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셰프 스토리

HOME > People > 셰프 스토리
큰기와집 한 / 영 / 용 / 오너쉐프  <통권 276호>
한식, 세계화에 앞서 근본을 알고 접근해야
기자, , 2008-04-01 오전 04:08:24

짜지 않은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반가내림음식점 큰기와집의 주인.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장맛과 전국 양반가를 돌며 어깨너머로 고유하고 특색 있는 음식을 배운 ‘음식장이’. 지난 1999년부터 큰기와집을 책임지고 있는 한영용 오너쉐프다.

좀처럼 인재가 몰리지 않는 한식분야에 스스로 발을 내딛은 20대 청년이 이제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열정. 여기에 시간의 흐름만큼 그를 지탱하는 음식 철학이 깊이를 더해가고 있을 뿐이다.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모아온 한영용 쉐프가 한식장이로서 염두에 두고 있는 점은 ‘시대정신’을 반영한 한식이다.

한식은 재미가 없다?
한영용 쉐프가 생각하는 한식의 근간은 장맛이다. 발효식품인 간장, 고추장, 된장은 과학적인 우수성 외에도 한국인의 심성과 사상을 형성하는 모태라는 것이 그의 철학. ‘밥상은 소우주’라 가리킬 정도로 음식이 곧 인성을 만든다고 믿는 그는 그렇기에 전문가들(한식조리사)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한다.
“집집마다, 각 음식점마다 개성이 없는 장맛은 한식의 다양성은 물론 깊이로의 확장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이는 곧 젊고 유능한 조리사들을 한식으로부터 격리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어느 때부턴가 한식에 입문하면 뿌리부터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킬만을 중시한다. 좀 심하게 비유하자면 유명 연예인을 따라서 화장을 하고 코디를 하듯 어느 음식점에서나 비슷비슷한 밥상이 차려지고 고객에게 강요되고 있다. 고객에 대한 주인장의 마음의 표현으로 대변되는 서비스 메뉴(반찬) 가짓수. 공간전개형으로 펼쳐진 푸짐한 상차림이긴 하나 딱히 기억나는 맛도 음식도 없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숙련되는 기술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갖은 양념’이라는 통칭으로 가려진 한식의 뿌리와 정신을 먼저 학습하는 것이야 말로 한식의 진정성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우리음식, 생각을 달리하자
한영용 쉐프는 자발적인 학습을 통해 한식 시장의 척박함과 한계를 뛰어넘었다. “오너쉐프로서 음식만 다룬다는 것은 시대정신에 뒤처진 생각”이라는 것도 학습을 통해 얻어낸 결론. 고객에 대한 예절, 인테리어, 소품, 조명 하나하나까지 큰기와집에서 내는 음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한다. 음식은 맛 이전에 문화를 전달한다는 철학에서다. 평생 한복을 입고 생활한 어머니의 실천을 이어받아 언제나 생활한복 차림인 주인장 역시 큰기와집스럽다. 근본을 강조하지만 개방적이다. 길거리에서 한손에 커피를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시골 할머니들도 이젠 모닝커피를 즐긴다. 그렇다면 굳이 커피를 외국 것이라 반감을 가질 필요도, 우리 것이 아니라고 배척할 필요도 없다. 음식점을 압박하는 원산지 표시제. 국내산이나 중국산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정직하고 올바른 과정을 거쳤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관점도 다르게 접근한다. 세계 어디에서 나는 재료라도 다 한식이 될 수 있다는 것. 조건은 잘 발효된 장과 (조리사의)한식에 대한 정신적, 사상적 무장이다.

기준보다 개성이 중요하다
서양음식은 5미(쓴맛, 단맛, 신맛, 짠맛, 매운맛)라고 하지만 우리음식은 발효까지 더해져 6가지 맛을 갖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 낸다’라고 하는 발효는 시간과 정성뿐 아니라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는 척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발효음식인 장이 빠진 음식은 한식이라 할 수 없는데 억지로 꿰어 맞춘 레시피화보다 한식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 할 일”이란 것. 한반도 내에서도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이는 발효음식 김치와 장류. ‘이것이 한국의 맛’이라 단정 짓기에 앞서 개성과 다양성을 고려하는 성숙한 인식이 진정한 신토불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한식 세계화 방법론이다.

 
2008-04-01 오전 04:08:24 (c) Foodbank.co.kr
quickmenu
월간식당 식품외식경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한국외식정보교육원 제8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