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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동행]남포면옥_이재현 대표, 이계경 조리이사  <통권 313호>
기자, , 2011-04-04 오전 03:35:00

무한신뢰, 무한도전, 무한동행

남포면옥 논현점
이재현 대표, 이계경 조리이사

남포면옥 논현점을 이끌고 있는 두 수장이 있다. 이재현 대표와 이계경 조리이사다. 이들은 누가 사장이랄 것 없이 매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안팎에서 서로가 놓치는 부분을 메워가며 ‘동행’하고 있다.
글/황정일 팀장 hji0324@foodbank.co.kr, 사진/이종호 기자


● 사회친구에서 이씨 의형제로

이재현 대표와 이계경 이사. 남포면옥 논현점의 쌍두마차들이 알고 지낸 지는 어느새 30년이 훌쩍 넘었다. 서로 언제부터 연을 맺었는지 기억조차 흐릿할 만큼 오랜 시간을 함께 동고동락해 왔다고. 이들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이지만 이제는 여느 형제보다 더 가까운 의형제로 거듭났다.
같은 외식인이긴 했지만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목표를 바라보던 이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동행하게 된 것은 10년 전 남포면옥 논현점을 오픈하게 되면서부터다. 본점에서 근무하던 이재현 대표가 논현점을 총괄 운영하게 됐고, 논현점 오픈과 동시에 이계경 조리이사가 업소를 책임질 조리실장으로 영입됐다.
이때부터 이씨 의형제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한결같은 세월을 보내왔다. 이들의 동행에는 ‘믿음’이라는 전제가 함께한다.
“저는 업계에서 냉면을 오랫동안 해와 오직 그것 하나밖에 몰랐지만, 이사님은 다방면에서 유능한 인재였습니다. 조리인으로서 워낙 잔뼈가 굵었고 인맥도 넓어 함께 일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요. 지금은 이사님 말씀이면 무조건 믿습니다. 함께 경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이재현 대표는 이계경 이사에 대한 무한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 대표는 오랜 경력을 통해 쌓아온 이계경 이사의 인재 관리법을 높이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사님은 부드럽고 자상한 카리스마를 지닌 분”이라며 “음식도 일류, 종업원 관리도 일류인 최고의 인재”라고 극찬했다.
실제로 이계경 이사는 최소 1주일에 1회 이상 전 직원들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단순히 업무를 분담하고 점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개인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는 소통이 이뤄진다. 이 이사는 “주방을 책임지는 실장으로서 아래 직원들을 가르치고 지시해야 하지만 상하 관계보다는 동등한 입장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편”이라며 “직원들도 스스럼없이 대하고 대화를 많이 하는 만큼 서로간의 신뢰도 역시 탄탄해진다”고 말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로 존칭을 쓰면서 존중하고 있으며, 인격적인 대우를 통한 품위를 강조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누가 사장인지 헷갈릴 만큼 배려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두사람은 매출정보까지 공유하고 있다.
“대표님께서는 논현점을 오픈할 당시부터 저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기셨어요. 대표와 주방장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괴리감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죠. 대표님은 전체적인 운영에만 신경을 쓰셨고 주방에서의 일은 저에게 일임한 덕에 서로의 위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계경 이사 역시 이재현 대표에 대한 존경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외식업소를 경영하는 대표자는 주방의 흐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편견을 가지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마련인데, 이 부분을 믿고 맡겼다는 이 대표의 배포에 놀라고 존경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

● 열린 소통으로 더욱 단단해진 무한신뢰
물론 고비도 있었다. 이 대표는 경영주의 입장이기 때문에 활동적이고 의사표현 등에 적극적인 편이고, 이 이사는 나서지 않고 묵묵히 주어진 일을 우직하게 수행하는 참모 스타일이다. 서로 다른 성격은 잘 맞으면 최적의 궁합이지만 어긋나면 결코 어울릴 수 없는 궁합이기도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위기와 고비는 항상 존재해 왔다”며 “외식업을 운영하면서 외부 환경이나 내부 문제로 위기를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들은 충분한 대화를 해왔다. 대화를 많이 하면 문제 해결에 이른다는 것이 두 사람의 지론이다.
남포면옥을 이끌면서 이들 두 사람은 열린 마인드로 앞서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로의 마인드, 생각 자체가 젊다고 밝힌 이들은 이미 수십 년을 외식업에 몸담아온 과거를 돌아보며 다소 겸연쩍어 했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정면승부하는 근성을 높이 평가했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냉면을 뽑고 육수를 우리는 작업이 결코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시간이 투자돼야 하고 정성과 노력이 담겨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 서울 페스티벌에 참가, 길거리 냉면 제조 시연 및 판매에 과감히 도전해 성공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 축제 기간 동안 하루에 최고 2000그릇까지 냉면을 만들어낸 이 이사의 노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 무한도전을 통해 ‘냉면의 본가 남포면옥’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앞으로도 남포면옥을 알리는 일이라면 어떤 도전도 포기하지 않을 계획이다.

● 배우려는 인재 없어 같은 고민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와서일까.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표정만 봐도, 뒷모습만 봐도 서로의 기분을 알 수 있게 됐단다. 얼굴색이 조금 까칠해진 피곤함까지 단박에 알아채는 이들은 고민거리도 똑같았다. 바로 매장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걸어갈 ‘사람’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현 대표는 “요새는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주보다 전문기술을 갖춘 조리인이 더욱 주목을 받고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전문기술을 갖는 것이 중요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외식업 현장에서 일을 하고자 하는 인재들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이계경 이사 역시 “현재 혜전대학 등 외래 교수로 근무하면서 미래의 조리인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학생들 역시 상대적으로 힘들다고 여겨지는 현장이 아닌, 대기업 취업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줄어 인력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50년 전통 이어가기 위한 한우물 파기
남포면옥은 규모도 크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진 만큼 어떻게 잘 끌고 나가느냐에 이씨 의형제의 관심이 쏠려 있다. 경기 침체도 그렇고 일본의 사태도 그렇고 지금의 남포면옥은 어렵다는 게 이들의 입장. 때문에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단단히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다른 사업으로 문어발식 확장에 눈길을 주는 게 아니라 욕심 없이 하나만 신경을 쓰면서 50년 남포면옥의 전통 지키기에 고심하는 것이 바로 이재현 대표”라는 이계경 이사의 말에 이 대표는 활짝 웃음을 지어보이며 “이사님, 지금까지 고마웠고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라는 말로 화답했다.
이제 이들은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이재현 대표는 이계경 조리이사를 결코 놓칠 수 없다고 했고, 이계경 이사 역시 이재현 대표가 다른 곳으로 가라 해도 갈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이 대표는 출근하자마자 “이사님 어디 계시냐”며 찾는다고 하니 가히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하겠다.
이들은 10년 동안 남포면옥 논현점을 이끌어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해 왔다. 그런 그들이 함께 바라보는 곳은 본점마냥 50년, 아니 100년이 넘어도 사라지지 않는 강남의 랜드마크가 된 남포면옥이다. 이를 위해 ‘동행’하는 두 이씨 의형제의 발걸음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 남포면옥 논현점은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래 강남에서 이북 음식을 확산시켜왔다.
50년을 훌쩍 넘긴 서울 중구 다동 본점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갈비 등 고기 메뉴를 추가해 강남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2011-04-04 오전 03:35:0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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