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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식업체 생존·지속성장 전략  <통권 436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6-28 오전 04:22:55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식업체 생존·지속성장 전략


코로나 팬데믹 1년 6개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공포가 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기. 코로나19 이후 급변할 소비자 심리를 예측해 남들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할 때다.
<편집자 주>





PART 1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라


2021년 7월. 이번 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가 발생한지 1년 6개월이 된다. 코로나19 이후 1년 6개월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왔는지 까마득하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방식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메르스, 사스 등 과거 여러 차례 겪었던 바이러스처럼 ‘그저 몇 개월만 지나면 다시 평온해지고 과거로 돌아가겠지’ 하던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두려움과 공포 속에 떨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은 불가능하며 주기적으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현상인 엔데믹(endemic, 주기적 대유행)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글 박형희 본지 발행인  사진 월간식당DB



국내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 1차 백신을 맞은 이들이 1500여만명을 넘어섰고 일평균 확진자 수도 300~400명 선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중증확진자와 사망자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단계에 따라 방역 대응 조치를 서서히 완화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수도권은 사적 모임을 4명에서 6명으로 늘리고 영업시간도 밤 12시까지로 완화했다. 비수도권은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없이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 국내 감염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오는 9월 이후에는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부 업종과 업체를 제외하고 혹독한 아픔을 겪어야 했다. 매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1년 6개월 동안 상상 그 이상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살아남기 위해 직원을 감원하는 등 고정비를 줄여봤지만 견딜 수 없어 온갖 대출로 연명했고 일부는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전체 사업자 중 70~80%가 영세 자영업자들인 외식업 경영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외식업계는 서서히 회복되는 분위기다. 중대형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점심 영업은 100% 이상 회복됐다. 저녁영업의 경우 인원·영업시간 제한과 함께 단체모임이 없어 80%선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는 어렵겠지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외식업계 전체적으로 볼 때 회복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곧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식업계에서 생존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1. 외식 비즈니스를 재설계하라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삶의 방식을 급속히 변화시켰다. 가장 먼저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크게 단축시켜 놓았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변화와 발전은 외식업계에도 예외일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유통의 주류가 온라인, 이커머스 등 언택트 비즈니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듯이 외식업계도 온라인, 이커머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제 외식업계도 온라인, 이커머스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외식업은 과거의 방법으로는 성장은 커녕 생존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을 맞고 있다. 따라서 변화에 맞게 외식 비즈니스를 재설계해야 한다. 재설계의 기초는 4차산업혁명의 중심이 되는 디지털 문명에서 찾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온라인, 이커머스로의 진입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이커머스시장으로의 진출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미 코로나19가 시작될 시기, 아니면 10여년 전부터 온라인, 이커머스 진출을 준비한 외식업체는 코로나19 시기에 놀라운 성장을 한 바 있다. 단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한 기업의 경우 점포의 경쟁력을 높여 가는 데 주력하는 한편 비대면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일단 오프라인을 바탕으로 온라인 이커머스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즉 온라인과 이커머스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본다면 진입할 수 있는 틈새는 수없이 많다.
외식 비즈니스를 재설계할 때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만을 운영하면서 온라인, 이커머스시장으로의 진출을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라인, 이커머스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RMR(레스토랑 간편식)이나 밀키트 제품을 개발해 자사몰이나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올리거나 배달 상품을 만들어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전문업체와 협업을 해야 한다. 아니면 숍인숍, 배달, 도시락, 케이터링, 드라이브 스루 등 점포에서 직접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사례도 많다. 
일부에서는 기존 외식업체가 온라인, 이커머스시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지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대형점포를 거느린 외식업체는 물론이고 50여평 규모의 중·소형 외식업체들도 이커머스시장으로 들어가 점포 내 매출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사례를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일부 대형 외식업체이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고 온라인으로 사업모델을 강화하는 외식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형외식업체들은 이커머스 등 플랫폼과 협업하는 것에 조심해야 한다.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일만이 아니다. 적게는 35~40%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이익을 남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더욱이 최근 수입육 등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자칫하다가는 매출만 높을 뿐 이익 면에서는 적자를 내며 납품해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중·소 외식업체들의 경우 가능하면 자사몰을 활성화시키며 라이브 커머스 등을 이용하는 방안을 권하고 싶다.



