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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리목장 심요섭 대표  <통권 448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06-29 오전 04:40:23


방목 목장형 유가공을 꿈꾸다

두마리목장 심요섭 대표


우리나라 치즈 역사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전라북도 임실치즈마을. 이곳에는 치즈를 제조하는 목장형 유가공업체만 13곳이다. 그중 두마리목장을 운영하는 심요섭 대표는 2015년 임실 자연치즈 콘테스트에서 숙성치즈·신선치즈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서울을 떠나 임실에 정착해 치즈를 제조하기까지 심요섭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글 김종훈 기자  사진 이경섭






가족경영으로 두마리목장을 일으키다
두마리목장은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목장형 유가공업체다. 심요섭 대표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역할은 나눠져 있다. 심 대표의 부인인 유덕자 씨는 치즈와 요거트 생산을 담당하는 공장장을 맡고 있다. 2남 1녀중 장녀인 심다은 씨는 카페를 운영하며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활용해 구워먹는치즈플, 딸기요거트, 청포도요거트 등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장남인 심재민 씨는 치즈의 재료인 원유를 생산하는 젖소 축사를 책임지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임실에서 자란 심다은 씨와 심재민 씨는 심 대표를 돕기 위해 청년 농부가 되기로 마음먹고 한국농수산대학교 축산과를 졸업했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두마리목장은 스트링치즈, 할루미치즈, 콜비치즈, 베르크치즈, 요거트, 우유 등을 생산하며 지난해에 연 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7억원이다.

쉽지 않았던 임실에서의 시작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심요섭 대표가 임실로 귀농하게 된 것은 친형의 제안 때문이었다. 임실에서 유기농 농법으로 농사를 짓던 친형이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시 식품 운송업무를 하고 있던 심 대표에게 SOS를 청한 것이다. 심 대표는 1994년에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귀농을 선택했다.
귀농 후 농사를 하면서 유통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SNS도 없고 휴대폰도 없어 거래처 확보가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준 고랭지 지역인 임실은 비교적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낮아 농작물 수확 시기가 짧았다. 타지역 대비 농작물을 거래처에 길게 납품하지 못했고 거래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타 업체와 계약을 맺으며 거래가 끊기기 일쑤였다. 결국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종잣돈을 귀농 4년 만에 모두 소진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벼랑 끝에 몰린 심 대표에게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다. 임실낙농업축산회사에서 축산업 컨설팅 제안이 온 것이다. 축산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열정과 노력만 있으면 된다”는 업체의 말에 컨설팅 업무를 수락했다. 그렇게 그는 임실에 남게 됐다. 7년 동안 농가들을 돌아다니며 소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원유 품질을 향상하는 노하우도 습득하게 됐다. 

인생을 바꾼 또 한번의 제안
컨설팅 업무를 하던 중 심 대표에게 또 다른 제안이 왔다. 임실에서 치즈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주변의 제안이었다. 심 대표는 치즈가공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이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에 제안을 수락했다.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치즈 가공 교육을 받았다. 순천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배인휴 교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 임실에서 치즈 가공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임실군에서도 치즈를 배우겠다는 낙농업자들에게 대대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심 대표는 임실군의 지원으로 유럽 낙농가와 치즈 생산지에 방문해 선진 사례들을 몸소 체험하며 견문을 넓히기 시작했다. 동시에 틈틈이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해 유제품가공자격증을 취득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을 대상으로 임실군의 치즈 가공 공장 설립 지원을 받게됐다. 그렇게 심 대표는 지원을 받아 공장을 짓게 됐다.
공장의 시스템과 제조 시설은 일본을 벤치마킹했다. 심 대표는 “유럽과 달리 일본은 위생에 굉장히 민감했다. 알콜 소독은 물론 장갑, 위생 모자, 위생복 착용까지 하나하나 도입해 위생 시스템을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치즈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직접 관리하는 목장에서 원유를 수급해야만 했던 것. 공장은 지었지만 축사를 운영하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 된 것이다. 6개월을 허비한 끝에 2009년 공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허름한 축사를 어렵게 수소문뒤 곧장 사들여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치즈를 생산했다. 각종 기관에서 시행하는 유가공 기술교육을 수차례 수료한 심 대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온도와 숙성시간, 유산균, 응고제, 염지 시간 등에 관한 노하우를 터득했고 맛과 향을 높일 수 있는 치즈가공기술을 표준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즈는 정육식당, 고속도로 휴게소, 학교 급식, 백화점 식품관, 로컬 푸드마켓으로 납품되고 있다. 




