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특집

HOME > Special > 특집
코로나19 위기 속 매출 UP, 그릿(GRIT)에서 답을 찾다  <통권 453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12-01 오전 05:41:04


코로나19 위기 속 매출 UP

그릿(GRIT)에서 답을 찾다





3년이라는 코로나19 사태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올 한해, 외식업계에 기쁨이 감돌기도 전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엔데믹 영향으로 다시 기지개를 펼 수 있을까 낙관적 기대를 품기도 전에 구인난과 식자재값 상승 등 여러 어려움이 도사린 2022년 한해였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외식업계에서 각자도생의 자구책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찾아 월간식당의 지면에 소개돼 업계에 희망을 넘어서 청사진을 보여준 이들이 있다. 이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위기 극복 전략을 소개한다. 위기 속에서도 매출 상승이라는 결과를 얻기까지 이들 외식업소의 공통점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그릿(GRIT)이 존재했다.
글 편집자주


그릿이란? 
그릿(Grit)의 사전적 의미는 투지, 기개라는 뜻이다. 저명한 미국의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의 전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책 《그릿》에서 강조하는 맥락은 재능이나, 운, 환경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집념, 끈기가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다. 수십년간 성공한 많은 이들을 추적 관찰하고 연구한 결론을 담은 역작으로 성공의 비결은 재능이 아니라 저자가 ‘그릿’이라고 부르는 열정과 끈기의 조합에 있음을 이 책은 설파한다.


공간, 글로벌 미식,아이디어… 어려움 극복한 키워드

그릿은 재능과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이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버락 오바마와 빌 게이츠 등 세계적 리더들에게 극찬을 받은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의 책 《그릿》에서 화제가 돼 현재 널리 사용되는 이 단어는 2022년 국내 외식업계에도 대입이 가능하다. 건국 이래 사상 최악의 외식업 경영 환경이라 해도 부정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사태 위기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이 해제되면서 다시금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을까, 고무된 상황을 기대했으나 이조차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글로벌 경제 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악재에 악재만 겹쳐진 한해였다고 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업소들이 이러한 어려움으로 고전에 처한 가운데 위기를 기회 삼아 수익을 창출하고 식당의 내연과 외연을 고루 성장시키는 모습을 보여준 곳들도 홀연히 나타났다. 이들은 분명 외식 생태계에서 회자 되며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이들 업소는 모두 수많은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놀라운 성공을 일궈 냈다. 그 저변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집념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를 바탕으로 월간식당에서는 그릿이라는 어휘를 구성하는 영단어 철자에 따라 키워드 카테고리를 분류했다.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한 대표적인 외식업소롤 엄선해 5가지 핵심 경쟁력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그릿에 담은 외식업소 성공 요인 

