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마련
농산물 유통단계 축소와 수급안정이 목표

외식업계가 ‘식재료비와의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물가불안이 계속되자 지난해 10월 5일부터 유통구조 개선 T/F팀을 구성해 폭넓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생산자단체(농협)가 유통의 중심 주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급안정도 담당할 수 있는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우선 배추·무 등 채소류에 대해 생산자 단체인 농협이 계약재배 등을 통해 현재 8% 수준에 불과한 취급물량을 올 연말까지 15%, 2015년에는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직거래 시스템을 강화해 현행 5~7단계의 유통단계를 3~4 단계로 줄여 유통비용도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유통구조 개선 문제는 돈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소지가 많은 과제이지만 소비자·농가·유통인 모두가 상생하는 유통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수급안정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관측에 시세예측을 도입하고, 비축도 수입산 위주에서 마늘·고추에 대한 국내산 비축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배추의 경우 관측을 통해 평년 면적보다 10%의 여유물량을 수급조절용으로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도매시장과 관련한 정가·수의매매 확대, 가격조정제 도입, 정산조직 신설 등 제도개선도 농안법 개정 등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공정거래 기반도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 소비지에서 대형유통업체가 성장하면서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발생할 개연성이 점차 증가되고 있어 그에 따른 공정거래 기반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공정거래법 상 ‘대규모 소매업 고시’가 공산품 위주로 규정돼 있어 농산물의 특수성을 고려한 ‘농산물 거래 고시’ 신설을 공정위와 협의를 통해 검토할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외식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이변 및 구제역 등 외식업을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불안해지면서 물가불안이 계속되고 이로 인해 식재료비가 폭등해 원가구조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외식업의 경쟁력은 ‘양질의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농산물 유통단계 축소와 수급안정 계획은 생산농가 뿐만 아니라 외식업계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올 겨울도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연일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채소류값 폭등이 예고되고 있어 벌써부터 외식업 경영주들의 마음이 한 겨울 추위보다 더 혹독하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물가불안은 외식업계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이 농산물 수급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
글/육주희 부장 jhyuk@foodbank.co.kr



볼룬터리 프랜차이즈 시스템 등장
상생 모델에 대한 기대감 VS 부실본사 양산 우려

‘통큰치킨’의 일주일천하가 휩쓸고 간 외식 시장에 원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원가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으며, 가맹본부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불신감으로까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통큰’ 마케팅을 이어받음으로써 ‘통큰’이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통큰치킨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맹본부의 거품을 완전히 배제하고 가맹점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취지의 ‘볼룬터리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등장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볼룬터리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가맹비, 로열티를 받지 않고 마케팅과 경영지도 등은 프랜차이즈 수준으로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본부에서 가맹점을 개설하는 것이 아닌 개인 점포의 요청에 의해 가맹계약을 체결, 수평적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볼룬터리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내세운 업체는 (주)선진VFC로 두 마리 치킨 브랜드 「치킨파티」를 선보이고 볼룬터리 가맹점 모집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개시했다. 치킨파티는 업종전환의 경우 간판 비용 50만원, 신규 개설은 550만원으로 가맹점을 낼 수 있는 소규모, 소자본 창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백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본사라면 시장원리에 따라 원재료 구매단가에서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통큰치킨 사태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모양으로 역풍을 맞은 것은 다분히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자초한 면이 많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원재료 구매시 유리한 조건을 바탕으로 유통구조를 혁신하고 프랜차이즈 본사의 구조조정을 통해 원재료 공급단가를 낮춘다면 가맹점들이 이른바 사입을 할 필요도 없어질 뿐 아니라 마진율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룬터리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체계적이지 못했던 가맹본부의 운영 시스템을 개선해 바잉파워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현재 가맹본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이 개설수익인데 기본 수익을 배제하고 박리다매의 물류수익만으로 본사를 운영하게 되면 자칫 부실본부가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볼룬터리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가맹점과 본사 간 상생의 시스템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황정일 팀장 hji0324@foodbank.co.kr



