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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는 왜 식물성 비건 사업에 주목할까  <통권 450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08-31 오전 10:33:14

외식업계는 왜 식물성 비건 사업에 주목할까



식물성(Plant-based), 비건(Vegan) 키워드가 식품·외식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동물보호를 위한 윤리적 소비 트렌드와 기업들의 ESG 경영 전략이 맞물리면서 비건이나 식물성 대체 식품 등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이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대체 식품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들도 식물성과 비건 등을 내세운 레스토랑을 속속 오픈하며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식품·외식업계가 식물성 비건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글 박귀임·이동은·강수원 기자  사진 이경섭·각 업체제공




‘지속 가능한 먹거리’ 식물성 식품시장 급성장
식물성 식품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식량안보, 기후 위기,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그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 산하 시장조사전문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대체육, 대체우유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식물성 식품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294억달러(한화 약 39조원)에서 매년 평균 18.6%씩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620억달러(한화 약 21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대체육시장도 같은 기간 40억달러(한화 약 5조원)에서 740억달러(한화 약 9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듯 국내 식물성 식품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식물성·대체육시장 규모는 1740만달러(한화 약 216억원)로 2016년 1410만달러(한화 약 185억원) 대비 23.7% 증가했다. aT 측은 “오는 2025년에는 2260만달러(한화 약 296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식물성 식품시장은 아직 해외에 비해 미비한 수준이다. 다만 식품 대기업들의 잇따른 사업 확대와 스타트업들의 제품 개발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품 명칭 등 법적 규정 미비…축산업계와 대립
국내 식물성 식품시장이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식물성 대체육의 명칭, 원료, 제조 기준 등을 정해 놓은 국내 법적규정이 미비하다는 점은 시장 확대의 한계로 꼽힌다. 이렇듯 관련 법적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보니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축산업계는 대체육은 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제품에 육(肉), 미트(meat) 등의 표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용어 사용에 반발하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보도자료를 통해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진 대체육은 동물성 단백질 성분의 실제 육류와 영양소가 달라 육류를 대체할 수 없다”면서 ‘대체식품’으로 표기할 것을 주장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민경천 위원장 역시 “대체육의 안전성 검증이 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육류 소비를 줄이도록 국민들의 식생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축산업을 말살시키는 정책”이라며 “축산농가의 피해를 줄이고 고기와 별도 식품으로 인식되도록 법·제도적 차원의 정의가 필요하다. 대체육 육성에 앞서 친환경 축산을 실현하기 위한 농가 지원 정책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물성 대체육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장 혼란이 이어지자 이제 막 대체육 식품화를 시작한 중소 식품업체들은 사업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이나 ‘미트’ 등의 단어를 제품에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상표 출원이나 제품 출시를 망설이는 상황”이라며 “식물성 식품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하루빨리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식품 분야 규제혁신 국민 대토론회’를 통해 “식품 분야 주요 혁신 과제 중 하나로 배양육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시적 식품 인정원료 대상에 세포배양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소재를 추가해 세포배양 식품 등 신기술 적용 식품에 대한 신속한 시장 진입을 촉진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대기업, 

