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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다인힐 박영식 대표  <통권 43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7-29 오전 03:48:04

외식업의 새 길을 개척하다

SG다인힐 박영식 대표




‘어려서부터 먹을 것을 좋아했던 아이는 다이어트의 달인이 되었다.’
SG다인힐 박영식 대표의 이야기다. 박 대표는 성공한 2세 경영인이자 외식업계 신(新)사업의 달인으로 불리는 인물. 그런데 뜬금없이 다이어트라니. 혹자는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다이어트가 박영식 대표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글 이서영 기자  사진 이경섭





어릴 때부터 자발적 다이어트
박영식 대표는 스스로 “평생을 뚱뚱하게 살아 왔다”고 고백했다. 그가 이 말을 하는 순간 머릿 속으로 ‘뚱뚱하다’가 ‘건장하다’와 같은 의미로 쓰일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뚱뚱함은 비만과 연계되는 단어인데 박 대표는 외관상 비만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건장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그는 “지금은 운동과 식단조절로 체중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전까지는 살이 찌면 빼고, 또 찌면 또 빼고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살과 관련한 그의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적부터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 포동포동 살이 올라 있었는데 부친이 그의 몸무게를 재보더니 꾸지람하며 ‘2kg을 빼라’고 했다는 것. 
“자의적으로 살을 뺀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사진 속 내 모습이 너무 뚱뚱해 보여 겨울방학동안 13kg을 뺐다. 당시 하루에 한끼만 먹고 계속 뛰었다. 그 후 살면서 마치 정기 행사를 치르듯이 다이어트를 했다. 고등학생 때, 대학생 때, 군 제대 후에도 웬만큼 살이 찌면 단기간 바짝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해 빼곤 했다.”


건강식 레스토랑 론칭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물려 받으면서도 박 대표의 다이어트 라이프는 계속됐다. 그는 “원래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업까지 외식업을 하다 보니 더 먹게 되더라. 먹을수록 위는 늘어나고 입에서는 땡기고. 몸 관리가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몸무게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기를 몇번. 그러던 중 해외 외식 트렌드 조사차 떠난 캘리포니아 출장에서 박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게 있었으니 바로 ‘비건 레스토랑’이었다. 동물성 식재료를 완전히 배제하고 고기가 아닌 대체육으로 건강함을 더한 비건 식단은 자신처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건시장의 비전을 본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오랜기간 준비 끝에 2017년 신개념 건강식 레스토랑 ‘썬더버드’를 론칭했다. 비건 치즈, 대체육(언리미트), 유기농 채소 등을 사용하고 단백질과 탄수화물 함량, 혈당지수까지 고려한 기능성 메뉴들이 특징이었다.


다이어트하다 식단면 개발
썬더버드를 론칭할 즈음 박 대표는 오랫동안 멀리 했던 웨이트 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려는 목적에서였다. 근육을 만들면 몸매 유지가 수월해진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가 심각한 ‘면(麵) 중독자’라는 것이었다. 
“나는 매일 돌아가면서 막국수, 라면, 냉면 등 다양한 면 요리를 즐기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다이어트 식단을 실천하면서 면을 먹지 못하게 됐다. 참고 참다가 어느 날 라면을 끓여 먹고 SNS에 올렸는데 트레이너가 그 게시물을 발견하고는 지적을 했다. 그래서 둘러댄 게 ‘이건 일반 라면이 아니라 닭가슴살 라면’이라는 것이었다. 그 때 번뜩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바로 ‘닭가슴살 면’이었다.”
그 길로 사내 R&D팀을 총동원해 닭가슴살 면을 만들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2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진짜 면같은 면은 만들지 못했다.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박 대표는 세종대 식품생명공학 연구진을 찾아갔다. 협업이 성사되고 본격적인 제품 개발이 시작됐다. ‘베네핏츠’라는 식품 스타트업도 설립했다. 그러나 베네핏츠의 첫 작품은 닭가슴살 면이 아니었다. 대신 세계 최초의 식물성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면인 ‘식단면’을 내놨다. 박 대표는 “닭가슴살 면은 최근 외식업 트렌드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원가 문제 등으로 개발을 중단했다”며 “식단면은 혈당이나 다이어트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기능성 면으로 곧 업그레이드 된 버전4 제품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테고리 확장 위한 거침없는 도전
‘프로 다이어터’로서 박 대표가 구상하고 벌인 사업들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썬더버드의 경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장했다. 단골을 넘어선 마니아 고객들이 워낙 많은 데다 배달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타깃 전략이 정확히 어필한 것이다. 또 썬더버드 온라인몰은 프리미엄 다이어트 식품 전문몰로서 정체성을 구축했다. 한편 식단면은 최근 당뇨식 전문 온라인몰에 입점하는가 하면 B2B시장에 진출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국내 대표 육류 외식기업의 후계자’라는 타이틀과 비건, 대체육, 키토제닉 사업은 좀처럼 매칭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박 대표에게 물었다. 왜 ‘비(非)육류’ 사업에 관심을 가지느냐고.
“그 시장이 유망하다고 생각해서다. 사실 처음 삼원가든에 합류하고 나서 제일 처음 만들었던 게 일식 레스토랑이었다. 다음엔 양식 레스토랑이었고. 그 때 내 목표는 한식에 국한돼 있던 카테고리를 일식, 양식, 중식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당시 그같은 나의 도전에 대해 무모하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회사는 종합 외식기업으로 거듭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먹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소비자들의 니즈는 다양해졌다. 앞으로 도래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카테고리 확장이 필수적이다. 삼원가든·SG다인힐 그룹은 외식과 식품업계를 아우르는 F&B 커뮤니티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올 하반기 셰프 프랜차이즈 사업 전개
박영식 대표는 현재 3개 기업을 책임지고 있다. 외식 브랜드를 관장하는 ‘SG다인힐’과 RMR 제조·유통 전문회사인 ‘인에이트’, 탄수화물 대체재 및 단백질 연구 개발 스타트업인 ‘베네핏츠’가 그것. 앞서 언급한 썬더버드는 SG다인힐에, 식단면은 베네핏츠에 각각 속해 있다.
그렇다면 인에이트는 어떤 회사인가. 지난해 떡볶이 밀키트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미로식당 떡볶이’를 만든 RMR 제조 및 유통 전문 기업이다. 일찍이 가정간편식에 관심을 갖고 있던 박 대표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HMR 사업에 뛰어들면서 새롭게 설립했다. 
인에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IP(지적재산권) 매니지먼트다. 셰프들과 계약을 맺고, 그들이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RMR을 기획하고 제조해 유통한다. 현재 인에이트와 협업하고 있는 셰프는 정창욱(금산제면소), 이재훈(있을재), 임기학(레스쁘아) 등 120여명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셰프들이 인에이트에 모여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셰프들과도 계약을 맺었다. 박 대표가 일반 HMR이 아니라 셰프들의 RMR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내 외식시장이 다양화·세분화·고급화돼 왔듯 HMR시장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RMR뿐만 아니라 셰프들의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어 프랜차이즈 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3개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에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길에 첫 발자국을 남긴 셈이다. 선구자는 스스로 길을 만들면서 가야 하기에 고생스럽다. 그런데도 박 대표는 언제나 선구자를 자처한다. 궂은 길을 앞장서서 가는 박 대표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2021-07-29 오전 03:48:0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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