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창작 요리의 대가
유노추보 - 유희영 오너셰프

특급 셰프의 탄생
유 셰프의 요리 인생은 우연히 그리고 아주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독서실을 운영하던 그가 일에 슬슬 염증을 느끼던 어느 날, ‘미국과 일본의 10년 후 유망직종’이라는 신문 기사를 보게 된 것. 상위권에 랭크된 '요리사'라는 직업만이 유독 그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타고난 손재주로 다방면에 재능을 보였던 유 셰프에게 요리는 도전하고픈 분야였고, 그 길로 과감하게 독서실을 정리했다. 요리에 모든 것을 건 그는 맨몸으로 일식 요리계에 뛰어들었고, 18년이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의 선택이 결코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특급호텔과 정통일식레스토랑의 보조요리사를 거치면서 정통 일식 셰프로 입지를 굳힌 유 셰프는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재패니즈 퓨전요리를 시작했다. 2000년, 2001년 연속으로 서울 국제요리 경연대회 금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고, TV 프로그램 ‘결정! 맛대맛’ 에서 주꾸미 요리로 9:0 완승을 거두면서 각종 방송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특급 셰프로 거듭나게 되었다.

낮아진 문턱, 유희영의 주방
작년 가을, 요리계에 입문한지 17년 만에 유희영 셰프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자신만의 주방을 갖게 되었다.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지은 ‘유가의 주방’이란 뜻의 ‘유노추보’가 바로 그곳이다.
“레스토랑은 문턱이 높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편안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해요.”
대표 메뉴는 돈코츠 라멘. 유노추보에서 처음 라멘을 선보였을 때 주변에선 모두들 그를 말렸다고 한다. 유능한 셰프가 라멘과 같은 저급한 음식을 만든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최고급 요리라도 대충 만들면 저급한 음식이 되지만, 반대로 라멘을 정성들여 만들면 고급 음식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그의 정성은 라멘 흥행에 일조를 했고, 특급 셰프의 요리를 좀 더 가깝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라멘 뿐 아니라 요리를 함께 즐기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의 바람대로 그의 레스토랑은 누구나 와서 편안하게
유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창작 일본 요리의 특급 비결
창작 일본 요리 대가답게 유 셰프의 요리는 늘 새롭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메뉴들은 절묘한 재료들의 조화와 상상을 초월하는 맛으로 미식가들의 혀를 궁금하게 한다. 유 셰프는 작년 가을부터 메뉴를 5번이나 바꾸었고,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듯이 유 셰프에게도 창작요리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2000년 첫 선을 보인 창작요리 ‘시저튜나샐러드’는 더욱 그러했다. 비린내 나는 날생선과 생야채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던 그는 다양한 소스로 실험에 실험을 거듭한 결과 어렵게 시저드레싱이 생선과 야채의 다리역할을 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요리책과 재료사전을 보고 나서야 잠이 든다는 유희영 셰프. 그의 창작 요리 비결은 바로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이다.
사진/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