국내 넘어 해외로 사업 확장에 박차





연구개발 지속하며 사업 확대  
식물성 식품이 미래 유망 신사업으로 각광 받으면서 최근 식품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과 사업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18일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을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식물성 식품시장이 비교적 활성화된 유럽, 미국을 시작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식물성 식품 사업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일으키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12월 론칭한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 Table)을 필두로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또한 CJ제일제당은 국내시장 대형화를 위해 급식업체와 협업을 강화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늘리는 등 식물성 식품을 경험할 수 있는 B2B 채널도 확대한다. 뿐만 아니라 맛, 품질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고단백·저지방 등 영양을 고려한 첨가물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대체 단백 연구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첨가물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 조미소재 연구개발도 지속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0년 대체육의 맛과 풍미를 보완하기 위해 차세대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와 플래이버엔리치(FlavorNrich)를 출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 확보를 위해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 및 배양육 연구개발, 사내벤처 프로그램 이노백(Inno 100)을 통한 제품 개발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롯데제과는 2019년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Zero Meat)를 출시하면서 국내 식품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대체육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제로미트는 대체육에 낯선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너깃, 가스류 형태의 제품을 선보였다. 대두와 밀에서 식이섬유 및 단백질을 추출해 만들었으며 롯데푸드가 롯데중앙연구소, 롯데 정밀화학과 함께 지난 2017년부터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완성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린푸드는 채식 간편식 제품을 론칭하고 식자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대체육을 유통하면서 사업확장에 나섰다. 현대그린푸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Greating)은 지난달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을 겨냥한 식단형 식품 베지라이프(Veggie Life)를 론칭했다. 대체육 공급도 확대한다. 지난달 중순부터 공급 중인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B2B 대체육 식재료 베지 미트볼, 베지 함박스테이크 등을 유통하고 있다.
오뚜기도 지난 5월 비건 전문 브랜드 헬로베지(Hello Veggie)를 론칭하고 신제품을 선보였다. 베지(Veggie)는 채식주의자(Vegetarian)와 채소(Vegetable)라는 뜻을 포괄하는 단어로 오뚜기는 간편하고 맛있는 비건식을 제공하기 위해 100% 비건 재료만을 사용해 제품을 완성했다.
신제품 2종(채소가득카레, 채소가득짜장)은 오뚜기 레토르트 카레·짜장 최초의 비건 인증 제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건 단체인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오뚜기는 향후 다양한 비건 제품으로 헬로베지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푸드테크와 손잡아
동서는 지난 2020년부터 스웨덴 귀리음료 오틀리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 중이다. 오틀리는 유럽과 미국의 커피 전문점들이 우유 대체 식물성 음료로 사용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미국 스타벅스가 오틀리 라떼 등을 식물성 메뉴에 추가한 바 있다. 오틀리로 만든 라떼와 카푸치노는 식물성이고 유당이 없어 비건 뿐 아니라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SPC그룹은 지난 2020년 3월 미국 푸드테크 기업 잇 저스트(Eat Just)와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PC그룹은 녹두·밀 등의 식물성 단백질에서 추출한 DNA를 SPC프레시 푸드팩토리에서 배양·제품화한 뒤 SPC삼립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한다. 잇 저스트는 SPC푸드팩토리에 식물성 단백질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저스트 에그, 저스트 마요, 저스트 드레싱을 만드는 과정에 기술을 지원한다. 지난 4월 ‘가짜 달걀’로 불리는 액상형 식물성 대체 달걀인 저스트 에그 소비자용 제품이 출시됐다. SPC그룹은 계열사에 저스트 에그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상은 지난 2월 청정원 미트제로(Meat Zero)를 론칭하고 식물성 식품 2종을 출시했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공급처를 대상으로 만든 냉동만두 2종이다. 대상은 식물성 대체육과 함께 배양육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푸드테크 업체 엑셀세라퓨틱스와 배양육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8월에는 배양육 전문 업체 스페이스에프의 7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동원F&B는 지난 2019년부터 미국 대체육 선두업체 비욘드미트와 국내시장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대체육 유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제품인 비욘드버거는 국내에서 15만개 이상 판매됐다. 지난 5월에는 식물성 대체육이 연상되는 넥스트미트와 그린미트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비건 브랜드 출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건 레스토랑 오픈까지 적극적
농심은 지난해부터 농심 연구소와 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주)가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 사업을 본격화했다. 농수산식품 가공 전문 회사인 태경농산은 그동안 농심 라면 별첨 스프에 사용하는 대두단백과 수출용 라면 스프를 제조하면서 비건 푸드 개발 노하우를 축적했고, 맛을 내는 정미소재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식물성 대체육과 비건 간편식품까지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은 현존하는 대체육 제조기술 중 가장 진보한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 낸다는 것이 농심 측 설명이다.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뿐 아니라 조리 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농심은 지난 5월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몰에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농심이 독자 개발한 콩고기 대체육 등을 사용한 파스타, 스테이크 등 7개 메뉴를 제공한다. 
풀무원은 지난 2020년부터 식물성 단백질 식품인 두부면을 출시하면서 관련 전담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식물성 식품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3월에는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하고 식물성 단백질, 식물성 고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식물성 단백질 전담 부서를 중심으로 2023년까지 3단계 로드맵을 수립해 발표했다. 
풀무원은 ▲식물성 고단백질 식품(Plant-based Food) ▲식물성 저탄수화물 식품(Plant-based low carbohydrate food) ▲식물성 고기(Plant-based Meat) ▲식물성 음료 및 음용식품(Plant-based beverage & drinkable food) ▲식물성 발효유(plant-based yogurt) ▲식물성 편의 식품(plant-based convenience food) 등 6개 카테고리로 나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식물성 지구식단을 새롭게 론칭하면서 식물성 HMR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 오픈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콘셉트의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는 전 메뉴 모두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아 높은 주목을 받았다. 
신세계푸드 역시 식물성 식품 후발주자로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면서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시장이 대부분 소고기 대체육을 차지하고 있지만 육류 소비는 돼지고기가 높다는 점을 들어 시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28일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베러미트 신제품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출시하고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The Better)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오픈했다. 더 베러는 신세계푸드가 최근까지 개발한 식물성 대체식품 미트볼, 다짐육, 소시지 패티 등 30여 종의 제품을 감각적인 공간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곳으로 소비자와 접점 넓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비건 다이닝으로 차별화