그릿의 첫번째 철자 G는 글로벌 미식(Global Taste)으로 선정했다. R은 공간(Room)을 뜻하는 경쟁력을, I는 남다른 아이디어(Idea)와 개선책(Improval), T는 테크(Technology)로 기술적인 경쟁력, 마지막 S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글로벌 미식(Global Taste)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맛집 식당의 다양화를 가져왔다. 수년간 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세계 각국의 메뉴를 선보이는 맛집 투어는 여행에 목마른 소비자들의 욕구를 대리 충족시켰다.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태국, 이탈리아, 미국 등 현지 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콘셉트의 다국적 음식점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고객들은 줄 서가며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간판을 비롯한 외관과 내부 모습, 식기와 메뉴판까지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업소가 집결되어 있는 상권도 등장했다. 서울 신용산역 부근 용리단길에는 베트남 음식점 효뜨, 태국 음식점 쏭타이치앙마이, 홍콩식 중식을 선보이는 로스트인홍콩 등이 지금까지 줄을 잇는 맛집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공간(Room)의 위력도 더없이 커진 한해였다. 온라인 커머스시장이 비대해진 만큼 반대 급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직접 ‘경험’하는 소비 트렌드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이른바 초대형 카페, 콘셉트가 명확한 식당이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지 않더라도 공간의 매력만으로 고객을 흡인하는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상권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외딴 구도심 지역이지만 공간에 힘을 줘 핫플레이스로 만들어 주변 상권에 영향을 준 글로우서울은 대표적인 상업공간 기획사다. 공간 매력부자인 핫플레이스 방문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고객들을 줄 서게 한 대표적인 곳으로 바로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있다. 아늑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로 고객들은 베이글과 함께 실내 인테리어를 SNS에 인증하느라 바쁜 곳이다.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위치한 식물성도산은 플랜테리어를 콘셉트로 파격적인 미래지향적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카페다. 테니스 코트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버거 전문점인 폴트버거, 사극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클래식바 숙희도 고객들애게 ‘경험형’ 외식공간을 선보여 성공적인 경영을 이끌어낸 곳이다.
아이디어(Idea)는 기존의 경영에 새로운 전략과 개선을 더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모았다. 온라인 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많은 외식업소에서 자사 메뉴를 밀키트로 판매해 온라인 판매 매출을 일으켜 오프라인 매출의 하락을 막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따라 위생과 전염병 걱정에 매장을 찾기 꺼려하는 고객들을 오히려 안심시키고 안전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더한 곳도 많았다. 돼지고기 특수부위 전문점 신도세기는 코로나19가 한창인 때에 문을 열었지만 매장 내 모든 좌석을 프라이빗한 룸 공간으로만 구성해 코로나19 시국에도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큰 수익을 냈고 현재 태국, 캐나다 등 글로벌 진출을 진행 중이다. 또 한식당 정성담은 코로나19 위기로 고객 매장방문이 줄었을 때 과감히 드라이브스루(Drive Thru) 서비스를 도입해 음식을 방문포장해 갈 수 있도록 해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테크놀로지(Technology)인 기술은 현재 국내 외식업계의 푸드테크에 기반한 업소들이 주로 성공 사례로 이름을 올렸다. 키오스크, 태블릿 오더나 서빙로봇 수준에서 진일보해 주방 자동화 시스템이나 음식을 직접 조리하는 로봇을 적극 도입한 곳들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구인난과 인건비의 딜레마에 빠진 많은 외식업 경영주들의 미래를 위한 대책이 될 것이다. 실제 업소의 홀과 주방 현장에 바로 투입되어 얼만큼의 실질적 인건비 절감과 수익 창출에 기술력이 공을 세울지에 대한 고민을 전제로 한 곳들이라 더욱 의미있다. 마지막 S로 갈무리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나아가 다음 세대를 위한 친환경적 소비, 동물복지, 식물성 기반 식품(Plant Based) 등을 앞세운 외식업소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외식업의 방향성을 선구적으로 보여준다. 건강하면서도 지구 환경을 생각한 음식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고객들의 윤리적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이들 외식업소들이 위기를 극복한 진정성 있는 행보도 집중 조명했다.



Global Taste

글로벌 미식의 격전지 된 K-외식시장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사람들은 ‘해외여행 기분’을 낼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동남아, 일본, 중국, 미국 등 주요 도시의 분위기와 메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맛집으로 고객의 발길이 몰렸다. 글로벌 외식업체들은 몰라보게 높아진 한국 특히 서울의 미식수준에 주목하며 한국 진출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글 박선정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각 업체제공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이 성장동력으로

“일본 여행이 가능해져도 벤치마킹을 위해 굳이 찾을 것 같지는 않다. 코로나19 기간 중 한국 특히 서울의 미식 트렌드는 이미 도쿄를 뛰어넘었다.” “요즘은 굳이 외국까지 나가지 않아도 SNS만 잘 이용하면 얼마든지 벤치마킹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외국보다는 서울의 핫하다는 동네를 찾아다니는 편이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서울의 미식 수준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3년여의 팬데믹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자구책을 모색한 결과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압축성장’한 국내 외식시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미쉐린코리아 제롬 뱅송 대표는 이미 1년 전인 지난 2021년 11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서울은 정부의 봉쇄조치를 경험하지 않은 행운의 도시”라며 “한국은 위기 속에서도 우리 삶의 큰 즐거움인 미식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의 움직임은 지난 10월 공개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간 이후 줄곧 3스타를 차지했던 라연(신라호텔)이 2위로 내려앉고 모수가 그 자리를 꿰찼다. 모수의 3스타 지정은 2019년 1스타, 2020년 2스타에 이어 2년 만이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음식 평론가는 “모수는 끊임없이 한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연구해 한국적 색채가 강한 음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보여준 것은 물론 비주얼의 아름다움도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즐기는 세계 미식여행

