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숨통조이는 식재의 난(亂)
유통에 대한 안목 키우고 구매력 확보해야

최근 구제역, 기후변화 등으로 육류, 채소 등 식재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채소류의 경우 가격이 급등,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가 하면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육류취급 전문점에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활치 못한 식재료 수급이 외식업체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는 가운데 식재료 파동은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하게 확산될 전망이다.
특별취재팀/황정일 팀장, 김성은, 이지연 기자



◆PART 1◆
식재파동 폭탄 맞은 외식업계

지난 한 해에 이어 연초에도 외식업계는 채소파동, 구제역 여파로 만신창이가 됐다. 구제역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만성이 됐지만, 연말부터 시작된 구제역이 예상외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휩쓸면서 여파가 사그라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역사상 처음으로 돼지고기가 쇠고기 값을 넘어서기도 했다.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은 이제 돈이 있어도 물량이 없어 수급이 불가능해 업소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물량부족, 원가급등 외식업체 숨통 조여
지난 2010년은 특히 식재료로 인한 우환이 극에 달했던 해였다. 해마다 날씨에 따라 채소류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채소 값이 급등하거나 폭락하는 등 채소류의 가격 등락이 늘 있어왔지만 지난해에는 주요 일간지에서 배추 값의 폭등을 1면 기사로 앞 다퉈 보도하는 등 최고점을 찍었다.
2사분기에 접어들면서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 파동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연말에 접어들어 또 한 차례 구제역 폭풍이 몰아쳤고 전국적으로 확산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살처분 되는 돼지, 소가 증가함에 따라 육류 및 가공식품 가격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2월초를 기준으로 구제역 발생지는 8개 시도, 68개 시군구, 152곳이다. 소 3667농가 14만9844마리, 돼지 1652농가 300만6283마리 등이 살처분됐다. 육류 뿐만이 아니다. 연초 동해안에 폭설이 내리면서 생선을 비롯한 채소류 가격도 폭등세에 있다.
이에 따라 2011년을 맞은 외식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상반기 동안 많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중소 자영업의 경우 버틸 힘이 없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생존 변곡점이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올해 경영환경은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고, 향후 해가 갈수록 더욱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가격인상, 임시휴업 등 핵폭탄급 초비상
2011년을 맞이한 지 2개월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외식업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나 삼겹살, 순댓국, 족발, 돈가스, 돼지국밥 등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외식업소들의 사태가 심각하다. 전체적으로 농수축산물의 가격이 치솟고 돼지고기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외식업소에서는 판매가를 인상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 홍제동의 한 삼겹살 전문점은 1인분 기준 9000원이었던 가격을 1만1000원으로 올렸고, 양·대창 전문점 「오발탄」도 1인분 기준 2만7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인상했다. 서울의 한 김밥전문점에서도 제육덮밥, 돈가스 등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메뉴들의 가격을 올렸다. 돈가스의 경우 아예 메뉴에서 제외하는 곳도 있다. 일부 순댓국집에서는 돼지고기 머릿고기와 내장을 빼고 순대로만 건더기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물량 수급이 어려워져 휴업하는 곳들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족발 전문 프랜차이즈 「장충동왕족발」의 경우 영업 이래 처음으로 일주일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돼지의 대량 살처분과 이동제한으로 인해 원자재 족발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평균 생산량도 10톤에 달했던 것이 올해 들어 5톤으로 줄었다. 서울 동소문동의 족발 전문점 「오백집」에서도 최근 국내산 족발을 수급하지 못해 일주일 가량 휴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 등심을 주재료로 하는 돈가스 전문점들도 울상이다. 특히 돈가스의 경우 냉장 생등심을 사용해야 맛이 유지되는데 국내에서의 수급이 어려워져 난항을 겪고 있다. 한 돈가스 전문점 관계자는 “평소 생등심이 ㎏당 9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제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며 “원활한 영업을 위해서는 부르는 대로 선납을 하더라도 물량을 공급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지방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방 외식업소의 경우 로컬 브랜드들이 많기 때문에 구제역 등 악재의 영향이 한층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육류의 경우 이동제한으로 인해 타 지역에서 부족한 물량을 충당할 수도 없는 상황. 광주의 한 갈비 전문점 관계자는 “현재 광주 지역에도 구제역 광풍이 몰아치고 있어 대부분의 업소들이 메뉴 가격을 1000~3000원씩 올린 상황”이라면서 “시내권은 그나마 큰 변화가 없으나 주변 변두리의 경우 고객수가 떨어지고 있고, 상황이 지속된다면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농산물, 가공품 등 식재 가격 급등세
서울시농수산물공사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주요 농산물 경매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배추의 경우 2009년 10㎏ 그물망 기준 7116원이었던 가격이 2010년 9월에는 2만247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양배추도 8㎏ 그물망 기준 4490원에서 1만6646원으로 4배 가량 올랐다. 청상추의 경우 5000원대에서 3만원대까지 변동 폭이 커 혼선을 빚어왔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런 변동이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 급등은 채소 값만이 아니다. 한 중소 도매상은 “마늘, 식용유, 단무지 등의 식재 값이 크게 올랐다.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사용하는 마늘의 절반 정도는 중국산 마늘인데, 중국 마늘 농사가 흉년이라 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평소 1500원이었던 마늘이 3500원까지 오른 상태다. 단무지 가격도 중국의 무 농사가 잘 되지 않아 2500원이라는 가격이 5년간 변함 없이 유지되다가 지난해 1년 사이에 1000원이 올랐다고. 식용유 역시 외식업소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공품이다. 식용유의 경우 국제 원자재 시세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데 2000년대 중반 18리터에 2만원 정도였던 식용유가 최근에는 3만5000원까지 올랐다.