〈포리스트키친〉


농심이 지난 4월 오픈한 포리스트키친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비건 다이닝이다. 농심의 대체육 개발 기술력과 미국 뉴욕 미쉐린 레스토랑 출신 김태형 총괄셰프의 노하우를 접목, 차별화된 맛과 경험을 선사한다.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이경섭




지역 농가와 협력…조화로운 메뉴 구성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포리스트키친은 런치와 디너 코스로 즐길 수 있다. 10개의 비건 요리를 선보이는 디너 코스의 경우 작은숲으로 시작해 루바브로 마무리한다. 작은숲은 코스의 첫 요리이자 시그니처로 꼽힌다. 숲으로 꾸민 트레이에 제철 채소를 이용한 한입 음식과 콩커스터드, 콩꼬치 등을 제공한다. 도시적인 이미지와 자연이 어우러진 데코레이션, 은은한 편백나무 향이 매력적이다. 이외에 기품 있는 맛을 자랑하는 화이트아스파라거스, 토양의 기운을 담아 따뜻하게 만든 뿌리채소, 참나무 백탄숯향을 더한 흑마늘 등도 인상 깊다. 무엇보다 각각의 코스 메뉴 마다 카드를 제공, 관련 내용을 확인 할 수 있어 흥미롭다. 
농심 측에 따르면 지역 농가와 협력을 통해 제철 채소를 엄선하고 식재료 본연의 맛과 대체육의 조화를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메뉴를 개발했다. 김태형 총괄셰프는 “기존 대다수 비건 레스토랑이 햄버거,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포리스트키친은 프리미엄 비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차별화된 맛과 경험을 제공, 비건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서 “더 좋은 메뉴와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푸드 접근성 강화
포리스트키친은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해 만든 상호명으로 ‘자연의 건강한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휴식(For rest)의 뜻은 물론 ‘비건 푸드로 고객의 힐링은 물론 지구 환경에 기여하겠다’는 농심의 의지 역시 담고 있다.  
농심 외식사업팀 박상호 과장은 “최근 친환경과 가치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비건 푸드가 착한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ESG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농심은 향후 비건 트렌드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판단, 비건 푸드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포리스트키친을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9월에는 유럽판 미쉐린 고앤미요와 그린스타에 선정됐던 벨기에 비건 레스토랑 허머스앤홀텐스(Humus Hortense)의 니콜라스 셰프와 협업한다. 이번 포리스트키친과 하머스앤홀텐스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를 통해 코스 메뉴와 논알콜 칵테일 등 특별한 비건 요리를 선보인다.

