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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식재료 가격 인상에 넋 놓은 외식업계  <통권 441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1-12-06 오전 02:33:10

‘위드 코로나’ 기대했지만…

수입 식재료 가격 인상에 넋 놓은 외식업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물류대란과 산지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수입 식재료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매출 회복을 기대했던 외식업 경영주들은 줄줄이 인상되는 식재료 가격 앞에서 또 한번 무너져내렸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 식음료 기업인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크래프트하인즈 등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세계적인 원재료값 급등이 국내외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 도미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글 신동민 기자  사진 이경섭·업체제공




소고기, 돼지고기 이어 과일, 수산물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물류난과 산지 인건비 상승 여파 등으로 식품 수입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뿐만 아니라 과일,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위주로 수입 원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양새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르웨이 연어의 국내 가격은 전년대비 20~30%가량 상승했고, 베트남·인도네시아산 냉동 새우와 아프리카 모리타니아산 문어의 가격도 각각 15∼20%가량 올랐다. 수입 냉동 삼겹살 역시 지난해 동기대비 30% 올랐고, 냉동 소갈비는 40% 넘게 급등했다. 더 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산지 다변화 등의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프로틴플레이션 현상

코로나19 팬데믹과 포스트 코로나가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프로틴플레이션(Protein+Inflation)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영국, 브라질과 호주 등 육류 소비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약 10% 안팎 육류가격이 인상됐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특히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외식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 질병 또는 환경 이슈에 따른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단기적 예측이 가능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나고 있는 가격 상승은 매우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청북도 음성에서 국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S대표는 얼마 전 가게 내부에 호소문을 붙였다. 주요 메뉴에 토핑으로 사용하는 미국산 우삼겹살 가격이 폭등, 1kg에 8000원 하던 우삼겹을 1만7000원에 구매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S대표는 “아직 오픈한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메뉴 가격은 올리기 정말 싫었는데 1000원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다시 고기 가격이 내려가면 음식 가격도 내릴 계획”이라며 “가격 인상이 자칫 고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져 장사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B씨는 “영업제한이 해제되면서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해 영업이익 회복은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산 소갈비 원가가 올해 초 대비 20% 이상 올랐다. 지금 가격으로 버티기 어렵다. 식재료 수급난이 장기화하거나 가격인상 후 고객의 발길이 줄어들 경우 업종변경 또는 최악의 경우 장사를 접는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대부분 거래처로부터 가격 인상을 통보 받아 판매가를 올리기로 결정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점주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벌써 3번이나 가격을 올렸다”며 “거래처에서 수입산 소고기 등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공급가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육 가격상승 여러 요인 혼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로 1년 전보다 3.2% 상승했고 이는 2012년 1월 3.3%를 기록한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수입 소고기가 무려 17.7% 오르는 등 축산물은 13.3% 상승했다. 실제 수입육을 사용하는 외식업 점주들이 느끼는 원부재료비 부담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2020년 6월과 단순 비교하더라도 수입 소고기는 평균 157% 이상 상승했고 일부 품목은 200% 이상 올랐다. 
축산물 전문 B2B 온라인 플랫폼 수입육거래소의 김욱재 대표는 “소비자 물가에 비해 수입육의 가격 인상폭과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라며 “이는 코로나19 시기에 축산물을 생산 및 수출하는 나라들의 작업장 일시 폐쇄 및 인력부족, 전 세계적인 운송적체 현상, 자국 내 내수가격 상승 등에 따른 해외 오퍼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파악된다. 수입육을 사용하다가 비싼 국내산으로 바꾸기에는 오히려 원가부담만 늘어나고, 이리저리 한푼이라도 싼 도매업체들을 알아보면 오히려 해당품목의 가수요로 오인돼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물량도 없고 유통가격도 더 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육류가격 인상…수입육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2020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24만3198톤으로 전체 수입 소고기 중 약 54.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산 냉장 소고기 수입량은 6만2825톤으로 전체 수입 냉장 소고기 중 63.7%를 차지했다. 2021년 1~9월까지 수입량을 2020년 1~9월까지 수입량과 비교하면 미국산 소고기 전체로는 약 4% 증가했으며 특히 냉장육의 경우 24.8% 증가했다.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2008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수입 소고기 중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산 소고기 점유율이 높아지다 보니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미국산 소고기 가격인상이 전체 수입육 가격 인상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 수입해 오는 차돌양지의 가격을 2019년 6월 기준 kg당 9650원이었으나 2021년 9월에는  kg당 1만1850원으로 치솟았다.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 상승은 ▲미국 내 축산물 수요 증가 ▲미국 내 육류 가공장의 근로자 부족 ▲미국 서부 항만 물류 적체 현상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먼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 보다는 가정식의 비중이 높아지며 외식 소비지출분이 가정식으로 대체되다 보니 육류 섭취의 빈도도 증가하고 고품질의 육류를 선택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육류 소비량은 전체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다음으로 미국의 이민정책 변화와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한 국경 폐쇄에 따른 이주노동자 감소, 미국 내 복지 정책에 따른 실업급여, 재난지원금 지급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되던 구인난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로 근로자가 부족해지면서 인건비에 상당한 양을 할애한 탓에 공급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물류대란으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입육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서부 항만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류적체 현상은 전 세계적인 무역 불균형, 미국 내륙 운송 근로자 부족,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방역 지침에 따른 작업 효율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어 단기간에 해결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소고기 주요 수출국 중 한곳인 캐나다의 경우에도 지난해 이상기온에 따른 대두와 옥수수 가격 급등으로 인한 사료가격 상승,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노동시간 감소가 맞물리면서 지난해부터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소고기 등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또한 미국산 소고기를 예전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2배 정도 많이 수입해 감에 따라 한정된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취재차 만난 수입육 관계자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구이전문점 강강술래를 운영하는 전한의 최종환 차장은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것 같다. 당분간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어 상황을 관망하는 중이다. LA갈비, 소꼬리곰탕, 뼈해장국 등 RMR 상품도 원물 가격이 오름에 따라 마진이 확연히 줄었다. 이러다 정말 밑지고 파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산에서 갈비 명소로 알려진 사미헌 홍우주 실장은 “주로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체감하기에 원육 가격이 80% 이상 오른 것 같다. 향후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만큼 미국산 소고기를 대체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외식경기 빠르게 회복한다면 공급에 절대적 차질

