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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숙 대한민국 식품명인  <통권 449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08-01 오전 04:49:37

씨간장 등 전통 장(醬) 문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대

조정숙 대한민국 식품명인



우리나라에서 씨간장은 매우 귀한 식재료다. 역사가 오래되고 맛이 좋은 씨간장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뛰어나다. 씨간장을 활용해 자연발효식품을 만드는 조정숙 명인은 ‘2018 대한민국 식품명인’(된장) 제78호에 지정되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금도 씨간장의 명맥을 잇고 보존하며 그 중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이경섭




명인 자부심으로 다농식품 운영
조정숙 명인은 자연발효식품을 전문으로 제조 및 판매하는 다농식품을 운영 중이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다농식품은 국내산 친환경 무농약 원료를 엄선해 된장과 고추장 등 전통 장류를 만들고 있다.
“다농식품을 준비할 때 시어머니의 씨간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씨간장을 활용한 전통방식으로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고 씨간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조정숙 명인이 2018년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후 다농식품은 ‘명인의식’이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조정숙 명인에 따르면 한국의 전통 장을 담글 때는 물, 소금, 콩이 기본이자 핵심이다. 다농식품은 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인 초정 광천수가 나는 충북 청주의 초정골자락에 위치해 있어 장을 담그는 데 최적의 환경을 자랑한다. 여기에 전남 신안에서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과 유기농으로 재배한 국내산 콩만 사용한다.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옛 어른들의 삶의 지혜를 본받아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연구해 왔다. 그 결과 2018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78호로 지정받았다. 된장으로는 유일무이한 식품명인이 된 만큼 전통 장류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게 됐다.”


진하고 깊은 맛의 씨간장
약 1500평 대지에 자리한 다농식품은 1000여개의 장독대가 장관을 이룬다. 이 가운데 집안 대대로 이어져온 100년 된 씨간장 장독대도 늠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정숙 명인의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씨간장인 만큼 더 의미 있고 특별하다.    
이곳의 씨간장 장독대는 일반적이지 않다. 소금으로 채워져 있을 뿐만 아니라 농도와 빛깔이 진하다. 이렇게 깨끗하게 씨간장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은 조정숙 명인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1984년에 시집 왔을 때 씨간장이 담긴 장독대를 보고 정말 놀랐다. 그렇게 맑고 좋은 간장은 처음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덧장을 하더라도 매년 20% 정도 잦아드는 씨간장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시어머니가 소금 항아리 속에서 꺼낸 굴비로 음식을 해주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때 영감을 얻어 장독대에 소금을 채우고 씨간장 항아리를 넣었다. 내 예상이 맞았다. 소금 입자 사이사이로 바람이 통해 씨간장이 잦아들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명인의식 제품의 핵심도 씨간장이다. 초정조선된장, 초정마늘장아찌, 초정초절임고추, 생청국쌈장, 초정조선간장 등 대부분의 제품에 100년 된 씨간장을 활용해 그 맛이 남다르다. 일반 장류보다 맛이 더욱 깊고 풍미도 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씨간장을 넣어 2년 전 만든 장독대를 보니 곰팡이 하나 없이 깨끗하고, 빛깔 역시 선명한 금빛을 띠고 있었다.   
“세월을 지니고 있는 씨간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맛있어지고 귀해진다. 영양가도 풍부해진다. 시할머니와 시어머니에 이어 3대째 내려오는 씨간장을 활용한 우리 장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시간만 오래된 것이 아니라 맛있는 간장을 잘 보관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늘 신경쓴다.”
장독대도 허투루 관리하지 않는다. 매년 정월마다 기본에 충실하고 정성스럽게 장을 담그는 조정숙 명인은 “장을 담그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을 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장독대를 수시로 닦아주고 정성을 쏟아야 한다. 자식처럼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리교실부터 딸 전수수업까지…다방면 활약
조정숙 명인은 잊혀 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 장맛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다농식품 운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장독대 만들기 사업과 요리교실, 그리고 대학 강의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 경기도 수원 명당초등학교와 용인 이동초등학교에서 장독대 만들기 사업을 진행한 조정숙 명인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이나 일본에서 한복, 김치 등 한국의 문화를 자기 것이라 왜곡된 주장을 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어릴 때부터 전통 문화 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중·고등 교과과정을 통해 전통 장과 문화에 대해 꾸준히 교육함으로써 우리 문화가 잊히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장독대 만들기 사업을 할 때 아이들도 굉장히 좋아했다. 전국적으로 널리 확산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주시농업기술센터와 한살림에서 주관하고 조정숙 명인이 강사로 나서는 요리교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전통 장류를 활용한 현대적인 레시피를 소개해 인기가 좋다. 조 명인은 “전통 장류는 고루하다는 편견이 있다. 대부분 된장으로 찌개나 국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전통 장류를 현대적으로 잘 접목해서 계속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래야 꾸준히 먹을 수 있고 잊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조정숙 명인의 딸 변수정 씨는 지난 1월부터 어머니에게 본격적으로 전수수업을 받고 있다.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해 유학까지 준비했으나 명인의 길을 걷기 위해 방향을 바꾼 것.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보고 자라면서 전통 장에 대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전수수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장을 담그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딸에게 어려운 일을 물려주는 것 같아서 고민도 많았다. 그렇지만 우리의 장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희망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019년 12월 ‘한국의 전통 장문화’를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신청 대상으로 정하고 준비 중이다. 
조정숙 명인은 “한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씨간장 등 한국의 전통 장은 발효 식품이다. 과학적으로도 우수하다. 그 어떤 문화와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다”면서 한국의 전통 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길 희망했다. 변수정 씨 역시 “한식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 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장이 빠지면 한국식 상차림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만큼 장은 한식의 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당연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또한 조정숙 명인은 떼루아(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를 생산하는 데 영향을 주는 토양, 기후 따위의 조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에 대해 설명하며 “와인은 프랑스가 적합한 떼루아인 것처럼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우리 전통 장류는 한국이 떼루아라고 생각한다.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이기 때문에 더욱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농식품은 앞으로도 명인의식의 제품군을 확장해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쌈장에 청국장을 넣어 낫토처럼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최근 출시했으며, 조정숙 명인이 친정어머니로부터 전수 받은 향토음식 빠금장(메주에 김치 국물 등을 버무린 것)도 제품화를 앞두고 있다. 장기숙성한 프리미엄 장류 제품도 준비 중이다. 
“전통 방법을 중요시하면서도 퓨전 음식 등을 연구하며 현대적으로 접목시키는 노력을 겸하는 것이 도태되지 않고 우리 장의 가치를 높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로마의 가룸, 프랑스의 치즈, 불가리아의 요거트 등 서양 발효 음식과 한국전통 장이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을 기대하며 더욱 정진할 것이다.” 




 
2022-08-01 오전 04:49:3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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