스타트업, 

초기 국내시장 견인으로 주목





400억원대 투자까지 진행 
대기업보다 먼저 식물성 식품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물성 대체육을 선보인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지구인컴퍼니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지구인컴퍼니는 사업 초반 맛과 당도에는 문제가 없지만 흠집이 나거나 모양이 제각각인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을 재가공해 과일즙, 잼, 통조림 등을 판매하다가 2019년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를 론칭했다. 언리미트는 현재 미트볼, 슬라이스 구이용, 체다치즈, 버거 패티, 풀드바비큐, 민스(다짐육)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SSG, 쿠팡 등 국내외 30여개사와 제휴를 맺고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와 피자 브랜드 도미노피자 등에서는 언리미트 제품을 활용한 대체육 메뉴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언리미트는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 홍콩, 중국, 호주 등에 언리미트 제품을 수출 중이다. 앞서 지구인컴퍼니는 지난 2019년 10월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2021년 2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를 투자받은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에는 28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국내 식물성 식품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누적 투자액을 기록했다. 사업 확대를 위해 충북 제천 제3산업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대체육 생산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지구인컴퍼니 민금채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비건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며 “만두, 떡갈비 등 K-푸드를 대체육을 활용한 식물성 제품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대체육으로 아시아 대표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설립한 배양육 개발 스타트업 스페이스에프는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배양돈육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 초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패티, 치킨너깃, 소시지 신제품을 출시해 관심을 모았다. 배양육이란 소, 돼지 등의 가축에서 세포를 배양해 일반 육류와 같은 근육, 지방 등의 성분을 구현한 육류를 뜻한다.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동물의 줄기세포를 배양하기 때문에 신선육과 가장 유사한 맛과 식감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페이스에프는 근육 줄기세포 분리배양, 근육조직 형성 등의 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5월 해당 배양육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산업기술 혁신사업 국책과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에프는 향후 5년간 2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서울대, 세종대, 식품기업 대상, 화학기업 롯데정밀화학과 함께 배양육의 생산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비건 레스토랑 이어 카페도 인기
알티스트는 대체 해산물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콩을 원료로 한 식물성 참치를 개발했다. 식물성 단백질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비건 인증은 물론 유럽 유기농 인증과 미국 비건 인증, 그리고 할랄까지 인증받았다. 현재 국내 유통기업과 협업해 식물성 참치로 만든 통조림과 삼각김밥 등을 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도시락 6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알티스트는 지난 4월 아시안 비건 전문 레스토랑 알트에이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오픈,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비건 바게트에 알티스트 식물성 참치를 곁들여 만든 샐러드가 대표 메뉴다. 식물성 식재료를 활용한 마라비빔냉면과 된장짜장면도 인기가 많다. 알티스트 측은 “지구와 생명,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보다 더 다양한 식물성 대체식품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건 브랜드 널담을 운영하는 조인앤조인은 달걀흰자·노른자, 유가공품 및 유제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이후 널담을 통해 비건마카롱을 비롯한 비건 과자류, 비건 크림치즈, 비건 버터 등을 개발,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선보인다. 오프라인 비건 카페 널담은공간도 해방촌점과 경복궁점, 수원 황호문점 등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편 조인앤조인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비건과 뉴트리션 식품·원료를 연구하는 비건 뉴트리션 연구소를 설립해 주목받았다. 비건 뉴트리션 연구소에서는 달걀 대체재, 식물성 유제품 대체재, 점도 조절과 기능성 소재 개발, 식물성 향료 개발 등의 연구가 진행된다. 조인앤조인은 향후 확보한 원료 기술을 많은 곳에서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부터 유럽까지…해외 진출 박차 
푸드테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인테이크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테이크는 서울대 출신 식품공학도들이 지난 2013년 설립한 대체식품 기반 ESG 푸드테크 기업이다. 대체 단백 브랜드 이노센트를 통해 식물성 버거패티, 비건 닭갈비, 미트볼, 너깃, 돈가스 등을 출시하고 있다. 대체 당류 브랜드 슈가로로를 론칭하며 무설탕 음료도 판매 중이다. 
인테이크는 지난해 매출액 12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하반기부터 해외 14개국에 수출을 시작해 연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24년에는 푸드테크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국책사업을 맡아 식물성 삼겹살과 식물성 달걀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 유니콘에 선정된 아머드프레시는 치즈 등 유제품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데 성공해 기술을 인정받았다. 아머드프레시는 아몬드 우유를 원료로 한 세계 최초 발효 방식의 100% 식물성 치즈를 개발했다. 코코넛 오일을 주원료로 하는 기존 식물성 치즈와 달리 아몬드 우유를 원료로 사용해 일반 치즈와 동일한 발효 과정을 거쳐 일반 치즈의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 아머드프레시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 ‘2022 윈터 팬시 푸드쇼’ 등 해외 박람회에서 비건 치즈를 선보인 바 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4월 설립한 스타트업 위미트는 국내산 버섯을 기반으로 한 식물성 닭고기 대체육 개발에 성공하며 닭고기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산 새송이버섯과 두부, 병아리콩, 밀단백 등을 함께 섞어 맛을 낸 순식물성 프라이드치킨과 꿔바로우 제품은 실제 고기의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위미트는 이를 인정받아 지난해 7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식품 우수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A벤처스에 제27호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주도 투자 프로그램 팁스에도 선정됐다. 팁스 선정으로 2년간 최대 5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받는 위미트는 식물성 대체육 관련 기술 개발 및 제품군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마살라(인도 향신료) 대체육 등 신제품을 선보이고 유럽·아시아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목표다.
식물성 혁신푸드 기업 올가니카는 지난 6월 세계적인 건강보조식품 브랜드 GNC와 협업을 통해 식물성 프로틴 3종을 개발,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 2013년 설립한 올가니카는 그동안 비건프로틴파우더, 비건프로틴음료, 비건포스트바이오스틱스젤리, 비건간편식 등 지속적으로 식물성 제품을 선보여 왔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중신그룹의 씨틱캐피탈과 투자협약을 맺고 최대 3600만 달러(한화 약 429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지난 3월에는 글로벌 스타 셰프인 장 조지와 손잡고 K-비건 소스를 개발해 미국 뉴욕에 진출했으며 5월에는 세계 식음료 1위 기업인 네슬레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영국 채식 협회로부터 인증받은 비건 스프 2종을 출시했다. 올가니카는 이번 GNC와의 협업으로 중국시장에도 진출하는 만큼 세계적인 비건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캐주얼하게 즐기는 아시안 비건식