외식 업계 ‘로컬푸드’에 빠지다
친환경 재료 활용으로 고객 신뢰도 상승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우수한 국내산 재료로 만든 식음료 및 외식 메뉴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에서는 지자체의 성장과 더불어 원산지나 지역 특산물 등을 브랜드화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지자체에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로 인한 지속적인 수익성 강화를, 외식업계에는 검증된 원산지를 내세우며 고객으로 하여금 신뢰를 획득하는 시너지 효과를 낳게 하고 있다.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댄코」는 안동을 비롯한 주요 산지의 사과를 사용해 사과가 사각사각 씹히는 ‘사과앙팡’과 계피향이 어우러진 ‘사과패스트리’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경북 청도 홍시 등을 활용한 홍시 데니쉬, 홍시 슈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국내산 우엉, 연근을 넣은 바게트와 국내산 된장, 간장, 연겨자 등 다양한 우리 재료를 소스에 배합해 만든 샌드위치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담백한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우수한 국내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제품의 이미지나 신메뉴를 고객에게 각인시킴으로써 마케팅적으로도 적지 않은 효과를 봤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베이커리 레스토랑 「BRCD」는 생산자와 직접 공급 계약을 맺어 제철마다 로컬푸드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진 아스파라거스 영농조합법인’과 ‘블루베리 코리아’를 통해 냉동하지 않은 신선한 아스파라거스와 블루베리를 냉장 상태로 공급받는다. BRCD는 이 재료들로 아스파라거스 에이드, 블루베리 에이드 등을 만들며 빵과 케이크에도 활용하고 있다. 또 ‘이천 그린트리 농장’에서는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채소 등의 재료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 중 가장 어린잎만 수확해 샐러드로 만든 ‘참치베이비야채 샐러드’도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레스토랑 브랜드들도 로컬식재료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산 천일염이 일반 소금보다 미네랄성분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산 천일염으로 요리하는 외식 브랜드들이 증가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는 스테이크 메뉴에 이 천일염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식 레스토랑 「불고기 브라더스」도 갯벌 흙 판에서 바로 채취해 전체 천일염의 불과 2% 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토판 천일염으로 요리하고 있다.
음료시장에도 로컬푸드 바람은 거세다. 「스무디킹」은 ‘고창 복분자 스무디’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제주도 키위를 이용한 ‘골드키위 썬샤인’을 출시한바 있다. 스무디킹은 국내 토종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이 더욱 높아지면서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외식, 제과 업계까지 로컬 푸드를 재료로 한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외식업계는 지자체와 공급 계약을 맺거나 산지 인증을 받는 등 로컬 푸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



일본식 덮밥, ‘돈부리’ 2011년 히트아이템 예감
외식업계, 돈부리 가맹사업 전망에 호조

지난해 외식업계의 뜨는 아이템 중 하나였던 일본식 덮밥 ‘돈부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제2, 제3 브랜드로 새롭게 론칭하는 업체도 있고 일본식 라멘, 우동, 돈가스 등의 전문점에서도 돈부리를 메뉴에 추가시키는 등 돈부리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일본에서 돈부리는 우동, 라멘과 더불어 3대 서민음식이자 대중화된 메뉴다. 돈부리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밥 위에 토핑재료만 달리해도 다양한 메뉴로 구성할 수 있고 일부 업체에서는 원 팩 시스템으로 단시간 내 맛과 품질이 우수한 메뉴를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어 인건비를 줄이는 이점을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돈부리를 주요메뉴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포문을 연 곳은 (주)다영에프앤비에서 운영하는 「누들&돈부리」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0년 1월에 론칭한 누들&돈부리는 지난해에만 13개의 매장을 오픈해 운영 중이며 안정적인 시장진입에 성공했다는 게 업체측 평가다.
(주)에땅에서 론칭한 일본식 덮밥 전문점 「돈돈부리부리」는 지난해 9월 종로에 둥지를 틀어 기대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에땅 기획조정실 박현종 팀장은 “돈부리전문점이 아닌 외식브랜드에서도 돈부리를 신메뉴로 출시하는 등 돈부리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돈돈부리부리는 가맹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되 주방직원 최소 2명 이상, 4주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가맹점 오픈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줘 까다로운 가맹사업을 실시함으로써 전문성을 안고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올해 사업목표는 연내 30~50개 매장을 확보해 매출 100억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분식, 우동, 라멘, 돈가스전문점 등 주메뉴를 달리하는 곳에서도 신메뉴 출시에 돈부리를 포함,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면서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기존 퓨전분식점이던 한우동은 지난 2009년 초 기존 메뉴에 돈부리 메뉴를 추가해 돈부리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지난해에는 「한우동&돈부리」로 새롭게 업그레이드 했다. 한우동&돈부리와 수리야를 운영하는 (주)퍼스트에이엔티에서는 지난해 「돈호야」 화곡점을 시범운영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해로 마감했다. (주)퍼스트에이엔티 기획전략본부 이주상 본부장은 “한우동에서 한우동&돈부리로 거듭난 것도 돈부리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며 “이달 중에 가맹점(경남 진주)과 직영점(강남) 오픈을 발판으로 올해 가맹점 20곳 오픈계획”이라고 밝혔다.
LG패션의 자회사인 LF푸드의 일본생라멘전문점 「하코야」에서도 지난해 8월 신메뉴로 돈부리 5종을 출시한 바 있다. 하코야 마케팅팀 박보준 부장은 “생라멘 등 단품 메뉴만으로는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어 지금까지 운영해 온 대로 라멘에 무게를 싣되 돈부리 메뉴로 메뉴구성을 확대, 상호보완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식 덮밥 전문업체 (주)위메이크브랜드에서 론칭한 「타누키돈부리」도 돈부리시장에 합류했다. 지난해 4월 론칭한 이곳은 직영 3곳을 운영하면서 12월 말 가맹점으로 분당 서현점과 부천 중동점을 동시 오픈해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다. 향후 돈부리를 내세운 외식브랜드의 장기 성장 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글/황다정 기자 djhwang@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