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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간장으로 완성한 한식의 매력 전세계에 두레유 유현수 오너셰프  <통권 44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05-31 오전 02:58:51

씨간장으로 완성한 한식의 매력 전세계에

두레유 유현수 오너셰프


한국을 대표하는 장(醬)으로 씨간장을 빼놓을 수 없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씨간장이 있을 정도로 귀하고 특별하게 여겨진다. 한식 다이닝 두레유를 운영 중인 유현수 오너셰프는 씨간장의 가치를 높게 여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식의 정수’로 불리는 씨간장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이경섭




매년 미쉐린 가이드 등극
유현수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와 인연이 깊다. 총괄 셰프를 맡았던 한식 다이닝 이십사절기가 2017년 국내 최초로 미쉐린 가이드 한식 부문 1스타(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를 받은 데 이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두레유도 2018년부터 매년 미쉐린 가이드에 등극하는 등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두레유의 ‘두레’는 품앗이와 마찬가지로 전통 농경사회에서 협력하고 협동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협력과 협동은 한식이 가진 특성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치들이 서로 일맥상통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이기도 해서 나의 성인 ‘유’를 붙여 두레유로 지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외국인들이 발음하기도 수월하고 어감도 좋아서 만족한다.” 
두레유는 씨간장 등 전통 발효장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을 선보인다. 전통 한식에 유현수 셰프의 독창적인 조리법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하늘, 달, 별 코스가 있으며 사찰식으로만 구성한 바루 코스 등 유현수 셰프가 엄선한 테이스팅 메뉴 코스도 있다. 
다양한 코스 요리 중에서 계절김치샐러드 침채, 1++ 횡성 한우로 조리하는 설야멱적 등은 두레유의 대표 메뉴로 꼽힌다. 이 가운데 설야멱적은 눈 오는 겨울밤 야외에서 화로를 놓고 고기를 구워먹는 기생과 선비들의 모습을 그린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 ‘설후야연(雪後夜宴)’에서 영감을 얻은 요리다. 고기를 굽다가 눈 속에 넣어 급랭하는 과정을 유추해 고온과 저온을 오가며 육질의 부드러움을 극대화시킨 요리인 만큼 고객 반응도 좋다. 유현수 셰프는 “한식을 다루면서 옛 선조들은 무엇을 먹었는지 생각하다가 고서 등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고조리서도 참고하고 풍속화를 보면서 상상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한식 메뉴를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북촌 매장을 정리하고 최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새 둥지를 튼 두레유는 넓은 부지와 주차 공간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자연친화적인 요소와 테라스까지 마련,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유현수 셰프는 “공간이 넓어진 만큼 풀어낼 수 있는 것들도 많다. 테라스에서는 장도 담그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할머니 씨간장으로 계승하는 한식 세계화
두레유는 씨간장을 매력적으로 활용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스타터로 씨간장을 내놓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두레유 오픈부터 변하지 않은 방식인 만큼 더욱 의미 있다. 
“두레유를 준비하면서 스타터를 무엇으로 할지 많이 고민했다. 옛날 어르신들이 식사 전 습관처럼 간장을 찍어드셨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씨간장을 스타터로 내놓게 됐다. 씨간장은 한식의 매력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친화적이면서 깊이감이 다르다. 여기에 세월의 향과 맛을 느끼면서 식사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유현수 셰프는 씨간장을 ‘완벽한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통 간장이라고 하면 양념이나 간을 맞추는 용도로만 생각한다. 한국 씨간장의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하나의 식재료”라며 “씨간장을 살짝 맛보면 입맛과 미각을 살려준다. 서양 요리에 식전주가 있다면 씨간장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두레유의 씨간장은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씨간장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고 와인처럼 향을 먼저 맡은 후 맛을 보는 경험 자체를 신선해한다고. 서양에도 발효 음식이 있는 만큼 ‘오래 숙성시킨 치즈 같은 맛’이라고 표현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해외 여행을 가거나 외국 음식 문화를 접할 때 초반에는 잘 모른다. 점차 알수록 깊이 있게 들어가려고 한다. 그렇게 좀 더 오리지널이나 전통에 가까운 맛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두레유를 찾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한식 경험이 많기 때문에 씨간장도 더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한국인 중에서도 씨간장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두레유에서 씨간장을 제공함으로써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이해도도 올라가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유현수 셰프는 할머니가 담근 50여년 된 씨간장을 사용하고 있다. 유 셰프가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진 할머니의 씨간장을 덧장하며 그 명맥을 잇고 있는 것. 그는 “씨간장에는 오묘한 맛이 있다. 오래되고 묵을수록 염도가 떨어지면서 다양한 맛들이 올라오기 때문”이라며 “장독대를 열었을 때 풍기는 향이 있다. 그 향이 오래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식 계승 중요시
강원도 출신의 유현수 셰프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장을 담그고 음식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도 맛있었던 기억 뿐이라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한식 셰프의 길을 걷게 됐다.  
“어린 시절 먹고 즐겼던 음식에 대한 경험이 현재 요리를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도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한식은 먹어보고 경험하지 않으면 어렵게 느껴진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한식을 경험했다. 돈 주고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큰 학습이라고 생각한다.”
한식 세계화부터 K-푸드의 선전까지 한식에 대한 관심도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긴 했으나 국내 외식 트렌드 지형에서는 앞서나가지 못했다. 한식 보다 양식 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유현수 셰프는 “한동안 업계에서 한식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양식을 동경하는 셰프가 많았고, 업계에서 이들을 더 대우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인에게 한식은 가장 쉬운 음식이어야 하는데 점점 더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직접 하는 것 보다 그저 ‘엄마가 해주는 음식’ 정도로만 생각한다. 한식을 이해하면 쉬운데 모르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한식이 진짜 어려운 음식이 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식의 보존 및 계승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현수 셰프는 “한식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위기감을 많이 느낀다. 노포도 없어지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서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한식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록하고 관심을 가진다면 한식을 보존하고 계승할 수 있다. 나 역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로 뻗어가는 활약
K-컬처가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K-푸드 역시 주목받고 있다. 유현수 셰프도 한식의 인기를 체감할 정도다. 채식 위주의 비건(Vegan)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한식의 위상까지 높아지는 추세다. 한식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셰프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앞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019년 12월 ‘한국의 전통 장문화’를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신청 대상으로 정한 바 있다. 김장에 이어 장문화도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준비중인 것. 유현수 셰프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씨간장 등 한국의 전통 장문화가 가지는 장점은 분명하다. 특히 씨간장의 경우 해를 거듭하면서 깊이감이 생기는데 이는 중국이나 일본의 간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확실한 특징이다. 전통 장문화는 김장문화와 마찬가지로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이기 때문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충분히 경쟁력과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유현수 셰프는 두레유를 통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제로웨이스트 제로헝거 캠페인을 지지하며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세계에서 4번째, 국내에서 최초로 WFP의 셰프 어드버킷(Chef Advocate, 기구 활동 홍보·지지 역할)으로 임명되는 영광도 안았다. 향후 전 세계에 한식 알리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한식처럼 다채롭고,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음식 문화가 또 있을까 싶다. 씨간장만 봐도 그렇다. 지역마다, 집집마다 그 맛과 향이 다르다. 이런 요소들이 모여 한국 음식 문화가 꽃피우게 된 것이다. 한식 세계화도 중요하지만 한식 국내화도 필요하다. 한식이 계속 명맥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


 
2022-05-31 오전 02:58:5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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