〈알트에이〉


친환경 대체식품 전문기업 알티스트가 비건식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비건 아시안 퀴진 알트에이의 문을 열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아시안 비건식을 캐주얼하게 선보이며 비건은 물론 그렇지 않은 고객까지 즐겨 찾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이경섭




난자완스부터 된장짜장면까지 ‘다양’
알트에이에서는 다양한 아시안 비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알티스트의 식물성 참치로 만든 식물성참치바게트샐러드는 바삭한 비건 바게트를 곁들인 애피타이저이자 시그니처 메뉴다. 무엇보다 참치의 맛과 식감을 완벽하게 구현,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알티스트 대체육과 감칠맛 나는 소스가 어우러진 난자완스 역시 마찬가지. 춘장이 아닌 된장을 사용해 구수하고 깊은 맛을 자랑하는 된장짜장면과 다양한 채소·버섯으로 깊은 맛을 낸 매운버섯짬뽕도 인기다. 여러가지 비건 와인은 물론 맥주, 백주, 커피, 탄산음료까지 갖추고 있다. 플레인, 레몬, 고수, 자몽 등을 활용한 연태하이볼칵테일도 고객들이 선호한다. 
알티스트 윤소현 대표는 “아시안 중식을 바탕으로 한 비건 레스토랑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비건 요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싶어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중식 메뉴로 대부분 구성했다”며 “알티스트의 식물성 대체육을 연구하는 전문 R&D팀과 유명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셰프들이 함께 개발한 레시피라 맛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기대 이상의 반응…지구 환경 고민하는 공간
알트에이는 원목 테이블과 식물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매장 벽면에는 기후 위기를 표현한 작품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온난화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영국 기후학자 에드 호킨스의 ‘워밍 스트라이프(Warming Stripes, 가열화 줄무늬)’가 대표적.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알트에이가 지향하는 바와도 일치해 더욱 의미 있다.  
매출 역시 긍정적이다. 알트에이 측에 따르면 오픈 후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고객층은 세대를 불문하며 외국인도 다수다. 윤소현 대표는 “대체식품만 연구 개발하다가 이번에 비건 레스토랑까지 도전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긍정적이고 좋은 편이라 내부에서도 크게 놀랐다”며 “비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면 알트에이가 지구 환경의 더 나은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알트에이는 올해 하반기 중 서울 도산공원 인근에 두번째 매장을 오픈, 비건으로 중식 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다양한 방법으로 대체육 및 대체식품을 소개할 계획도 있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2년 9월호를 참고하세요. 



 
2022-08-31 오전 10:33:1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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