돼지고기 관련업종에게는 더욱 어려운 한 해
특히 심각한 것은 구제역의 전국화에 따른 육류 가격 급등 및 물량 부족이다. 한우 등 쇠고기 부문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아직까지는 크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돼지고기의 경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산이 충분한 삼겹살 등 선호부위는 큰 어려움 없이 대체되고 있지만, 전지나 후지 등 비선호부위의 경우 수입 자체가 거의 되고 있지 않아 어려움이 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산 돈육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2011년은 어려운 한 해를 보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육물량의 약 30% 가량이 살처분되면서 수급상황에 문제가 야기될 것이고 가격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도 돈가가 고가로 형성되고 있지만 앞으로 여름성수기가 가장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소한 예년에 비하여 30% 이상 단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어떤 상황에서건 구제역, 조류독감 등이 조기에 종식되기를 바랄뿐”이라며 “구제역이 종식이 된다고 해도 농가에서 새로이 새끼돼지를 입식하여 성돈이 되어 출하하기까지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2011년은 1년 내내 사업에 어려움이 있으리라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외식업소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돼지고기 내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곱창, 순대국 전문점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돈가스 전문 브랜드 역시 등심 등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제육덮밥, 돈가스 등을 취급하는 분식 전문점이나 일부 중화요리집에서는 돼지고기 부분육을 수급하지 못해 탕수육을 팔지 못하는 점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 육류 기피현상 심화
구제역 여파가 전국에 확산되어 관련 업종 종사자 모두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문제점은 소비심리 위축이다. 소비자들이 육류를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한우협회에서는 지난 1월 유통업체 바이어를 초청해 의견을 조사한 바 있다.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구제역이 인체에 무해한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매몰장면, 침출수 등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구제역에 의해 고기 소비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측은 “이와 같은 결과를 방증하듯, 이번 설 명절에는 한우고기세트 대신 굴비세트, 과일세트가 인기였다고 하고, 한우고기세트는 전년도 대비 근근히 매출을 맞추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또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한우고기 기피현상이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위원회에서는 구제역 예방접종에 대한 소비자 반응조사를 1월 20~21일 이틀 동안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구제역 예방 백신이 몸에 해로운 항생제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40.4%(‘그렇지 않다’ 49.7%)였고, 구제역 예방 백신을 접종한 축산물을 먹을 경우 인체에 유해한지 묻는 질문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36.7%(‘그렇지 않다’ 58.2%)였다.
구제역 예방접종으로 인해 축산물 먹기가 ‘꺼려진다’고 답한 응답자가 42.5%(‘꺼려지지 않는다’ 56.5%)로 나타났는데, 이는 구제역 예방 백신과 시중에 유통되는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해 다수의 국민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30~40%의 국민은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향후 구제역 예방접종을 한 쇠고기를 먹거나 구매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는 ‘보통’이 41.8%로 높았고, ‘낮다’는 응답(30.3%)이 ‘높다’는 응답(26.5%)보다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국민은 구제역과 예방백신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소비를 줄이고자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안전성 홍보와 소비촉진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재파동,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될 것
지난해 12월 기준 돼지는 총 998만두 사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이 11월 29일 발생한 이래 점차 악화돼서 현재 35% 가량이 살처분된 상황이다. 1/3 정도의 공급량이 없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 육류를 수출하고 있는 국가들도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 측은 “현재 줄어든 공급량에 따라 국내산 물량 부족은 약 25만 톤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부분이 바로 수입산 육류로 대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역의 여파가 현재의 절대적 공급부족에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종돈이 없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살처분 양의 10%는 종돈인데,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종돈이 없어져 향후에도 문제로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동제한이 풀리면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이고, 향후 더 심한 파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식재 파동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데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폭설, 폭염, 한파 등 이상기온이 이어져 농작물 재배가 예년처럼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른 식재료 파동이 전사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지구의 기후변화에 따라 농산물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더욱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저렴하게 사용해왔던 중국산 식재가 기후변화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내수에 집중, 수출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호주, 유럽 등지에서도 농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식재료 수급에 어려움이 크다.

원활한 식재 유통에 대한 안목 키워야
식재의 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업계에서는 하나 같이 유통에 대한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기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농수축산물의 구매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유통 경로, 과정 등에 대해 알아야 하며, 수요와 공급 동향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 식재의 가격은 어차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균형이 맞춰지는 것으로, 다각적인 구매선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20여 개국에서 육류를 수입하고 있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은데 외식업소 경영주들은 단순히 가격이 싸서, 혹은 국내산이 위기니까 수입산 육류를 선택하는 상황”이라며 “언제 또 다시 닥칠지 모르는 식재료 파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고기 전문점이나 육류를 취급하는 외식 업주들 모두가 품질 좋고 안전한 육류 제품들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나라와 업체가 어디인지 직접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공급선을 다변화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외식업의 경우 식재 부분 상당수를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그러다 보니 중국에서 흉년이 나거나 중국 내수가 많아지는 품목의 경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례로 중국인들이 피자를 즐겨먹기 시작한 지난 2009년 피자치즈 값이 많이 올랐는데, 그 이유가 바로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공급선을 다변화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2차 애그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식재 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식재의 난은 비단 구제역의 여파로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발생하면서 식재의 난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현재 이상기후가 확산되면서 지난 2008년 발생했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곡물가 등 전반적인 물가가 불안정해지고 특히 축산업계에서는 사료 파동까지 예상되고 있다.
옥수수, 대두, 밀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국제 곡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지난 2월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톤당 275달러로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고, 대두 역시 톤당 533달러, 밀은 톤당 326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57%, 84% 가량 상승한 수치다. 주요 곡물의 가격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참가, 국제 농산물 가격 변동성 완화 방안 등에 대해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농협사료와 협조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고, 식량자급권을 위해 밀, 옥수수 등도 1개월치를 비축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식약청, 기후변화 대응 위한 연구사업단 구성
기후변화에 따른 식품안전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연구도 지난해부터 진행 중에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기후변화에 2015년까지 125억원을 투입하여 현재 다양한 연구과제들을 수행하고 있는 것. 이번 연구를 위해 식약청은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관리 연구사업단을 구성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명섭 단장을 비롯하여 전국 15개 대학, 기후변화연구소 등 5개 연구 기관, CJ식품안전센터 등 3개 기업, 소비자시민모임 등 약 20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해 산·학·연 체계를 갖추었다.
연구사업단은 우리나라와 외국의 기후 변화가 식품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평가하고, 수입식품 등의 안전 관리 방안 등을 연구하게 된다. 이번에 출범한 사업단은 총 4개 중과제, 23개 세부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이산화탄소 발생을 낮춘 식품가공 기술’을 개발 보급하고, ‘식품위기 경보체계에 따른 민·관 훈련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할 예정이다. 4개 중과제는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예측 및 영향평가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을 통한 위해인자 영향분석 및 관리방안연구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 기술개발 및 관리체계 구축 △기후변화 적응식품 안전 대국민 인식제고 및 정보체계 구축 등이다.

