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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토리, 한국식 닭구이로 진화하다  <통권 43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08-02 오전 03:33:08

야키토리,

한국식 닭구이로 진화하다


한국에서 닭고기는 치킨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닭가슴살과 닭다리, 날개 정도 부위에만 익숙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야키토리 등 닭 특수부위 구이 전문점을 표방한 식당들이 속속 오픈하면서 식도락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글 이서영 기자 사진 이경섭 




‘야키토리 묵’, 미쉐린 가이드 빕 그루망 선정

국내에서 야키토리 전문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년 사이의 일이다. 국내 야키토리 전문점의 효시쯤 되는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쿠이신보’다. 2015년 오픈한 쿠이신보는 기존 이자카야와 달리 숯불 야키토리를 메인으로 내세워 전문화하면서 일본 정통 야키토리를 사랑하는 마니아층을 끌어 모았다. 당시 닭 염통부터 껍질, 연골, 아킬래스, 꼬리, 어깨살 등 다양한 부위로 15가지가 넘는 야키토리 메뉴를 선보여 미식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치킨 공화국’인 한국에서 비인기 부위인 특수부위를 취급하는 야키토리가 대중성을 인정받기란 어려운 일. 조용하지만 생명력있게 이어지던 야키토리 전문점의 맥은 근래에 들어서야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를 증명하는 사건으로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토종닭 야키토리 오마카세 전문점인 ‘야키토리 묵’을 빕 그루망 레스토랑으로 선정한 일을 꼽을 수 있다. 
야키토리 묵이 미쉐린 가이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은 숯과 짚을 활용한 화려한 훈연 기술의 덕도 있으나 ‘토종닭을 사용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일본 요리인 야키토리에 우리나라 식재료인 토종닭을 사용, 기존의 야키토리와는 또다른 한국적인 맛을 선보인다는 게 새로웠기 때문.
야키토리 묵 김병묵 오너셰프는 빕 구르망에 선정된 소감에 대해 “그동안 국내 야키토리가 저평가받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 야키토리 전문점의 수준은 일본 현지의 그것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다. 차이점이 있다면 일본은 야키토리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는 것 정도다. 야키토리 묵은 특히 토종닭을 테마로 하는 레스토랑인 만큼 고객들에게 토종닭의 다양한 맛을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야키토리 업계서 ‘토종닭’ 인기

국내 야키토리 업계에서 토종닭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권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천관웅 셰프가 오너로 있는 코슌 역시 육계뿐만 아니라 토종닭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두 종류의 닭이 서로 각각 다른 맛과 식감, 풍미를 갖고 있기 때문. 천 셰프는 “육계는 육질이 부드러운 반면 토종닭은 쫄깃하다”며 “생선으로 비유하자면 등푸른 생선과 흰살 생선같은 존재로 요리에 따라 적절한 식재료를 골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토종닭은 다양한 이유로 셰프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식재료로 사용하기에는 많은 제한이 따른다. 우선 국내에 토종닭 양계업체가 많지 않다. 또 육계보다 오랜시간 기르기 때문에 원가가 비싸다. 여기에 양계장이 자체 도계장을 갖추지 않은 이상 도축이 힘들다는 점도 토종닭 시장 확장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야키토리와 숯불 닭갈비 결합한 ‘닭 특수부위 전문점’

일본 야키토리와 대적할 수 있는 한국 요리로 닭갈비를 들 수 있다. 강원도 춘천지역의 명물로 잘 알려진 닭갈비는 대형 철판에 양념한 닭다리살과 채소를 함께 볶아 먹는 음식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닭갈비의 형태라면 최근에는 양념한 닭갈비를 숯불에 구워 먹는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숯불구이 콘셉트에 야키토리에서나 맛볼 수 있던 특수부위 메뉴를 접목한 식당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닭 특수부위 전문점을 콘셉트로 하는 대표 브랜드는 효계다. 국내 야키토리 업계의 대부격인 쿠이신보가 지난해 7월 새롭게 론칭했다. 닭날개, 가슴살, 어깨살, 다리살, 염통 등 특수부위를 한데 모아 구성한 ‘닭 숯불구이 모듬’ 메뉴를 앞세워 SNS에서 금세 입소문을 탔다. 이어 송계옥, 한국계 등 닭 특수부위 전문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 닭 특수부위 전문점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가격과 깔끔하고 세련된 매장 분위기, 다양한 사이드 메뉴 등으로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다. 


