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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돋보기] 제철 수산물을 바로 알자  <통권 433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3-31 오전 03:15:03


 

제철 수산물을 바로 알자

 

 

3월이 겨울과 봄 사이의 경계라면 4월은 봄의 절정이다. 남도의 산야에서는 이제 끝물인 원추리, 냉이, 달래가 강원도에서는 첫물이다. 좁고 작은 한반도지만 계절은 위도에 따라 오는 시기가 다르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3월 즈음 남도 바다에 봄의 전령사 대멸치가 들어온다. 서해는 그보다 한 달 정도 늦다. 겨울 바다에서 드문드문 잡히던 주꾸미도 점차 얕은 바다에 얼굴을 비추는 시기가 3월 말과 4월 초 사이다.


 


 

 

제철 수산물에 대한 오해

겨울철 먼바다로 갔던 어류는 봄이 오면 산란을 위해 얕은 바다로 온다. 얕은 바다는 깊은 바다보다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육지에서 유입하는 영양 염류가 많다. 게다가 포획자가 적기 때문에 최적의 산란 장소다. 

예전에는 파시라는 것이 있었다. 민어, 대구, 조기 등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어류를 잡기 위해 대규모 선단이 모였다가 흩어지곤 했다. 대구의 파시가 겨울이었다면 민어와 조기는 5월 즈음이었다. 산란을 위해 어군이 형성되고 많이 잡혀 제철이라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예전에는 어탐기나 어구 등이 지금과는 매우 달랐다. 지금이야 레이더로 바닷속을 훤히 보면서 고기를 잡지만 예전에는 선장의 눈과 경험에 의지해 그물을 던졌다. 먼바다를 나가기도 힘들었지만 산란철이 되면 자연스레 바다를 가득 메우는 고기를 잡으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많은 고기가 일시에 나오니 동네 어물전에도 덩달아 때에 따라 대구, 명태, 오징어, 조기 등이 쌓이고 저렴하게 팔렸다. 파시가 끝나면 어획량이 줄고 가격은 올랐다. 철이 지났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 경험이 쌓이고 쌓여 수산물에 대한 제철 인식은 ‘제철=산란철’이 됐다.

 

육지와 다른 바다의 제철 개념

그렇다면 제철이 산란철이 맞을까? 답은 ‘No’다. 수산물의 제철은 육지의 것과는 다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농산물은 땅에서 내줄 때가 제철이다. 원추리며 냉이가 밭에서 날 때가 제철이다. 발전한 농업 기술 덕에 사시사철 채소며, 나물이며 살 수 있지만 그 계절에 가장 맛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 겨울이 제철인 감귤을 6월에 하우스에서 수확해도 12월의 감귤 맛과는 동떨어져 있다. 가격만 비쌀 뿐이다. 

주꾸미의 산란은 4월부터다. 먼바다에 있다가 슬슬 육지 근처로 들어온다. 어획량 증가만큼 방송이나 SNS에 언급하는 횟수가 급격히 는다. 3월이면 잠잠하던 필자 블로그에 검색어로 주꾸미가 등장하고 상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허접한 블로그까지 찾을 정도로 제철 주꾸미 찾는 이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다시 ‘주꾸미 제철은 4월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앞선 질문의 답과 같다. 주꾸미가 4월에 산란한다면 제철은 그 이전이 맞다. 산란을 준비하는 가을과 겨울이 주꾸미 제철이다. 

 

 


 

어획량 줄고 있는 봄 주꾸미

봄 주꾸미는 알을 먹기 위한 것이라 항변할 수 있다. 봄이 오면 온갖 곳에서 주꾸미 알이 봄의 진미라 떠들었으니 말이다. 알 주꾸미가 퍼진 것은 불과 20년도 안 됐다. 2000년대 초반 각 지자체에 축제 붐이 불었다. 한 지자체에서 봄 주꾸미를 내세우며 점차 세상에 알려졌다. 신문이나 방송도 이때부터 언급하는 횟수가 본격적으로 늘었다. 유명 블로거의 글까지 가세하며 봄 주꾸미는 정설이 됐다. 

그 덕분에 봄 주꾸미는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올해 3월 충청남도 태안에서 잡힌 주꾸미의 양은 예전보다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저수온 영향도 있겠지만 어획량이 매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꾸미가 산란하기 전 몸통에 든 알을 20년 동안 찾았던 결과다. 

파시를 이뤘던 생선들이 한반도에서 전멸까지 간 예는 많다. 명태가 그랬고 대구가 그랬다. 서해에는 조기와 민어가 사라졌다. 산란기를 제철로 오인해 씨를 말렸으니 개체 수가 급감했다. 

 

4월 제철 수산물? 전복과 바지락

사실 바다에서 봄의 진객은 조개다.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가 아니다. 전복 양식은 미역과 다시마 양식과 같이한다. 해초는 수온이 낮을 때 자란다. 잘 자란 해초는 전복의 먹이가 된다. 미역과 다시마를 충분히 먹은 전복에서는 은은한 해초 향이 난다. 그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바지락은 어떤가. 형망이라는 쇠가 달린 그물로 바닥을 긁어 바지락을 채취한다. 바지락의 산란은 6~7월이다. 그 시기는 금어기다. 사시사철 바지락을 살 수 있지만 산란을 준비하는 지금이 가장 살이 꽉 차 있다. 살에는 맛까지 가득해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다. 

지난 3월 경상남도 남해군 창선면에 바지락을 보러 잠시 다녀왔다. 간 김에 맛본 바지락 해장국은 일품이었다. 뽀얀 국물을 바라보니 삶은 소면을 사리로 요청하고 싶어졌다. 쫄깃한 면발이 바지락의 시원함을 품는 그런 그림이 그려졌다. 

4월의 제철 수산물은 주꾸미가 아니라 바지락이고 전복이다. 알을 제대로 밴 수산물은 맛이 없다. 맛을 떠나 지켜야 할 존재다. 알고보면 제철 수산물은 따로 있다.

 
2021-03-31 오전 03:15:0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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