팬데믹 기간 중 식품업계의 키워드로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 ‘맛집 간편식’이다. 식품업계는 노포의 인기메뉴로 시작해 영역을 확장하며 로컬맛집, 아시아·유럽 등 해외여행을 콘셉트로 한 세계 각국의 메뉴를 간편식으로 선보이며 맛집 투어에 목마른 소비자들의 욕구를 대리 충족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프레시지의 ‘미씽 더 시티’ 시리즈다. 미씽 더 시티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해외여행 기분을 간접체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된 밀키트로 태국, 이탈리아, 홍콩, 바르셀로나, 뉴욕편 등이 출시돼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세계 미식여행 콘셉트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오프라인으로 이어졌다.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태국, 라오스, 이탈리아, 미국 등 현지 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콘셉트의 다국적 음식점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 간판을 비롯한 외관과 내부 모습, 식기와 메뉴판까지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이들 업소는 사진만으로는 한국인지 외국인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이후에 오픈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억눌렀던 해외여행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MZ세대들은 그 분위기에 매료돼 새로운 친구들을 이끌고 또다시 그곳을 찾고 있다. 




세계음식 집결지 된 용리단길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닫혔을 때 해외여행에 좀이 쑤신 이들은 이곳을 찾았다. 서울 신용산역 부근 용리단길이다. 간판에서 화장실까지 한글 표기 하나 없이 현지 느낌을 그대로 살린 베트남, 라오스, 일본, 중국, 태국, 홍콩,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음식점이 즐비해 마치 외국으로 공간이동을 한 듯하다. 
용리단길의 대표적인 세계음식점은 효뜨(베트남식 쌀국수), 쏭타이치앙마이(태국음식), 로스트인홍콩(홍콩식 중식), 쌤쌤쌤(미국식 이탈리안), 키보(일본식 선술집), 라오삐약(라오스식 쌀국수), 꺼거(광동식 중식), 포카치아델라스트라다(이탈리아 포카치아) 등이다. 2019년 효뜨를 시작으로 2021년 꺼거와 포카치아델라스트라다, 쌤쌤쌤, 키보가 문을 열었고 2022년 로스트인홍콩이 가세하며 세계음식 집결지가 됐다. 
이들 업소의 공통점은 겉모습만 현지식이 아닌 분위기와 감성까지 현지 스타일을 완벽히 재현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서서 먹는 일본식 선술집을 표방하는 키보다. 이곳에는 의자도 거창한 안주도 없다. 고객들은 생맥주나 하이볼에 감자사라다와 오뎅 같은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수다를 떨다가 다리가 아프면 집에 가거나 장소를 옮긴다. 1시간 이상 서 있기가 힘든 데도 오후 6시가 되면 사람들로 가득 찬다. 과거 일본풍 이자카야가 유행했을 때 서서 먹는 주점이 잠깐 등장했다 사라졌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젊은층의 음주문화가 다변화하면서 과거 실패했던 사업모델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라며 “이러한 변화를 잘 읽어낸 해외여행 콘셉트의 업소들이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Room

코로나19에도 고객 줄 세운 ‘공간’의 힘



MZ세대 사이에 SNS 인증문화가 유행하면서 맛뿐 아니라 음식의 모양, 업소의 내외관, 분위기 등 비주얼이 외식업소 선정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문화를 파는’ 공간의 시대에서 ‘비주얼을 파는’ 공간의 시대가 된 지금, 코로나19에도 고객을 줄 세운 곳들의 집객 포인트와 공간의 의미를 살펴봤다.
글 박선정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각 업체제공