2. 점포의 경쟁력(상품력)을 키워라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시작하면 당분간은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보복소비 성향이 강해질 것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그동안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대면 소비를 하지 않은 채 단절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주춤해지고 종식되는 기미가 보이자 외부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외부활동이 자유로워지면 당연히 여행 등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가생활을 누리고 싶은 욕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가족과 친지 등을 중심으로 외식하는 빈도가 늘어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백신접종자가 늘고 확진자가 감소하자 정부는 방역조치를 대폭 완화하는 한편 전 사업장에 대해 영업을 자유화했다. 뉴욕과 LA, 시카고, 샌디애고, 시애틀 등 대도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친지들은 “정상 생활이 가능해지자 음식점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내점객수가 크게 늘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국내에서도 점차 이런 분위기가 일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점들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외식 욕구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외식장소를 결정하는 데에 매우 신중하고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즉 가성비가 높은 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가성비는 곧 경쟁력을 말한다. 외식업에서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맛과 서비스 그리고 위생과 청결, 분위기를 말한다. 하지만 맛과 서비스 그리고 위생과 청결은 매우 기본적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발생 이후 음식점마다 매출이 급감하고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을 때 그나마 어렵게 내점하는 고객들에게 서비스에 깊은 관심을 갖도록 주지한 바 있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고객들이 지쳐있고 우울감에 빠져 있어 이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당시 도쿄와 인근 도시들의 음식점 매출이 절반 이상 추락했다. 동일본 대지진 사건 이후 3~4개월이 지나 일본의 최대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이 단기간에 회복된 음식점의 공통점을 보도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단골고객이 많은 음식점’과 ‘특별히 서비스가 좋은 음식점’ 즉 고객을 편안하게 해준 음식점이었다. 단골고객이 많은 음식점은 자신이 자주 갔던 음식점 소식이 궁금해 내점하게 된 것이고 서비스가 좋은 음식점은 그곳에 가면 왠지 편안하기에 자주 방문하게 되어 내점객 수가 늘고 따라서 회복이 빨랐다는 것이다. 
음식점에서 최고의 서비스는 ‘편안함’이다. 장기간 코로나19로 인해 지쳐 있는 고객들을 편안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내점객 수는 크게 늘 것이고 더불어 회복 역시 빨라질 수 있다.



3. 외식업의 본질을 잊지 마라

어느 업종이든 업의 본질은 매우 중요하다. 업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식업의 본질은 ‘맛’이다. 누가 뭐래도 음식점 성공의 기본은 맛이 좌우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제아무리 서비스가 좋고 청결과 위생 그리고 시설과 분위기가 좋다 해도 음식 맛이 없다면 한두번 내점 했다가 돌아서게 된다. 특히 대중음식점의 경우 조금 허름해도 맛이 월등하면 고객은 몰리게 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HMR, RMR, 밀키트, 배달음식 등도 모두 선택의 첫번째 조건은 ‘맛’이다. 가격이 조금 비싸도 맛을 우선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의 폭이 늘어나고 종류도 다양해지고 소비자들 역시 이커머스와 같은 언택트 소비에 열광하지만 맛이 없는 순간 다시는 돌아보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편리성 때문에 비대면시장에 쉽게 들어오지만 실망했을 때는 너무도 쉽고 빠르게 빠져나간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코로나19 속에서 호황을 누렸거나 매출 감소 폭이 적었던 점포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가 맛으로 평가받는 점포다.
이번호 특집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식업계 생존과 지속성장전략’에 소개된 미국의 치킨 패스트푸드 랭킹 3위 ‘칙필레이(Chick fil A)’는 업의 본질을 철저히 지켜 미국인들에게 ‘국민 치킨’이라고 평가받으며 6년 연속 미국 패스트푸드 만족도 1위를 기록한 브랜드다. 또 윙스톱(Wingstop)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온라인시장에 일찍 뛰어들어 지속 성장하는 대표적인 외식기업이다. 국내 사례도 찾아보면 수없이 많다.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매출이 크게 성장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나 맥도날드가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이외에도 기업형 외식업체들의 사례는 매우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중·소형 외식업체의 경우 부산 기장의 해변마을에 위치한 ‘기장 끝집’은 대표메뉴인 전복죽으로 온라인과 이커머스에 진출해 짧은 기간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발산동의 ‘속초, 그 바람에’는 명태조림 전문점으로 경영주의 끊임없는 노력(메뉴개발, 시스템 업그레이드, 마케팅 등)을 통해 지속성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유사한 외식업체들은 수없이 많다. 
온라인, 이커머스 진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상품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외식업의 본질인 맛을 비롯한 상품력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어야 한다.