 

과학적 원유 관리로 경쟁력 확보
좋은 치즈와 요거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온도, 숙성, 발효, 배합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재료인 원유다. 원유의 맛은 결국 젖소의 사육 환경에 따라 변한다. 심 대표는 “치즈의 주원료는 우유가 99%다. 사람도 스트레스를 안받고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해지듯이 축사에 있는 젖소에게도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마리농장의 축사에서는 비교적 지독한 배설물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미생물이 들어간 EM발효제를 축사 전체에 뿌려주기 때문이다. EM발효제에 있는 미생물은 소의 장 건강 개선, 축사 냄새 개선, 토양환경 개선, 병충해예방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미생물이 소똥의 발효를 촉진해 수분을 빠르게 날린다. 벌레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고 냄새까지 잡아 축사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EM발효제를 뿌린 소똥은 냄새가 적어 다른 농가에서 서로 가져가려고 할 정도라고. 축사환경 개선 후에는 사료 개발에 나섰다. 젖소에게 주는 사료는 완전배합사료인 TMR(Total Mixed Ration)이다. 젖소가 하루 동안 필요로 하는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하도록 여러 종류의 사료를 혼합한 것이다. 여기에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함유된 알팔파 건초도 함께 주고 있다. 
축사에서 젖소들이 마시는 물을 담는 물통을 자주 바꿔주는 것도 축사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는 또 하나의 노하우다. 사료와 건초를 먹은 젖소들이 물을 먹게 되면 물에 잔여물이 들어가 쉽게 오염될 수 있다. 부패가 일어난 물을 젖소가 마시게 되면 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원유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수시로 깨끗한 물로 바꿔야 병에 걸리지 않는다.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한 젖소 번식도 중요하다. 새끼를 낳은 후부터 원유량이 많아지다가 점점 줄어드는 지표를 유선포물선이라고 한다. 젖소마다 유선포물선을 측정해 원유량이 떨어질 시기에 교배를 시켜 지속적으로 신선한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 또 주기적으로 동진강낙축협 우유검정소에서 우유 안전도 검사를 받아 생산된 원유에서 유지율, 단백률, 유당률, 체세포, 고형률 등을 수치화해 소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심 대표는 “원유에서 나온 수치로 우량 형질을 가진 젖소를 꾸준히 개량해야 생산량과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축사를 관리하면 무엇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작업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희소성 높은 치즈 엄선…건강한 방목형 목장 꿈꿔 
두마리목장에서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베르크치즈와 콜비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베르크는 우리말로 산을 의미하는 독일어다. 이 치즈는 독일, 스위스 등 유럽 전역에서 만들어지는데 높은 고도에서 최상급 목초를 먹고 자란 젖소의 원유로 만들어 고급치즈로 평가받는다. 두마리목장에서는 2012년도부터 베르크치즈를 1년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쳐서 고객에게 선보였다. 긴 숙성시간이 말해주듯 베르크치즈를 먹으면 입안 전체에 향이 가득찬다. 심 대표는 “2016년부터 생산한 콜비치즈는 6개월 이상 숙성기간을 거쳐 체다치즈보다는 더 진한 맛을 생각하면 된다”며 “일반적으로 고다치즈와 체다치즈를 생산하고 있어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해 베르크치즈와 콜비치즈를 새롭게 출시했다”라고 말했다.
심 대표의 최종 목표는 방목형 목장을 꾸리는 것이다. 현재 임실에서도 방목형 목장은 한곳도 없다. 방목형 목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드넓은 초지를 만들 땅을 구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대체초지조성비를 농민이 지출하기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 심 대표는 “초지에서 방목해 기르는 젖소와 축사에서 기르는 젖소는 차이가 크다. 시간에 맞춰 적정량의 사료를 젖소에게 주고 있지만 초지에서 배고플 때 바로바로 풀을 먹을 수 있어야 젖소 건강에 더욱 이롭다”면서 “좁은 축사보다는 드넓은 초지에서 젖소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 좋은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방목형 축사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심 대표는 지금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에서 식품 및 외식산업 보건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 중이다. 지속적인 유통판로의 개척을 위한 길을 걷고 있는 것.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더욱 발전하는 심 대표의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2022-06-29 오전 04:40:2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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