‘맛’만큼 중요해진 ‘공간’의 가치

‘그집 맛있대.’ ‘그집 예쁘대.’ 
맛있는 집은 오래도록 인기를 누리지만 예쁜 집은 빨리 인기를 얻는다. 그리고 사진을 통해 SNS라는 공간에 더욱 많이, 오래도록 남겨진다. 인증샷을 끌어내 SNS를 장식하게 만드는 힘이야말로 빠른 시간 내 핫플레이스에 등극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외식 기획자들이 메뉴 못지않게 저마다의 색깔을 담은 공간 기획에 골몰하는 이유다. 
매력적인 공간의 핵심은 ‘경험’에 있다.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익선동 프로젝트로 유명한 글로우서울의 유정수 대표는 소외된 지역이었던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살라댕방콕, 익동정육점, 심플도쿄, 호텔세느장, 온천집, 청수당 등의 공간을 만들었고 고객들은 이곳을 통해 기존 익선동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에 빠져들었다.





‘런던동’ ‘제주시’…이국적 감성 담은 공간 인기

‘해외여행 감성’의 인기가 메뉴뿐 아니라 공간으로까지 이어졌다. 현지의 ‘맛’이 아닌 ‘분위기’를 내세운 공간 연출로 이국적인 감성을 담아낸 곳들이 불황에도 사람들을 줄 세웠다. 
대표적인 공간인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미국인의 아침식사로 유명한 베이글&크림치즈에 ‘런던 감성’을 접목한 흥미로운 발상으로 MZ세대를 사로잡았다. 본점인 안국점은 개점시간인 오전 8시 훨씬 이전인 오전 7시 전부터 대기줄이 생기기 시작해 오전 10시를 넘기면 대기팀이 400팀을 넘는다. 이때부터 5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한데, 그마저도 절반 이상의 메뉴가 품절되기 일쑤여서 원하는 것을 먹기 위해서는 오픈런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줄을 서 있는 모습에 ‘런던 베이글이 있는 동네’라는 의미의 ‘런던동’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젊은 세대들은 단지 베이글을 먹기 위한 목적이 아닌 영국을 연상케 하는 공간과 분위기, 감성을 즐기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제주시 성수동은 제주의 마당 딸린 가정집을 연상케 하는 공간이 인상적이다. 야자수와 감귤나무, 돌하르방 등으로 장식한 테라스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비좁은 실내에 나무와 돌, 꽃 등으로 꾸민 아기자기한 모습이 펼쳐진다. 대표 메뉴는 제주와는 전혀 무관한 소금커피. 여기에 제주를 상징하는 한라봉과 야자수, 하르방 등의 소품을 함께 제공해 사진 찍는 재미를 더했다.




Idea

아이디어·틈새시장 개발로 코로나19에도 매출상승




코로나19 시국에도 사람들을 줄 세운 음식점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디어·틈새시장 개발과 같은 ‘끊임없는 고민’이다. 기존 경쟁력에 아이디어를 더한 부가상품으로 온라인시장을 개척하거나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틈새시장을 개발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 사소하지만 끊임없는 고민은 언제나 필요하다.
글 박선정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각 업체제공