4. 위기를 예측하고 대비하라, 그리고 공부하라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당장 코로나19가 종식돼 고객이 몰려오고 영업이 활성화할지라도 해결할 과제는 수없이 많다. 첫째가 인력난이며 둘째는 무섭게 오르는 식재료 가격을 비롯한 원가 상승이다. 셋째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그리고 금리 인상 등 경영에 장애가 되는 정책이다. 
현재 인력난은 매우 심각하다. 코로나19 이후 수없이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업체들이 폐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직원을 구하기 위해 구인광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고 주변에서 구하려 해도 응시자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중·대형음식점의 경우 경영주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뛰어들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외식업은 사람이 중요하다. 외식업을 가리켜 ‘피플 비즈니스(people business)’라고도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공하는 외식기업을 보면 오래 근무한 직원이 중심이 되어 움직인다. 이제 직원들과 오래도록 함께 가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대우도 중요하지만 복지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종사원을 직원으로 생각하기보다 파트너로 생각하고 대하는 경영주의 자세다. 한편으로는 근무했던 직원들과의 인간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으면 유사시 도움을 청할 수 있으며 재입사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인건비를 줄이고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로봇을 투입해 서빙이나 퇴식, 세정 등에 활용하는 방법도 아쉽기는 하지만 도움이 될 것이다.
식재료에 대한 우려도 매우 크다. 최근 육류를 비롯한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이 무섭게 오르는가 하면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식재료 가격이 오르고 품귀현상까지 온다면 음식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최근 평양냉면 가격을 1만7000원으로 올린 점포가 있는가 하면 갈비탕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필자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향후 외식기업 최고의 경쟁력은 ‘양질의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수없이 주장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본지를 통해 여러 차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식량전쟁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인력난과 식재료에 대한 위기뿐 아니라 최저 임금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일이다. 곧 다가올 금리인상과 각종 세금정책도 만만치 않다. 우리 정부는 빠르면 올 가을이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극히 우려되는 바는 최근 영국, 러시아, 인도 등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델타변이 바이러스다. 자칫하다가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팬데믹으로 옮겨간다면 또 다른 코로나19의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지난해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한 ‘2021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이내 우리에게 다가올 가장 큰 위기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며 2위는 기후변화다. 또 많은 감염전문가들은 “미래에는 코로나19보다 더 강한 신종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즉 미래에는 더 큰 위기가 우리에게 닥쳐올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격변의 시대에 경영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라고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교수는 말한다. 전 GE의 CEO였던 잭 웰치(John Frances Welch Jr)는 “진정한 리더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대책을 강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움이 닥칠 것을 예견하고 준비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5. 최고의 경쟁력은 실행력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위기의 연속이 될 수 있어 불확실성 시대를 넘어 초불확실성 시대를 맞게 된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하기 힘들다면 추론은 가능하다. 미래를 추론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공부하는 데서 나오기에 폭넓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한다는 것은 곧 준비한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업과 기업, 점포와 점포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잘 되는 기업은 더 잘 되고, 무너지는 기업은 더 가파르게 무너지게 된다. 호황을 누리는 점포 역시 더 호황을 누리지만 안 되는 점포는 더 안되는 시대가 온다. 소비자가 잘 되는 기업, 점포로 몰리기 때문이다. 극한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최고의 경쟁력은 실행력에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하고 성장하는 여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PART 2


외식업의 본질을 잊지마라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하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첫번째 준비사항,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다. 오프라인이 탄탄해야만 온라인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코로나19시대, 수많은 외식업체가 앞다퉈 온라인시장에 진출했지만 살아남은 곳들은 소수다. 그들의 공통점은 오프라인에서의 탄탄한 경쟁력과 인지도를 온라인으로 이어갔다는 점이다.