이동제한이 장벽일 뿐 큰 영향은 없어
한편 일각에서는 구제역이 외식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구제역의 영향이 나타나는 것은 돼지고기, 그중에서도 일부 비선호부위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나 햄 등 가공품을 제조하는 업체에 국한돼 있을 뿐이고, 일반적인 구이 전문점에서는 큰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한 구이 전문점 관계자는 “우리나라 축산업을 살펴보면 실제 사용량보다 더 많은 양의 가축이 사육되고 있는데, 때문에 어느 정도 살처분이 되더라도 수급에 무리가 오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돼지 소비량이 1000만두 가량 된다고 하면 실제 사육두수는 1200만두 정도 되기 때문에 300만두를 살처분 하더라도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두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신규도축, 이동 등에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시장공급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으로, 날씨가 풀리고 구제역이 사라지면서 이동제한이 풀리면 물량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고기구이 전문점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다소 높아지긴 했으나 견딜 수 있는 정도이며 매출이나 수익 역시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소비자들이 구제역에 대해 둔감해졌기 때문에 실제로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며, 영업을 중단할 만큼 영향을 받은 곳은 지역에서 생산해 자급자족하는 로컬 브랜드들에 한정돼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외식업계를 위협한 주요이슈
1997년 - IMF 위기
2001년 - 9월 9·11 사태
2002년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첫 발병
2003년 - 3월 이라크 전쟁
2003년 - 말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AI)
2004년 - 불량만두 파동
2004년 - 12월 쓰나미
2005년 - 기생충김치 파동
2007년 - 1차 애그플레이션(Agflation)
2007년 12월 - 태안반도 기름유출
2008년 1월 - 중국산 농약만두 파동
2008년 5월 - 광우병 촛불시위
2008년 - 전 세계 유류 값 상승으로 주요 곡물 값 급등
2008년 - 멜라민 파동
2009년 3월 -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플루)
2010년 9월 - 채소 파동
2010년 11월 - 정부 발표 최초 구제역 발생
2010년 12월 - 연평도 도발
2010년 말~현재 - 구제역, AI
※ 애그플레이션 당시 1년 만에 콩과 옥수수 가격은 2배, 밀가루 가격은 3배 이상 폭등


● INTERVIEW_수목식품 | 나수민 사장
2010년 물가상승 최고조
지난 2004년부터 7년 동안 일반 분식, 중소규모 점포를 대상으로 육류, 장류, 떡, 햄, 라면, 김치, 가공식품 등을 납품해온 수목식품은 최근 회사 운영 이래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소 파동, 구제역 등이 이어지면서 식재료 가격이 불안정하기 때문. 특히 최근에는 돼지고기와 관련된 식재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수목식품 나수민 사장은 최근 몇 년 간의 외식 식재료 물가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오름세가 큰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나 사장은 “처음 일을 시작했던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물가가 그렇게 크게 올랐단 느낌은 없었고 올라도 아주 조금씩 점차적으로 올랐던 것 같은데, 2009년부터는 6개월 단위로 대폭 오르는 등 변동 폭이 굉장히 컸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난해에 가장 많은 물가상승이 있었다고.
나수민 사장은 회사 운영 이래 처음으로 ‘물건을 떼오고 판매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구제역으로 돼지고기가 없어서 내장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가장 구하기 힘든 건 돼지내장이고 가장 많이 오른 건 돈가스”라며 “돈가스의 경우 10개에 1만원 팔던 것이 한 달 사이에 1만6000원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중소 유통업체의 경우 납품가가 오르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단가가 오르기 전에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해두고 오른 만큼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나수민 사장이 생각하는 바는 다르다. 결국 고객, 즉 일반음식점들이 잘 돼야 중간 도매상이나 대리점, 공장이 모두 상생하는 길이라는 것. 그는 식당에서 장사가 잘 될 수 있도록 유통업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NTERVIEW_하이랜드푸드 | 서용욱 대표이사
수입육 시장 확대 소비자 인식 바뀌어야
10년 동안 소, 돼지, 닭, 양, 오리 등 다양한 축산물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해온 수입육 유통업체 하이랜드푸드는 향후 수입육의 시장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 측면에서 바라볼 때 다양한 원인에 의해 흐트러진 시장이 제자리로 원상회복될 때까지 3~5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판단에서다.
하이랜드 서용욱 대표이사는 육류 가격이 구제역 때문에만 오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구제역이 발생해 더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육류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단순히 구제역의 영향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서 대표이사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육류의 가격이 올랐는데 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구제역 때문에 가격이 급등했다고 표면적으로만 바라보니 안타깝다”면서 “이는 언론에서 구제역에 초점을 두고 육류 가격 변동을 따지는 보도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용욱 대표이사가 꼬집는 문제점은 구제역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수입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이다. 정부나 언론에서 일부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는 것. 그는 “국내 축산업계를 우려해 무조건 국내산 고기가 좋다고 세뇌시키는 부분이 없지 않다”며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또 일부 외식업계에서 여기는 것처럼 수입산은 차선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국내산이 좋다가 아니라, 국내산은 이래서 좋고, 수입산은 이래서 좋다는 계층이 나눠지는 소비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서 대표이사는 합리적인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니 정확한 정보전달을 통해 수입산의 이미지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수입산은 차선책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시장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라며 “수입은 어차피 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PART 2◆
소비활성 공급안정이 최우선

식재의 난은 앞으로도 꾸준히 외식업계를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속되는 식재의 난을 바라보는 전문가, 유관 협회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농수축산물 등 식재와 관련된 협회에서는 저마다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식재 관련 기관 1
구제역 대응한 한우 소비촉진 절실
전국한우협회 | 남호경 회장

