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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장어 장영진 대표  <통권 44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05-31 오전 11:32:13

외식업 40년, 삼수장어 30년

삼수장어 장영진 대표


‘대구 장어명가’ 삼수장어가 올해로 창업 30주년을 맞았다. 외식업으로 3년을 버티기도 힘든 요즘, 장영진 대표가 30년간 삼수장어의 이름을 지키면서 받은 각종 인증과 수상만 해도 10여회가 넘는다. 삼수장어 30년을 맞아 40년 외식 인생을 담은 《사람이 좋다, 삼수가 좋다》를 펴낸 장영진 대표를 만났다.
글 박선정 기자  사진 이경섭




‘대구식’ 장어구이 전문점
흔히 장어구이 하면 장어 굽는 냄새와 연기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바람 부는 날, 멀리 장어집에서 솔솔 풍겨오는 그 냄새 말이다. 
삼수장어는 다르다. 냄새와 연기는커녕 구이 전문점이라면 당연히 있을 법한 테이블 화구도 없다. 장어구이를 주문하면 가장 먼저 제공되는 것은 파무침이나 상추가 아닌 흑임자죽. 죽으로 가볍게 속을 달래고 나면 샐러드와 무침, 전, 튀김 등 정갈한 찬이 제공되고 이어 주인공 장어가 등장한다. 소금구이든 양념구이든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주방에서 완전히 익혀 무쇠 철판에 제공, 테이블 인덕션을 이용해 마지막 한점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 서울식 장어구이가 고깃집 상차림에 유사한 즉석 장어구이라면 삼수장어의 장어구이는 한정식집 상차림을 연상케 하는 대구식 장어구이인 셈. 그래서 일반 장어집들과는 달리 모임과 접대고객이 유난히 많다. 대구의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나 대구를 방문한 VIP 가운데 삼수장어를 들르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다.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명품 장어구이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다. 처음에는 서울식으로 한다며 테이블마다 그릴을 설치하고 직접 장어를 구웠다. 하지만 직원들이 일일이 장어를 구워주는 방식으로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장어 기술자인 주방장이 아닌 홀 직원이 굽는 장어 맛에는 한계가 있었다. 
고민 끝에 장영진 대표는 장어를 테이블이 아닌 주방에서 굽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전문가의 손길로 세심하게 익힌 장어구이를 제공하자 반응이 달라지는 것 아닌가. 고객은 매캐한 연기를 맡으며 장어가 익어가길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좋고, 종업원은 장어 굽는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고객 입장에서는 장어가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사라지니 체감 식사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었다. 쾌적한 매장에 앉아 기다리기만 하면 명품 장어구이 한상이 차려지니 대접받는 기분이 들 수밖에.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새로운 서비스 방식은 도입하자마자 삼수장어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되며 삼수장어를 ‘명품장어’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걸어 다니는 마케팅 교과서’ 
장영진 대표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걸어 다니는 마케팅 책’ ‘마케팅의 귀재’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촌두부집에서 삼수갑산, 삼수장어까지 그가 성공시킨 브랜드는 하나같이 독특한 콘셉트와 마케팅 전략으로 회자되곤 했다. 장영진 대표는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외식 브랜드를 론칭할 때마다 감에 의존했다기 보다는 트렌드를 읽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첫번째 브랜드였던 촌두부집은 1980년대로는 보기 드문 단일메뉴 전문점이었다. 고기가 귀했던 당시 한국인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귀한 영양식의 하나였다. 장 대표는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는 말에 무공해 식품, 신선한 자연식품 등의 키워드를 더해 홍보문구를 만들고 성냥갑을 제작했다. 현대의 웰빙, 건강식 개념을 40년 전 이미 적용시킨 것이다. 장 대표는 ‘식당은 전문화·단순화, 표준화 할 때 고객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때 알아차렸다. 
1983년 개업한 삼수갑산은 초저가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삼겹살과 불고기가 1인분 1800~2000원 하던 시절, 장영진 대표는 대구에서 가장 낮은 가격인 1200원에 삼겹살을 팔기 시작했다. 부유하지 않았던 시기이기에 ‘싸고 많이 주는 것’이 먹혀들던 시대였지만 삼수갑산은 싸도 너무 쌌다. ‘그렇게 싸게 팔아 뭐가 남겠냐’ ‘저러다 망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가 만연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더니 팔면 팔수록 경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처음 세웠던 ‘일매출 5만원에 불 들어오는 간판’이라는 목표를 뛰어넘어 일매출 100만원을 기록하며 하루에 돼지 한마리 분량의 삼겹살을 팔아치웠다. 



중년남성에서 여성으로 타깃을 바꾸다 
‘스테미너의 상징’ ‘장어엔 복분자주’로 대변되던 장어구이의 이미지가 ‘가족외식’ ‘고급 접대요리’ ‘와인 메뉴’ 등의 이미지로 탈바꿈한 데는 장영진 대표의 역할이 누구보다 크다.
장영진 대표가 자칭 가장 성공한 마케팅으로 꼽는 것은 바로 삼수장어의 ‘예뻐지고 싶어요’다. “장어에 토코페롤 성분이 많아 장어를 먹으면 피부미용에 좋다는 내용을 너무 딱딱하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다. 여성을 타깃으로 감성을 담아 ‘예뻐지고 싶다’는 문구를 이용해 마케팅을 했는데 이것이 중년 여성들에게 적중했다.” 이후 녹차장어, 와인장어 등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장어구이 메뉴를 출시하면서 삼수장어는 대구 중년여성들에게 꼭 가봐야 할, 요즘 표현으로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장영진 대표는 지금도 산삼배양근을 듬뿍 얹은 ‘산삼장어’, 장어 한마리 길이의 황금박을 올린 ‘황금장어’ 등 새롭고 건강한 메뉴를 꾸준히 선보이며 단골들의 발걸음을 붙들어 놓는 중이다. 

대물림하는 장어집 만들고파 
삼수장어는 지난해 12월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지정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됐다. 백년가게란 업력이 30년 이상 된 소상공인 및 소·중기업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중소기업벤처부의 지원사업이다. 
장영진 대표의 꿈은 삼수장어를 백년가게를 넘어 대물림하는 식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유명 장어구이집 중에는 대물림하며 백년을 넘게 이어가는 노포가 여럿 있다”며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런 곳이 없지만 한국의 장어구이도 일본 장어구이 못지않게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사람들도 우리 장어를 맛있다고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 대구호텔 앞에서 영업하던 시절, 호텔 외국인 투숙객 사이에서 삼수장어의 인기는 대단했다. 
대구를 넘어 서울 진출도 계획 중이다. 대구의 최고 식당으로 인정받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의 쟁쟁한 음식점들과 겨뤄보고 싶은 마음. 서울에서는 접할 수 없는 삼수장어만의 독특한 방식이라면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서울의 미식가들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2025년 즈음에는 서울 한복판에서도 삼수장어의 간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좋다 삼수가 좋다   
저자 장영진 / 그루출판사
자칭 ‘장어박사’ 장영진 대표가 삼수장어의 캐치프레이즈를 제목으로 낸 책이다. 2009년 초판 발행 이후 2011년 개정판을 걸쳐 세번째 펴낸 최신 개정판. ‘장어박사 장박사의 40년 외식사업 뒷이야기와 감성 서비스 마케팅 지침서’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장 대표의 서비스와 마케팅 노하우를 더욱 풍부하게 다뤘다. 

 
2022-05-31 오전 11:32:1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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