외식업의 근간은 오프라인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마케팅 전공 황지영 교수는 그의 저서 《리:스토어》를 통해 ‘오프라인은 현재도 미래에도 여전히 중요한 채널’이라고 말하면서 리테일의 근간은 오프라인에 있음을 강조한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배달과 HMR, 밀키트시장이 급성장, 외식업의 판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중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거품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온라인시장의 거품은 무너지고 오프라인 외식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것임이 분명하다. 본지 부설기관인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원혜영 총괄이사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온라인 상품개발, 배달 마케팅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던 외식업 경영주들이 하반기 들어 점장 교육, 상품력 강화 같은 오프라인 경쟁력 제고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 외식업의 근간인 오프라인 경쟁력을 돌아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의 최대 경쟁력 ‘상품력’에 집중하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억눌렀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면서 보복소비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자들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 이왕 구매하는 것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에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가성비에만 열광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오프라인으로 돌아올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메뉴 품질, 서비스, 위생 등 QSC의 기본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 놔야 한다. 
장사의 고수들은 코로나19 시기 텅 빈 매장을 보면서 한숨 짓는 대신 메뉴개발, 직원교육, 인테리어 개보수 등 재투자에 주력하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 왔다. 
비대면 외식의 증가로 온라인 상품개발·판매에 주력했던 곳이라면 지금부터는 오프라인 상품력도 점검해 봐야 한다. 온라인 제품으로 우리 브랜드를 처음 경험하고 만족한 사람이라면 코로나19 종식 후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확률은 매우 높다.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아우르는 상품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잠재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기는커녕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프라인의 최대 경쟁력인 상품력을 키워라 

리뉴얼을 넘어 리브랜딩, 개업 7년만에 최고매출

‹속초, 그 바람에›


강서구 발산역 부근에 자리한 ‘속초, 그 바람에’는 올해로 개업 7년 차의 명태조림 전문점이다. 2014년 ‘꼬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19년 매장 리뉴얼과 함께 지금의 상호로 변경했다. 속초, 그 바람에란 명태조림의 재료인 코다리에 스토리를 접목한 이름으로 속초 자연 바람으로 건조한 코다리를 상징한다.  
글 박선정 기자  사진 이경섭


 

 

 

브랜드 리뉴얼로 경쟁력 강화

속초, 그 바람에의 전신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꼬독이다. 2014년 12월 지금의 자리에서 꼬독이 브랜드로 시작해 2019년 11월 상호와 인테리어를 변경했다. 
가장 처음 바꾼 것은 상호다. 꼬독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자리에서 5년 넘게 장사를 하면서도 생선요리 전문점이라는 것을 알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 임현정 대표는 “꼬독이란 물건이 마르거나 얼어서 굳어진 듯한 상태를 뜻하는 우리말로 명태가 얼었다 녹았다 하는 이미지를 담은 상호다. 어감이 예쁘기는 했지만 어떤 음식을 파는 곳인지를 어필하지 못했다”며 “5년이 지나도록 고객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팔고 있는지를 매번 설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입구에서 ‘불고기 주세요’, ‘갈비탕은 없느냐’고 묻는 고객부터 ‘고기 요리 없네’라며 그냥 나가는 이들도 허다했다. 
임현정 대표가 고민 끝에 정한 상호는 ‘속초, 그 바람에’다. 명태조림에 사용하는 코다리를 속초 자연 바람에 건조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곳에서는 기계 건조한 명태를 다시 속초의 가공장에서 자연 바람에 3시간 정도 더 말려 사용하는데, 이렇게 하면 기계로만 건조한 것에 비해 무르지 않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훨씬 좋아진다. ‘속초=명태’라는 직관적인 이미지에 뛰어난 스토리텔링 효과가 더해져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이해도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젠 입구에서 무얼 파는 곳인지 묻는 사람 대신 입장과 함께 ‘명태조림 2인분’을 외치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주고객 특성 반영한 눈높이 인테리어

속초, 그 바람에는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대형 주차장까지 갖춰 자가용으로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하지만 대로변에서 한번 꺾어 들어와야 하는 골목에 위치한 탓에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이 큰 단점이다. 
매장을 리뉴얼하기 전 꼬독이는 입지의 약점을 극복하고자 ‘촌스럽지만 지나가는 사람 눈에 잘 띄고, 인상에 남는 매장’을 콘셉트로 매장 컬러에 힘을 줬다. 점포 내외부를 오렌지색으로 꾸미고, 대형 메뉴사진을 넣은 커다란 오렌지색 간판으로 입구를 장식했다. 
속초, 그 바람에로 리뉴얼하면서 주조색을 와인색으로 변경하고 BI도 새롭게 만들었다. 간판을 포함한 점포 내외부는 와인색과 크림색으로 디자인해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꼬독이 시절 매장의 80%를 주조색인 오렌지색으로 장식했다면 현재는 전체 인테리어에서 와인 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다. 
메뉴보드는 기존대로 메뉴사진을 활용하는 형태를 유지했다. 요즘 유행하는 메뉴보드 형태와는 거리가 있지만 중장년 고객 비율이 높은 점을 반영, 심미적 요소보다는 주문 편의성을 고려했다. 




