반나절 동안 물에서 불린다.
2  불린 취나물을 1시간가량 삶고, 불을 끈 뒤 그대로 식힌다.
3  식힌 취나물의 물기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양념을 넣고 주무른다. 이 때 취나물에서 물이 나올 때까지 주물러야 한다.
4  달군 팬에 취나물을 넣고 중불로 덖는다. 
5  취나물이 담긴 팬에 채수를 넣고 뚜껑을 닫은 후 뜸들인다.
6  취나물이 연해지면 볶으면서 수분을 날린다. 깨소금과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

tip 묵은 나물은 대개 설 명절을 전후해 시장에 풀리는데 이때 대량으로 구매해 놓았다가 반찬으로 내면 좋을 것이다. 또 묵은 나물을 서양메뉴와 결합해 퓨전 요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달래순나물

재료
건달래순 400g
양념 _국간장 2T, 진간장 1T, 들기름 2T, 식용유 1T,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1  건달래순을 반나절 동안 물에서 불린다.
2  불린 달래순을 30분 삶는다. 불을 끄고 그대로 식힌다. 
3  식힌 달래순의 물기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양념을 넣고 주무른다. 
4  달군 팬에 달래순을 넣고 중불로 덖는다. 
5  달래순이 담긴 팬에 채수를 넣고 뚜껑을 닫은 후 뜸들인다.
6  달래순이 연해지면 볶으면서 수분을 날린다. 깨소금과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



무나물

재료
무 500g
양념 _식용유 3.5T, 소금 50g

만드는 법 
1  무를 7cm 길이로 굵게 채썬다. 
2  달군 팬에 식용유를 넣고 중불에서 무를 볶는다.
3  무가 투명해지면 뚜껑을 닫고 약불에서 뜸을 들인다.(수분이 없는 무의 경우 물을 조금 넣어 뜸을 들여야 타지 않는다.)
4  소금을 넣어 간을 한다.


포항초나물

재료
포항초 500g
양념 _국간장 10g, 소금 2g,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1  끓는 물에 포항초를 3분가량 데친다.(부드럽게 데치기 위해 소금은 넣지 않는다.)
2  포항초를 건져 찬물에 식힌 다음 손으로 물기를 적당히 짠다. 
3  소금을 간장에 넣어 녹인 다음 포항초를 넣어 무친다. 깨소금과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

 
2021-02-03 오전 10:54:35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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