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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酒] 부자진(BUJA GIN)  <통권 43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8-02 오전 03:04:33

우리나라 최초의 크래프트 진을 만나다

부자진(BUJA GIN)


크래프트 주류시장이 커지면서 맥주, 막걸리, 소주 등 소규모 생산시설에서 제조하는 개성 있는 우리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GIN) 역시 그 중 하나. 부자진 조동일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을 생산한 주인공이자 크래프트 진 시장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부자진을 만드는 조부연, 조동일 두 부자(父子)를 만나기 위해 양평의 허브농장을 찾았다. 
글 박선정 기자  사진 이경섭




Q. 허브농장으로 부른 이유. 
A. 부자진은 경기도 양평에서 허브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조부연 이사)와 영국, 한국, 싱가포르에서 증류주 제조기술을 익힌 아들(조동일 대표)이 만드는 크래프트 진이다. 주재료인 주니퍼베리(juniper berry, 노간주나무 열매)를 비롯해 진에 들어가는 모든 허브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이곳 농장에서 생산된다. 벌레와 잡초가 많은 이유는 모든 허브를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100%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때문이다. 양조장은 여기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Q. 허브농장에서 생산하는 허브는 몇가지나 되나. 
A. 서양요리에 흔히 사용하는 로즈마리와 바질, 민트를 시작으로 부자진의 재료인 주니퍼베리와 쑥, 라벤더, 감미료의 원료가 되는 스테비아까지 60가지 정도 된다. 허브 외에 메이플 시럽의 재료가 되는 사탕 단풍나무도 재배해 분양하고 있다. 


Q. 부자진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아버지가 생산한 허브의 상당량은 유기농 화장품의 재료로 사용된다. 허브가 화장품의 재료가 되기 위해서는 건조 과정이 필요하다. 어느 날 허브 건조장에 들어갔는데, 그 향기가 취할 만큼 향긋했다. 순간 ‘아 이걸로 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진을 좋아했기 때문에 진이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거다. 


Q. 부자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A. 진은 증류주에 주니퍼베리 향을 가미한 술로 주니퍼베리를 기본으로 다양한 부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증류주에 부재료의 향을 입히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부재료의 성분을 침출해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주를 증류하는 과정에서 부재료가 담긴 바스킷을 통과하게 하는 거다. 부자진은 이 두가지를 병행하고 있다. 


Q. 주니퍼베리도 직접 재배한 것을 사용하나. 
A. 우리나라에서 주니퍼베리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수입산을 사용하는데, 부자진은 국내산 주니퍼베리를 수급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3년 정도 후에는 자체 생산한 주니퍼베리로 부자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년반 정도 전에 주니퍼베리 묘목을 사다 심었는데 아주 잘 자라고 있다. 


Q. 부자진 제품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A. 시그니처진과 개똥쑥진, 오미자진, 바텐더컷진 등이 있다. 
기본 진인 시그니처진은 한국인 입맛을 반영해 주니퍼베리향을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았다. 여러가지 맛과 향이 어우러지면서 마시기 편한 진을 지향한다. 2021 대한민국주류대상, 2021 영국 진 마스터즈 금메달, 2021 미국 샌프란시스코 월드 스피릿 컴페티션(SFWSC) 동메달을 수상했다. 
개똥쑥진과 오미자진은 시그니처진에 각각 개똥쑥과 오미자를 첨가한 것이다. 이 중 개똥쑥진은 아버지가 개똥쑥을 무척 좋아하시는 데서 착안한 제품으로 아버지를 위해 만든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세가지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도 판매하고 있는데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 
바텐더컷진은 알콜도수 56%의 칵테일 전용 제품으로 알콜도수가 높아 한병으로 더 많은 잔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바텐더가 선호하는 복합적인 맛과 향을 지녔으며 토닉과도 잘 어우러진다. 도라지와 생강 등 한국적인 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8월말 정도 출시 예정인 오크숙성진이 있다. 프랜치 오크통에서 숙성, 시그니처진의 맛과 향에 약간의 우디향을 함께 느낄 수 있다. 


