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불황, 경기 탓만은 아니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외식업계의 불황은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 있었던 지방선거가 끝나면 외식업 경기가 풀리고 매출이 상승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매출감소는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경영은 점차 악화되고 있는 실정에 놓여있다. 매출감소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많은 외식업체들은 최근 직원을 감원하는 등 때 아닌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물론 월드컵으로 인해 일부 업종에 한해서는 호황을 누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경기불황이 여전한 것도 외식업체들의 매출감소에 한 원인이 될 수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4월말 제조업체 447곳을 조사한 결과 53%가 경영위기에 놓여 있고 38.5%는 흑자경영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년 동기대비 수입이 감소된 상태이며 7.7%만이 흑자상태라고 응답했다. 올해 들어 대기업은 사상최고의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지만 중소기업은 아직도 경영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최근 음식점의 매출감소가 반드시 불황으로 인한 결과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결코 경기불황이 외식업체의 매출감소원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근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국내 외식업계는 약간의 고·저가 있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불황을 겪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장기불황속에 처해 있는 외식업계의 환경에서 언제까지나 경기 탓만을 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불황을 벗어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불황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외식소비자는 위기를 벗어날 때마다 무서운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철저히 가격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삶의 질 형태의 소비와 가격을 중시하는 절약형 소비 형태로 양분화되어 가고 있다. 한마디로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정도로 외식소비자는 ‘까탈스러워지고’ 있다.
외식소비자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기에 만일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출 수만 있다면 무서운 성장을 할 수 있다. 대다수의 외식업체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근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무섭게 성장하는 외식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상의 결과라 하겠다.
더 이상 경기불황을 탓한다면 이제는 외식업체를 운영할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외식업체 중 최근 들어 매출이 크게 감소되고 있는 업체들을 보면 대다수가 보수적인 기업이다. 3~4년 혹은 그 이상 전혀 변화를 주지 못하는 업체들이다.
소비자들의 의식구조, 외식의 트렌드, 소비행태는 무섭게 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조차 없이 과거에 하던 대로만 하는 외식업체를 그 누구라서 찾아갈 것인가를 반문해 본다면 그 답은 명확하다.
<경영의 미래(The Future of Management)> 저자 게리 헤멜(Gary Hamel)은 “비즈니스의 세계는 엄청난 변화의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급속도로 변하는 환경은 생존이냐 도태냐를 결정짓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단축시켜 놓았다”는 지적과 함께 “세상이 변하는 것만큼 빨리 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무섭게 변할 수밖에 없는 외식업 경영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대응전략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2010년 7월 박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