발 빠른 점심메뉴 출시, 매출하락 위기 극복

오픈 이후 꾸준한 매출상승을 그려왔던 꼬독이는 2017년 마곡지구 상권 형성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발산역 인근 외식인구가 마곡지구로 넘어가면서 발산역 외식상권이 위축됐고, 꼬독이 매출도 급격히 하락했다. 마곡지구의 신흥 외식업소들이 4000원대 메뉴들을 선보이며 가격파괴 공세를 퍼부은 것이 발산상권까지 타격을 입힌 것. 당시 꼬독이는 점심/저녁 구분 없이 메인메뉴 명태조림과 모듬생선구이를 小 2만5000원, 中 3만3000원, 大 4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매출이 종전 대비 1/3 수준까지 떨어지자 임현정 대표가 선택한 것은 점심메뉴다. 식재료와 인력을 추가하지 않고 매출만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메뉴를 개발하는 대신 기존메뉴를 소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명태조림정식·고등어구이정식(1만원), 갈치조림·갈치구이정식(1만2000원) 등 1인분 메뉴다. 임 대표는 “점포 입구에 점심메뉴 간판을 걸자마자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점심메뉴가 신의 한 수였던 것”이라며 “이때부터 점심 단골이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3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없이 점심고객을 받아야 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디테일 돋보이는 메뉴전략, 객단가·만족도 UP

임현정 대표는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신메뉴를 개발·출시하는 등 메뉴를 정비했다. 명태조림에 소갈비를 더한 갈비명태조림을 출시해 명태조림 메뉴군을 확장하고, 조리법이 다른 생선찜과 숙회, 무침 등의 사이드메뉴는 과감히 없앴다. 여기에 속초에서 공수한 오징어순대를 추가하는 방법으로 지역색을 살리면서 사이드메뉴를 보강했다. 
또 다른 효자메뉴는 지난해 11월 도입한 솥밥이다. 계절을 크게 타지 않는 명태조림과 달리 생선구이는 겨울이 비수기다. 조림류에 비해 식는 속도가 빨라 비린 맛이 올라오기 때문. 이러한 탓에 겨울은 임현정 대표에게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였다. 
생선구이의 온기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돌판과 철판을 포함한 다양한 식기를 테스트해봤지만 딱 맞는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지름 50cm가 넘는 모듬생선구이용 원형접시를 대체할 만한 그릇이 없었다. 접시 크기를 줄여 등푸른생선과 흰살생선을 겹쳐 내자니 생선 각각의 맛과 향이 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머리를 스친 것이 솥밥이다.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솥밥이라면 생선구이의 온도차를 상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 솥밥 하나로 생선구이를 포함한 모든 메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누룽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던 중장년 고객의 니즈까지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공깃밥을 솥밥으로 변경할 경우 2000원이 추가되지만 전체 고객의 90%는 공깃밥이 아닌 솥밥을 선택한다.


위생 시스템 도입으로 코로나19 타격 최소화

속초, 그 바람에는 40평 규모의 중형 매장이지만 대형 점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자동 발열체크기와 자동 손소독기, 세스코 바이러스 케어 등 각종 위생 시스템을 구비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남들보다 한발 앞서 위생 장비를 도입한 덕에 매출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천장에는 세균번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가시광 살균조명을 부착했다. 
최근에는 물과 컵을 생수와 종이컵으로 대체해 위생 부분을 더욱 강조하면서 종업원의 일손을 줄이는 효과까지 보고 있다. 수저의 경우 종이 수저집에 개별 포장한 뒤 테이블 위 수저통에 세팅해두는 방법으로 안심식당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PART 3



피할 수 없다면 덤벼라

온라인·이커머스 진출 성공사례 벤치마킹


외식업의 근간이 오프라인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온라인 역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 
끊임없이 벤치마킹하고 성공사례를 분석해 나만의 방법을 찾고 노하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프라인의 한계, 온라인으로 뛰어넘어라 