구제역 파동에도 불구하고 한우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돼지고기, 우유와 달리 한우는 풍부한 물량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가격이 급등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촛불시위 이후 한우 소비량 증가에 따른 생산기반을 다져 놓았고, 이번 구제역 상황중에서도 총 사육량의 30% 이상이 매몰된 돼지와는 달리 한우는 4.5% 선에서 매몰, 총 공급 물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걱정인 것은 한우고기 외식업계의 위축이다. 가정소비량이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외식을 통한 한우 소비는 급감했다. 많은 한우 음식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도매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음식점의 한우메뉴가격을 인상하는 곳이 나타나기도 했다. 명절 한우선물세트 판매부진과 외식을 통한 등심 등 로스부위의 소비부진으로 물량이 남아돌자 대형유통업계에서 등심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따라서 매년 2월은 명절수요 이후 한우고기의 전형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한우고기 소비촉진에 협회, 자조금, 농협,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규모 한우고기 소비촉진행사를 기획할 계획이다.
구제역으로 인해 한우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제 이동제한 해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동제한 해제시 공급물량이 더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협회와 자조금은 이 시점에서 가능한 한 많은 유통업계, 음식점, 농축협 등 전체 유통채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한우고기 소비촉진을 통해 구제역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한우고기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전면적으로 홍보하여 한우소비기반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국내 식재 관련 기관 2
다각적 가격안정책, 도매전문시장 위상 확립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강서지사 | 조영태 지사장

2010년은 기상악화로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 가격 상승으로 물가 불안의 원인이 되었고 수입 농산물 거래량 증가로 국내산 수요를 잠식, 농심(農心)에 깊은 주름을 안긴 한 해였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농수산물의 수급관리는 거시적 사안으로서 중앙 정부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 시행해야 하는 것으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강서지사에서도 가격 안정을 위해 다양한 자체 대응방안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우선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들에게 2011년도 거래목표를 부여해 분기별로 수급동향 점검과 목표 달성을 독려하고 있다. 또 경매사, 시장도매인 등 거래 관계자들로 하여금 산지출장을 지속함으로써 출하자와 협의,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농산물 거래 가격을 매일 홈페이지에 게시, 정보 공유 및 적정 가격 형성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와 달리 물량 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는데 가격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사과, 배 등 13개 품목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특별 수급 대책을 수립 시행할 계획이다. 또 대중 수요품인 무, 배추에 대해 가격 상한제를 시행함으로써 가격 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다.
향후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강서지사는 B2B 전문 도매시장으로 다양한 구매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문 중도매인을 육성하는 한편 기존의 농산물 거래 이외에 식자재 전문 시장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소포장 작업장(packing house) 확보를 2011년도 중점 사업으로 선정, 고객 지향적인 시장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수입육 관련 협회 1
안정적인 공급 가능한 수입육이 대안
미국육류수출협회 | 양지혜 지사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에 수입육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입 시스템 중에서도 어느 부분이 대안일까 생각을 해봐야 할 텐데 외식업 종사자들은 안정적인 공급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제품에 대한 스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산 돼지고기가 해결사 노릇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은 물량을 채울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우선 사육 규모가 큰 시장인 데다가 국내에서 많이 모자라 하는 원육들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 국내시장에 적합하다. 미국산 육류의 또 다른 강점은 냉장육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수입육을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냉장육이 유통되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를 미국산 육류가 충당할 수 있다.
미국산 냉장돼지고기는 진공포장으로 유통된다. 고기의 선도는 온도와 공기와의 접촉을 얼마나 차단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선도를 최상급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바로 진공포장이다. 미국산 육류는 배를 타고 오는 동안 숙성이 되면서 최적의 상태가 된다. 201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입하고 있는 수입육 중 미국산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약 26%에 이른다. 이는 수입돼지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2003년 이후로 지속되고 있는 절대우위다. 향후 수입육 시장에서 40% 비율을 선점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수입육 관련 협회 2
동종업계 함께 모여 협력방안 모색해야
아그로수퍼 | 안드레아 다카미야 사장

돼지고기 소비가 크게 위축되어 국내산, 수입산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은 국내외 육류 생산 공급자와 양돈 농가, 유통업계, 외식업계 등 동종 업계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소비자와 고객의 신뢰와 소비 회복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할 때다. 줄어든 시장을 누가 더 많이 차지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소비를 늘려 시장을 다시 회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인가를 함께 연구하고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의 수입육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 콩 등의 곡물 가격 인상과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한 데다, 국내산 공급 물량 부족 현상까지 겹쳐져 일어난 것이다. 가축들의 대량 살처분으로 인해 공급 물량의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와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되므로 가격은 다시 하락하게 될 것이다.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은 늘 변동하기 마련이다. 가격 변동에 연연하기 보다는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 즉 소비자와 고객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고, 유지·강화해 나가는데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수입육 관련 협회 3
점유율 확대보다 육류소비 활성화가 중요
뉴질랜드비프앤램 | 존 헌들비 지사장

국내의 구제역 파동은 현재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뉴질랜드 쇠고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한국시장에서 뉴질랜드 소고기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하지만, 구제역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시장 확대의 기회를 얻기보다는 정상적인 경쟁 상황에서 뉴질랜드 소고기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비프앤램 뉴질랜드가 원하는 바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소고기 및 다른 육류의 가격은 내수 시장 및 전반적인 세계 시장 현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가격 상승에 대한 문제는 일반적인 수요 공급법칙에 따라 국내산 육류 공급 물량의 축소와 더불어 전반적인 육류 공급 현황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구제역 발생 이전부터 수입육은 이미 일정 부분 이상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뉴질랜드 소고기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새로운 돌파구로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의 활동 분야를 확대하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본다.
구제역 이슈가 현시점에서 얼마나 더 진전될지를 예견하기는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산 육류 공급 부족분을 채우는 한도까지 수입육의 공급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과 같은 심각한 동물질병 발생에 대한 우려는 상존하고 있고, 이런 질병들이 오래 지속될 경우, 일부 소비자들은 육류 소비 자체를 줄이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육류업계에 종사하는 누구도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농식품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마련>
외식업계가 식자재와의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가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목을 끌고 있다.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유통단계 축소와 수급 안정 계획은 생산농가 뿐만 아니라 외식업계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농산물 수급안정 및 유통구조 개선 대책
① 산지유통인 중심 채소유통 구조에서 농협 비중 대폭 확대
-산지유통인 방식 도입, 다년 계약제, 『영농작업단』 구성