발골 및 손질 작업 매장에서 직접 해

야키토리집이나 닭 특수부위 전문점 모두 아직까지 국내 외식업계에서 비주류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때문에 닭 수급 등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다. 
야키토리 묵 김병묵 오너셰프는 “국내 닭고기 시장은 양계에서부터 유통까지 튀김용에 맞춰져 있다”며 “구이용 닭고기는 고사하고 특수부위의 경우 더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수부위를 메뉴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발골과 손질을 매장에서 직접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취재 결과 대다수의 야키토리 전문점과 닭 특수부위 전문점들은 닭을 통째로 구매해 매장에서 발골 및 손질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혹은 발골을 제외하고 손질만 하는 업체도 있었다. 
송계옥 우지호 사장은 “처음에 브랜드를 기획할 때 닭고기 공급업체를 찾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발골은 하지 않지만 손질부터는 매장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숯불 닭구이의 진화 〈송계옥〉 

올해 3월 방이동 먹자골목에 문을 연 송계옥은 오픈과 동시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꼭 가봐야 할 신상맛집’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1호점 오픈 4개월만에 2호점까지 출점하는 등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오픈과 동시에 ‘대박’…대기줄 이어져
송계옥은 방이동 먹자골목 중에서도 주택이 밀집돼 있는 사이드 상권에 위치해 있다. 흔히 말하는 ‘A급 상권’에 자리한 매장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전에는 오픈 전부터 대기줄이 10팀 이상씩 늘어서는가 하면 영업시간 내내 웨이팅 고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격상 후에도 테이블은 영업시간 내내 만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송계옥 우지호 사장은 “굳이 메인 상권에 매장을 열지 않더라도 맛만 있다면 고객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오로지 맛으로 승부하자는 마음으로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았는데 이런 점이 고객에게 제대로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성수동에 새롭게 오픈한 2호점 또한 1호점의 전략을 그대로 가져와 중심가에서 벗어난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코로나19로 영업에 제한이 있음에도 벌써부터 많은 고객들이 찾아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직접 만든 소스와 곁들임 반찬 호평
송계옥의 메인 메뉴는 닭의 6가지 특수부위를 맛볼 수 있는 ‘닭구이 모둠’이다. 목살, 허벅지살, 안심, 염통, 근위, 연골 등 각각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일상적으로 접하기 힘든 부위를 선별했다. 시각적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초록색 대파와 노란색 레몬을 함께 올려 내고 있다. 
모둠 메뉴의 닭고기에는 소금과 후추 외에 다른 양념은 쓰지 않는다. 닭고기 본연의 맛과 풍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대신 소스를 다양화해 고객들이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소스의 경우 산초간장, 가는 소금, 스리라차마요소스 등 찍어 먹는 소스 3가지에 다진 마늘, 유자 청양고추, 간장 청양고추 등 올려 먹는 소스 3가지를 추가로 제공한다. 
곁들임은 마파두부와 열무 피클로 단출하다. 마파두부는 식전에 제공해 애피타이저처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열무 피클은 송계옥의 시그니처라고 할 정도로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기름진 닭고기의 맛을 상큼하게 잡아주면서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기 때문. 