RMR·도시락·드라이브스루 등 부가상품 개발

외식업계는 팬데믹 기간 동안 밀키트 등 RMR 상품과 도시락, 1인 상차림, 드라이브스루 판매 등 부가상품과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한식당 정성담은 2020년 초 코로나19가 발발하자마자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비대면을 선호하고 외식을 꺼리는 분위기를 감지한 배양자 대표는 주차공간 일부를 드라이브스루 공간으로 개조해 포장에서 결제까지의 모든 과정을 비대면화했다. 때마침 캠핑이 유행하면서 드라이브스루 매출이 급증, 포장·배달만 월매출 1억원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다.
갈비전문점 성산명가는 코로나19 이후 도시락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매출이 하락하자 도시락 메뉴를 출시해 단체주문을 유도한 것이 그 비결이다. 돼지갈비와 바비큐립, 돼지목살구이 등 고기 양만 800g에 달하는 도시락 가격은 2만3700원. 가성비가 입소문나면서 기업과 관공서, 학교 등에서 단체도시락 주문이 급증했다.
전복죽전문점 기장끝집은 코로나19 이후 자체 CK를 설립하고 전복죽 밀키트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연예인 공동구매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전국 맘카페 회원들의 주문이 쇄도했고, 부산 여행 시 기장끝집을 경험했던 젊은층까지 온라인 구매에 가세하며 지금은 전복죽 밀키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프리미엄 무한리필·비대면 피자 등 
신시장·틈새시장 개척

틈새시장 개척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브랜드도 있다. 썬앳푸드의 모던 샤브 하우스와 더본코리아의 빽보이피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모던 샤브 하우스는 1인분 최대 14만원짜리 샤브샤브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무한리필 샤브샤브 브랜드다. 기존 무한리필 샤브샤브의 최대 5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지만 이곳을 한번 찾은 이들은 이내 단골이 되고 마는 매력을 지녔다. 이곳에서는 트러플·스키야키·김치 육수 등 10여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육수에 1++ 한우를 곁들여 무한리필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파인다이닝급 인테리어와 적절한 비대면 서비스가 더해져 기존과는 전혀 다른 ‘럭셔리 샤브샤브’ 체험이 가능하다. 
빽보이피자는 코로나19를 겨냥해 등장한 소자본 배달 브랜드다. 매장규모와 인력배치를 최소화하고 비대면으로 피자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창업비용을 절감, 지난 5월 1호점 오픈 이후 6개월도 안돼 가맹점수 50개를 돌파했다. 모든 매장은 100% 포장과 배달로만 운영하되 키오스크와 함께 ARS 포장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이 매장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Tech

외식업 판도 바꾼 기술

 

 

‘글로벌 푸드테크의 최전방은 바로 한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 외식업계는 푸드테크의 테스트베드다. 업소의 POS, 키오스크 등 단말기의 디지털화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주방자동화솔루션 시스템, 조리로봇까지 등장했다. 건국 이래 외식업 최악의 위기였던 코로나19 상황은 도리어 외식업 경영주들의 자구책 마련을 이끌어낸 계기가 된 것. 진일보한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업계의 귀감이 된 곳들을 소개한다.
글 이지혜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각 업체제공



푸드테크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만큼 지난 6월 국내에도 한국푸드테크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공동회장으로 취임한 이기원 회장은 월간식당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푸드테크시장이 글로벌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초격전지가 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의 정보와 니즈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고도의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이 필요하며 현재 이 분야에 많은 업체들이 도전해 완벽한 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푸드테크 도입으로 인한 경영주, 직원, 고객 관점의 기대효과도 중요한 화두다. 우선 외식업 경영주들의 가장 큰 어려움인 구인난과 인건비 문제가 푸드테크 도입의 가장 시급한 도화선이 된 것은 자명한 사실. 인건비와 고용 부담을 완화해주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증대할 수 있다. 
푸드테크 도입이 실제 외식업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는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역시 업무강도가 완화된다는 점이다. 단순 반복해야 하는 고된 노동을 줄일 수 있어 업무 만족도가 상승하고 자연스레 대면 고객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될 수 있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서빙·조리로봇 등 새로운 경험을 가질 수 있고 외식업소 이용의 서비스나 품질 향상으로 인한 만족도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이 반영된 합리적인 가격대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고객 입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다.  
본지 발행인 박형희 대표는 외식산업을 바꾸는 4가지 트렌드로 푸드로봇과 자판기 배달 및 포장음식, 고스트키친·공유주방을 꼽았다. 그러면서 “외식업에서 노동의 개념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며 푸드테크가 미래 외식산업의 판을 바꿔 놓을 열쇠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22년 한해 동안 월간식당은 푸드테크 혁명이 가져올 산업의 현황이나 장밋빛 낙관만을 취재하지 않고 그보다 실제 외식업 현장에서 일하는 당사자인 경영주나 직원의 입장에서 이러한 기술이 가져온 생산성과 효율성의 구체화에 더욱 주목했다. 실제 주방 공간에서 로봇이 어느 정도의 임무 수행이 가능한지 이로 인해 실제 외식업 경영주의 구인난 해소, 인건비 부담이 얼마나 덜어졌는지를 집중 취재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은 한해 푸드테크의 성장은 외식업계 인력난 위기의 해결사로 얼마나 중추적 역할을 할지에 방점이 찍혀있다.






