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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T 남준영 대표  <통권 453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12-02 오전 05:12:54


일상의 관심을 브랜드에 담다

TTT 남준영 대표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국적인 외식 브랜드가 가득한 서울 용리단길. 다양한 브랜드 속에서 유독 남다른 행보로 용리단길을 접수한 이가 있다. 효뜨, 남박, 꺼거, 키보, 사랑이뭐길래 등 브랜드마다 독특한 색을 이끌어내며 고객들의 이목을 끄는  TTT(Time to Travel) 남준영 대표다.
글 김종훈 기자  사진 이경섭


생계를 위해 시작했던 외식업 
현재 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어엿한 대표지만 남준영 대표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경제적으로 부모님을 도와주기 위해서였다. 남 대표는 “집안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기에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빨리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생각했다. 그때 생각한 것이 외식업이다”며 “최고의 셰프가 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평생 할 수 있는 좋은 식당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당시 외식업계에서 양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그는 아시아 요리에 관심을 가졌다.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아시아 음식 전문점 생어거스틴, 베트남 음식 전문점 타마린드 등에서 경력을 쌓고 베트남 음식 전문점 띤띤 오픈 멤버로 근무하며 요리 실력을 쌓았다. 6년 차가 됐을 때 CJ쿠킹클래스 더키친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면서 남 대표의 인생은 달라졌다. 
“당시 베트남 음식 전문점인 에머이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TV프로그램 ‘원나잇 푸드트립’에서 베트남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많은 이들이 베트남 음식에 관심을 가졌지만 동남아시아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셰프가 적었기 때문에 운 좋게도 쿠킹클래스를 맡아 진행하게 됐다.” 
남 대표는 3~4년 동안 쿠킹클래스를 담당하며 자신의 실력이 더 향상 됐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음식을 배우러 오는 강습생에게 전문적으로 요리를 설명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요리에 대한 견문을 넓히기 위해 그는 호주 시드니, 베트남 하노이에서 요리 공부를 했고 이전의 목표였던 지속 가능한 식당을 차리기로 마음먹는다. 

용산에서 시작한 첫번째 식당 효뜨
효뜨(Hiếutử)는 베트남어로 ‘효자’라는 뜻을 의미한다. 식당 경영으로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은 남준영 대표의 마음이 담겨 있다. 당시 국내의 베트남 식당은 식사 위주의 일반 음식점 느낌이 강했다면 베트남 현지 식당은 음식에 다양한 주류를 곁들여 먹는 비스트로 개념이었다. 남 대표는 일반적으로 소고기가 들어간 쌀국수가 아닌 닭이 주재료인 베트남 지방요리를 재현했고 현지 맥주와 보드카인 넵머이, 내추럴 와인 등을 선보였다. 특히 이곳은 베트남 현지의 음식점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이국적인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간판에서부터 야외 테라스의 테이블까지 베트남에 여행을 온 것처럼 꾸며져 있다. 실내에는 베트남 초대 주석인 호치민 사진이 걸려있고 베트남에서 직접 공수해 온 그릇과 냅킨통, 테이블 등을 활용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영화 ‘범죄도시2’에서 베트남 씬의 촬영지로 선정되며 경찰들이 모여서 맥주 마시던 장면의 배경이 됐다. 남 대표는 “효뜨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 호치민 관광시장부터 로컬시장까지 돌아다녔고, 수저, 종지, 테이블, 냅킨통 등 사소하게 생각하는 물품일지라도 현지 느낌을 담기 위해 사들였다. 180kg에 달하는 수화물을 비행기에 실어서 효뜨를 꾸몄다”면서 “효뜨는 단순히 하루 한끼를 해결하는 음식점이 아니다. 베트남의 외식문화를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에 가지 못하는 시점에서 효뜨를 통해 고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일상의 관심을 브랜드로
효뜨가 성공적으로 용리단길에 자리 잡자 남 대표는 남박, 꺼거, 키보 등을 오픈하며 더욱 승승장구하게 된다. 남 대표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면서 “용산에 키보를 오픈했을 때도 많은 관심을 브랜드에 녹였다. 당시 용산 상권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었지만 고객을 관심 있게 관찰해보니 2차로 갈 곳이 없어 배회하는 것처럼 보였다. 저녁을 즐긴 후 또는 고된 노동 뒤에 간단하게 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키보를 용산에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키보는 일본의 식문화인 타츠노미를 표방하고 있다. 타츠노미는 서서 마시는 선술집으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끝내고 간단하게 술 한잔하는 문화다.
키보에서는 치킨 가라아케, 문어와 모둠 해초 등 일본 특유의 정갈한 요리를 선보인다. 일본식 오이무침과 유자토마토사라다 등과 같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도 구성했다. 키보 역시 효뜨와 마찬가지로 이국적인 느낌을 잘 살린 브랜드다. 
남 대표는 “작은 순간도 오래도록 고객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해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다. 신사동에 오픈한 키보에는 일본 변기를 직접 공수해 화장실에 설치했다”면서 “누군가는 일본 변기를 왜 가져오냐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일본 변기에는 특이하게도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면 변기의 물탱크 위에서 손 씻는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다. 어떤 고객은 이 변기를 보고 일본 여행의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다. 사소한 관심을 인테리어에 담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고객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요소를 넣는다”라고 말했다.