경북 영주 구시가지의 허름한 분식집. 이곳은 자신의 대표메뉴인 쫄면을 밀키트 상품화해 온라인에 진출, 온라인 밀키트 판매로만 연간 15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국민 쫄면 브랜드로 거듭났다. 분식집 나드리의 이야기다. 나드리는 지역 매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에 진출해 지역 대표 맛집으로 성장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나드리 정희윤 대표는 “온라인이 아니었다면 전국 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방의 작은 분식집이라고 오프라인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 메뉴는 특별하지 않아서’ ‘동네 작은 음식점이 뭐 대단하다고’ ‘대박 나지 않을 바엔 현상이나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스스로가 한계를 만들어 그 안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한계를 뛰어넘어야만 또 다른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벤치마킹은 기본, 전문 교육과정 수강하기도

밀키트나 HMR 등 온라인 상품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경영주들이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벤치마킹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온라인 상품을 출시하기 전 동종 브랜드의 모든 HMR·밀키트 제품을 직접 택배로 주문해 포장방법에서 패키지 디자인, 제품구성, 조리법, 맛 등 모든 사항을 분석하며 연구했다”고 말했다. 출시 전 벤치마킹을 통해 상품력을 끌어올린 결과 출시 후 해당 카테고리의 유사 제품을 물리치고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 
온라인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 교육과정을 수강하는 경영주들도 많다. 부산에서 전복죽 전문점 기장끝집을 운영하는 정애영 대표는 아들 이현승 실장을 온라인 사업부문 책임자로 선임하고 본지 부설기관인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에서 진행하는 CEO 심화과정을 수강하게 했다. 전문교육을 통해 외식업 경영의 기본을 익히면서 온라인시장 진출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이커머스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기장끝집이 이커머스 진출과 동시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리뷰·데이터를 쌓아두고 관리하라

온라인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프라인에 비해 다양한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량과 매출액을 시작으로 구매고객 정보(이름, 성별, 거주지, 구매패턴 등), 클레임을 포함한 고객의 소리 등을 온라인상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의 판촉활동이 가능하다.
구매고객에 의해 누적되는 리뷰 또한 중요한 관리 포인트다. 고객의 리뷰와 판매자의 댓글이 누적될수록 해당 제품과 브랜드(쇼핑몰)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하고, 이것이 신규고객 유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전복죽과 미역국 밀키트를 판매하는 기장끝집 정애영 대표는 “온라인의 가장 큰 장점은 리뷰 등의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인다는 것”이라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처럼 시간이 지나도 리뷰가 사라지지 않고 누적되는 채널이 있는가 하면 홈쇼핑과 SNS 라이브 방송처럼 생방송이 끝나면 리뷰를 확인하기 힘든 채널도 있다. 이커머스 채널을 선택할 때 이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확인해본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온라인 상품개발·마케팅 고수에게 배운다

밀키트 판매로 월매출 1억원,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기장끝집〉


전복죽 전문점 기장끝집은 부산 기장을 중심으로 4개 점포를 운영하는 오프라인의 강자다.
이런 기장끝집을 온라인으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코로나19.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온라인 사업이지만 빠른 실행과 추진력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 이후 수정·보완을 지속하며 단기간 내 팬덤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글 박선정 기자  사진 이경섭





기장 끝까지 찾아오게 만드는 메뉴 경쟁력

부산 기장 연화리(기장해안로)에는 바닷가를 따라 전복죽집이 늘어서 있다. 그중 가장 이름난 곳은 기장끝집. 해안로를 따라 이집 저집을 지나 가장 끄트머리에 자리한 곳이지만 이곳의 전복죽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타지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장끝집의 가장 큰 경쟁력은 메뉴다. 전복죽을 주문하면 활전복과 멍게, 소라, 미역, 꼬시래기, 물회 등 다양한 해산물과 수육, 파김치, 김치찜, 장조림 등 10가지가 넘는 사이드와 찬류를 먼저 낸다. 주문 후 조리하는 전복죽 특성상 제공까지 20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기다리는 지루함은 없다. 대나무 광주리에 보기 좋게 담긴 음식을 감상하며 요리조리 사진 찍고 SNS에 올린 뒤 해산물을 하나하나 맛보다 보면 어느새 전복죽이 눈앞에 등장한다. 즉석에서 쑨 전복죽을 인분 수대로 나눠 담지 않고 압력솥째 그대로 내는 방식으로 또 한번 임팩트를 주면 기장끝집만의 강렬한 이미지 완성. 2인분을 주문하면 3인분에 가깝게 넉넉히 제공해 먹고 나서 남은 죽을 포장해가는 사람들도 많다.
가벼운 식사 또는 환자식 이미지가 강한 죽을 정찬 수준으로 끌어올려 대접받는 느낌을 제공한 것, 여기에 소소하지만 강렬한 퍼포먼스를 접목한 것이 기장끝집의 성공 포인트다. 인근 업소 대비 높은 1인분 기준 1만7000원 가격임에도 SNS 후기는 비싸다는 말 대신 ‘가성비 최고’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온라인 사업이 효자 품목으로