② 산지유통인을 제도권으로 유도 가격 안정 기능 보완
-산지유통인 매입자금 지원방식 등을 개선

③ 농협의 도·소매 기능 강화를 통한 직거래 활성화
-농협중앙회에 『전국단위 도매물류센터』 설립·운영
-재래시장, 소매상 대상 『예약 공동구매 시스템』 도입

④ 다양한 직거래 방식의 활성화
-사이버거래소를 활용한 B2B 거래 확대
-지역 농업인 중심의 Local-food 개념 직거래 장터 확충

⑤ 농업관측 정밀화 및 비축물량 확대
-기상 시나리오별 시세 예측모형 개발·활용
-관측을 고려한 여유 재배면적 확보, 필요시 수급조절 활용

⑥ 도매시장 제도 개선
-경매제도 중심에서 정가·수의매매 등으로 다양화
-경매가격 상승폭을 완화하기 위한 가격조정제 도입

⑦ 공정거래 기반 구축
-공정한 거래 질서를 위한 『농산물거래 고시』 신설 추진


식재료 전쟁, 유통구조 개선으로 해결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물가불안이 계속되자 2010년 10월부터 유통구조 개선 T/F팀을 구성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생산자단체(농협)가 유통의 중심 주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급안정도 담당할 수 있는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우선 배추·무 등 채소류에 대해 생산자 단체인 농협이 계약재배 등을 통해 현재 8% 수준에 불과한 취급물량을 2011년 연말까지 15%, 2015년에는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직거래 시스템을 강화해 현행 5~7단계의 유통단계를 3~4단계로 줄여 유통비용도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소비자, 농가, 유통인 모두가 상생하는 유통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수급안정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관측에 시세예측을 도입하고, 비축도 수입산 위주에서 마늘, 고추에 대한 국내산 비축 물량을 확대한다. 특히 배추의 경우 관측을 통해 평년 면적보다 10%의 여유물량을 수급조절용으로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도매시장과 관련한 정가·수의매매확대, 가격조정제 도입, 정산조직 신설 등 제도개선도 농안법 개정 등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공정거래 기반도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 소비지에서 대형 유통업체가 성장하면서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발생할 개연성이 점차 증가되고 있어 그에 따른 공정거래 기반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공정거래법 상 ‘대규모 소매업 고시’가 공산품 위주로 규정돼 있어 농산물의 특수성을 고려한 ‘농산물 거래 고시’ 신선을 공정위와 협의를 통해 검토할 계획이다.
금번 유통구조 개선으로 농협 중심의 직거래 시스템이 구축되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시장기능에 따른 수급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농가·농협·유통주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유통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기고★
박형희 대표 | 한국외식정보(주)

초유의 식재 대란맞은 외식업계
양질의 식재확보와 원가절감만이 살 길


“돼지고기를 구할 수 없어 체인점에 납품을 못해주니 점주들이 온통 난리입니다. 쌍소리는 기본이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등 별소리를 다 듣습니다. 전 직원을 시장에 풀어 있는 대로 다 사는데도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가격은 말도 못하고요. 체인점에 청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돈가스 체인점을 하는 O사장의 말이다.
“그동안 양은 수입을 사용했기에 가격만 조금 올랐을 뿐 구매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대창의 경우 10일 분량 밖에 없어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경기도에서 양·대창 전문점을 하는 K사장의 말이다.
“족발을 100개 주문하면 50개도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아요. 30년 족발 장사를 하지만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걱정이예요. 다른 메뉴라도 취급해야지 이러다가는 망하겠어요.” 강북에서 족발전문점을 운영하는 A사장의 하소연이다.

초유의 식재 대란 겪는 외식업계
외식업계가 초유의 식재 대란으로 인해 죽을 맛이다.
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에서부터 발생된 구제역과 전남 익산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가 하면 오리고기와 닭고기 그리고 수입육까지 덩달아 요동친다. 지난 2월 6일 현재 전국에서 살 처분된 가축 수는 총 860만 마리로 이중 돼지가 300만 마리, 소가 15만 마리 그 외 오리와 닭 등이 544만마리로 전국의 축산농가가 초토화되었으니 말해 무엇 하랴. 돼지족발, 오리 등 일부 품목은 연초부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다. 수많은 외식업체들이 취급하는 메뉴의 원자재를 구할 수 없어 온통 난리다.
외식업체의 식재대란은 축산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올 겨울은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렸다. 혹한과 폭설로 인해 신선식품가격이 급등했다. 이뿐 아니다. 국제 유류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공산품은 이미 10~20% 인상된 지 오래전 일이다.
어느 것 하나 내리는 것 없이 모든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는가 하면 구할 수조차 없었던 것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처음이라는 지적이다. 식재료를 구할 수 없어 폐업을 하거나 업종변경을 하는 업체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제2의 애그플레이션이 임박했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이유이다.
외식업체들은 그동안 가격을 인상하려 해도 그나마 있는 고객들마저 빼앗길 것 같아 가격을 인상하지 못한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업체들이 하나, 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황에서 고객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기에 가능한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면 인상하는 그 이상의 상품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을 알지만 이 역시 결코 쉽지 않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음식가격을 올린다면 좀 더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다거나 직원들에게 교육을 통해 서비스를 극대화한다거나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 내 고객에게 무엇인가 변했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변화를 통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원가절감 노하우가 외식업 경영의 최고 화두
지난 연말 월간식당이 (사)한국음식업중앙회와 함께 전국의 16개시도 1067개의 음식점 경영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내용 중 ‘현재 외식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 42.3%가 ‘원재료비의 상승’을 지적한 바 있다. 또 ‘향후 성공적 외식업운영 위해 노력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라는 질문에도 ‘원가절감을 할 수 있는 업종 및 업태개발’이라고 지적한 경영주가 30.1%로 가장 많았다. <월간식당 2011년 1월 특집 참조>
그동안 월간식당이 창간 이후, 그리고 불황 때마다 외식업경영주들을 대상으로 수없이 많은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지만 이처럼 원가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경영주는 많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부터 불어왔던 식재 대란의 결과가 경영주들에게 원가절감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었다. 이제 미래의 외식업계는 원재료에 대한 강한 의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물가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무던 애를 썼지만 결과는 허사가 되고 말았다. 지금과 같은 물가 억제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 경제가 쇠약했을 당시는 모르지만 지금과 같이 성장한 경제 규모 속에서의 억제정책은 실효를 거두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 식량전쟁 가능성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곡물가가 심상치 않다. 국제 밀 가격은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옥수수는 1년 전에 비해 70%, 콩은 50%나 급등했다. 곡물 생산대국들의 계속되는 재앙으로 생산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밀 세계 3위 생산국인 러시아는 지난해 사상 초유의 가뭄이 들었고 아르헨티나 역시 연안의 극심한 가뭄, 호주의 화재에 이은 폭우, 그리고 인도, 중국 등에서 급속히 퍼져 가고 있는 사막화 등으로 인해 식량 생산량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는 작황이 악화되자 밀수출을 금지하는가 하면 중국은 밀 등 대표적인 곡물들을 사재기에 나섰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더 예리하게 우리 앞에 닥쳐 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반면에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제가 크게 성장하면서 식재료의 소비는 크게 늘어나는 실정이다. 즉, 기후변화로 인해 생산량은 급속히 줄어드는 반면 소비는 크게 늘어난다면, 그리고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가 가장 무서운 식량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식재료의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식량전쟁에 대해 철저한 대비책을 만들지 못한다면 향후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외식업계의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식재료의 해결책을 좁게는 외식업계 측면에서, 넓게는 정부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려 한다.