구인난·인건비 정면승부로 돌파
테크(Tech) 도입으로 돈 버는 식당 만들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푸드테크 산업을 분류해 나눈 자료에 따르면 크게 대체육, 스마트팜·스마트가드닝을 다루는 식품공급 분야, 스마트 주방가전 및 로봇 스마트공장이 포함된 식품 기자재 분야에 이어 식재료 및 외식 유통서비스, 배달앱, 배달·서빙로봇 등의 외식 및 식품 유통서비스 분야로 업계를 구분했다. 
월간식당은 2022년 한해 동안 특히 외식업계 분야에서 디지털 시스템이나 조리로봇 등을 적극 도입하는 과감한 도전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가진 업소들을 직접 찾아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 업체의 주된 공통점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고 지금도 기술과 업소 주방과 홀같은 현장 사이에서 생기는 간극을 좁히기 위한 업데이트가 현재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한식에 로봇을 적극 도입해 한식로봇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봇밥 김용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에 한식 배달전문점 경영 악화로 폐업의 실패를 맛본 장본인이다. 복잡한 한식 조리과정과 고된 노동으로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간의 갈등과 잇따라 해결해야 하는 구인난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절감했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조리 업무 환경을 바꾸고자 주방자동화솔루션에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는 로봇팔을 개발하는 회사와 협력해 아예 푸드테크 기업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김용 대표는 “장사가 잘돼도 인건비 상승으로 결국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노동강도를 줄여주는 로봇이 균일한 맛의 국밥과 제육볶음을 만들고 8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고객에게 한끼 식사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봇밥에서 일하는 주방로봇 한대는 약 직원 0.3명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김용 대표는 언급했다. 
현재 봇밥 1호점의 한달 매출은 약 2천만원을 상회하고 고객 재방문율도 60%를 넘는다. 인건비와 인력난이라는 외식업 경영주의 가장 큰 난제를 김용 대표는 정면돌파 했고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특히 손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식 카테고리를 균일한 맛과 가성비 높은 가격으로 ‘맥도날드화’한다는 것이 김용 대표의 철학이자 동시에 위기 극복의 근간이 됐다.



Sustainability

가장 뜨거운 미식트렌드 지속가능성




2022년 식품과 외식업계는 ESG 경영과 비건(Vegan), 식물성(Plant Based) 키워드로 점철된 한해였다. 친환경과 ‘착한 소비’를 앞세운 젊은 세대 중심의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유행이 아니다. 코 앞에 닥친 기후변화와 먹거리 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은 이제 외식업계의 거대한 화두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쉽지 않은 도전을 한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극복한 동력이 되기도 했다.
글 이지혜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각 업체제공