본점으로 시작해 송도끝집, 청사포등대끝집, 기장끝집 2호점(아난티점)으로 점포수를 확대하며 승승장구하던 중 코로나19를 만났다. 매출이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했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부산 현지인보다는 서울을 포함한 외지인 비율이 높았던 데다 포장이나 배달 경쟁력이 뛰어난 메뉴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메인메뉴인 전복죽을 반조리 상품화, 밀키트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2020년 5월. 1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밀키트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당초 대량생산과 조리편리성을 위해 완제품 형태의 냉동 전복죽을 시도했으나 제조과정에서 쌀알이 깨지는 등의 문제가 계속되자 반조리 냉장 형태로 변경, 곧바로 생산에 돌입했다. 
밀키트 출시 후 2개월까지는 이렇다 할 매출이 없다가 3개월에 접어들면서 반응이 왔다. 출시 3개월 만에 밀키트 매출만으로 월매출 800만원, 4개월을 넘어서며 1000만원을 뛰어넘더니 금세 2000만원까지 올랐다.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서 주문량은 폭발적으로 성장, 5개월째 월매출 3000만원을 돌파해 지금은 밀키트 판매만으로 월평균 4000만~5000만원선의 매출을 유지하는 중이다. 라이브 방송 1회에 2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
밀키트를 주문하는 고객의 상당수는 서울 거주민이다. 정애영 대표는 “서울 각 지역 맘카페에 기장끝집의 후기가 쌓이고 입소문을 타면서 온라인 판매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제조장 운영으로 생산성·효율성 높여

지난 5월에는 연예인 황혜영과의 협업으로 전복죽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기장끝집을 다녀간 황혜영이 정애영 대표에게 공동구매를 먼저 제안한 것. 황혜영은 5월 7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장끝집의 전복죽을 노출하면서 공동구매 주문을 접수, 3일 동안 1억원이 넘는 전복죽을 팔아치웠다. 
당시만 해도 밀키트 판매를 부대사업 정도로 여겼던 정애영 대표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매장에서 직원들과 제품을 생산했다. 전복 손질과 쌀 씻기, 쌀 볶기, 포장 등 모든 과정을 본점 주방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는데, 매장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냄비에 쌀을 볶는 작업만 하루 60번을 넘게 할 정도였다.
공동구매를 통해 온라인 밀키트 판매의 성장을 확신한 정 대표는 지난달 본점에서 도보 5분 거리인 기장 시내에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의 자문을 받아 25평 규모의 매장을 임대해 제조장을 꾸렸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쌀을 씻어 볶기까지의 과정을 반자동화, 세미-침지-탈수-볶기의 4단계를 한사람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계량과 실링, 택배 포장을 담당하는 인원은 평균 2명. 주방 직원 모두가 달라붙어도 소화할 수 없었던 물량을 직원 셋이서도 여유롭게 커버할 수 있게 되면서 효율성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제조장 한편은 배달·테이크아웃 공간으로…수익모델 다각화

정애영 대표는 기장 제조장을 설계하면서 밀키트 제조뿐 아니라 배달과 테이크아웃 판매까지 계산했다. 매장 전면에 카운터를 포함한 픽업 자리를 마련하고, 카운터에서는 주방에서 조리한 음식을 바로바로 건네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 이달부터는 배달앱 입점 등록을 마치고 전복죽과 미역국 배달 판매에도 나선다. 
이로써 기장끝집은 오프라인 매장 판매와 온라인 밀키트 판매, 온오프라인 배달·테이크아웃을 병행하며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만의 일.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생각해보지도 못했을 반전이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1년 7월호를 참고하세요.


 
2021-06-28 오전 04:22:55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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