외식업계의 식재료 대책
첫째, 직영 혹은 계약농장을 활용하라
일본의 대형 외식기업들은 수년전부터 직영농장 붐이 일고 있다. 자신의 기업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대부분을 자사 기업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일본 이자까야 업계를 대표하는 ‘와타미그룹’이다. 와타미그룹은 지난 2001년부터 일본 전국 8개 농장에서 총면적 150만평의 농지를 소유하는 한편, 유기농으로 신선야채는 물론이고 다양한 농사를 짓고 있다.
직영농장이나 계약농장을 운영할 시 식재료의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동시에 또 다른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직접 농사를 짓는다는 신뢰와 함께 유기농으로 재배한다는 믿음은 곧 기업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와타미에서 취급하는 수많은 메뉴 중 이자까야(요리주점)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그린샐러드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둘째, 거래처와 상생관계를 구축하라
국내 외식업계는 대다수가 영세점포들이다. 따라서 일본의 외식기업들처럼 직영 혹은 계약농장을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다. 대부분 신선식품(채소류)의 경우는 직접 시장을 방문해 구매를 한다거나 공산품은 거래처를 통해 납품받게 된다. 지금까지 외식업체들은 식재료를 납품하는 거래처를 동반자라 생각하는 기업들이 흔치 않았다. 즉 철저히 ‘갑’과 ‘을’의 관계로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거래처들을 동반성장할 수 있는 상생의 관계로 유지해야 한다. 일본의 외식기업들이 거래처와 30~40여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부러워한 적이 많다.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윈윈 전략을 지속할 때 식재료 대란이 생겨 납품업체들이 적은 물량을 확보했을 때도 평소 예우해 주던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셋째, 식재료를 가능한 소스화하라
이제 외식업계는 ‘좀 더 맛있으면서 간편하게, 좀 더 편리하게’ 그리고 ‘좀 더 저렴하게’를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과거처럼 직원을 많이 동원해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이든 만들어 사용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가능하면 아웃소싱하고 전문기업이 만든 우수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자는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자신이 만든 것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한다. 국내 외식업계는 이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외식업경영주들이 수없이 많다. 그런데 이제는 전문성을 갖고 만드는 기업들이 많기에 개인외식업체들보다 훨씬 깊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처음부터 많은 제품들을 아웃소싱한다거나 외부의 기성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접 만들기 어려운 제품부터 하나, 둘 사용면서 점차 늘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물론 아웃소싱하거나 기성제품을 사용할 때 점포에서 향신료 등을 살짝 첨가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많은 외식기업들이 김치까지 전문생산업체에서 납품받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3년 전부터 미래의 외식기업의 최대 경쟁력은 ‘양질의 식재료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는가’에 있다고 수없이 주장해 온 바 있다. 동시에 ‘밭에서부터 메뉴를 개발하라’는 지적을 해 왔다. 이런 이유로 해서 지난해부터는 국내 최초로 ‘한국 외식산업 식자재 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 외식산업 식자재 박람회는 생산자인 농수축산업계와 대형 소비처인 식품·외식업계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유통과정을 생략하여 중간이익을 최소화하는 한편, 양질의 식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의 박람회라 할 수 있다. 또 식품가공기업들을 통해 그동안 외식업체들이 소량으로 만들어 사용했던 많은 식재료들을 아웃소싱 함으로써 더 좋은 식재료를 활용하고 인건비와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정부의 식재료 대책
정부가 적극 나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정부는 그동안 농업은 ‘미래의 신 성장 동력’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책을 통해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수없이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미약하기 그지없다. 전국이 온통 역사상 유래 없는 식재대란을 치르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정부가 발 벗고 나서 안정적으로 식재를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지난해 말 배추파동을 겪을 때처럼 파동이 끝나는 시점에서 대량수입을 하는 식의 사후약방문으로는 지금의 식재대란을 해결할 수 없다.