친환경, 동물복지에 초점을 맞춘 식품·외식업계 트렌드는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트렌드와 기업의 ESG 경영과 맞물려 현재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다.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대체 식품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까지 올해 식물성과 비건 등을 내세운 레스토랑이 속속 오픈해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이 신호탄을 먼저 울렸다. 비건시장 선점을 위해 농심의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과 풀무원푸드앤컬처의 플랜튜드가 지난 5월 나란히 문을 열었다. 두 곳 모두 식품 대기업의 외식업 진출이라는 점에서 오픈 초기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아시안 비건 전문 레스토랑 알트에이의 대표 메뉴는 비건 바게트에 알티스트 식물성 참치를 곁들인 샐러드다. 식물성 식재료를 활용한 마라비빔냉면과 된장짜장면도 눈에 띈다. 알티스트 측은 “지구와 생명,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에 역점을 둔 식물성 대체식품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농장을 직접 운영하며 밭에서 갓 수확한 식재료로 음식을 내놓는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은 지속가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실천하는 외식업소 모델이다. 먹는다는 행위가 가진 의미에 집중하고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과 철학을 바탕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셰프들도 점차 늘고 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유통 과정을 거쳐 주방에서 조리돼 식탁에 올라 왔는지에 대한 이 질문은 결국 지속가능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권숙수의 권오중 셰프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 중에도 일주일에 2회는 새벽마다 직접 준혁이네 농장으로 향한다. 허브와 채소 등을 직접 수확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그는 “요리에 가니쉬로 올라갈 식용꽃과 허브를 직접 따서 주방에서 사용한지 수년이 됐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과 내 일에 대한 자긍심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건강, 환경을 위한 이러한 실천은 막상 외식업소 현장에 대입하려면 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시스템적으로 미비한 환경에서 지속가능성을 메인 콘셉트로 운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도 뒤따르게 마련이다. 메뉴 개발과 식자재 수급을 위한 유통망 관리,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급 등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성장을 보여준 업소들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경쟁력을 짚어 봤다.




먹거리에 담은 ‘신념 중시’ 소비트렌드 
본질에 집중한 지속가능성으로 수익 높여

코로나19 사태는 외식산업 전반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다양한 사회적 변화의 급물살에 고객이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이른바 ‘미닝아웃(meaning + coming out)’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미닝아웃은 고객이 제품의 품질 외에도 환경, 지속가능성, 인권 등 윤리적 가치를 꼼꼼히 따져 소비하고 이를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파하며 주변의 동참을 독려하는 소비 트렌드를 일컫는다. 특히나 먹거리는 일상 생활에서 비교적 저비용으로 가치 있는 소비에 참여할 수 있어 식품, 외식업계에서 더욱 활발히 미닝아웃 트렌드가 일어났다. 
건강식, 친환경적 먹거리에 관심이 높고 이를 적극 소비하려는 고객 니즈는 식품과 외식업계에 적극 반영됐다. 기존에 패스트푸드라는 오명을 갖고 있던 햄버거나 피자같은 프랜차이즈 메뉴에서도 건강식 붐이 일었고 채식이나 비건을 지향하는 메뉴를 앞세워 고객을 맞이하는 식당들도 큰폭으로 늘었다.  
다이어트식으로만 인식되어 온 샐러드가 든든한 한끼 식사로 손색없는 건강식으로 크게 인기몰이 중이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 여성층은 물론 다양한 연령층에서 주목받고 있는 샐러드를 대표 메뉴로 선보이고 있는 포케올데이는 하와이식 샐러드 콘셉트의 프랜차이즈 업체다. 참치나 연어 같은 고단백 생선에 아보카도 등 채소를 곁들여 먹는 원볼(one bowl) 스타일의 음식으로 하와이에서는 체력소모가 많은 서퍼들의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건강식 한그릇 메뉴를 전면에 내세운 포케올데이는 건강한 샐러드 전문점에 고객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직접 재료와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가능한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았다. 2020년 첫 매장을 오픈한 뒤 현재 50개 이상의 가맹점으로 확장한 포케올데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빠르게 성장해나갔다. 포케올데이는 무엇보다 샐러드인 만큼 신선도가 중요해 주력 메뉴인 연어와 참치를 항공편으로 직수입 공수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참치도 부드러운 눈다랑어 종을 선택해 뛰어난 맛을 항상 유지했고 채소 또한 당일 손질 후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주방 내 오퍼레이션 효율성을 높이고 3분 안에 포케 한그릇이 완성되도록 효율성을 높인 것도 빠른 성장의 동력이 됐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2년 12월호를 참고하세요. 




 
2022-12-01 오전 05:41:04 (c) Foodbank.co.kr
quickmenu
월간식당 식품외식경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한국외식정보교육원 제8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