미국육류수출협회 박준일 이사는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낙농 분야 근로자들이 업무시간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생산량 감소가 수출물량 부족으로 이어졌다. 외식이 아닌 가정에서 육류를 소비하는 습관은 위드 코로나 시대로 넘어가도 곧장 외식 소비지출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들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소고기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수입육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 전체적인 수입물량은 2019년 대비 10% 정도 하락한 수준이지만 갈비나 도가니 등 뼈와 함께 있는 부위는 물량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식당이나 카페의 영업제한으로 인해 외식업계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수입육 유통업체들도 지난 1년 동안 갈비 등에 대한 물량 확보에 소극적이었다. 반면 등심, 안심 등 살코기 부분은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가정 내 소비가 이어지면서 수입물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수입 축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할 수 있는 시간에 제약을 받으면서 진행된 만큼 수출국이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되면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외식경기가 빠르게 회복한다면 공급에 절대적인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수입육거래소 김욱재 대표는 “수입육에 관해서 100% 민간주도보다 일부 수입육 물량만이라도 물가안정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주관하에 농수산물유통공사, 축협 등 수입육 유통과 물가안정에 관련된 단체 중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곳을 선정해 병행한다면 민간과 선의의 경쟁관계를 통해 물가를 보다 안정화 시킬 수 있다”며 “이번 어려운 시기에 정부는 국내 축산업보호와 서민물가 안정차원에서의 균형점을 잡아 다각도로 적극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1년12월호를 참고하세요. 

 
2021-12-06 오전 02:33:1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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