첫째, 전국 유휴농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고령화되는 사회, 특히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농업인구가 크게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농업인구를 늘리는 한편, 생산성 역시 증가시킬 수 있는가를 정부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귀농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는 하나 지금의 정책으로는 매우 미약하기 그지없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실업인구가 크게 늘고 있어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이들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귀농의 매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기후변화에 적응 할 수 있는 재배기술 개발해야
일본의 사례처럼 식물공장을 만들어 어떠한 기후변화에도 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신선식품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현재 일본은 전국적으로 50여개의 식물공장을 운영, 100억엔(약 1350억원)의 시장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전국에 식물공장을 현재의 3배인 150여개를 목표로 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식물공장을 연구하는가 하면 일부 납품까지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도 되지 않고 있다. 또 일부 투자를 하던 업체들도 수익성이 낮거나 운영이 어려워 사업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셋째, 다국적 메이저 업체들과의 제휴
최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하영제 사장은 “전 세계 곡물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다국적 곡물 메이저 업체들과 전략적으로 제휴해 안정적으로 곡물을 확보하겠다. 또 2020년까지는 전체 수입 곡물의 30%를 자체 유통망을 통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카길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과의 제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곡물가격을 좌지우지 하는 곡물메이저국가들이나 무역상들과의 관계개선을 이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넷째, 국내 대기업들의 참여촉진
최근 국내의 일부기업들이 동남아국가의 농장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이온 등 유통기업들과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 직영농장을 운영하는 한편 곡물 수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 차원에서 직영농장을 운영한다거나 여러 나라에 계약 재배나 선물거래를 하도록 해 안정적인 공급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섯째, 해외 농업에 과감한 투자 아끼지 말아야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가깝게는 중국과 인도 등은 물론이고 멀리는 남미 등 광활한 토지를 가지고 있는 국가를 이용하는 해외농업투자에도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섯째, 식재료의 수요 예측 시스템을 갖춰야
국내에는 식재료에 대한 소비통계조사가 매우 미흡하다. 지난해부터 이에 중요성을 깨닫고 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보완할 사항이 너무도 많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식재료별 수요예측을 하는 한편, 이를 통해 농업정책을 실시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수입을 유도하는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난달 18일 외식업계의 숙원이던 ‘외식산업진흥법’이 통과돼 국내 외식업계도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져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외식산업진흥법’을 통해 국내 외식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형희 대표
월간식당과 식품외식경제신문 발행인이자 한국외식정보(주) 대표이사이다. 수많은 강의와 컨설팅, 외식산업 관련 정책 자문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국내 외식산업의 중심 리더이다.




◆PART 3◆
식재의 난 이렇게 대응한다

최근 외식업계가 농수축산물 및 가공품에 이르기까지 식재의 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직영농장을 운영하거나 농가와 직거래를 하고 주문형으로 전처리 식재를 구매하는 아웃소싱 등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식재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의 사례를 찾아봤다.


직영농장 운영, 농가 직거래로 원가절감
채소류의 경우 농가와 직거래를 하는 방식이 원가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급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앰에 따라 유통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 이보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방식이 바로 직영농장 운영이다. 일본의 경우 직영농장 운영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모범사례로 삼을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영농장을 운영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투다리, 라쿠엔, 칸 등을 운영하고 있는 (주)이원에서 충남 서산에서 공장과 더불어 직영으로 미라지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산채 전문점이나 한정식 전문점에서 작은 텃밭에 일부 채소류를 재배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직영농장 운영을 준비 중인 곳들이 늘고 있다. 수작요리주가 와라와라에서는 지난해부터 직영농장 와라팜 운영을 위해 부지를 마련하고 농장 운영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준비하고 있다.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에서도 직영농장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와 계약을 맺고 직거래를 하는 방식도 원가절감 및 안정적 물량 수급에 효과적이다.

공동구매 통한 바잉파워로 어려움 해소
공동구매 역시 현재 외식업계가 겪고 있는 식재의 난을 해소하기에 좋은 방안이다. 현재 100여 개 프랜차이즈 본사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공동구매협의체에서도 그간 기기기물, 장비, 집기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에서 올해부터는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공동구매를 활성화해나갈 계획을 밝혔다. 여전히 기자재 중심이긴 하지만 올해 우선사업으로 두고 있는 것이 바로 식재 공동구매 확대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육류 유통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한 축산유통업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일본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의 경우 수입업자, 물류업자의 구역이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고 이와 더불어 외식업체, 마트, 백화점 등이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정부, 유통업체, 소비자 모두 근시안적인 ‘싸다, 비싸다’ 단가요인에만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라 주원료에 대해서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유통업자들과 대화를 할 때도 ‘지금 단가가 얼마냐’의 대화가 아니라 향후 2~3년 안에 육류 수급의 안정화에 대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의 수준이 장기적으로 가야하고 구매자나 공급자나 합리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농가 직거래 사례
세븐스프링스
농가 직거래, 경제적 이득·소비자 신뢰 ‘일거양득’

신선한 채소로 구성된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세븐스프링스」는 계속된 한파와 구제역 사태로 식자재의 수급이 어려워지는 와중에도 비교적 시장상황을 잘 견뎌내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한 곳이다.
세븐스프링스는 현재 사과, 단감, 참다래, 장마 등의 과일과 채소류를 4곳의 농장과 직거래방식으로 유통하고 있다. 농산물 직거래는 유통의 단계를 줄임으로써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 받을 수 있다는 경제적인 이점을 제공할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 믿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현지에서 재배된 후 매장으로 직배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신선도가 높아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세븐스프링스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외부적 환경 변화에 따른 식자재비 상승과 수급난의 문제를 해소하고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한편 농가의 의미 있는 생산을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첫째, 매월 2개 업체를 비교한 후 한 곳을 선정해 식자재 공급을 받음으로써 원가 조절에 힘쓰고 있으며 둘째, 특정 식자재의 값이 향후 오를 것으로 예상되거나 지속적으로 물량이 많이 필요 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에 한하여 미리 물량을 잡아 놓는 방법을 통해 단가 조절 및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 세븐스프링스 관계자는 “최근의 채소 값 폭등, 구제역 사태처럼 예측되지 못한 식자재 값의 상승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메뉴로 대체하여 공급하는 등 빠른 대처를 통해 고객 불만족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직거래 농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시장 조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며 추가적으로 딸기와 토마토 직거래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구매력 사례
옛골토성
안정적 구매시스템으로 반값 이벤트