송계옥 김대희 헤드셰프는 “곁들임은 물론 소스까지 모든 음식을 매장에서 직접 수제로 만든다는 점이 다른 식당과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재료 손질부터 숙성까지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지만 완성됐을 때 원하는 퀄리티가 나오지 않으면 가차없이 폐기하는 등 송계옥만의 맛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몬즙 퍼포먼스로 풍미 업그레이드
숯불에 굽는 닭고기는 컨트롤이 쉽지 않다. 기름과 수분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해도 불길이 불판 위로 솟구치거나 오버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송계옥은 그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숙련된 직원들이 각자 테이블을 맡아 고기를 구워주기 때문에 가장 맛있게 익은 상태의 고기를 맛볼 수 있다.
고기를 굽는 순서도 있다. 염통, 닭똥집, 연골 등 부산물 특수부위를 먼저 구운 뒤 목살, 안심, 허벅지살 등 살코기 특수부위를 굽는다. 살코기를 구울 때는 함께 제공된 레몬을 짜서 고기 위에 즙을 뿌리는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고기의 풍미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우지호 사장은 “고객들이 가장 놀라는 부위는 염통”이라며 “제일 처음 맛보는 부위인 데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식감과 의외의 감칠맛에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완성도 높은 사이드 메뉴
송계옥의 또다른 무기는 사이드 메뉴다. 고기와 곁들여 먹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 단품메뉴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퀄리티가 높아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다. 
사이드 메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송계옥 비빔면이다. 어간장에 각종 과일을 갈아 넣어 만든 매콤새콤달콤한 특제 소스가 비법. 여기에 부드러운 닭안심을 푸짐하게 올려 닭 특수부위 전문점으로서의 개성을 살렸다. 닭안심을 일일이 손으로 찢은 뒤 새콤하게 무쳐 온천계란과 함께 내는 냉우동도 인기다. 감칠맛 나는 육수를 살짝 얼려 내 면발의 탱글함을 제대로 표현했다. 
스테디셀러인 봄나물 퉁퉁장 된장찌개는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그 맛을 인정받고 있다. 청국장과 된장을 함께 넣고 끓여 풍미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각종 채소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냉이 또는 실부추를 풍성하게 올려 맛과 비주얼을 완성했다. 
송계옥은 식사 메뉴로 야끼 오니기리와 의성마늘볶음밥을 판매하고 있다. 야끼 오니기리는 주먹밥을 프라이팬에 구워 제공하는 메뉴로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의성마늘 볶음밥 역시 마늘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고기와 함께 먹기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토종닭의 16가지 맛 〈신세계

신세계(新世鷄)는 오랫동안 외식업에 몸담아 온 이원영 대표가 ‘토종닭 맛의 신세계를 보여주겠다’라는 의미에서 차린 토종닭 오마카세 식당이다. 토종닭 특수부위를 숯불화로에 구워 일식 소스에 찍어 먹는 새로운 스타일의 닭고기 구이를 선보인다.





마포구의 조용한 주택가 인근에 자리잡은 신세계는 외부 간판이 없다. 대신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입간판이 조용히 고객을 맞는다. 간판이 없는데도 어디서 알고 찾아오는지 고객들은 끊이지를 않는다. 사실 신세계는 막걸리로 유명한 ‘이박사의 신동막걸리’ 이원영 대표가 지난해 새롭게 오픈한 식당이다. 단골 고객들과 지인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은 예약제로만 운영하고 있다. 