Q. 출시 전 숙성기간은 얼마나 되나. 
A. 숙성이라기보다는 알콜과 물이 결합해 맛의 조화를 이루는 기간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원주를 처음 증류하면 알콜도수 72~78%의 술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물을 첨가해 도수를 조절하는데, 알콜과 물은 성질이 달라 둘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의 숙성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5주 정도로 잡고 있다. 참고로 외국에서는 알콜과 물이 결합하는 것을 ‘결혼시킨다’고 표현할 만큼 이것은 완성도 높은 진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Q. 부자진 출시 직후 몇몇 이슈가 있었던 걸로 안다. 
A. 나는 원래 술을 하던 사람이 아니다. 부자진을 만들기 전까지는 영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금융 관련 일을 했다. 
첫 제품인 시그니처진을 출시한 것이 2020년 4월이다. 금융회사 다니던 사람이 술을, 그것도 한국에서는 생소한 진을 만든다는 것이 첫번째 이슈가 됐다. 두번째는 ‘진이 전통주가 될 수 있냐’는 이슈였다. 부자진은 경기도 양평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주세법상 지역특산주에 속하는 엄연한 전통주다. 일각에서 탁주나 소주가 아닌 진이 어떻게 전통주가 될 수 있냐는 논쟁이 일면서 한때 이슈가 됐었다. 


Q. 주요 납품업체는. 
A. 호텔과 칵테일바, 고급 한식당과 일식당, 보틀숍 등 다양한 곳에 납품 중이다. 부자진을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곳이 하얏트호텔인데, 당시 내가 직접 호텔을 찾아다니면서 영업했다. 무작정 하얏트호텔에 전화를 걸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진을 만들었는데, 담당자를 한번 만나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F&B 담당 매니저를 만나 부자진을 맛보이는 데 성공했고, 칵테일 3종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호텔을 공략한 이유는 ‘호텔에서 인정해주지 않으면 잘 만든 진이라고 할 수 없다’는 내 신념 때문이다. 지금은 콘래드, 포시즌, 페어몬트앰버서더 호텔에서도 부자진을 만나볼 수 있으니 업계에서 맛으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Q. 수출도 하고 있는 걸로 하는데. 
A. 처음부터 한국에서 가장 한국적인 진을 만들어 수출을 하겠다는 목표로 부자진을 만들었다. 한지 소재 라벨에 영문 로고를 디자인한 것도 같은 이유다. 작년에 호주와 싱가포르, 영국, 미국에 수출을 했고 현재 인도, 말레이시아 업체와도 협의 중이다. 국제 주류 품평회에서 수상하면서 세계시장에 이름을 알린 것이 수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 K-POP이 있듯 K-술로 한국과 한국의 주류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Q. 추천 음용방법은.
A. 서양에서 진은 음식을 먹기 전 간단히 즐기는 음료 같은 개념이 크다. 진토닉이나 네그로닉 같은 칵테일이 대표적이다. 부자진의 경우 사람마다 다양한 음용법을 추천하는데, 어떤 사람은 매운 음식이랑 잘 어울린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양념하지 않은 고기구이나 스시와도 잘 어울린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일이 끝나고 여유를 즐기면서 스트레이트로 그냥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Q. 앞으로의 계획.
A. 엄청난 술을 만들어 시장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은 없다. 대신 우리만의 노하우로 아주 한국적인 술을 만들고 싶은 목표는 있다. 현대적인 전통주로 우리나라 술 문화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싶다. 흔히 ‘전통주’ 하면 소주나 막걸리, 청주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통주에는 민속주도 있고, 지역 특산물로 만든 지역특산주라는 것도 있다. 양평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해 다양하고 개성 있는 술을 만들고, 더 나아가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는 기업이 되고 싶다. 




 
2021-08-02 오전 03:04:3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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