경기침체와 구제역, 조류독감 등에 따른 원가상승으로 외식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참나무장작 삼겹살바베큐 전문 브랜드 「옛골토성」에서 ‘삼겹살 50% 할인행사’를 전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옛골토성의 이번 이벤트는 가맹점 50호 돌파를 기념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모션이다.
옛골토성에서는 자사의 간판메뉴인 삼겹살바비큐 1인분을 6000원에 한정 판매한다. 최근 급등하는 육류 가격파동 속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인 만큼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다. 옛골토성 측은 “현재 외식업계는 식자재 가격의 상승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하여 매출 감소까지 겹쳐 매우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면서 “이와 같은 경기를 타파하기 위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수행키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이벤트가 가능한 이유는 옛골토성의 안정적인 구매력 때문이다. 옛골토성은 물류 공급자와의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식재 가격 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옛골토성 관계자는 “본사에서 가격 변동에 대해 완충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구매시스템을 갖췄다”면서 “식재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공급가를 적절히 조절해 공급업체의 어려움을 절감시키고, 반대로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공급자와 가격 인상률을 최소화함으로써 시장가 대비 낮은 가격대 형성이 가능토록 했다”고 전했다.
옛골토성 측은 “물론 이것은 우리 옛골토성의 메뉴가 다양한 육류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기별·상품별 적정 가격으로 원활한 상품 공급 노하우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이와 같은 이벤트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지만, 옛골토성의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어 해당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농가계약구매 사례
채선당
3년 단위 계약구매로 원활한 수급

샤브샤브 전문 브랜드 「채선당」은 이상기후에 따른 채소 값 폭등에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두 팔을 걷어붙였다. 기존에 채선당은 샤브샤브라는 메뉴의 특성상 대량의 채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신선한 식재료 확보를 위해 힘써왔다. 현재 상현푸드랑, 한화리조트&호텔, 한사랑영농법인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해놓고 3년 단위로 계약구매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기상악화와 수급불안정으로 인해 식재료 공급난이 장기화되자 채선당 측은 한발 앞서 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바로 식자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직영농장을 마련한 것. 채선당 측은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일대의 1700평 규모의 하우스 10동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채선당 대외홍보팀 임희영 과장은 “올해 3월부터 농장을 시범운영한 후 결과에 따라 농지매입이나 임대를 통해 차차 직영농장의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채소류를 직접 채선당 농장에서 생산, 가맹점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고 전했다.
한편 채선당은 식재료 가격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자 R&D 연구개발에도 힘쓰고 있으며 오는 7월 중에는 남양주에 통합물류센터도 오픈할 계획이다.
임 과장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특히 세트메뉴와 계절메뉴 등 대체메뉴개발 및 적극적인 홍보마케팅 전략으로 식자재가 상승에서 오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 직영농장 사례
산야초마을
제철 산야초의 안전한 공급망

계절에 따라 야생초 종류를 달리해 비빔밥을 선보이는 「산야초마을」. 충남 아산에 직영농장을 운영함으로써 원가절감과 고객에게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두터운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산야초마을에서는 식재료를 매일 아침 직영농장에서 바로 들여와 자연의 맛을 그대로 전하는데 손색이 없고 모든 메뉴에 양념을 최소화하여 산야초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5400여 평 규모의 직영농장에서 400여 평은 하우스 시설을 갖춰 산야초를 재배하고, 그 외에 부지에서는 유기농 콩을 비롯한 잡곡류와 더덕, 우엉, 도라지, 마늘 등 채소류를 재배하고 있다.
직영농장에서 재배하는 100여 가지의 야생초는 쓴 맛, 짠 맛, 단 맛, 신 맛 등 종류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이다. 백태, 들깨 등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산야초, 민들레 엑기스를 비롯해 환제품과 토종꿀을 매장 한켠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신선한 산야초는 100g당 3500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산야초마을은 아들 김찬영씨가 이끌어가고 있으며 직영농장은 아버지 김진석씨와 큰아버지가 관리하고 있다. 김진석씨는 “직영농장 운영으로 예기치 못한 식재료값 급등이라던지 필요한 곡물을 제대 수급하지 못하는 어려움은 없다”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춰 고객들의 건강을 고려한 재료를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 축산물 전시판매장 사례
와바마트
축수산물 전문 창고형 전시판매장

축수산물 전문 창고형 전시판매장을 콘셉트로 한 와바마트가 지난 1월 21일 첫 선을 보여 외식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와바마트는 생산업체 및 수입업체,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신선한 축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신개념 직거래 유통 시스템으로, 경기 기흥시 소재 고려냉장 물류창고에 들어섰다. 와바마트 1호점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전시장과 구매 고객에 제품을 바로 출고할 수 있는 물류 창고를 구비하고 있다.
300평 규모로 조성된 와바마트 1호 전시판매장에는 국내산·수입산 쇠고기(미국, 호주, 뉴질랜드산), 국내산·수입산 돼지고기(칠레,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산 등), 국내산·수입산 닭고기(브라질, 미국산), 오리고기, 양고기 등의 축산물이 육류별, 원산지별(부위별)로 약 300여종 전시돼 있다. 7월부터는 생선, 전복, 소라, 꽃게, 새우, 낙지, 오징어 등 다양한 수산물도 취급할 예정이다.
와바마트의 가장 큰 강점은 창고형 매장에 국내산 및 수입산 각종 축산물을 전시해 한 자리에서 축산물 모두를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와바마트에서는 외식업, 단체급식, 정육점 등 대량구매가 요구되는 B2B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또 중간 유통과정을 최소화, 기존의 유통 채널에 비해 최대 20~30% 저렴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와바마트 김종기 대표이사는 “와바마트는 직거래를 통해 품질과 가격면에서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윈-윈 유통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할인 전시판매장”이라며 “와바마트 1호점 성공을 기반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축수산물 유통마켓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창고형 축수산물 직거래 할인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유통채널임을 강조하면서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축수산물 판매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판매형태는 아니지만,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대규모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는 등 쇼핑 편의에서 뒤지지 않고 무엇보다 직거래 시스템을 통한 고품질 저가격 정책이 고객들의 선택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와바마트는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주중에는 외식업체 및 단체급식업체, 육가공업체 등 대량구매가 이뤄지는 기업형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말에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와바마트는 올해 5호점, 내년에는 10호점을 개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