16가지 토종닭 부위가 한접시에
신세계에서 맛볼 수 있는 토종닭 부위는 무려 16가지다. 가슴, 종아리, 오돌뼈, 똥집, 날개, 엉덩이, 껍질, 뽈살, 목, 쇄골, 계륵, 간, 허벅지, 심장, 안심, 봉 등이 그것. 이전에는 꼬리, 벼슬, 닭발 등도 내었으나 호불호가 강하게 갈려 지금은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이원영 대표는 닭 발골도 직접 하고 있다. 로스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주점을 운영하며 터득한 회 뜨기 기술을 활용해 세심하게 닭을 발골하기 때문. 숙련도가 높아 5분이면 토종닭 한마리를 몽땅 해체한다.
이 대표는 “일주일에 10마리 정도의 토종닭을 소비하고 있다”며 “토종닭은 육계보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한마리당 10인분까지도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쉴 틈 없는 맛의 향연 펼쳐져
신세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는 플레이팅이다. 16가지 부위를 마치 꽃처럼 펼쳐놓은 자태는 그 자체로 퍼포먼스 효과를 낸다. 여기에 곁들임을 더하면 식탁은 더욱 화려해진다. 노란색 토종닭 유정란과 짙은 갈빛의 타레소스, 연녹색 유자고추(유즈코쇼), 붉은색의 마늘종 고추장 무침과 마늘 무침, 경상도식 명태김치까지 단출하지만 색감있는 차림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또 한가지 볼거리는 이동식 화로다. 한상차림이 완성되면 황동으로 된 화로가 등장한다. 비장탄이 붉게 타오르는 이동식 화로는 테이블 매립형 화로와는 다른 신선함을 준다. 
화로가 나오면 주인장의 그릴링이 시작된다. 첫 점은 가슴살이다. 잘 구워진 한점이 접시에 놓이면 주인장은 유자고추를 곁들여 먹도록 권한다. 권유에 따라 유자고추를 올려 입안에 넣는 순간 그야말로 닭고기의 신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육즙이 터지는 가슴살이라니. 이원영 대표는 “가슴살은 맛이 없고 퍽퍽하다는 선입견이 강한 부위”라며 “하지만 적당하게 익힌 가슴살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맛과 식감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식사의 마지막 코스는 닭뼈를 우린 육수에 끓여 먹는 라멘이다. 닭 발골 후 남은 잡뼈를 모아 오랜시간 우린 진한 닭육수에 유자고추를 넣고 생라멘을 넣어 끓이면 신세계만의 별미 라멘이 완성된다.


야키토리와 와인 페어링 〈야키토리 묵


김병묵 오너셰프의 야키토리 묵은 국내 야키토리 레스토랑으로는 처음으로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일까. 그 비결은 디테일과 콘셉트에 있었다.





김병묵 셰프는 지난 6월 본점인 야키토리 묵 연남점에 이어 신사점을 오픈했다. 현재 연남점은 최소 한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신사점 역시 오픈과 동시에 예약이 몰려드는 상황이다. 연남점은 홍대 상권에 위치한 매장인 만큼 젊고 밝은 분위기와 높은 가성비가 특징이다. 반면 신사점의 경우 명암의 대비가 극명한 블랙톤의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으며 와인 페어링을 위해 소믈리에가 상주하는 등 새로운 야키토리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섬세한 야키토리 선봬
김병묵 셰프는 20대 후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요리를 시작했다. 프렌치 요리로 외식업에 입문해 오랜시간 양식을 다루다 일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프렌치 요리의 섬세함이 몸에 배었기 때문일까. 그의 야키토리에서는 디테일이 느껴진다. 
단적인 예로, 김 셰프는 집게로만 야키토리를 굽지 않는다. 화로 옆에는 늘 가위와 핀셋을 함께 놓아 둔다. 가위는 야키토리를 굽다 살짝 탄 부분을 자를 때, 긴 핀셋은 혹여나 묻어 있을지 모르는 미세한 이물을 제거할 때 쓴다. 그가 얼마나 디테일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 구워진 야키토리는 접시가 아닌 싸릿대 위에 올려 놓는다. 육즙이 빠져나와 야키토리가 흥건해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야키토리 하나하나를 작품 대하듯 세심하게 다루는 김 셰프의 태도는 고객에게 감동으로 전해진다. 

