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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식재료 아니다 가을 제철 은어 활용법  <통권 439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10-12 오전 02:11:10

고가의 식재료 아니다

가을 제철 은어 활용법


은어는 비싸고 고급 식재료라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지갑 열기가 두렵다. 고급 일식당이나 미쉐린 레스토랑에서나 쓸 수 있는 식재료라 여기는 이들이 많다. 착각이다. 은어는 비싸지 않다. 호텔이나 고급 일식당의 전유물도 아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제철
은어는 1년을 산다. 생이 짧기에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늦가을에 민물과 바다의 경계 근처에서 산란한다. 태어난 치어는 곧장 기수역으로 이동해 성장하고 봄이 되면 태어난 곳으로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은어의 먹이는 규조류로 물속 바위에 붙은 이끼 같은 것이다. 규조류를 먹어야 잡내가 나지 않는다. 욕심에 이끼까지 뜯어 먹은 녀석은 향긋한 향 대신 이취가 난다고 한다. 주로 규조류를 먹지만 성장하면서는 닥치는 대로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물 위에 떨어진 벌레도 은어의 먹이가 된다. 이렇게 부지런히 먹고 자란 6월이면 얼추 성어가 된다. 수개월 사이 몸이 몇백 배 커진다. 가을이 되고 겨울이 오기 전 은어는 태어난 곳으로 이동해 산란하고 생을 마감한다. 은어가 성장하는, 성장을 다한 여름부터 가을까지만 제철이다. 

가성비 좋은 양식 은어
필자도 은어는 잘 몰랐다. 어쩌다 출장을 가더라도 섬진강 근처에 있는 수많은 은어 횟집을 지나쳤다. 비쌀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식한 은어는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9월 현재 시세는 1kg당 2만원 초반대 수준이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택배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해 그날 저녁 손님 상위에 은어 회나 구이 등을 올릴 수 있다. 
자연계에 있던 은어를 양식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다. 1935년도에 은어 양식을 확대한다는 기사가 있을 정도다. 경상북도 봉화에 갈 일이 있었다. 은어 양식 23년 차인 양어장에도 들렀다. 은어 양식장은 처음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살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은어 먹을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즐기는 것이라면 수십 번을 찾아가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항상 뒷순위로 밀렸다.

항생제 없이 사육하는 양식 
은어 양식장을 향하면서 궁금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터전을 지키려는 은어의 습성을 양식에서는 어떻게 해결할까’였다. 낚시를 좋아하므로 은어를 잡은 적은 없어도 잡는 방법은 알고 있었다. 여름에 섬진강의 얕은 물가에 보면 긴 낚싯대를 휘두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은어 잡이 낚시꾼들이다. 낚싯줄의 끝에는 살아 있는 은어가 있고 꼬리 지느러미 쪽에 빈 바늘이 있다. 살아 있는 은어를 큰 바위가 있는 쪽으로 보내는 것으로 낚시가 시작된다. 바위 주변에서 터를 잡은 은어는 경쟁 상대가 오면 쫓아낸다. 몸통을 쪼이려 다가왔다가 빈 바늘에 걸리게끔 유도하는 것이 은어 낚시인 것. 
이런 은어를 같이 모아 양식을 한다?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궁금함은 단박에 풀렸다. 바로 먹이였다. 먹이가 풍부하니 싸우지 않는다. 은어의 습성은 부족한 먹이를 지키려는 생존 본능. 때가 되면 사료를 주니 본능이 발휘될 일이 없었다. 양식장 구조는 독특했다. 둥그렇거나 사각형인 양식장과 달리 내부에 격벽이 있었다. 수차가 물을 돌리면 격벽을 휘감아 도는 구조다. 빠른 물살 따라 은어가 자연스레 유영한다. 운동량이 많으니 살이 단단하고 지방이 적어 담백하다. 게다가 마그네슘과 천연 미생물제제를 사료에 섞어 준다. 항생제 없이 사육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깊어지는 가을에 안성맞춤 
은어 양식은 봉화 이외에 전라남도 곡성, 경상남도 밀양 등 몇곳에서만 하기에 그 양이 적다. 양식하는 이나 사는 이가 많지 않아서 그렇다.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은어는 고급 식재료라는 인식이 강하다. 저녁 한끼 가격이 20만원 정도 돼야 은어를 식재료로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자연산 은어는 비쌀지 모르겠지만 양식한 은어는 생각보다 저렴하다.  
봉화를 떠나기 전 은어를 포장했다. 살아 있는 은어를 얼음 동동 떠 있는 통에 넣으면 기절한다. 기절한 은어를 얼음과 함께 포장했다. 서울 일식당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택배를 받는다고 한다. 은어의 살은 단맛이 은은하다. 민물 생선은 바다 생선과 달리 단맛이 있다. 1kg에 6~7마리 정도 된다. 
모르는 식재료는 있어도 새로운 식재료는 없다. 깊어지는 가을, 은어를 조림이나 구이 신메뉴로 내보는 것은 어떨까. 은어는 회로 먹으면 맛있는데 구워도, 조려도 그 맛이 일품이다.


 
2021-10-12 오전 02:11:1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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