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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멀트라이브 김대영 대표  <통권 444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03-03 오전 11:00:11

화성에 한식을 전파하겠다는 꿈

매니멀트라이브 김대영 대표



화성에서 칼국수를 먹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아마도 가능할 것 같다. 김대영 대표가 그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진출도 아닌 우주진출이라니. 누군가는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35세 청년 김대영은 진지하다. 
글 이서영 기자  사진 이경섭




남미, 북미, 유럽을 두루 겪다
나는 정체성이 모호한 사람이다. 외모는 한국인이지만 정신은 서양인에 더 가깝다고 느낀다. 한국의 여러 지역 중에서도 이태원에 직장과 집을 두고 살고 있는 건 아마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이곳이 내가 있기에도 가장 편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9살 때 가족들과 함께 과테말라로 이민을 간 이후 캐나다, 스위스, 중국 등 여러 나라에 거주했다. 캐나다는 어학연수 때문에 갔던 것이고 스위스는 ‘글리옹 호스피탈리티 경영대학교’를 다니면서 살게 됐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기 때문에 한국어보다 스페인어나 영어가 편할 때가 있다. 
한국으로 돌아온 건 2009년쯤이다. 당시 집안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기에 투잡을 뛰면서 하루에 16시간씩 일해야 했다.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는 카페에서 일하고, 끝나면 바로 맞은편에 있는 치킨집으로 가서 새벽 4시까지 일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어느 날 여느때처럼 자정이 넘도록 일을 하고 있는데 한 중년의 남자 고객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나를 불렀다. 워낙 흔한 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응대를 한 뒤 옆테이블의 주문을 받았다. 마침 그 테이블에는 외국인들이 앉아 있었는데 내가 그들과 영어와 스페인어로 유창하게 대화하자 무례하게 행동했던 남자 고객이 깜짝 놀라며 전과 다른 태도로 “너 같은 인재가 왜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냐”고 물었다. 통쾌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복지에 힘 쏟는 외식기업
사람들은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지적 수준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 중에는 고급 인력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아무리 잘났다 한들 고객들도, 고용주도 알아주지 않는다. 나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외식업은 못 배운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 말이다. 이제는 똑똑한 사람이 외식업을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회사는 다른 외식기업에 비해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자의 복지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계 최초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사원급을 대상으로 3일과 4일, 4.5일 근무제를 운영중이며 관리자의 경우에는 주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가장 호응을 얻고 있는 복지제도는 리프레시 휴가다. 정규직 직원이라면 누구든 4개월에 한번씩 일주일간 휴가를 쓸 수 있다. 외식업은 다른 산업과는 달라서 휴일에도 쉴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그 외에 직원들과 모두 함께 해외여행을 간다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등의 이벤트성 복지도 제공하고 있다. 또 퇴사하는 직원에게는 최고급 명품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이것도 꽤 괜찮은 복지 아닌가.(웃음) 




온고지신, 오래된 음식에 아이디어를 더하다
멕시칸 레스토랑 바토스(Vatos)에 입사한 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그 때가 2012년이니까 벌써 10년 전 일이다. 나는 시급 5000원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매니저까지 올라간 첫번째 직원이었다. 관리자가 된 후에는 2호점인 신사 가로수길점과 3호점 갤러리아점 오픈을 총괄하기도 했다. 
당시는 정말 마감의 연속이었다. 신규 매장에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마감하면 이태원 본점에서 일손이 모자라다고 해서 도우러 가고, 본점 매장 문을 닫고 나면 또 사무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새벽 4시까지 일했다. 그 때 ‘이렇게 일해야 성공하는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바토스에서는 2014년까지 일을 했다. 이듬해 4월엔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힘을 합쳐 국내 최초의 텍사스식 바비큐 전문점 매니멀스모크하우스를 오픈했다. 
이제 매니멀트라이브도 8년차를 맞았다. 현재 우리는 4개 브랜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니멀스모크하우스, 모터시티바이매니멀, PDR, 리북방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모터시티바이매니멀의 경우 매장 1곳에서 1억8000만원가량의 월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음식의 역사성, 오리지널리티다. 역사가 오래된 음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 회사의 특기라고 할 수 있다. 예를들면 바비큐인데 텍사스식 바비큐, 피자인데 디트로이트 스타일 피자, 순대인데 이북식 순대. 이런 식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온고지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브랜드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래 간다. 올해 2개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아마 이들의 콘셉트도 국내 최초가 될 것이다. 

화성에 첫 한식 레스토랑 세우고파
나는 많은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실패하고 일부는 성공했다. 실패와 성공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외식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외식산업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인류는 앞으로 어떤 음식을 먹게 될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다. 그 때 머릿속으로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가 만약 화성에서 살게 된다면, 그곳에서도 무언가를 먹고 마실 것이다. 그렇다면 화성에도 기회가 있을 게 아닌가? 그 후로 내 꿈은 ‘화성에 한식을 처음으로 선보인 사람’이 됐다.
화성 여행(혹은 이민) 선발대는 미국인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메인 스타치(주 탄수화물)는 밀이 될 것이다. 밀가루로 만들 수 있는 한식이 무엇일까? 나는 칼국수를 생각했다. 칼국수 면은 밀가루와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고 육수는 말린 멸치 혹은 말린 채소로 내면 되니까 말이다. 

국내 푸드테크 기업과 협업에 관심
미항공우주국(NASA)은 대체육, 발효음식, 식용곤충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바로 발효음식의 대표주자인 김치의 종주국이 아니던가. 김치 외에도 된장, 간장 등 훌륭한 발효음식이 많다. 
나는 화성에 한식을 보내는 것을 내 사명이라고 느낀다. 신이 내게 주신 임무랄까. 나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 스페이스X와 일본의 억만장자인 마에자와 유사쿠가 진행한 ‘디어문 프로젝트(Dear Moon Project)’에 지원한 적도 있다. 디어문 프로젝트는 마에자와 유사쿠를 포함한 9명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가 5일간 체류하며 달 주위를 선회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다. 나는 1차 전형에는 합격했지만 아쉽게도 최종 선발자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푸드테크 기업 중에서도 화성 진출에 관심이 있는 곳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대체육이나 식용곤충으로 만든 한식이라면 NASA도 관심을 갖지 않을까. 그들과 함께 협업을 하고 싶다. 내가 그들의 우주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2022-03-03 오전 11:00:1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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