이국적인 낯설음을 친근하게 바꾸다
남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은 현지의 음식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낯선 부분도 있다. 효뜨를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소고기 쌀국수가 없다는 질타를 많이 받았다. 직장인 상권이라 점심 메뉴로 육수에 쌀국수를 넣은 ‘퍼’를 찾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메뉴에 넣을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처음 의도한 대로 베트남 지방 요리를 콘셉트로 밀고 나갔다. 대신 베트남 후안 지방의 음식인 베트남 국밥을 한국식으로 풀어낸 신용산 국밥을 선보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족발과 도가니를 장시간 우려낸 국물에 청양고추를 다져 넣어 얼큰한 맛을 살렸다. 베트남 국밥이라는 낯선 메뉴에 부담을 갖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인기 메뉴로 자리잡았다. 꺼거도 마찬가지다. 중화비빔밥에 대한 인지도는 굉장히 낮았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고객들이 주문을 잘 하지 않는 메뉴였다. 남 대표는 “고객에게 낯선 부분을 친근하게 바꿔야만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꺼거 중화비빔밥을 설득하기 위해 가독성 있는 메뉴판으로 바꿔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먹었을 때 맛이 부담스럽지 않아야 했다”면서 “중국 간장 대신 우리나라 간장을 썼다. 베트남 음식에 주로 피시 소스를 넣지만 한국의 식재료인 까나리액젓을 넣어서 맛을 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은 현지의 요리를 표방하지만 우리나라 식재료를 한번더 비틀어서 사용해 친근함을 주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준영 대표의 본업은 셰프 
남 대표는 셰프에서 경영주가 되기까지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지만 타마린드 이돈희 대표의 가르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남 대표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특히 이돈희 대표에게 큰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면서 “나는 일할 때 성격이 급해 차분하지 못했는데 이돈희 대표는 굉장히 세심했다. 또 경영주로서 직원을 대하는 태도도 배울 점이 많았다. 회사의 대표라면 직원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첫째다. 직원들을 이끌어 가면서 매장을 운영하는데 좋은 밑바탕이 됐다”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현재 대표로 불리고 있지만 셰프로 불렸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쿠킹클래스를 꾸준하게 병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리에 집중하다 보면 이전에 가지고 있던 걱정 또는 잡생각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또 남 대표는 셰프를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셰프가 예술가로서 인정을 받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프로젝트는 베트남 요리 전문점 굿손, 중국 딤섬 전문점 단당, 크로아상으로 유명한 테디뵈르하우스 등의 공간을 기획한 TTT에서 기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자신도 모른다고 한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2022-12-02 오전 05:12:5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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