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중국 상하이에서 에스코피에 유스홉 콘테스트가 열린다. 여기에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르 시엘 블루의 박종희 셰프가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요리사로서는 25세가 어린 나이가 아닐까라는 우려와는 달리 10년 이상 쌓아온 테크닉과 다양한 요리대회 출전 경험으로 노련미를 쌓은 실력파다. 요리대회를 통해 요리사로서의 무한도전을 펼치고 있는 박종희 셰프를 만나봤다.


요리대회를 통한 자아실현
음식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반복적인 일련의 과정은 셰프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하기 쉽다. 박종희 셰프는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무언가 자극제가 필요한데 요리대회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직 꽃다운 25세의 젊은 청년이지만 각종 요리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내공을 쌓아왔다. 처음 우승한 대회는 2005년 SIFE 서울 세계 음식 박람회에서 열린 요리대회. 개인전 일반 찬 요리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이후 2006 서울세계음식박람회 대한민국 국가대표 대상, 전국향토음식조리경연대회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대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크레믈린 컬리너리 컵(International Kremlin Culinary Cup) 은메달, 프랑스 농수산부와 농식품진흥공사(SOPEXA)가 주관한 제 2회 프랑스 요리대회 1위 수상 등 해마다 요리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프랑스 요리대회에서 박 셰프는 삼겹살 콩피, 건자두와 야채로 속을 채운 목살 요리로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았는데 식재료와 맛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요리 속에 잘 반영된 점이 주효했다. 자칫 퍽퍽해지기 쉬운 돼지고기를 부드럽게 조리한 것이다.
“대회에서 자두, 피스타치오, 버섯 등을 속에 넣은 돼지고기 룰라드를 만들었어요. 돼지고기의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약 90% 정도만 익혔습니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는 바싹 익혀야 균이 죽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60% 정도만 가열해도 고기 내에 균이 모두 사멸합니다. 즉, 90% 정도만 가열조리하면 돼지고기의 식감은 부드럽고 위생적으로 안전하죠.”

다지기에 또 다지기
박종희 셰프는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에스코피에 유스홉 콘테스트를 준비 중에 있다. 대회 준비를 위해 무엇보다 그는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을 염두하고 있다고. 이의 일환으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츠지원에서 프랑스 요리 전문가 과정을 수강하며 기초부터 꼼꼼히 다시금 다지고 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게 어울릴 법한 셰프라는 직책을 잠시 내려놓고 수강생으로서 강의를 듣는 박종희 셰프는 강의 내용 하나라도 놓칠세라 강사의 설명을 꼼꼼히 받아 적고, 요리 과정을 기록하는 등 열정적인 학생이다.
“가장 기본적인 육수 만들기부터 고급 요리의 완성까지 다시 한 번 검토하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간과하기 쉬웠던 기초적인 부분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고 고급 요리까지 단계적으로 짜임새 있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그는 대회마다 각기 다른 특성과 심사기준 등을 분석하고 음식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트렌드를 살피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출전하는 아시아 국제 요리대회에서 그는 간단한 조리법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일품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요리를 다르게 만들고 담아내는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중학생 시절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해 10여 년이 흐른 지금 그에게 요리란 자신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최고의 도전이다. 하나를 통해 열을 알고, 열을 통해 무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요리라는 그가 에스코피에 유스홉 콘테스트에서 좋은 성과를 이루길 바라본다. 또한 그의 선전을 통해 국내 젊은 요리사들이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활로의 폭이 넓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