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일본 외식트렌드
건강에 관심 높고 안심과 기본 추구
지난해 일본 외식업계는 동북지역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육회 식중독으로 인한 사망사건, 엔고 현상으로 인한 기업 구조조정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일본의 유력 조사기관 후지경제에 의하면 지난해 외식시장은 전년대비 2.4% 감소한 31조8500억 엔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2012년 역시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되고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 키워드는 ‘안심과 기본’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닛케이레스토랑이 소개한 2012년 일본 외식업계의 트렌드를 소개한다.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선택하는 외식 식단’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의 외식 소비자는 “모처럼 외식을 한다면 지불하는 금액 이상의 가치를 얻고 싶다”라는 심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음식의 양은 물론 맛, 재료 등 고객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형태의 메뉴구성이 주목되고 있다. 라멘, 돈부리 전문점 등 토핑을 얹어 제공하는 업태의 경우 특정 소재의 재료를 추가하거나 소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오더주문 방식을 채용하는 업소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커스터마이즈 형태의 운영방식을 채용하는 곳 중 주목받고 있는 곳이 있다면 20종류의 메인요리, 3종류의 밥(흰쌀밥, 오곡밥, 오곡히지키(ひじき、, 톳)밥)을 고객이 직접 선택, 정식형태로 제공하는 오본데고항(www.obon-de-gohan.com)이다. 이곳은 고객이 직접 취향에 맞춰 메인메뉴와 밥을 조합할 수 있는 운영방식으로 고객 입장에서는 몇 번을 방문하더라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또 영양적 밸런스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안심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직장인과 여성고객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칼로리는 낮게, 만족감은 높게 ‘타니타(タニタ)풍 식당’
일본 가정용 체중계 제조·판매회사 타니타사가 출판한 요리 레시피 책 ‘체지방계 타니타의 사원식당’시리즈가 420만부 판매 돌파라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소비자들이 영양적 밸런스를 맞춘 식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소비심리는 외식업계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요리 레시피 책 가운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타니타사는 이달 중 외식사업에 진출, 도쿄역 마루노우치빌딩에 출점할 예정이다. 타니타 사원식당의 메뉴는 채소를 풍부하게 사용, 만족감은 충족시키면서 500칼로리를 넘지 않도록 구성된 식단이 특징이다.
편의점 업계 역시 발 빠르게 대응, 로손에서는 타니타의 감수를 받은 도시락 메뉴를 출시해 호평을 얻은 바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칼로리와 염분은 낮추면서 다양한 채소를 접목한 메뉴로 만족감은 높게 제공하는 형태의 업소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겹살에 이은 한식 히트메뉴는 ‘닭볶음탕’
K팝 인기에 힘입어 일본 아줌마 부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가 10대, 20대 연령층까지 확산된 지 오래다. 일본 외식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한국식당이 집결돼 있는 신오오쿠보는 지난해 그 어느 때 보다 새롭게 오픈하는 한식업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류로 인한 일본 내 한국식당의 인기는 나날이 더해지고 있다.
한식당의 스타메뉴는 일본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삼겹살이다. 상추, 깻잎 등의 채소에 싸서 먹는 방식이나 고기와 함께 김치, 마늘을 구워 먹는 색다름이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대인기를 끌고 있다.
삼겹살에 이은 유력 스타메뉴 후보로 닭볶음탕이 점쳐지고 있다. 고단백질 저칼로리의 닭고기와 각종 채소를 풍부하게 사용해 영양적 균형을 맞추면서도 한식 특유의 매운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앞으로는 일본 내 한식업소도 이제까지의 ‘다품종 비전문 메뉴’에서 ‘전문점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와인, 브랜디에 탄산수를 혼합한 ‘스프릿츠(spritzer)’
최근 일본 주류업계의 히트 아이템은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하이볼(highball)이다. 2009년 10월 산토리가 ‘산토리 하이볼’을 출시한 이후 확장되기 시작한 하이볼 시장은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5배 정도 시장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잭다니엘에서도 잭다니엘 하이볼을 출시, 맛과 향에 있어서도 세분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2년에는 와인에 탄산을 섞은 스프릿츠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프릿츠는 알콜 도수가 낮고 원가관리 면에서도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산토리 관계자는 특정 과일로 독특한 맛과 향의 연출이 가능하고, 업소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만들기도 수월해 스프릿츠를 취급하는 업소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술 없이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무알콜 연회’
일본 외식업계가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코스메뉴를 꼽으라면 무알콜 맥주 및 소프트드링크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무알콜 연회 코스다. 이는 특히 술을 먹지 못하는 젊은 여성층과 주부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규가쿠를 운영하고 있는 레인즈인터내셔날의 이자카야 브랜드 「도마도마(土間土間)」에서는 6가지 단품메뉴와 무알콜 칵테일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엄마모임 코스메뉴’를 출시해 주택가 점심시간대 주부고객 유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2450엔으로 무알콜칵테일을 추가할 경우 2525엔이다.
이자카야 체인기업 코로와이드의 「아마타로」도 지난해 가을부터 통상 메뉴보다 1.3배 양을 증가시킨 세트메뉴와 무알콜주류를 세트로 구성한 무알콜코스 메뉴를 2500엔에 출시, 이자카야 업태로서 술을 먹지 못하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역시 점점 술자리를 기피하는 젊은층 고객과 취하지 않아도 술자리만의 즐거운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손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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