와인 페어링으로 색다른 경험 제공
야키토리 묵에서 ‘토종닭’이라는 콘셉트를 빼놓을 수 없다. ‘토종닭 야키토리 오마카세’는 야키토리 묵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다. 야키토리 묵은 현재 전체 요리의 80% 이상을 토종닭을 사용해 만들고 있다. 토종닭은 도매시장을 통해 수급하며 발골과 손질도 매일 매장에서 직접 한다.
토종닭의 경우 일반 육계보다 크고 질기기 때문에 발골이나 꼬치작업을 할 때도 노동력이 배로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김 셰프는 차별성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고 있다. 김 셰프는 “토종닭 야키토리라는 콘셉트는 야키토리 묵만의 강한 개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셰프는 신사점에서 야키토리에 와인을 페어링하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야키토리는 일본 음식이기 때문에 사케와 함께 먹어야 맛있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내 경험상 사케보다 와인이 더 잘 어울렸다”며 “꼬치구이의 기름진 맛을 와인의 산미가 잡아주고 훈연향과 오크향이 어우러지면서 큰 감동을 준다. 고객들과도 이런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 신사점의 메인 주류를 와인으로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레드와인은 ‘가쇼 모노 꼬뜨뒤니 발라쥬’다”라고 말했다.


닭요리의 다양한 변주 〈코슌

코슌은 서울 강남 최고의 일식 셰프 중 하나로 이름을 알린 천관웅 셰프가 오너로 있는 레스토랑이다. 제철 식재료와 닭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에게 신선함 주기 위해 야키토리 도전
코슌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던 시기에 문을 열었다. 비록 코로나19의 한가운데에서 매장을 오픈했지만 천관웅 오너셰프의 네임밸류와 그만의 특별한 요리들이 호응을 얻으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닭요리와 숯불요리 전문점’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기존 일식당과 차별성을 둔 게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천관웅 오너셰프는 “사람들이 내게 원하는 것은 창의적이고 유니크한 요리였다”며 “이전까지 일식 셰프로서 생선과 소고기를 주로 다뤘기에 닭고기를 주재료로 요리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요리를 탐구하고 싶었고 고객들에게도 신선함을 주기 위해 도전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제철 식재료 활용한 닭요리 오마카세 선봬
코슌은 현재 오마카세 코스로만 다이닝을 운영하고 있다. 오마카세 메뉴는 3개월마다 교체된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식재료는 일식, 양식, 한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닭고기와 좋은 궁합을 이루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쓰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발골해 손질한 닭은 살코기와 특수부위 어느 것 하나 버리는 부위 없이 사용한다. 가장 클래식한 방법은 야키토리로 구워내는 것이다. 이외에 테린, 편육, (버거)패티, 육전, 무스, 퓌레, 타코, 카츠 등 조리법과 표현방식을 다양화해 닭요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천관웅 오너셰프는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부패가 빠른 식재료이기 때문에 숙성을 해서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풍미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훈연 등 조리방식을 다양화하거나 소스를 통해 맛에 변주를 주거나 야채 등 다른 식재료를 곁들이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슌은 육계와 토종닭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견해로 육계는 굽거나 튀겼을 때 맛있는 반면 토종닭은 찌거나 끓였을 때 맛있기 때문”이라며 “요리의 포인트를 어디에 둘 것이냐에 따라 재료를 달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열정과 정성 알아줬으면
코슌의 매장은 오후 6시가 되어야 오픈하지만 주방은 낮12시부터 바쁘게 돌아간다. 신선한 닭을 발골하고 손질하는 작업부터 식재료 프렙까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 야키토리를 비롯, 닭을 주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만큼 사용하는 재료들이 많아 준비시간을 길게 가져가고 있다고.
천관웅 오너셰프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오후 10시까지밖에 영업을 못하게 돼 영업시간보다 준비시간이 길어졌다”며 “나와 직원들 모두 열정을 갖고 매일 온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1년 8월호를 참고하세요.

 
2021-08-02 오전 03:33:08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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